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학 일기 1 - 수박 서리
한즈 지음 / 좋은땅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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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학 일기》는 한즈 작가님의 소설이에요.

저자는 이 이야기를 세상의 모든 어린이들과 어린이인 적이 있었던 분들께 바친다고 하네요.

이야기의 주제는 수박 서리예요. 시골집에 놀러가 원두막에서 수박을 먹은 기억은 있지만 서리를 해본 적은 없어요. 기회가 있었다면 어땠을까요.

소설 속 주인공인 '나'는 초등학교 1학년 아이예요. 학교를 옮겨야 하는 전학도 처음인 데다가 어딘지도 모르는 시골로 이사를 왔는데 새로운 학교에 와보니 마침 그날이 여름방학식인 거예요. 전학을 오자마자 방학이라 반도 임시로 편성되고 선생님이나 반 아이들이나 전학생에겐 전혀 관심이 없어요. 낯선 곳에 뚝 떨어진 외계인 신세랄까요. 근데 오늘 아침 예상치 못한 방문객이 찾아왔어요. 동네 형이 수박 서리를 하자고 제안한 거예요. 자기는 내년 봄에 은퇴할 건데 유능한 후계자가 없어서 고민하던 중에 네가 혜성처럼 나타났으니 운명적인 만남이라고, 그래서 특별히 호박 변신술을 가르쳐 주겠다는 거예요. 이 마법 같은 변신술은 너처럼 초능력을 가진 후계자들에게만 전수되는 거라면서 신나게 떠들더니 무조건 손을 잡아채 손가락 걸고 혼자 브라보를 외치며 돌아간 거죠. 똑똑한 '나'는 웬만한 말솜씨에 쉽게 넘어갈 만큼 어리숙한 사람은 아닌데, 그 형의 진심 어린 설득에 마음이 움직였어요. 사실 '나'는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특별한 초능력이 잠재되어 있다고 믿고 있었던 터라 형의 말이 놀랍지 않았던 거죠.

한밤중에 수박 서리를 하러 가는 아이들은 주인공을 포함해 모두 열 명이에요. 형은 동네 아이들의 대장이었고, 서리를 하기 전에 메모지를 꺼내더니, "첫째, 밭 주인에게 절대로 피해를 주지 말라. 둘째, 수박이 상하지 않도록 고랑으로만 기어 다닌다. 셋째, 수박은 1개씩만 딴다. 넷째, 이상 끝!" (72p)라며 일장연설을 하는 거예요. 수박을 훔치러 가는 마당에 밭 주인까지 생각하는 갸륵한 마음이라니 은근 감동적인 연설이에요. 또 하나 신기한 점은 누군가 나서서 돈을 걷는 거예요. 수박 서리를 갈 때는 원래 회비를 걷는 건가, 그런 줄도 모르고 빈 손으로 온 '나'는 난감한 상황이에요. 이를 어쩌나 걱정하다가, "얼마죠?"라고 큰 소리로 물어보니 회비를 걷던 형이 깜짝 놀라 쳐다보는 거예요. 글쎄, 형이 새로 이사온 아이가 벙어리라고 소개한 모양이에요. 형은 나에게 오늘 특별 초대 손님이라 무료라고 회비를 받지 않는대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이 나오면서 마음이 편해진 나는 막연한 기대로 가슴이 벅차올랐죠. 궁금한 게 너무 많아서 묻고 싶었지만 참았던 건 대장 형을 믿었기 때문이에요.

일생일대의 모험, 일곱 살 인생에 처음 경험하는 수박 서리는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요. 끝까지 봐야 그 결과를 알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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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시작하는 타로 수비학
리즈 딘 지음, 윤태이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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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타로에 대한 관심이 많았어요.

타로카드로 보는 운명에 대한 궁금증이 컸던 터라 이 책이 반가웠어요.

《처음 시작하는 타로 수비학》 은 타로 카드의 의미를 해석하는 숫자 코드를 정리한 책이에요.

