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
정여울 지음, 이승원 사진 / 이야기장수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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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가 가슴에 와닿아 눈물이 날 때가 있어요.

그야말로 감동의 눈물 버튼이랄까요. 돌아보면 어떤 말이었는지, 그 내용은 중요하지 않더라고요. 마음이 먼저 반응했으니 말이에요.

《가장 좋은 것을 너에게 줄게》는 아름다운 감동을 주는 책이에요.

이 책은 정여울 작가님이 쓴 글과 이승원 작가님이 찍은 사진 그리고 편집자 이연실님의 손길로 만들어졌어요.

정여울 작가님은 이 책을 "팬데믹의 터널을 건너오며 지난 3년간 쓴 글들 중 '지금 우리 여기에' 필요한 것들로 꾸며본 가슴 따스해지는 이야기의 컬렉션" (6p)이라고 소개하면서 그 어떤 고통과 두려움이 마음을 할퀴어도, 너만 있으면 괜찮다고 느꼈던 순간들을 나누고 있어요. 팬데믹이라는 힘든 시기는 지났지만 우리에겐 또 다른 시련이 다가왔기에, 그때(작년 7월 출간)에도 필요한 책이었지만 여전히 유효한 책이 된 것 같아요.

저자는 특별히 이 책을 아름다운 편집자 이연실님께 바친다고 했어요. 모든 책 뒤에는 반드시 자신의 빛을 애써 가리는 편집자가 존재한다고 말이죠.

솔직히 독자 입장에서는 저자의 언급 없이는 편집자의 존재를 알 수가 없고,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더더욱 모를 수밖에 없어요. 이 책에는 본책 외에 미니북이 같이 있어요. 미니북에는 <우리는 에세이의 끝까지 함께 걸었다>라는 제목이 적혀 있는데, 그 내용은 작가 정여울과 편집자 이연실의 책, 엄마, 우정에 관한 대화가 담겨 있어요. 작가 인터뷰가 아니라 두 사람의 대화집이라는 점이 색달랐어요. 아하, 이러한 진심과 정성으로 책이 만들어지는구나라는 걸 느꼈어요. 작가님의 모든 책을 읽어보진 못했지만 제가 읽었던 작가님의 책들은 늘 감동을 줬어요. 왜 그럴까, 그 이유가 궁금했는데 편집자님과의 대화에서 알게 됐어요. 자신의 문장을 아끼고 아름답게 보살피는 마음이 더해져서 반짝반짝 갈고닦아낸 좋은 문장이 탄생했던 거예요. 그래서 이 책은 제게 있어서 감동 그 자체였다고 전하고 싶네요.



"오늘도 분명 힘든 하루를 버텨낸 당신,

이제 우리의 따스한 눈빛이, 당신을 보자마자 이름도 주소도 묻지 않고

무작정 와락 껴안는 포옹의 온기가 한아름 느껴지시지요?

나만 혼자 이곳에 남겨진 느낌, 완전히 버려진 느낌 때문에 고통받은 적이 있다면,

정여울과 이연실이 함께 정성들여 빚어낸 이 따사로운 환대의 공동체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가장 찬란하고 눈부시게 빛나는 것을,

내 안에서 매일 새롭게 움트는 가장 좋은 것을 

바로 당신을 위해 준비했으니까요." - 정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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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왕생 8
고사리박사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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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왕생》 8권이 나왔어요.

처음부터 궁금했던 질문의 답을 어렴풋하게나마 찾은 것 같아요.

이번 책에서는 자언이 죽기 전의 모습이 살짝 공개되었거든요. 취업준비생의 고단한 일상이라서 마음 한 켠이 무거웠네요.

어쩌다 보니 지금 우리는 너무나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어서...

아직까지 자언의 죽음과 관련된 미스터리와 되살아난 이유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조금씩 안개가 걷히는 느낌이 들었어요. 요즘 불교경전인 대장경 필사를 하면서 마음을 다스리는 중인데 깨달음의 길은 가까운 듯 멀더라고요. 부처를 밖에서 찾는 이에게는 '마음이 곧 부처다'라고 일침을 가하고, 여기에 집착하는 이에겐 '마음도 아니고 부처도 아니다'라고 경고하고, 마음과 부처를 말할 필요가 없는 이에게는 '그 무엇도 아니다'라고 말해주니 중생이 그저 깨달으려는 마음으로 공덕을 닦고 지극정성을 다할 따름인 것 같아요. 자언이가 귀신이 되기 전의 삶을 보면 이십 대 청춘의 싱그러움이라곤 찾아볼 수가 없어요. 당산역 귀신이던 자언이가 네 보살 덕분에 다시 일 년의 삶을 살게 된 것은 선물 같기도 해요. 못다 핀 청춘을 위한 시간이랄까요. 흥미로운 점은 자언이를 곁에서 돕는 도명존자도 어느새 함께 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다는 거예요. 문득 극락이 별 건가 싶더라고요. 어우러져 기쁘고 행복하면 그곳이 극락이지 않을까요. 고통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건 소멸이기에, 우리가 느끼는 삶의 고통은 살아있음의 증거인 것 같아요. 자언이를 괴롭히는 것들, 결국 자언이의 선택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박자언은 착한 아이입니까?

