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걸 씨 동시만세
장영복 지음, 서현 그림 / 국민서관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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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걸 씨>는 장영복 시인의 연작 동시집이에요.

동시를 하나씩 읽다보면 귀여운 아기 고양이와의 특별한 인연이 동화처럼 펼쳐져요.

첫 번째 동시 제목은 "아기고양이 한 마리가"예요.

주인공 '나'에게 살금살금 조금조금 걸어오는 자그만한 고양이의 등장으로 시작되고 있어요.

고양이 울음소리가 제 귀엔 야아옹~ 같은데, 주인공에겐 미아앙~ 으로 들렸나봐요. 

길 잃은 고양이가 계속 미아앙 - 미아앙 - 미아라고 했다고 말이에요. 

엄마는 덥석 고양이를 안아주며 키우자는데 아빠는 털 날리고 냄새난다며 싫어하네요. 

그 모습이 사자 같아서, '나'는 아빠사자가 으르렁댄다고 표현하고 있어요.

아기 고양이는 아빠가 사자인 줄도 모르고 - 미아앙 아는 척하고,

아빠는 귀여워도 안 귀여운 척 참느라 애쓰는 것 같아 보여요.

"길 씨 아니야"라는 동시에서는 아기 고양이를 향한 주인공의 마음이 느껴져요.

아참, 아기 고양이의 이름은 '걸리버'래요.


우리 고양이를 사촌 시현이는 

길 씨라 부른다

길에서 왔다고 길 씨라 부르는 거 알면

걸리버 기분 꽝이겠다

시현아, 길 씨 아니야

우리 고양인 거인국을 방문한

외교 사절이야

성은 '걸'씨 이름이 '리버'라고

꼭 기억해!

길 씨 아니야!   (24p)


주인공 '나'는 길 잃은 아기 고양이를 거인국을 방문한 걸리버라고 상상한 거예요. 

그런데 사촌 시현이가 길 씨라고 부르는 건 너무 속상하네요. 길 씨 아니고 걸 씨!

아기 고양이와 함께 보내는 일상을 예쁜 그림과 함께 동시로 읽으니 각 장면들이 더욱 아름다운 것 같아요.

저도 예전에는 아빠사자 같았는데 요즘은 마음이 달라졌어요. 아무래도 고양이의 매력에 빠진 것 같아요.

주인공 '나'와 엄마, 아빠 그리고 아기 고양이 걸리버의 따뜻한 이야기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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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슈나프스의 모험 그림으로 읽는 세계 문학
기 드 모파상 지음, 조반니 에밀리오 친골라니 그림, 하정희 옮김 / 베틀북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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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터 슈나프스의 모험》은 이탈리아의 그림책 작가인 조반니 에밀리오 친골라니가 그린 첫 번째 그림책이라고 해요.

살짝 놀랐던 건 그림책의 저자가 프랑스의 대표적인 소설가인 기 드 모파상이라는 거예요. 바로 모파상의 작품을 그림책 형식에 맞춰 글을 줄이고 다듬었다고 하니 신기했어요.

원래 《발터 슈나프스의 모험》은 1883년 프랑스 일간지 <르 골루아>지에 처음 발표된 소설이며, 프로이센과 프랑스 전쟁(1870~1871년)을 배경으로 한 이야기라고 하네요.

그림으로 읽는 세계 문학은 특별한 감동이 있는 것 같아요. 원작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지 그림을 통해 그대로 전해져서 놀라웠어요.

주인공 발터 슈나프스는 전쟁과는 거리가 먼 평화롭고 온화한 사람이었어요. 그는 사랑하는 네 아이의 아빠였고, 금발의 아내와 다정히 애정을 나누던 남편이었어요. 

그런데 지금 발터 슈나프스는 프로이센 군대의 병사가 되어 노르망디를 지나고 있어요. 그곳은 아주 조용한 시골인데 주변에 무장한 프랑스군은 보이질 않았어요.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발터 슈타프스에게 전쟁터는 끔찍한 지옥이었고,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불행한 사람이 됐다고 생각했어요. 발터는 죽음이 너무나 두려웠어요. 어떻게 해야 이 전쟁터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요.

