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이희재 옮김 / 해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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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flow)' 이론의 창시자인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교수님의 책.

<몰입의 즐거움>은 출간 2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이라서 더욱 감회가 새로운 것 같아요.

사실 몰입에 관한 내용은 전혀 새롭지 않지만 이 책에서 강조하는 몰입은 삶의 질에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 작년 일 년이라는 시간이 송두리째 날아간 기분이 들었어요. 그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보니 몰입의 경험이 부족했던 게 아닌가 싶더라고요.

왜 몰입이 중요하며, 어떻게 몰입 활동으로 가득찬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이 책을 읽으면서 새삼 제게 주어진 시간들을 점검하며 개선하는 시간이 되었던 것 같아요.


"내가 일평생 단 1분도 쉬지 않고 일했다는 말도 옳고,

내가 단 하루도 일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일한 적이 없다는 말도 옳다."

역사가 존 호프 프랭클린은 일과 여가가 하나로 녹아든 상태를 이렇게 표현한다. (80p)


노벨상을 두 번이나 받은 생물학자 라이너스 폴링은 여든아홉의 나이에도 이렇게 자신만만하게 말한다.

"이제 무얼 하면서 살아가지? 나는 자리에 앉아서 한 번도 이런 고민을 한 적이 없다.

그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무작정 밀고 나갔을 뿐이다."  (81p)


전문 분야에서 정상을 차지한 사람들이나 사회적 성공을 거둔 사람들 중에는 몰입의 천재들을 종종 발견할 수 있어요. 저자가 강조하는 몰입은 일 영역에 국한된 것이 아니에요. 세상에는 수많은 일 중독자들이 있지만 그들은 일이 아닌 다른 활동에서는 몰입을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에 인생을 초라하게 마감할 확률이 커요. 한 사람의 삶이 알차고 풍요롭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시간을 어떻게 쓰느냐에 달려 있어요. 일이 여가처럼 즐거우려면, 일을 잠시 접어두었을 때도 진정한 재충전으로서의 여가를 즐길 수 있어야 해요. 만약 직장 일에서 흥미를 못 느끼는 경우라면 여가 시간만이라도 몰입 경험을 할 수 있는 기회를 찾으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해요.

앞서 언급했던 라이너스 폴링을 대단하다고 느끼는 건 아흔 살의 고령에도 어린아이와 같은 열정과 호기심을 간직하고 있다는 거예요. 그래서 그가 하는 모든 행동과 말에는 생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요. 변화도 없고 긴장되지도 않는 일을 호기심과 성취 욕구를 충족시켜주는 일로 바꾸려면 부단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해요. 어떻게 해야 일을 더 잘, 더 빨리, 더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가를 생각하는 데 열정을 쏟으면 일에서 느끼는 즐거움이 커질 수 있고, 성공의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어요. 창조적인 사람들의 특징은 스스로 길을 만들어냈다는 거예요. 정해진 작업 규정을 수동적으로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작업에 임하는 태도를 바꾸면 엄청난 결실을 얻을 수 있다는 거죠.

자신의 삶에 열정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뛰어드는 사람의 성격을 자기목적성으로 충만해 있다고 이야기해요. 자기목적성과 관련된 연구 결과를 보면 매우 흥미로운 사실이 있어요. 자기목적성을 가진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가족과 지내는 시간이 유달리 많다는 점이에요. 그들은 일주일에 평균 네 시간을 더 가족과 함께 보내는데 이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영역인 인간관계에서 얻는 보상을 균형 있게 추구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요. 자기목적성은 목적을 실현하려는 의지뿐만이 아니라 본인의 이해관계에서 벗어나 삶의 전반을 이해하려는 의지가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어요. 즉 자기목적성을 중시하는 사람은 삶 전체를 향유할 수 있는 정신적 여유를 가지고 있어서 삶을 즐기며 행복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이는 마음을 통제하는 힘과 관련이 있어요. 자신의 의지가 원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기울이는 방법을 터득하면 자연스럽게 삶의 주인이 될 수 있어요. 저자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가장 쉬운 길은 주인 의식을 가지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어요. 우리가 할 일은 몰입 경험으로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 것이에요.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몰입의 중요성을 다시금 되새기는 기회였어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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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의 심리학 - 냄새는 어떻게 인간 행동을 지배하는가
베티나 파우제 지음, 이은미 옮김 / 북라이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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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의 심리학>은 독일 뒤셀도르프 대학교의 생물 및 사회 심리학과 교수 베티나 파우제의 책이에요.