걔를 극락왕생 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214p)


도명존자는 자언이 안에 나쁜 것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충격에 빠졌고, 문수보살님에게 여쭈어보았어요. 최고 지혜의 보살인 문수보살님은 그 존재가 귀신이며 이름은 '마라 파순', 한때 자언이의 안에 잠들어 있다가 완전히 깨어났다고 설명해줬어요. 그러자 도명은 자신이 박자언을 위해 무엇을 하면 되느냐고 물었어요. "네가 해야 할 일은 딱하나다. 자언이에게 잘해줘. 외로운 애잖니. 외로움은 번뇌하는 모든 중생의 본질이고, 그 애는 언뜻 그러한 진리를 체득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 말을 믿어도 좋아. 진리를 깨쳤다고 생각하는 순간이야말로 가장 멍청한 짓을 할 때다. 지혜로운 사람들에게 왜 후회가 많겠니?" (243-244p)라고 말하는 문수보살님은 왠지 스스로에게 하는 얘기처럼, 뭔가 후회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자언이를 되살린 것과 후회 사이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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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를 위한 선한투자의 법칙 - ESG가 돈이 되는 순간 내 인생에 지혜를 더하는 시간, 인생명강 시리즈 17
홍기훈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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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투자를 위한 선한투자의 법칙》은 ESG 투자법에 관한 책이에요.

저자는 디지털 금융 전문가로서 ESG와 윤리를 완전히 분리하여 본질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전 세계적으로 기업의 ESG (환경·사회적 책임·지배구조) 참여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요소가 되면서 투자 의사결정 프로세스에서 반드시 검토하고 고려해야 하는 요인이 되었어요. 이 책에서는 ESG와 투자자, 수익 그리고 경제적 유인에 초점을 맞추어 실제 투자자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어요. ESG 투자의 법칙이란 ESG와 투자 사이에 연결고리를 찾아내어 지속가능한 수익을 창출해내는 생존 전략이라고 볼 수 있어요. ESG는 투자자가 기업에 강제하는 것으로 돈을 벌되 사회적으로 선하게 돈을 벌라는 의미예요. 환경적, 사회적으로 공익의 목적이 있는 ESG 활동이라도 투자라는 형식을 지니면 수익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투자를 위한 준비가 필요한 거예요.

세계 규모의 대기업들은 그린 택소노미에 선제 대응하는 차원에서 RE100을 선언했는데, 여기에 그치지 않고 협력 기업들에게도 RE100 참여를 압박하고 있어요. RE100은 기업들이 지구촌의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하여 기업 내에서 쓰는 전력을 모두 100%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로 공급하겠다는 협약인데, 국내 기업 25곳 중 절반 이상은 재생에너지 구매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어요. 정부 정책 변화와 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이 겹친 게 주된 이유로 거론되고 있어요. 현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목표를 기존보다 낮추면서 기업들에 혼선이 왔는데, 이는 세계적 추세와 정확히 반대로 가는 것으로 국제사회에 약속한 탄소중립 목표를 지키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어요. 더군다나 이전 정부의 국책사업 비리 조사라면서 태양광 사업을 흔들어놨으니 국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위축시켜버렸네요. 정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할 에너지 정책이 거꾸로 가고 있어요.

이 책에서는 기업이 왜 ESG를 필요로 하는지 조목조목 설명하면서 투자 의사 결정의 핵심 요소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ESG는 외부 효과의 내부 비용화, 즉 기업 활동으로 발생하는 환경오염이나 사회에 대한 영향을 경제적으로 기업에 책임을 지우는 것으로 세계적 흐름이기 때문에 이를 벗어난 경제 활동은 앞으로 불가능하다고 볼 수 있어요. 따라서 투자자 관점에서 ESG를 제대로 알아야 ESG라는 도구를 잘 활용할 수 있어요. 저자는 투자자 입장에서 ESG 핵심이 무엇인지, 성공 투자법을 제시하고 있네요. 무엇보다도 저자는 자신을 포함한 소위 ESG 전문가의 조언을 참고하되 비판적 시각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어요.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는 누구의 말이 아닌 본인만의 분석이 우선되어야 한다는 것을 잊으면 안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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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예술을 들일 때, 니체 - 허무의 늪에서 삶의 자극제를 찾는 철학 수업 서가명강 시리즈 32
박찬국 지음 / 21세기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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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이 밥 먹여주냐?"라며 외면하던 때가 있었어요.