전쟁터에 끌려온 군인들, 그들은 전쟁이 일어나지 않았다면 우리와 다를 바 없는 이웃들이에요. 군인들은 누구를 위해 싸우고 있는 걸까요. 도대체 전쟁은 무엇을 위한 걸까요.

어쩌면 군인들은 발터 슈타프스의 속마음처럼 전쟁터에 끌려온 자신이 가장 불행하다고 느낄 거예요.  전쟁과는 무관한 사람들이 어쩔 수 없이 전쟁터에서 적군을 향해 총을 쏴야 하는 처지가 되었으니 비극인 거죠. 참으로 안타깝고 슬픈 현실이에요. 

체격 좋은 발터 슈타프스조차 전쟁은 무섭고 두렵다는 것을 모든 장면에서 보여주고 있어요. 그게 바로 전쟁의 본질인 것 같아요. 모두를 불행의 구렁텅이로 몰고 가는 것.

사실 결말은 전혀 예상하지 못했어요. 발터 슈타프스가 살짝 속내를 내비치긴 했지만 설마 그런 선택을 할 줄은 몰랐거든요. 그럼에도 그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었어요. 허탈한 웃음이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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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 정여울이 건네는 월든으로의 초대장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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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작가님의 글은 잘 익은 사과 같아요. 

아삭아삭 상큼한 즙이 입안을 가득 채우듯이 매번 읽을 때마다 그 맛에 감탄하게 되네요.

그러니 정여울 작가님의 신작을 놓칠 수야 없지요.

<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는 정여울 작가님의 에세이예요.

이 책은 정여울 작가님과 함께 『월든』속으로 들어가는 즐거운 산책이라고 볼 수 있어요. 평소에 늘 다니던 길도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걸으면 특별한 기분을 느끼듯이, 이전에 읽었던 『월든』이 새로운 감동으로 다가왔어요.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생애부터 차근차근 들려주고 있어요. 소로가 어떤 사람인지를 알아야 그가 월든 숲에서 보낸 시간들을 이해할 수 있으니까요. 소로는 월든 숲으로 도망간 성격 까칠한 은둔주의자가 아니라 자연과 고독을 사랑했던 다정하고 섬세한 사람이었어요. 정여울 작가님은 소로를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어요.


"소로는 단지 『월든』의 작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뛰어난 시인이자 다정한 생태주의자이자 열정적인 시민운동가였다. 

그 이면에는 생계를 위해 뛰어들어야 했던 측량기사의 일, 가업으로 이어받아야 했던 연필 제조업도 있었다. 

그러나 그 복잡한 캐릭터 속에 늘 숨어 있는 소로의 가장 결정적인 본성은 

모든 살아 있는 존재에 대한 한없이 따스한 사랑과 공감의 눈길이었다.

... 나는 소로의 수줍은 미소, 고색창연한 어휘력, 고전에 대한 탁월한 독해력, 그리고 무엇보다도

탐욕으로부터 무한히 자유로웠던 그의 놀라운 소박함이 좋다."   (44-47p)


예전에도 소로가 직접 지은 호숫가 오두막 사진을 보고 너무 작아서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이 책에도 오두막 사진이 나와 있는데 침대 하나 겨우 들어갈 정도로 자그마한 집이 이제는 정겹게 느껴져요. 월든 호수 방문자 센터부터 월든 호수, 그리고 소로의 오두막까지 걸어가는 길. 사진을 보며 정여울 작가님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제 마음 속에도 언젠가는 꼭 그곳에 갈 거라는 다짐이 생겼어요. 그저 거기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벅찬 기쁨... 표현이 참으로 적절해서 소로가 자연 속에서 누린 온전한 기쁨이 무엇인지를 짐작해 보았어요. 우리 삶에 휴식이 필요하듯이, 이 책은 『월든』을 통해서 더 나은 삶을 위한 아름다운 쉼표를 알려주고 있어요.

가만히 마음을 들여다보는 일도 연습이 필요해요. 무작정 기다린다고 해서 마음이 보이는 건 아니에요. 다 안다고 생각하면 그것밖에 보이질 않아요. 어쩌면 우리는 비우질 못해서 마음을 꽉 채워버린 것들 때문에 볼 수 없었는지도 모르겠네요. 마음 비우기, 마음 내려놓기... 그걸 위해서 우리는 소로와 함께 걷고 있는 게 아닐까요.

