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오브 펀 -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하는 재미의 재발견
캐서린 프라이스 지음, 박선령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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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최근에 재미를 느낀 게 언제인가?" (10p)

질문에 바로 답할 수 있다면 이 책을 굳이 읽을 필요는 없겠네요. 만약 머뭇거리면서 한참 답을 찾아야 한다면 이 책부터 읽어보길 추천해요.

살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재미의 발견, 《파워 오브 펀》은 인생을 바꿀 만한 결정적인 힘을 제시하고 있어요.

과학 저널리스트이자 연설가로 활동 중인 캐서린 프라이스에 대해 <뉴욕 타임스>는 '두뇌 분야의 곤도 마리에'라고 칭했다는데, 그 이유는 책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저자는 사람들이 즐겁고 의미 있는 삶을 살며 현재에 집중하는 법을 배울 수 있도록 돕고 있어요.

우선 여기서 주목하는 '재미'는 일상적인 의미의 재미와는 다른, '진정한 재미'라서 그 차이를 알아야 해요.

진정한 재미를 간단하게 정의내리긴 쉽지 않지만 직접 느껴보면 단번에 알 수 있어요. 왜냐하면 진정한 재미를 느낀 순간은 자신이 살아 있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살아 있다는 느낌, 그것이 바로 이 책의 핵심이에요. 그 느낌을 안다면 진정한 재미의 힘을 활용하여 풍요로운 인생을 살 수 있어요.

진정한 재미를 끌어모으는 특정한 활동이나 사람, 환경이 분명히 존재하지만 그 결과가 확실히 보장된 건 아니에요. 다만 기본적인 욕구는 충분조건이라는 것. 음식, 주거지, 적절한 휴식, 신체적 안전 등이 필수적인 전제 조건이며 이러한 전제 조건이 충족된다면 특정한 유형의 사람들만 재미를 느낄 수 있다는 규칙 같은 건 없어요. 부자들만 누릴 수 있는 전유물이 아니란 뜻이에요. 앞서 언급한 전제 조건을 충족한 상황이라면 누구나 진정한 재미를 발견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는 거죠. 우울증과 불안 때문에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없는 게 아니라 충분히 즐기지 못해서 고통을 겪게 되는 거예요. 심각한 경우라면 반드시 정신건강 상담을 받아야 해요. 저자가 말하는 재미는 일상적인 무력감과 권태감, 가벼운 우울증에 대항할 수 있는 도구가 될 수 있어요. 실제로 우울증 치료에서 행동 활성화라는 인지 행동 치료 기법이 있는데, 삶에서 더 의미 있고 즐거운 활동을 늘리는 데 중점을 두는 치료법이라고 하네요. 정신과 의사인 저자의 친구는 자기 환자들에게 늘 이런 말을 한대요. "우울증은 당신을 속여서 '난 우울하니까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없어'라고 생각하게 해요.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예요. 좋아하는 일을 하지 않기 때문에 우울한 거죠." (27p)

진정한 재미는 세 가지 요소인 장난기, 유대감, 몰입의 결합이며, 우리가 그걸 느끼는 순간에만 존재하는, 즉 현재 시점에서만 발생해요. 다들 그게 뭔지 알면서도 콕 집어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는 저마다 완전히 다른 방식으로 경험하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진정한 재미는 보편적인 동시에 유일무이한 경험이에요.

