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밖에서 찾은 완벽한 리더들 - 진화생물학 권위자 장이권의 20가지 동물의 리더십 이야기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1
장이권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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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이 모든 동물 가운데 우월하다는 착각, 그것이 치명적인 독이 된 것 같아요.

지구는 인류의 등장으로 크나큰 변화를 겪어왔고, 인간의 관점에서 과거보다 더 나은 발전이라고 여겼어요.

최근 전 세계 지질학자들은 인간이 만든 새로운 지질시대, 인류세가 20세기 중반에 시작된 것으로 합의했어요. 인류세란 인류가 기후와 환경 변화에 지배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간주되는 시대를 의미하며, 환경오염과 온실가스 배출이 급증하고 핵폭발 등이 있던 20세기 중반을 그 시작점으로 본 거예요. 기후 위기와 생태계 파괴, 종 멸종이 심각해지는 시대, 인류세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까요. 인간을 더 이상 자연에 대한 정복자가 아닌 생태환경과 공존하는 생태계의 한 고리로 이해하는 생태학적 관점을 그 해결책으로 보고 있어요. 호모사피엔스는 지구에 놀라운 적응력을 발휘하며 지구 생태환경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막강한 힘을 가진 생명체가 됐지만 역설적으로 인류 스스로 조성한 지금의 환경에 적합하지 않은 종이 되고 있어요. 지구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동물들이 인간보다 더 뛰어난 능력들을 지녔다는 사실이 동물학, 진화생물학을 통해 밝혀졌어요. 이제 인간은 동물로부터 공존의 지혜를 배워야 해요.

《인류 밖에서 찾은 완벽한 리더들》은 진화생물학 권위자 장이권 교수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진화적인 관점으로 동물의 행동과 생태를 연구하고 있어요. 이 책에서는 다양한 동물 리더를 소개하면서 동물의 리더십을 다루고 있어요.

우리는 왜 동물의 리더십에 주목해야 할까요. 다양한 동물 사회를 들여다보면 동물의 리더십이 얼마나 훌륭하게 집단을 성공으로 이끄는지를 확인할 수 있어요. 각각의 동물 집단마다 사회적 조정이 이루어지는 과정은 다르지만 리더가 있는 무리가 없는 무리보다 거의 예외 없이 훨씬 더 성공적이라는 사실을 발견할 수 있어요. 코끼리, 늑대, 침팬지, 여왕벌은 저마다 색다른 리더십을 보여주고 있어요. 리더가 무리의 욕구를 이해하고 이를 공통의 목적으로 결정하므로 각 생물종의 리더십을 통해 뛰어난 리더의 역할을 배울 수 있어요. 코끼리 무리는 암컷과 그들의 자식으로 구성된 가모장 사회이며, 리더는 무리에서 나이가 가장 많은 암컷으로 포식자인 사자에게 대항하거나 가뭄이 들었을 때처럼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히면 오랜 경험에서 오는 지혜를 발휘해 해결책을 제시한다고 해요. 코끼리의 경우 수십 년 전 일을 떠올릴 정도로 놀라운 기억력을 지녔기 때문에 지식과 연륜이 풍부한 고령의 리더가 무리를 이끌수록 사회는 안정적으로 번성할 수 있어요. 인간과 다른 점은 코끼리 가모장이 절대적인 리더십을 지녔지만 절대 군림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에요.

리더의 능력이 부족하면 사회는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어요. 만약에 리더가 완벽하게 조절하지 못한다면 그 사회는 어떻게 될까요. 그 답은 줄무늬몽구스 사회에서 찾을 수 있어요. 줄무늬뭉고스 사회에서는 상급자, 즉 알파 암컷과 하급자들이 서로 분쟁의 줄다리기를 하며 살아가는데, 만약 상급자가 너무 세면 하급자들이 단체로 무리를 떠난다고 해요. 무리에서 사는 것보다 무리를 벗어나 사는 것이 더 유리하다고 결정을 내리는 거죠. 하급자들의 저항이 거세져 대거 무리를 이탈하면 그 집단은 크기가 줄어들어 포식의 위험에 쉽게 노출되고, 그 사회는 불안정해져요. 이렇듯 불평등한 사회가 제대로 작동하고 유지되려면 네 가지 절대적인 리더십이 필요해요. 첫째, 하급자에게 충분한 혜택을 제공할 것. 둘째, 비협조적인 하급자를 단호하게 처벌할 것. 셋째, 엄격한 서열 상승 기준이 있을 것. 넷째,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시할 것. (154-155p)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을 때, 구성원들은 무리에 남아 협력하는 거예요. 똑똑한 동물들의 리더십은 불확실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고 있어요. 꿀벌이나 개미의 분산성 리더십은 정보를 소화할 수 있는 모든 개인들이 참여하는 민주적 의사결정 과정이라는 점에서 경이롭네요.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리더십을 동물의 리더십에서 배웠네요.