저자는 '냄새' 연구에 관한 한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연구자라고 해요. 학과장으로서 그가 이끄는 생물, 임상, 사회 심리학 통합 과정은 독일 대학 내에서 유일하다고 해요.

생물 심리학과 사회 심리학을 결합한 연구라는 점이 특별한 것 같아요. 그건 실험실에 갇힌 연구가 아닌 일반 대중에게도 열려 있는 연구라는 의미로 여겨져요. 저자와 연구팀은 후각에 따른 생물학적 메커니즘을 통해 후각이 인간 인지 및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30년 이상 연구해 왔다고 해요. 

이 책은 일반 대중을 위한 후각의 심리적 메커니즘을 알기 쉽게 풀어 쓴 인문교양서라고 할 수 있어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냄새를 잘 맡을수록 인생이 풍부해진다"라는 거예요.


다른 감각에 비해 후각은 그리 주목받지 못했어요. 후각이 베일에 싸여 있었던 건 지난 몇 세기 동안 몇몇 사상가들을 제외하고는 관심을 두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지금껏 후각은 사회에서든 대학에서든 연구분야에서든 관심 밖의 대상이었으니 후각이 우리에게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없었던 거예요. 후각을 연구하는 학자들조차 후각이 인간이나 이성, 행복을 위해 얼마나 중요한가를 증명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와도 믿기 힘들어하는 게 현실이었던 거죠. 

저자는 후각 연구가 흥미로운 후각 세계로의 여행에서 이제 막 발을 뗀 단계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선 감정과 정서가 인간의 행동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은 모두가 알고 있어요. 여기서 간과한 것이 냄새, 즉 후각의 중요성이에요. 편안한 냄새는 편안한 정서 상태를 유발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행동을 유도해요. 반면 불편한 냄새는 불편한 정서 상태를 유발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이를 거부하고 멀리하려고 해요. 이처럼 냄새는 반응 양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우리가 명확하게 아는 건 의식적으로 지각하는 냄새들뿐이에요.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냄새를 맡고 이에 따라 행동하는데, 그 행동의 이유를 모르니 문제가 되는 거예요.  

인간의 체취가 아무것도 유발하지 않는 건 불가능해요. 한 사람의 화학(케미)은 뇌에 아주 중요한데, 예를 들어 나와 상반된 의견으로 논쟁하는 직장 동료가 사무실에 들어오면 코는 당연히 그 냄새를 바로 알아차리고 편안함은 순식간에 사라져요. 실험 결과, 스트레스를 받고 있거나 기분이 별로 좋지 않을 때 낯선 사람의 냄새는 우리를 불안하게 만든다고 해요. 사실 '냄새'라는 주제는 프랑스 작가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라는 작품을 떠올리게 해요. 작품 속 주인공은 후각 덕분에 잃어버렸던 시간을 되찾는 장면이 나와요. 사람들은 저마다 특정 냄새에 대한 기억이 있고, 그 기억으로 행복감과 같은 감정이나 정서까지 느낄 수가 있어요. 이러한 현상을 학술적으로 프루스트 효과 또는 마들렌 효과라고 불러요. 그러나 냄새는 사람마다 반응하는 민감도가 다르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어요.