이 책은 우리에게 카드에 쓰인 숫자의 상징적 의미를 알려주고 있어요. 호기심에 타로 카드를 구입해놓고 제대로 사용하지 못했는데 이 책을 보면서 새롭게 하나씩 그 의미를 익히는 시간이었네요. 전통적인 타로 덱은 일흔여덟 장으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22장의 카드를 베이저 아르카나라고 하며, 나머지 56장은 마이너 아르카나라고 해요. 여기에서 아르카나는 비밀을 뜻하는 단어예요. 메이저 아르카나는 삶의 변화와 크나큰 영향을 불러올 결정 및 경험에 대해 알려주고, 마이너 아르카나는 삶의 일상적인 문제를 다루고 있어요. 마이너 아르카나는 컵, 소드, 펜타클, 완드라고 하는 네 개의 슈트로 나뉘고, 각 슈트는 에이스부터 10까지의 숫자카드와 페이지, 나이트, 퀸, 킹의 궁정카드 등 총 14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이 책의 매력은 각 카드마다 멋진 일러스트와 알기 쉬운 해설이 적혀 있다는 점이에요. 또한 카드 속 숫자마다 흥미로운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서 그 서사가 주는 즐거움이 있어요. 저자는 영웅의 여정이라고 설명해주네요. 모험을 떠난 젊은 영웅이 초자연적인 광야에 떨어지고, 찾고자 하는 보물의 위치를 알아내지만 괴물이 보물을 지키고 있어서 영웅은 괴물과 싸워야만 해요. 이러한 고난을 통해 영웅은 자신의 진정한 모습을 발견하게 되는 거죠. 근데 영웅은 처음부터 완벽한 존재가 아니라 바보라는 점이 흥미로워요. 그래서 영웅의 여정에서 출발점은 바보가 떠나는 여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바보 카드의 숫자인 0은 우주의 잠재력을 품은 알이라고 해요. 융 심리학에서 바보 또는 영웅의 여정은 개인화를 향해 나아가는 영혼의 여정이라고 하네요. 우리가 자신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는 거울이 필요하듯이, 타로카드는 우리가 볼 수 없는 마음 속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요. 숨겨진 욕망과 동기를 탐구할 수 있는 특별한 도구가 아닐까 싶어요. 아무래도 타로의 세계에 푹 빠져버린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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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완벽한 방법
앤서니 맥가윈 지음, 최이현 옮김 / 니케북스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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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딱딱하고 지루하며 어렵다?

왜 어렵게 느끼는 걸까, 생각해보면 철학을 공부해야 할 지식처럼 받아들여서가 아닐까 싶어요.

《개에게 철학을 가르치는 완벽한 방법》은 우리를 철학의 세계로 친절하게 안내하는 입문서라고 하네요.

저자는 개와 산책하듯이 철학 공부도 방향과 범위, 목적에 따라 다양한 경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이야기하네요.

일단 '개'가 등장하는 책치고 재미없기는 힘들다는 점에서 철학의 편견을 살짝 깨뜨려준 효과가 있어요. "개를 제외하면, 책은 인간의 가장 좋은 친구다. 개에 푹 빠져 있으면 독서를 할 수 없다."라고 말한 그루초 막스에게 전적으로 동의해요. 그러니 이 책은 개와 함께라서 더할 나위 없이 좋다고 표현하고 싶네요.

이 책은 서양 철학사를 기분 좋게 산책하는 마음으로 둘러볼 수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핵심만 간추린 철학 수험서가 아니니까 부담 가질 필요가 없어요. 순수한 철학적 사색에 도움을 주는 내용이라고 보면 될 것 같아요. 저자는 우리에게 몬티라는 이름을 가진 몰티즈 테리어 한 마리를 소개시켜주네요. 철학 산책 파트너 몬티와 함께 유명한 철학자들의 사상을 만나볼까요.

첫 산책에서 몬티와 저자는 옳고 그름의 문제를 다루는 철학, 즉 윤리학에 관한 토론을 나누고 있어요. 개와의 대화가 이토록 철학적이고도 재미있을 수 있다니 신기해요. 그동안 철학이 재미없게 느껴졌던 건 너무 진지하게만 접근해서가 아닐까 싶어요. 그러니 좀더 가벼운 마음으로 철학을 대하는 연습을 하면 좋을 것 같아요. 바로 이 책으로 시작해보는 거예요. 이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왜 철학을 공부해야 할까라는 질문을 굳이 할 필요가 없는 것 같아요. 읽으면서 스스로 생각해보면 그 답을 찾을 수 있거든요. 각각의 산책을 통해 철학사상을 알게 되니 조금은 깊이 있는 생각들을 해보는 시간이 된 것 같아요. 도덕과 윤리, 요즘 시대에 가장 필요한 덕목이며 우리 모두가 배워야 할 내용이에요. 엄청 재미있다고 강조할 순 없지만 정말 필요한 내용을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어서 집중할 수 있었네요. 인간이라면 좋은 삶이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배울 필요가 있잖아요. 유익하고 유쾌한 철학 이야기로는 최고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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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일 - 생각을 편집하고 삶을 디자인하다 북저널리즘 (Book Journalism) 93
김담유 지음 / 스리체어스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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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의 일》 은 북저널리즘 아흔세 번째 책이에요.

시대가 변하면서 다양한 직업들이 생겨나고 사라졌어요. 제목을 보면서 궁금했어요. 오늘날 에디터의 일은 무엇일까요.

저자는 출판 노동 당사자로서 정체성을 자각하기까지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는데, 경력의 절반을 회의하는 관찰자로 살았고 나머지 반은 분열하는 주체로 살았다고 해요. 이 책은 편집에 관한 내용이지만 매뉴얼을 아니며, 저자의 자기 고백적 서사라고 볼 수 있어요.

