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달걀입니다 zebra 6
시오타니 마미코 지음, 송태욱 옮김 / 비룡소 / 2022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달걀?

냉장고에 넣어 둔 달걀 한 판, 뭘 해먹을까라는 생각 정도.

진짜 달걀 자체에 대한 관심은 전혀 없었어요.

근데 이 책 때문에 존재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게 됐어요.

《나는 달걀입니다》는 시오타니 마미코의 그림책이에요.

유아그림책으로 분류되어 있지만 어른들에게 더 도움이 될 책인 것 같아요.

지금껏 들어본 적 없는, 아주 특별한 달걀 이야기예요. 읽으면서 신기했어요. 그저 그런 달걀로 보였던 녀석이 점점 세상에 하나뿐인 달걀로 보였거든요. 왜 그럴까요. 잠에서 깨어났기 때문이에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누워만 있을 때는 다른 달걀과 구분할 수 없었는데, '어째서 나는 이렇게 누워만 있는 걸까?' (6p)라고 생각하는 순간, 일어나서 걷고 깡충깡충 뛰고 빙글빙글 돌 수 있는, '움직이는' 달걀이 된 거예요. 그래서 그 달걀은 "나는 달걀이에요."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어요. 움직이는 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지 다른 달걀들에게도 가르쳐 주고 싶었지만, 톡 톡 톡 한참을 두드려도 아무도 일어나지 않았어요. 억지로 깨우느라 한 녀석을 굴렸더니 벽에 탁 부딪혀 금이 가고 말았어요.

"바보 같은 녀석이라고 생각했죠. 눈을 뜨면 멋진 일이 생기는데!

금이 가면 달걀부침이나 오믈렛이 되는 수밖에 없거든요." (10p)

아마 깨진 달걀은 이 말을 듣지도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우리는 정확하게 들었어요. 감고 있는 눈을 뜬다면 멋진 일이 생긴다는 걸.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누군가 나를 함부로 굴려대도 꼼짝없이 당할 수밖에 없어요. 달걀부침이나 오믈렛이 되어 누군가의 입 속으로 들어가겠죠. 입 속으로, 라고 되뇌여 보니 최근 봤던 드라마 대사가 생각났어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고, 다들 자기가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근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둘 중 하나야. 포식자 아니면 먹이, 먹느냐, 먹히느냐지." 조폭 두목이 한 말이라서 좀 극단적이긴 한데, 긍정적으로 풀어보자면 삶에 대해 능동적으로 사느냐, 아니면 수동적으로 사느냐가 아닐까 싶어요. 흥미롭게도 그 드라마의 제목이 '내 이름'이에요. '나'를 지칭하는 이름, 그 이름을 통해 '나는 과연 누구인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네요.

달걀은 금이 간 달걀을 보면서 달걀은 딱딱한데 깨지기도 쉽다는 걸 알게 되고, 푹신푹신 말랑말랑한 마시멜로를 깨웠어요. 그때부터 달걀은 마시멜로와 친구가 되었어요. 매일 과자를 나눠먹고 빈둥빈둥 지내다가 너무 심심해서 산책을 했고, 부엌 밖으로 나게 됐어요. 부엌 싱크대를 내려가 마룻바닥 너머 거실로 나갔기 때문에 부엌은 좁았다는 걸 깨달았어요. 화분, 쿠션, 시계 등등 새로운 친구들을 만났기 때문에, '나는 어떤 달걀일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직접 겪어보지 않았다면 세상이 넓다는 걸 모른 채 인생이 끝났을 거예요. 달걀과 마시멜로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이제 다음 이야기는 내 차례, 내 이야기를 들려줘야 해요. "나는 OO 입니다."라는 문장으로 출발하면 좋겠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하네스 베르메르 베이식 아트 2.0
노르베르트 슈나이더 지음, 정재곤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장할 만한 가치가 있는 아트북이에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하네스 베르메르 베이식 아트 2.0
노르베르트 슈나이더 지음, 정재곤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2년 10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아름다운 그림이 주는 힘이 있어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명화라서 관심을 가질 수도 있지만 그림 자체의 매력으로 시선을 잡아끄는 작품들이 있어요.