제가『월든』이라는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법정 스님 덕분이에요. 마지막 순간까지 곁에 둔 책이라고 해요. 소로는 세상을 떠날 때 "참 아름다운 여행이었지."라고 말했다고 해요. 삶 자체가 아름다웠던 사람이기에 죽음 마저도 평온하게 받아들였던 게 아닌가 싶어요. 다 읽고 나니 제목을 새롭게 바꾸고 싶네요. 

"비로소 『월든』의 감동을 느꼈네."라고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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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내 마음의 적정 온도를 찾다 - 정여울이 건네는 월든으로의 초대장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해냄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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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여울 작가님과 함께 <월든> 속으로 들어가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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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 라푼젤 - 성별 반전 동화 12편
캐리 프란스만 그림, 조나단 플랙켓 글, 박혜원 옮김 / 토마토출판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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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핑크, 남자는 블루.

누가 그걸 맘대로 정했죠? 색깔에는 성별이 없다고요.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성편견이 남아 있어요. 잘못된 생각을 바꾸려면 교육이 중요하죠.

좋은 동화는 생각을 키우고 마음을 반듯하게 해주는 힘이 있는 것 같아요.

<미스터 라푼젤>은 성별 반전 동화집이에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동화에서 성별만 바꿨을 뿐인데 새로운 이야기가 탄생했어요. 이제 등장인물의 성별만으로 그들의 행동을 뻔하게 예측할 일은 없을 거예요.

저자인 조나단 플랙켓은 크리에이티브 테크놀로지스트이고 그의 아내 캐리 프란스만은 만화가이자 아티스트라고 해요. 이들 부부에겐 딸이 하나 있는데 아이가 성별 고정관념에 구속되지 않고 자유롭게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책을 기획했다고 해요. 아내와 남편이 팀을 이뤄 전래동화 속 인물들의 성별을 바꾼 버전의 이야기와 그림을 완성한 거예요.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요.

신기해요. 줄거리를 다 알고 있는데도 흥미로웠어요. 백설왕자, 미스터 라푼젤, 장화 신은 암고양이, 그레텔과 헨젤, 재클린과 콩나무, 신더와 유리구두, 잠자는 숲속의 왕자, 진짜 왕자를 구별하는 법, 미남과 야수, 빨간 망토 소년, 프라우 럼펠스틸트스킨, 엄지왕자까지 모두 열두 편의 동화를 읽으면서 새삼 성역할 인식의 고정관념이 강력했다는 것을 확인했어요. 성별을 바꿔보니 여성과 남성의 역할을 구분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이 더욱 뚜렷하게 보였어요. 어떤 상황에서 무슨 선택을 하느냐, 어떻게 행동하느냐는 전적으로 개인의 문제인 것이지 성별 문제가 아니었어요. 백설왕자에게 청혼하는 공주, 탑에 갇혀 있는 청년 라푼젤을 구해주는 공주, 잠자는 숲속의 왕자를 구한 공주 등 용감하고 현명한 공주들의 활약이 굉장히 멋졌고, 하나도 이상한 부분이 없었어요. 그동안 백마 탄 왕자에게 구원되는 공주의 이미지 때문에 성 역할에 관한 오해가 생겼던 것 같아요. 하지만 성별 반전 동화에서는 그러한 편견을 벗어나 다양한 상황을 폭넓게 바라볼 수 있어요. 

캐리 프란스만이 작업실에서 그린빨간 망토 소년」의 그림을 두 살짜리 딸에게 보여준 적이 있는데, 나쁜 캐릭터처럼 보이는 덩치 큰 암컷 늑대가 빨간 망토를 쓴 작은 소년을 덮치려는 그림이었대요. 그날 밤, 딸에게 "너는 동물이 된다면 어떤 동물이 되고 싶어?"라고 물었더니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커다랗고 나쁜 늑대요!" (13p)라고 대답했대요. 빙고! 악당이야말로 매력적인 캐릭터잖아요. 어른들이 만든 잣대에 맞춰가는 게 아니라 아이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키울 수 있는 특별한 동화를 만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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