"리더십의 본질은 의사결정에 있다.

불확실한 상황에서는 다양한 정보 획득과 정확한 판단을 가능하게 하는 분산성 리더십이 최상이다." (16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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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름을 기억하다 - 한중 양국의 우정에세이
황재호 지음 / 예미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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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름을 기억하다》는 한국과 중국 양국의 우정에 관한 에세이예요.

한중 양국은 1992년 8월 24일 수교가 이루어졌어요. 수교 이래 양국은 경제와 민간교류를 우선시하면서 우호적이고 안정적인 한중관계를 유지해왔어요. 이 책은 2022년, 한중수교 30주년을 맞이하여 지난 30년 양국의 수교, 현재, 미래를 돌아보고 내다보기 위한 따뜻한 기록이라고 하네요.

작년에 한국 글로벌전략협력연구원이 한중관계의 발전에 기여한 주요 인사들, 한국과 중국에서 유학했던 전문가들, 현재 유학 중인 학생들과 함께 그동안의 여정을 회고하고 미래 발전 제안을 담은 에세이집을 출간하기로 했고, 《목마름을 기억하다》는 그 결과물이에요.

왜 목마름인가,라는 의문을 가졌어요. 그 답은 한중 교류 역사 속에 있어요. 우리나라는 광복 후 1948년 정부수립, 6·25 전쟁이 터지면서 북한을 인해전술로 도운 중국과 외교관계를 단절하고 사실상 적대국으로 지냈어요. 1989년 12월 미국과 소련이 몰타회의에서 냉전종식을 선언했고, 중국과 소련의 관계도 정상화되고, 1990년 9월에는 한국과 소련의 수교가 수립되면서, 한중 수교도 이뤄진 거예요. 냉전종식과 동시에 개방개혁의 실용주의를 기치로 내건 중국은 경제문제에 집중하면서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경제 기적의 노하우가 필요했고, 우리나라도 거대한 중국시장을 놓칠 수 없었던 거죠. 또한 중국은 시종일관 하나의 중국 정책을 펼치고 있어서 대만을 합법정부로 인정하는 한국의 입장을 바꾸고 싶었고, 한중 수교로 인해 우리는 대만을 버리고 중국을 택했어요. 수교는 국가와 국가 간 관계를 맺는 것을 의미하는데, 각국의 이익이 부합하기에 가능한 외교적 절차라고 할 수 있어요. 여기서 중요한 건 양국 관계를 더 나은 관계로 나아가도록 노력한 사람들을 기억하자는 거예요. 수교에 이르기까지 목말랐던 기억과 심정을 이해하는 사람들의 에세이를 통해 양국 관계에 애정과 관심을 가지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한중 교류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더욱 공고히 심화할 수 있는 기록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특별하네요. 한중 교류의 역사에서 이 책은 따뜻한 기록으로 남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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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텔링 차이나 - 삼황오제 시대에서 한(漢)제국까지
박계호 지음 / 파람북 / 202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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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역사는 세계사 수업 시간에 연대표 위주로 배웠던 기억이 나네요.

삼국지, 손자병법, 논어 등 중국고전을 읽으면서 중국 역사를 더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히스토리텔링 차이나》는 삼황오제 시대에서 한漢 제국까지, 열세 가지 히스토리를 담은 책이에요.

역사를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우리나라 역사는 고조선의 단군 신화로부터 시작되는데, 중국 역사는 전설의 삼황과 오제로부터 시작된다고 하네요. 삼황오제란 중국 고대 전설에 나오는 세 지도자와 다섯 임금을 나타내며, 이 전설적 통치자들이 중국의 문명을 창조했다고 해요. 전설이나 신화는 인간의 탄생이나 문명의 기원 등을 자연과 우주, 하늘과 연관지어 인간들이 만들어낸 이야기지만 그 민족을 이해하는 데 문화사적으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해요.