흥미로운 후각 연구 결과를 살펴보면, 친구가 많은 사람일수록 냄새를 더 잘 맡는다고 해요. 사람 냄새를 비롯하여 주변 냄새를 아주 정확하게 인지하는 사람이 타인과 관계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을 더 많이 하고, 사회적 관계망도 더 단단하다고 해요. 또한 상대방에게서 편한 냄새가 날수록 그 사람에게 가까이 다가갈 가능성이 커진다고 해요.

재미있는 건 단 열두 시간의 단식으로 체취가 달라지며, 이 달라진 냄새를 다른 사람들이 금방 알아차린다는 거예요. 체코 프라하의 행동 연구자인 얀 하블리체크의 실험에서는 체취 기증자들에게 이틀 동안 단식을 부탁했는데, 단식을 끝낸 사흘 뒤 채취한 냄새가 단식 시작 전이나 단식하는 동안 풍긴 냄새보더 덜 강했고, 더 편하고 좋은 냄새가 났다고 해요. 대부분 체취는 식단 차이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서로 친해지려면 식사를 함께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해요. 코는 상대방의 타협 의사를 아주 잘 감지해내며 화학적 의사소통으로 제 주인의 타협 의사도 전달해준다고 해요. 

따라서 냄새의 사회적 영향력을 우리가 조금이라도 의식하고 노력할 수 있다면 매력적인 냄새를 풍기며 풍요로운 인생을 살아갈 수 있을 거예요. 냄새의 심리학 덕분에 코가 얼마나 큰 일을 하고 있는지 알게 되었고, 더 행복해지는 방법도 배우게 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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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내리는 집 - JM 북스
기타가와 에미 지음, 이나라 옮김 / 제우미디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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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내리는 집>은 기타가와 에미의 소설이에요.

읽는 내내 궁금했어요. 로렌은 누구일까. 

주인공 오카모토 코우스케는 어린 시절에 우연히 로렌의 아틀리에를 가게 되었고 그와 친구가 되었어요.

오랫동안 연락이 끊겼던 로렌에게서 편지가 왔고, 자신의 그림들을 대신 팔아달라는 부탁이었어요.

코우스케는 로렌의 그림들로 전시회를 열었고, 구입을 원하는 사람들과 만나게 되었어요. 그 과정에서 그림 '안나와 유키코'의 모델인 코마츠바라 유키코를 만나면서 사라진 로렌과 안나에 대한 의문을 품게 되었어요. 로렌은 왜 갑자기 종적을 감추었을까요. 유키코는 친구 안나를 찾고 싶어하고, 그 과정에서 숨겨진 비밀들이 드러나게 돼요.


로렌은 어떤 사람이었을까요.

다 읽고나서야 그의 존재가 어떤 의미인지를 깨달았어요.

로렌이 그린 '별이 내리는 집'은 자신의 아틀리에인 동시에 행복을 향한 염원이었다고 생각해요.

주인공 코우스케는 가장 외롭고 힘든 순간에 자신을 구해준 로렌을 신뢰했고, 그를 통해 삶의 희망을 얻었어요.

로렌의 아틀리에는 함석지붕의 낡은 건물이라 갈라진 틈 사이로 빛이 들어왔어요. 그건 흡사 낮의 별이었어요. 로렌은 진짜 별을 보고 싶어하는 코우스케를 위해 별이 내리는 밤을 골라 언덕으로 데려가 주었고, 가슴에 깊이 남을 이야기를 들려줬어요.


"아까보다 잔뜩 빛나고 있지? 낮에 해님의 빛을 잔뜩 모으고 있는 거야.

어두운 곳에 빛나기 위해서는 안 보이는 곳에서 빛을 모으는 노력을 해야 해.

아무도 보지 않는 사이에 해님의 빛을 모으고 있는 거야. 잔뜩 말이지.

필사적으로 모은 녀석들만 저렇게, 어두운 곳에서 반짝이는 거야."

나는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흐음."하고 맞장구를 쳤다.

"너도 모아야 해."

그렇게 말한 로렌의 목소리는, 풀솜처럼 부드러웠다.