우선 책의 주인공은 저자이며, 그 주인공에게 에디터는 맞춤한 무대를 마련해주고 스포트라이트를 비춰주는 연출자로서 무대 아래를 지키는 역할을 해요. 책이라는 사물을 생산, 창조하기 위해 자신의 물성을 포기하고 기능적으로 움직일 때 성공하는 존재가 에디터라는 거죠. 단순히 저자의 글을 다듬어 책 만드는 역할만이 아니라 '언어-사람-세상'으로 이어지는 관계를 섬세하게 연결해주는 것이 에디터라는 점에서 저자는 에디터로서 한 걸은 더 나아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요.

이 책은 기획과 편집을 업으로 삼고 싶거나 이미 그 일을 하고 있는데 더 오래 지속하고 싶은 사람들을 염두에 둔 내용이지만 근본적으로는 에디터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알리는 데 집중했다고 하네요. 일로서 편집이란 무엇인지, 그 본질을 드러내고자 저자의 편집 경험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늘 책 읽는 사람으로 살아왔던 터러 책을 만들어 온 사람의 이야기가 새롭고 특별하게 느껴졌어요. 세상의 모든 일 가운데 중요하지 않은 건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 각자 자신의 일을 성실하게 잘 해내고 있기 때문에 이 세상이 원활하게 굴러가는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본인의 일 외에 다른 분야에 무관심하다면 이해하고 존중하기 어려울 거예요. 저자는 이 세상에 편집이 없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타격을 입는 쪽은 자연이 아니라 인류일 거라면서 그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어요. 편집은 무질서한 세상에 일종의 방점을 찍는 일이라고 말이죠. 본업을 소중하게 여기는 태도는 매우 바람직해요. 덕분에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 책을 만드는 사람들로 더 커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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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야 : 야 1
묘니 지음, 이기용 옮김 / 메타노블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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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야 : 야》 는 묘니 작가님의 장편 무협소설이에요.

어릴 적에는 <소오강호>, <동방불패>, <동사서독> 등등 중국 무협영화에 푹 빠져서 무림 강호의 세계를 꿈꿨더랬죠.

몸이 안 따라줘서 그렇지, 조금만 운동 신경이 있었다면 무술을 배웠을 거예요. 워낙 현실과는 차별화된 판타지 세계인 데다가 유가사상과 무력의 완벽한 조합이 주는 경이로움이 있었죠. 한동안 잊고 지냈던 무협 판타지의 맛, 묘니 작가님 덕분에 되살아났어요

저자는 《경여년》이라는 작품을 통해 처음 알게 됐는데, 중국의 대표적인 인기 웹소설 작가님으로, 작품 대부분은 드라마로 제작되었어요. 《장야》도 2018년 시즌 1과 2020년 시즌2까지 넷플릭스를 통해 만날 수 있어요. "장야"라는 제목은 "영원한 밤'이라는 뜻이에요. 영원한 밤이 시작되면 멸망의 시대가 시작된다는 예언이 내려오는데, 대당 천계 원년 황야에 기이한 현상이 나타났어요. 그때 도성에는 용맹하기로 소문난 선위 장군 임광원이 억울하게 누명을 쓰고 멸문지화를 당하는데 그곳에서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아이가 있었으니, 바로 주인공 녕결이에요. 그로부터 13년 후 북쪽 변새 위성에 '소벽호의 장작꾼'이라는 별호를 가진 소년 군사가 나타나 만족 마적들을 소탕하는데, 그에게는 상상이라는 이름의 어린 시녀가 있어요. 녕결은 그동안 시녀 상상과 함께 지내왔고 가문의 복수를 위해 도성으로 올라와 서원 입학 시험을 치르게 돼요. 녕결은 피나는 노력으로 서원에 들어가 직계제자가 되고, 상상은 갑자기 알 수 없는 병에 걸리면서 치료 도중 본인도 몰랐던 숨겨진 정체가 밝혀지게 돼요.

주인공 녕결은 설산기해가 통하지 않아 수행 체질을 갖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강한 의지력으로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꾸는 기적을 보여주고 있어요. 누가봐도 불 보듯 뻔한 실패인데 녕결은 끝까지 포기하지 모습으로 감동을 주네요. 오랜만에 읽는 무협소설인데 정말 재미있네요. 역시 묘니 작가님의 작품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군요. 과연 이 흥미진진한 무협 스토리가 어떻게 드라마로 만들어졌을지 궁금하네요.


"... 녕결은 분명 속세의 평범한 사람에 불과한데 왜 이렇게 오래 버틸 수 있는 것인가요?"

"몇 년 전 스승님께서 말씀하신 것이 기억나는구나. 

사람의 의지가 충분히 강하면 하늘도 두려워한다 ......

아마 이 녕결이나는 아이가 바로 그런 의지가 충분히 강한 사람이 아닐까 싶다." (13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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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령 2024-09-17 08: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장야(將夜)는 ‘장수의 밤‘, ‘장군의 밤‘으로 봐야겠는데요. 영원한 밤은 영야(永夜)라고 해야 맞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