반대로 속지 말아야 할 건 가짜 재미예요. 소파에 앉아 리모컨이나 휴대폰에 손을 뻗으면 단순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데, 스크린 앞에서 하는 여가 활동은 대부분 가짜 재미의 범주에 들어가요. 다른 사람과 대화를 나누면서도 휴대폰에서 눈을 떼지 못하는 건 우리 뇌가 해킹당했기 때문이에요. 엔지니어들은 브레인 해킹이라는 기술을 사용해서 우리 관심을 화면에 집중시킴으로써 주의를 산만하게 만들고 있어요. 주의가 산만할 때는 몰입할 수 없고 몰입하지 않으면 진정한 재미를 느낄 수 없어요. 따라서 진정한 재미를 즐기고 싶다면 휴대폰과 헤어지는 법을 배워야 해요. 휴대폰과 헤어진다고 해서 다시는 그걸 사용하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라 자기통제권을 가져오라는 뜻이에요. 자신에게 효과가 있는 것과 없는 것을 평가한 뒤에, 좋아하는 건 유지하고 좋아하지 않는 건 최소화하거나 제거하여 새롭고 건전한 관계를 만드는 거예요. 그래야 빼앗긴 뇌를 되찾을 수 있어요. 재미를 위한 공간을 만들고 싶다면 머릿속의 정신적인 혼란도 줄여야 해요. 필요 없는 것들을 비워내야 관심사, 취미, 열정으로 채울 수 있으니까요. 솔직히 휴대폰과의 결별이 가장 큰 도전 과제라서 쉽진 않지만 반드시 해내야 한다는 의지는 확고해졌네요. 진정한 재미가 주는 삶의 활력, 누려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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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마음을 위한 심리학 - 꼭꼭 숨겨진 인간 심리에 대한 이해
야오야오 지음, 김진아 옮김 / 미디어숲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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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는 타인에게

늘 '외계인'이다." (120p)


사람 간에 생기는 오해는 착각에서 비롯된 게 아닐까 싶어요. 서로 같을 거라는 착각.

엄연히 다른데, 그 다름을 무시하거나 인정하지 않으려고 해요. 다르면 같은 편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어떻게든 동일한 테두리 안에 넣어 불안을 덜어내는 심리인 것 같아요. 이러한 편 가르기가 낯설지 않은 이유일 거예요. 남의 눈치를 보며 억지로 그 테두리에 들어가려고 애쓰다보면 탈이 날 수밖에 없어요. 요즘들어 마음의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진 건 긍정적인 신호인 것 같아요. 아프다고 말할 수 있는 용기, 그걸 수용할 수 있는 분위기가 생겨났다는 의미일 테니까요. 심리상담이나 정신과 진료를 이상하게 바라보던 과거와는 많이 달라진 것 같아요.

《특별한 마음을 위한 심리학》 는 중국 응용심리학 박사이자 국가 2급 심리상담사인 야오야오의 책이에요.

이 책에는 꼭꼭 숨겨진 인간 심리에 관한 이야기들이 담겨 있어요. 그림 심리 분석, 자폐 스펙트럼, 반사회적 인격장애, 동성애, 반드시 누설행햐 할 성性과 관련된 비밀과 금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PTSD를 다루고 있어요. 저자는 자폐 스펙트럼 환자를 '외딴 별 사람'이라고 표현하면서, 그들이 지구별 사람과 많이 다르다는 점에서 서로에겐 '외계인'으로 보일 거라고 설명했어요. 바로 그 '외계인'이라는 단어가 인간 심리를 이해하는 핵심어인 것 같아요. 보이지 않는 마음을 우주로 상상한다면, 심리학은 그 우주를 향해 쏘아올린 우주선 혹은 탐사선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우리는 우주의 신비를 조금씩 풀어가는 중이고, 아직 알아가야 할 것들이 훨씬 더 많다는 점을 인정하는 것이 잘못된 편견과 오해를 푸는 시작일 거예요. 미지의 세계를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부정하지 말자는 거죠.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존재하는 것은 모두 무시되어서는 안 되고, 다르다는 것도 마땅히 이해되어야 한다. 결함, 불편함, 질병이 가진 무게는 삶이 쉽게 감당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그것 덕분에 인류는 새로운 발전과 진화를 겪고, 전혀 다른 세상이 만들어지고 있으며, 영원히 예측 불가능한 창조력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122p)라는 거예요. 물론 여기서 다루는 심리 장애들은 너무나 어둡고 자극적이다 못해 아무도 건드리지 않고 금기시했던 것들이 포함되어 있으니 각자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본인의 몫이에요.