<진주 귀걸이 소녀>를 처음 봤을 때, 그 맑은 눈동자에 담긴 오묘한 감정에 빠져들었던 것 같아요. 북유럽의 모나리자라고 불리는 이 작품을 모티브로 한 동명의 영화가 제작될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이 매료되었어요. 이 작품을 통해 요하네스 베르메르라는 화가를 알게 되었어요.

《요하네스 베르메르》는 멋진 아트북이에요. 마로니에북스 타셴 베이식 아트 시리즈 중 한 권이에요.

베이식 아트 시리즈는 1985년 피카소 작품집을 시작으로 베스트셀러 아트북 컬렉션이며, 작가별 도서는 200여 종이 넘게 제작되었고, 2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출간되었다고 하네요. 첫 한국어판은 2005년 출간한 이후15년 만에 새롭게 재 출간된 이번 책은 [베이식 아트 시리즈 2.0] 으로 판형과 도판이 더 커졌다고 해요. 이 시리즈의 특징은 크고 선명한 그림과 미술사 속 화가와 작품에 관한 해설을 갖춘 미술사 기초 교양서라는 점이에요. 책을 펼치면 나만의 미술관에서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을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고, 친절한 도슨트의 설명을 들을 수 있어요.

요하네스 베르메르의 작품 가운데 알려진 건 서른다섯 점에 불과하지만 미술사에서 가장 중요하고 영감을 주는 작품 중 하나로 꼽힌다고 해요. 그의 작품을 보면 일상생활을 하고 있는 여인들의 모습이 많아요. 웅장한 역사의 한 장면이나 신화처럼 거대한 소재가 아닌 소소한 일상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어요. 베르메르는 미술시장에 내놓기 위해 그림을 그린 적이 거의 없고 자신의 작품을 아끼는 후원자나 애호가들을 위해 작품을 제작해서 작품 수가 적은 것이라고 하네요. 베르메르는 말년에 갑자기 재정상태가 나빠져 빚을 지게 되었고, 급속도로 쇠약해져 앓아누운 지 하루 반나절 만에 세상을 떠났는데, 당시 아내가 소유하고 있던 남편의 그림은 <회화의 알레고리> 와 <진주 목걸이를 한 여인> 뿐이었대요. 다른 그림들은 거의 모두 인쇄업자인 야코프 디시위스가 소유했는데, 사망한 뒤 암스테르담에서 베르메르의 그림 21점이 경매에 부쳐졌고 그 가격이 결코 낮은 금액이 아니었대요. 베르메르의 작품은 19세기 중엽부터 점차 인기를 얻기 시작했는데, 당시 인상주의의 태동과 무관하지 않다고 하네요. 빛과 색채를 정교하게 표현한 인상주의와 신비로움, 그리고 사실주의 기법의 친밀감으로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완성한 것 같아요. 한 권의 책으로 예술이 주는 감동과 미술사 지식까지 얻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세공격 -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
데럴드 윙 수.리사 베스 스패니어만 지음, 김보영 옮김 / 다봄교육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세공격"이라는 용어를 아시나요?

아프리카계 미국인 정신과 의사이자 하버드대학교 교수인 체스터 미들브룩 피어스가 미국인 흑인을 다룬 연구에서 처음 제안한 용어이며, 미세공격을 "미묘하고 의외이며 종종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비언어 교류로 상대방을 깎아내리는 일" (30p)이라고 정의했어요. 이 개념이 처음 제안되었을 때는 인종차별 미세공격에만 초점을 맞췄는데, 여러 연구를 통해 모든 소외집단에 가해질 수 있는 차별과 억압의 형태라는 것이 밝혀졌어요. 미국에서는 2017년 메리엄웹스터 영어사전에 등재될 정도로 공식적인 어휘라고 하네요. 우리 역시 용어를 몰랐을 뿐이지 미세공격의 개념은 알고 있어요.