어렵고 딱딱한 역사를 이야기를 정리해주고, 역사 흐름을 따라 기본 상식을 사이드스토리로 요약 설명해주고 있어서 읽기가 수월하네요. 현재 중국은 55개 민족들이 모여 하나의 국가가 되었는데, 이러한 과정을 이해하려면 역사 공부가 필수인 것 같아요. 이 책을 읽으면 삼황오제, 하나라, 은나라(상나라), 주나라, 춘추전국시대, 진나라 제국시대 등등 연대표로 암기했던 시대를 이야기로 자연스럽게 기억할 수 있어요. 전쟁으로 혼란했던 춘추시대에는 관중의 확고한 실용주의를 통해 현재 중국인의 가치관을 이해할 수 있어요. 어느 시대든지 먹고사는 문제가 중요한데, 이를 외면하는 권력은 오래갈 수 없어요. 백성들이 잘 먹고 잘 살기 위해서는 좋은 통치자와 관료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은 역사가 증명해주고 있어요. 한나라에 가의라는 인물은 중국 역사에서 가장 천재적인 경제학자로 꼽을 수 있대요. 훌륭한 인재는 나라가 어려울 때 빛난다고, 극심한 인플레에 빠진 한나라를 구하기 위해 가의는 상소를 올렸어요. 한고조가 전문성과 능력을 무시하고 자신과 가깝다는 이유 하나로 사람을 등용한 것이 나라를 망친 이유였고, 그 점을 지적한 거예요. 가의는 다른 사람들은 감히 건드리지 못하는 한고조 아들의 부정에 대해 단호하게 대처할 것을 건의했어요.

"고기를 자르려면 썩기 전에 바로 잘라야 하며 자신의 사람을 심지 마십시오." (346p) 지도자가 되려는 사람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야 하고 다양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알아야 하는데, 이를 외면하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역사의 교훈, 지금 우리에게 크나큰 본보기가 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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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부터는 알아서 척척, 건강해지는 착한 몸은 없다 - 건강하게 천천히 늙고, 오래 사는 법!
황윤신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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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한 번도 아파본 적 없는 사람이 있을까요.

누구든 크고 작은 건강 문제를 겪으며 살고 있어요. 특히 나이가 들어 생기는 통증들은 주의 깊게 살피고 대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해요. 왜냐하면 통증은 몸과 마음이 보내는 신호이기 때문이에요. 이 통증들을 어떻게 잘 관리하느냐가 삶의 질을 좌우한다고 볼 수 있어요.

《50부터는 알아서 척척, 건강해지는 착한 몸은 없다》 는 한의사 황윤신님의 책이에요.

이 책은 현재 나의 몸과 마음을 점검하며 더 늦지 않게 나를 돌볼 수 있는 건강 지침서예요. 어딘가 좀 불편하고 통증을 느낀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멈춤이라고 해요. 여기서 멈춘다는 건 그냥 힘을 빼고 쉬는 것만이 아니라 능동적인 휴식을 의미해요. 진짜 쉰다는 건 내 의지로 쉼을 만들고, 채워지는 느낌을 들어야 한대요. 잘 쉬면 머리가 시원해지고 맑아지는 느낌이 들면서 활력이 생기는 거예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이가 드니 몸이 약해진 거라고 생각하는데 실제로 우리 몸은 나이들수록 자신의 생활에 최적화된다고 해요. 그래서 생활이 만들어낸 습관병이 많은 거예요. 건강하게 잘 살고 싶다면 올바른 습관을 가져야 해요. 이 책에서는 똑바른 자세부터 건강 호흡법, 스트레칭과 근육 운동법, 잘 먹고 잘 싸는 법, 꿀잠을 위한 다섯 가지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단순히 몸 관리뿐 아니라 마음을 챙기는 방법까지 자세히 나와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되네요. 마음과 몸은 별개가 아니기 때문에 함께 관리해줘야 해요. 평상시 일을 할 때는 에너지를 70% 정도 유지하는 게 필요한데, 이건 스스로 정할 수 있어요. 삶의 여유를 찾고 싶다면 자신의 에너지가 어느 정도 유지되고, 여유분이 있는지 제대로 알고 쉬어야 해요. 삶에서 예측 못한 일들이 생길 때마다 기가 막히게 되고, 그럴 때 우울해지고 답답해져서 어깨도 무겁고 몸도 무겁게 변하는 거예요. 그 답답함을 줄이려면 자신을 쉬게 해줘야 해요. 건강한 몸과 마음은 자신과의 대화, 자기 돌봄의 시간을 통해 지킬 수 있어요. 저절로 건강해지는 착한 몸은 없으니, 건강하게 잘 늙고 싶다면 꾸준히 노력해야 해요. 요근래 자잘한 불편감이 점점 쌓이는 것 같아서 힘들었는데 일상에서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강 관리법을 배울 수 있어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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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식회 필사노트 - 햇빛을 받은 꽃처럼 마음이 건강해지는 시 모음
김재우 엮음 / 테크빌교육 / 202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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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시식회 필사노트》 는 '나'를 위한 책이에요.