저자는 자신이 그린 그림과 분석 결과를 공개했어요. 전작인 『자극적 심리학』이 중국 아마존 베스트셀러가 된 후 오히려 우울증, 불면증과 같은 심리 불안을 겪었고, 그 시기에 자신의 전공인 심리학을 통해 스스로를 위로하며 이 책을 완성할 수 있었다고 하네요. 누구나 고통을 겪고 싶은 사람은 없지만 그 고통마저도 삶의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다면 한층 더 성장하는 계기가 된다는 것, 그것이야말로 뼈아픈 깨달음이네요.



우울증과 강박증을 마음의 '감기'라고 한다면, 인격 장애는 마음의 '암'이다. 신체의 암과 마찬가지로 인격 장애라는 마음의 암도 길고 긴 잠복기와 변화기가 있으며, 절대로 하루 이틀 사이에 갑자기 발병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런 마음의 암은 한 번 발병하면 신체의 암처럼 치료가 어려워 사람을 절망하게 만든다. (139p)


자살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극단적 현상으로, 수많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환자들이 얼마나 힘든 고통 속에서 살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증상 중 하나이다. 그들이 결코 나약하기 때문에 일어나는 일들이 아니다. 그들은 죽지 못해 사는 것처럼 하루하루 힘겨운 삶을 버티고 있는 것이다. (226p)


나는 몇 달 전 가족을 잃은 사람의 말을 인용하며,... 그의 말은 바로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이다.

"만약 과거로 돌아가서 내가 그러한 경험을 하지 않았다면,

아마도 나는 내 모든 것, 즉 나의 성장과 깨달음을 놓치게 될 것이다." (251p)


자신의 어둠을 아는 것이

타인의 어둠에 대처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 카를 융 (2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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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군대생활은 안녕하십니까? - 슬기로운 군생활을 위한 직업군인 매뉴얼
박양배 지음 / 예미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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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직업의 세계에서 유독 멀게 느껴지는 분야가 군인인 것 같아요.

현역, 예비역을 거쳐 현재 군무원으로 일하는 저자가 직접 겪었던 소통의 어려움과 현장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하네요.

과거에 비해 군대 문화가 많이 나아졌다지만 여전히 소통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유는 뭘까요. 상명하복, 위에서 명령하면 아래에서 복종하는 상하관계가 분명한 조직문화에서 지휘관, 상급자의 불편한 행동을 말로 표현하는 부하들은 거의 없을 거예요. 특히 부대 생활은 본인이 직접 겪어가며 적응하는 것이 기본이다 보니, 제대로 알려주는 사람이 없어서 초급간부는 현장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낀다고 하네요. 바로 이 점에 착안하여 어떻게 하면 후배들이 군생활을 잘 해나갈 수 있는가에 초점을 맞춰 유용한 내용들을 정리했다고 해요. 어디까지나 저자 개인의 경험담에서 우러나온 조언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군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저자가 제안하는 하나의 대안으로 보면 될 것 같아요.

《당신의 군대생활은 안녕하십니까?》는 슬기로운 군생활을 위한 직업군인 매뉴얼이라고 해요.

이 책의 주제는 '의사소통'이며, 지휘관, 참모, 초급간부, 군무원을 위한 상황별 대처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책의 구성은 모두 다섯 개의 주제로 정리되어 있어요. 제멋대로 하는 지휘관, 참고 견디니까 참모, 모든 게 처음인 초급간부, 같지만 다른 동료 군무원, 동료들로 인해 괴로울 때로 나뉘어 있는데 각 장마다 실질적인 조언이 나와 있어요. 이 가운데 임관 후 자대 배치를 받은 초급 간부의 경우는 처음 시작하는 군생활에 대해 모르는 것이 많기 때문에 책의 내용이 가장 현실적인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초급교육을 마치고 배치받은 부대를 통보받으면 명령에 따라 며칠 안에 각자의 교통수단으로 부대를 찾아가는데, 부대에 도착하면 신고를 하고 지휘관과 참모들로부터 환영을 받으면서 군 간부로서의 임무가 시작된다고 하네요. 이때는 부대 관련 사항들을 우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당장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인사과와 정보과에 방문하여 제출해야 할 서류를 준비하는데 각종 규정을 정확하게 숙지해야 실수가 없어요. 그밖에 알아둬야 할 사항으로는 경계부대 전입 갈 때, 전입 신병이 왔을 때, 당직 근무 임무수행할 때, 지휘활동비를 써야 할 때, 5분 전투대기조 임무를 받았을 때, 과학화전투훈련에 참가할 때, 화재에 대비해야 할 때, 탄약고 및 무기고를 점검할 때, 외부에 자료를 제공할 때, 위문품을 받아야 할 때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알려주네요.