"나도?"

"당연하지, 넌 이제 막 모으기 시작할 때야."   (128p)


뜻대로 되지 않는 인생에서 로렌은 별과 같은 존재였어요. 코우스케는 한참 지난 후에야 로렌이 들려준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알게 되었어요. 

참으로 아름답고도 감동적인 이야기예요. 로렌의 별이 내리는 집은 우리에게도 따스한 마음을 건네고 있어요. 자신만의 별을 모으라고, 그 별이 어둠을 반짝반짝 비출 수 있도록...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던 건 작은 의심 때문이었어요. 세상의 오해와 편견은 무서워요. 그럴 때 우리에겐 별이 필요한 거예요.

문득 쏟아지는 별이 보고 싶네요. 지금 제 머리 위 하늘에는 별을 보기 어려워서 아쉽지만 오늘밤은 로렌의 별이 내리는 집을 떠올리며 잠들어야겠어요. 혹시 꿈에서나 볼 수 있을런지. 사실 우리에게 진짜 별들은 멀리 있지 않아요. 사랑하는 사람들, 그 마음이 반짝이고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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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즐거움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지음, 이희재 옮김 / 해냄 / 202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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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입의 즐거움> 출간 20주년 기념 스페셜 에디션은 정말 특별한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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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저넌에게 꽃을 (아트 리커버 에디션) - 운명을 같이 했던 너
대니얼 키스 지음, 구자언 옮김 / 황금부엉이 / 202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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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려도 웃고, 괴롭혀도 웃는 찰리.

서른두 살의 찰리는 도너 빵집의 점원으로 십칠 년째 일하고 있어요.

찰리는 자신을 향해 웃는 동료들이 모두 친구라고 생각해요. 웃는 건 좋은 거니까요.

하지만 그들의 웃음은 찰리를 비웃는 거예요. 왜냐하면 찰리는 바보니까요.

찰리에게는 한 가지 소망이 있어요. 똑똑해지는 것.

자신이 똑똑해지면 엄마와 아빠와 여동생을 찾아서 보여줄 수 있을 테니까요.

그래서 찰리는 스트라우스 박사님에게 수술을 받았어요. 똑똑해진 찰리는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앨저넌에게 꽃을』은 대니얼 키스의 소설이며, 1959년에 출간되었어요.

자그마치 60여 년 전의 작품인데 어떻게 여전히 사랑받을 수 있는 걸까요. 놀랍게도 이 소설에서는 주인공 찰리가 뇌수술을 통해 바보에서 천재로 거듭나는 과정을 들려주고 있어요. 단순히 치료를 위한 뇌수술이 아니라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라는 것이 중요해요. 지금은 윤리적인 문제로 인해 인체에 대한 실험은 엄격히 규제되고 있지만 만약 지능을 높일 수 있는 뇌수술이 가능해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찰리는 비크맨 대학교의 심리학과장인 니머 교수와 뇌외과 전문의 스트라우스 박사의 연구에 참여한 피실험자예요. 

그들이 찰리를 선택한 이유는 지능은 떨어지지만 똑똑해지고 싶은 열망을 가졌다는 점 때문이에요. 찰리는 여러 번 상담을 받았고, 수술 전부터 수술을 받은 이후에도 꾸준히 경과보고서를 직접 쓰고 있어요. 소설은 찰리가 쓴 경과보고서를 통해  찰리의 과거와 현재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들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처음에는 맞춤법도 틀리고 주변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기록하고 있지만 수술 이후 점차 똑똑해지는 찰리의 변화를 느낄 수가 있어요. 찰리는 실험실의 쥐 앨저넌과 미로찾기 시합을 했어요. 앨저넌은 뇌수술을 받은 특별한 쥐라서 찰리와 미로찾기를 했을 때 전부 다 이겼어요. 정말 똑똑한 쥐예요. 하지만 뇌수술 이후에는 찰리가 앨저넌을 이겼을뿐만이 아니라 니머 교수와 스트라우스 박사에게 예리한 질문을 던질 정도로 천재가 되었어요. 더욱 놀라웠던 건 찰리가 잊고 있던 어린 시절의 기억까지 떠올렸다는 거예요. 엄마와 아빠가 싸웠던 일, 여동생 노마가 태어난 뒤에 벌어졌던 일. 