《미세공격 :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은 2010년 출간된 초판에 이은 두 번째 개정판이라고 해요.

초판의 저자인 데럴드 윙 수는 상담·임상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다문화 상담과 다양성 훈련 분야의 공적을 인정받아 수많은 상을 받았다고 해요. 미국 오리건주 포틀랜드에서 중국 이민자 부부의 아들로 태어나 어릴 때 동양인이라는 이유로 놀림을 받던 기억이 인간 행동에 대한 깊은 관심과 열정으로 이어졌고, 흑인민권운동의 영향이 더해져 다문화 연구 분야의 중요한 학자가 되었다고 해요. 이번 책에서는 상담심리학부 교수인 리사 베스 스패니어만 박사와 수행한 협업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스패니어만 박사의 주된 연구 분야는 백인의 인종차별 태도와 미세공격이며, 새로운 주제를 도입하고 미세공격 연구를 일상생활에 적용하도록 만들었어요. 그동안 미세공격을 저지르는 사람들에 관한 연구는 거의 이루어진 적이 없어서, 여기에서는 미세공격의 가해자는 누구이며 왜 어떻게 저지르는지, 무엇 때문에 인식하지 못하는지, 어떤 대가를 치르는지 다루고 있어요.

"미세공격은 산성비처럼 우리 주변 곳곳에" (25p)라는 표현이 미세공격의 유해성을 가장 잘 드러내고 있어요. 첫 장에서 마야 안젤루의 <그래도 나는 일어난다 Still I Rise >라는 시를 소개하고 있어요. 미국에 사는 흑인들의 심정을 담은 노래인데 우리 사회 모든 유색인과 소외집단에도 해당되는 이야기예요. 안젤루는 "미세공격"이라는 단어를 쓰진 않았지만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무시와 모욕을 "대형 살상" (증오범죄)와 구별되는 "작은 살인" 이며, 악의 없어 보이는 일상의 모욕과 멸시(미세공격)가 "천 번의 베임에 의한 죽음 death by a thousand cuts" (26p)라고 표현했어요.

일상의 편견과 차별은 늘 존재했지만 정확하게 정의된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대처할 수 없었는데, 《미세공격》 초판이 나온 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는 계기가 되었어요.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만드는 일이야말로 모든 형태의 편협성과 싸우는 첫 번째 단계이며, 이 책의 주된 목적이에요. 그래서 두 저자들은 소외집단 구성원들을 겨냥한 미세공격에 관한 조사 데이터와 이론을 소개하고, 개인, 조직, 사회 수준에서 미세공격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제안하고 있어요. 미세공격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는 미세공격과 거대공격을 무장해제하거나 무력화시키는 것이며, "미세개입" 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어요. 미세개입 전략에는 세 주요 집단, 즉 피해자, 협력자, 방관자가 편견과 차별에 맞서 실행할 수 있는 반편향 전략과 전술이 필요해요. 이 세 집단이 선제적으로 행동에 나서야 자신의 선의를 믿는 가해자의 가면을 벗겨낼 수 있어요. 미세개입을 실천하려면 개인의 관성을 극복하고 난공불락으로 보이는 규칙과 제도에 맞서야 해요. 헬렌켈러는 "나는 한 사람일 뿐이다. 그러나 그래도 한 사람이다. 내가 모든 것을 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뭔가를 할 수는 있다. 나는 기꺼이 내가 할 수 있는 뭔가를 할 것이다." (373p)라고 말했는데, 이러한 마음자세가 변화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미세개입만으로 모든 미세공격과 거대공격을 타파하고 가해자들을 계몽할 수는 없지만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요. 우리는 미세공격과 거대공격을 제대로 알고, 각자 할 수 있는 미세개입 전략을 실천해야 해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세공격 - 삶을 무너뜨리는 일상의 편견과 차별
데럴드 윙 수.리사 베스 스패니어만 지음, 김보영 옮김 / 다봄교육 / 2022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무서운 미세공격의 실체, 일상의 편견과 차별의 유해성을 다룬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