직업마다 고유의 특성에 따른 지침이 있지만 의사소통 측면에서 보면 공통점이 있는 것 같아요. 바로 인간관계는 어렵다는 거예요. 저자 역시 군대도 사람 사는 곳이라면서 현역이 싫어하는 유형을 언급하고 있어요. 일의 근본을 잊고, 명분이 바르지 않은 사람은 어느 조직에서든 문제를 일으키기 때문에 요주의 인물이에요. 반대로 모르는 건 물어보고, 반드시 규정을 지키며 책임과 권한을 분명히 하며 성실하게 노력하는 사람이라면 환영받을 거예요. 초급간부부터 지휘관까지 슬기로운 군생활을 위한 길라잡이, 선배로서 따뜻한 마음이 담긴 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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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피카소 - 거장은 어떻게 탄생되는가
이종호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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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블로 피카소》 는 '거장 피카소'의 파란만장한 일대기를 담은 책이에요.

피카소라는 거장은 어떻게 탄생되었는가.

워낙 유명한 화가라서 그의 대표작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거예요. 다만 그가 왜 거장이라 불리는지는 모를 수 있어요.

대중들의 눈으로 볼 때 피카소의 작품은 이상한 그림이니까요. 저 역시 처음 피카소의 그림을 봤을 때 왜 이 작품을 훌륭하다고 평가하는 건지를 이해하지 못했어요. 아이들이 제멋대로 그린 낙서 같기도 하고, 비뚤어진 눈 코 입이 괴기하게 느껴졌거든요. 아무래도 명화라고 일컫는 대부분의 그림들이 웅장하거나 아름다운 모습을 표현해낸 것들이라서, 잘 그린 그림은 사진처럼 묘사된 거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피카소의 어록을 보면 그의 작품 세계를 미루어 짐작할 수 있어요. "라파엘로처럼 그림을 그리는 데는 4년이 걸렸지만 아이처럼 그리는 데는 평생이 걸렸다." , "그림을 그리는 것은 시각 장애인의 직업이다. 그는 그가 본 것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그가 느끼는 것, 그가 본 것에 대해 자신에게 말하는 것을 그린다.", "오늘날의 세상은 이해가 되지 않는데 왜 내가 이해가 되는 그림을 그려야 합니까?", "다른 사람들은 그것이 무엇인지 보았고 그 이유를 물었다. 나는 가능한 것을 보았고 왜 안 되는지 물었다."(194p)

어린 시절에 그린 피카소의 그림을 보면 누구보다 실사, 즉 구상 그림에 탁월한 재주가 있었다는 걸 확인할 수 있어요. 입체주의를 대표했던 피카소, 브라크는 모두 형태의 완전한 추상을 원한 건 아니었고, 화가가 느끼고 경험했던 대상을 여러 시점과 각도에서 한 폭에 그려내 감상자로 하여금 그 대상의 생동감을 느낄 수 있도록 의도한 거예요. 피카소가 입체적으로 사물을 그리기 시작한 건 큐비즘을 계획했던 게 아니라 그저 마음에 끌리는 것을 표현했을 따름인 거예요. 학자들은 피카소의 일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사람으로 세잔을 거론하고 있어요. 피카소는 세잔을 회고하면서, "ㅅ잔의 영향은 점차 모든 것을 넘어섰다.라면서, 세잔은 '위를 떠도는 어머니, 우리 모두의 아버지'." (81-82p)라고 말했다고 해요. 중요한 건 예술가가 무엇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가 누구인지라는 거예요. 세잔이 자크-에밀 블랑쉬처럼 살고 생각했다면 그가 그린 사과가 10배는 더 아름다웠겠지만 전혀 관심을 끌지 못했을 거예요. 세잔의 그림을 주목하는 건 그 안에 담긴 세잔의 불안인 거예요. 단순히 현실 모습을 화폭에 그대로 담아내는 데 그치지 않고 미술가의 철학이 담긴 눈으로 세상을 보는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점에서 입체파는 현대미술로 나아가는 위대한 역할을 했고, 그 중심에 피카소가 있었던 거죠.