자기 자신을 위한 시간을 갖고 싶은 사람들에게 '필사'를 제안하고 있어요.

요즘은 손글씨로 써야 하는 일이 거의 없어서, 맘 먹고 쓰지 않으면 쓸 일이 없어요. 쓰는 게 뭐 별 건가, 대수롭지 않게 여길 수도 있지만 직접 써보면 특별하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우연히 필사를 시작한 뒤로 그 매력을 알아버렸으니, 필사할 수 있는 책이 얼마나 반가운지 몰라요.

저자 김재우님은 국어 교사인데, 시를 필사하는 모임 '수요시식회'를 열어 수요일마다 좋아하는 시를 나누고, 시와 문장을 필사해왔다고 해요. 이 책은 수요詩식회에서 필사했던 시와 문장 가운데 52편을 엄선하여 만들었대요. 이 한 권의 책 속에는 52명의 작가, 시인의 글이 담겨 있어요.

이 책으로 수요일마다 필사를 하면 52주, 일 년이면 다 쓸 수 있어요. 실제 수요시식회를 참석하는 건 아니지만 혼자 시를 낭독하고 좋은 문장을 음미하면서 필사를 하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어요. 필사에 처음 도전하는 사람이라면 일주일에 한 번이라 부담 없이 시작할 수 있을 거예요. 제 경우에는 수요일에만 필사하는 게 아쉬워서 매일 쓰고 있어요. 하루 한 번, 나만의 시간을 정해 필사를 했더니 마음이 정화되는 것 같아요. 머릿속이 복잡하거나 답답한 일이 있어도 필사를 하는 동안은 아름다운 문장에 집중할 수 있어서 좋아요. 손으로 직접 한 글자씩 정성을 다해 쓰다보면 마음이 편안해져요. 신기하게도 마음 상태에 따라 글씨가 달라져요. 일기처럼 일일이 마음을 적지 않아도 글씨를 통해 제 마음을 다시 볼 수 있으니 자신을 좀 더 알아갈 수 있어요. 자신과의 대화를 가질 수 있고, 이전에 몰랐던 시인과 시를 만날 수 있어서 즐거워요. 각 시와 문장의 출처가 나와 있어서 끌리는 작품을 찾아볼 수 있어요. 나희덕 시인은 <배추의 마음>이라는 시를 통해 좋아하게 되었는데, 여기에서는 <속도, 그 수레바퀴 밑에서>의 일부가 소개되어 있어요. 나무 그늘에 앉은 시인의 모습과 그 깨달음이 깊은 여운을 주네요. 나는 무엇을 하는가, 스스로 답하면서 부끄러워지네요. 나그네의 외투를 벗게 만든 햇님처럼 좋은 시 덕분에 따뜻한 마음 공부를 했네요.



저녁 무렵 나는 한 나무 그늘 아래 오래오래 앉아 있었다.

유채밭 사이로 언뜻언뜻 보이는 농부들 말고는 모든 게 정지된 듯한 느낌이었다.

그렇게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앉아있어 보는 게 대체 얼마만인지...

지상의 모든 걸 녹여버릴 것 같던 뜨거움도 그 그늘 아래에선 천천히 식혀지고 있었다.

"나무는 뜨거운 햇볕을 받지만 우리에게 서늘한 그늘을 준다.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나무 그늘 아래 쉬고 있는 나에게 간디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우리는 무엇을 하는가. 나는 무엇을 하는가... 

나는 몇 번이나 그 말을 나직하게 되뇌어보았지만,

아무 대답도 할 수 없었다.

내 한 몸 쉴 그늘을 찾아다니며 살아왔을 뿐 

스스로 누군가의 그늘이 되어주지 못한 내 모습이

거기서는 잘 보였다. 

그동안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았던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것은

이리저리 그늘만 찾아다녔을 뿐

제 뿌리와 그늘을 갖지 못해서라는 걸 뒤늦게야 깨닫게 된다.

- 《반 통의 물》 , 나희덕, 창비, 1999 (3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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