사실 찰리는 허먼 삼촌에게 보내졌다가 삼촌의 친구 도너 씨의 빵집에서 일하게 된 상황을 전혀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어요. 삭제되었던 과거가 되살아나면서 찰리는 바보 찰리의 삶을 되짚어볼 수 있었고, 늘 웃고 행복했던 감정이 증오와 분노로 뒤바뀌고 말았어요. 주변 사람들은 바보 찰리를 장난감처럼 갖고 놀았던 거예요. 너무나도 똑똑해져서 천재가 된 찰리는 지난 일들을 참을 수 없었고, 무엇보다도 가장 화가 나는 건 연구실에서 니머 교수가 찰리를 실험동물로 취급하는 태도였어요. 니머 교수에게 찰리는 앨저넌과 똑같은 존재이며, 지능이 높아졌으니 비로소 진짜 인간이 되었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마치 찰리의 창조주인 것처럼 굴고 있지만 원래 찰리는 수술 전에도 한 사람의 인간이었어요. 이제 찰리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는 건 앨저넌뿐이에요. 그러나 앨저넌은...

도너 빵집의 점원 패니는 찰리가 선악과를 따먹은 것처럼 금기를 깼으니, 이제라도 그만두고 예전처럼 착하고 평범한 사람으로 돌아가라고 충고했지만 찰리는 단호하게 거절했고, 결국 찰리는 빵가게에서 쫓겨났어요. 

핵심은 찰리가 똑똑해졌다는 사실이 아니라 왜 똑똑해지고 싶었느냐는 동기예요.

똑똑하지 않아도 찰리는 행복했어요. 그런데 똑똑해지려는 건 엄마와 아빠, 여동생 때문이었어요. 사랑받고 싶었으니까요.

봉인된 과거의 기억들이 열렸을 때, 그때 찰리에 관한 모든 의문이 풀렸고 너무나 슬펐어요. 천재 찰리 역시 해답을 찾았어요. 찰리는 우리에게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무엇인지, 인간은 무엇으로 사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인간의 조건은 지능이 아니라 따스한 가슴이라는 걸 잊어서는 안 될 것 같아요. 찰리에게 꽃을...



좋은 사람과 쓰레기를 구분하려면

그에게 착하고 상냥하게 대해주어라.

좋은 사람은 후일 한번쯤

너에 대한 보답에 대해 생각해 볼 것이고

쓰레기는 슬슬 가면을 벗을 준비를 할 것이다.

     - 모건 프리먼 -  


"냉소적으로 변했군." 니머 교수가 말했다.

"이 모든 기회를 통해 자네가 얻어낸 결과가 고작 그런 것인가? 

천재가 되더니 세상과 동료에 대한 믿음을 죄다 잃었군 그래."

"그 말씀이 완전히 옳다고는 할 수 없죠." 나는 누그러진 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지능 하나만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여기 당신들의 대화에서는 지능과 교육과 지식을 모두 숭배하죠.

하지만 당신들이 모도 놓친 한 가지 사실을 이제 저는 알게 되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지능과 교육도 인간에 대한 애정과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아무런 가치도 없다는 사실입니다.

... 제가 최근에 발견한 다른 사실이 있는데요. 가설로 제시하죠. 애정을 주고받을 줄 모른다면, 지능은 정신적이거나 도덕적인 붕괴로 이어지고,

신경증이나 정신병까지 낳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기적인 목표에 온 정신이 팔려 타인과의 관계를 배척하면, 분명 폭력과 고통만 남게 되겠죠."   

   (359-360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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