피카소의 3대 반전 작품은 <게르니카 Guernica> (1937), <시체구덩이 Le Charnier> (1945), <한국에서의 학살 Massacre en Coree> (1951)이에요. <게르니카>는 스페인 내전을 배경으로 히틀러의 스페인 게르니카 공격을 지탄하는 내용이고, <시체구덩이>는 나치의 유대인 대학살을 소재로 한 것이고, <한국에서의 학살>은 한국전쟁을 소재로 한 것인데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 것일뿐 어떤 특정 사안을 소재로 삼은 건 아니라고 말했다는데, 굳이 작품명에 한국을 넣은 건 미군을 학살자로 묘사한 거라는 주장이 있어요. 미국은 이 작품을 이유로 피카소를 요주의인물로 지정하고 감시했다고 하네요.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도 미국이라는 주장이 있는데, 진실이 무엇이든간에 전쟁이라는 살상 행위 자체를 고발하는 심정은 피카소뿐 아니라 평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의 마음일 거예요.

세계 최고의 예술가이자 순전히 자신의 그림 실력을 기네스북에 등재될 정도로 대단한 거장인 건 틀림 없는 사실이지만 여성 편력과 독선적이고 이기적인 면모는 아름답게 포장하긴 힘들 것 같아요. 피카소의 작품성과 인간성을 동일선상에서 보기는 어려운, 모순 그 자체라고 볼 수 있어요. 결국 예술가로서의 열정과 투혼이 거장을 탄생시켰다는 사실은 인정할 수밖에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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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치, 파란만장
장다혜 지음 / 북레시피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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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치,라고 하면 "범 내려온다"를 신명나게 부르는 이날치 밴드를 떠올렸어요.

그 이날치가 실존 인물이었다니 신기했어요. 이날치의 본명은 이경숙이며 조선 후기 8명창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인물인데 노비로 태어나 줄을 타는 광대로 살다가 서른이 다 되어서야 소리꾼이 되었대요. 문헌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정보는 이게 전부지만 장다혜 작가님의 상상력을 통해 생생한 인물로 탄생했어요. 바로 이 책 《이날치, 파란만장》을 통해서 말이죠. 요즘으로 치면 굉장한 아이돌 스타 이날치의 인생 극장이라고 볼 수 있어요.

역병이 창궐한 조선 후기, 하늘을 나는 줄광대이자 이야기를 건네는 소리광대인 이날치의 이야기가 펼쳐지네요. 모든 이야기가 그러하듯이, 만나고 헤어지는 인연을 빼놓을 수 없을 거예요. 가슴 애절한 사랑, 이룰 수 없는 사랑은 슬프고 아프네요. 그 누구로도 대신할 수 없고, 그 무엇으로도 채울 수 없는 빈자리, 마음에 커다란 구멍이 생겼으니 어찌 살아갈까나. 한 줌 싸락눈처럼 흔적도 없이 사라질 날이라니, 허무하네요. 그러나 날치가 들려주는 노래는 굴곡진 인생마저 아름다운 예술로 만드는 것 같아요. 냉혹한 세상에서 줄광대, 소리꾼으로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이날치, 소설을 통해 인간 이날치를 만날 수 있었네요. 피끓는 원한, 치열한 삶의 여정을 보면서 동백꽃이 생각났어요. 빨간 동백꽃, 엄동설한에 꽃을 피워내는 그 생명력처럼 이날치는 아름다운 예술가였네요. 조선 최고의 명창 이날치, 그야말로 조선의 슈퍼스타가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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