표면적으로 틀린 말은 아니지만 철학의 본질을 모르기에 떠들 수 있는 얘기였어요.

지금 우리는 단순히 먹고 사는 문제보다 더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어요. 삶의 고통과 갈등, 허무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내 삶에 예술을 들일 때, 니체》는 서가명강 서른두 번째 책이에요.

이 책은 니체의 <비극의 탄생>을 통해 그의 핵심 사상인 예술철학을 쉽게 풀어내고 있어요. <비극의 탄생>은 니체의 첫 번째 저술이며, 스물여덟 살이던 1872년 출간되었고, 그리스 비극의 기원과 본질을 탐색하는 방식으로 그리스 예술의 역사, 인간과 세계, 그리고 예술의 본질을 탐구했다고 해요. 니체는 선하고 착한 사람이 아니라 강한 인간이 되라고, 강함을 강조하고 있어요. 자신보다 약하고 불리한 위치에 있는 자들에 군림하는 강함은 비겁합이며, 대개 비열하고 위선적인 자들이 권력을 쥔 경우가 많다면서 니체는 권력욕에 불타는 위선자들을 비판했어요. 니체가 말하는 강한 자는 권력을 가진 자들이 아니라 자신보다 동등하거나 더 강한 자들과 겨루려는 자들이며 고난이나 고통을 자신의 성장과 발전의 계기로 삼을 수 있는 자들이에요. 이에 해당되는 명언이 있죠. "우리를 죽이지 않는 것은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14p) , "나를 죽이지 못하는 것은 나를 더 강하게 만든다.",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아모리 파티, 운명을 사랑하라."

<비극의 탄생>은 예술철학 분야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과 칸트의 <판단력 비판>과 함께 세계적인 고전으로 꼽히지만 이해하기 쉬운 책은 아니라고 하네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니체의 심원한 사상을 이해하기 위한 입문서로 적합한 것 같아요. 청년 니체가 쓴 <비극의 탄생>에서는 그리스 비극의 기원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리스 비극은 디오니소스 축제에서 유래했는데, 사람들은 포도주를 마시며 광란과 흥분의 욕구를 표출하며 자신의 개별성에 대한 의식을 상실하고 흥분 상태의 축제 군중으로 스며들어 그들과 하나가 되어버린다고 해요. 그리스 비극은 도취적 음악과 명료한 형식이 혼합된 것으로 니체는 이를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 것으로 설명했어요. 아폴론은 형식, 명료성, 확고한 윤곽, 밝은 꿈으로 건축, 미술, 조각, 서사시처럼 조용히 관조하게 하는 조형예술을 가리킨다면, 디오니소스는 해체, 열광, 황홀, 광란을 상징하며 서정시, 음악, 춤과 같이 감정에 직접적으로 호소하며 우리를 도취에 빠지게 하는 비조형 예술을 가리킨다고 해요. 아폴론적인 것과 디오니소스적인것, 이 두 가지가 조화롭게 합쳐진 예술이 그리스 비극이라는 거예요. 니체의 초기 저술에서 디오니소스적인 것의 개념이 후기 니체로 가면서 디오니소스적인 것뿐 아니라 그 속에 아폴론적인 것마자도 포함하는 영원 회귀의 개념으로 바뀌게 돼요. 니체는 '음악 정신으로부터의 비극의 재탄생'이라는 초판의 제목을 신판에서는 '비극의 탄생 또는 그리스 문명과 염세주의'로 바꾸는데, 그 이유는 자신의 책이 바그너의 음악을 정당화하거나 미화한다고 해석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해요.니체는 바그너의 음악과 당시 독일 정신에 대한 환멸이 컸기 때문에 그리스 문명이 비극을 통해 염세주의를 어떻게 극복하려고 했는지를 말하고자 했어요. 쇼펜하우어의 사상을 철학적 골격으로 삼고 있지만 단순히 답습한 게 아니라 본인만의 독자적인 사상을 전개하고 있어요. 쇼펜하우어는 고통과 악의 원인을 욕망에서 찾았다면, 니체는 허약함에서 비롯된다고 봤어요. 강한 인간은 위대한 것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부딪히는 온갖 장애를 장애라고 여기지 않으며 오히려 그것들과 유희한다는 거예요. 철학의 근본 목표는 고통과 악의 극복이라고 보고 있어요. 우리에게는 고통을 감당할 힘이 있는데, 그 힘은 참된 예술에서 비롯된다는 거예요. 예술 철학의 탄생인 거죠. 니체는 예술이야말로 우리 내면에 잠재된 충만한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보았어요. 그건 우리 역시 알고 있는 사실이에요. 예술 없는 삶, 도저히 상상할 수가 없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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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열림원 세계문학 3
다자이 오사무 지음, 이호철 옮김 / 열림원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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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림원 세계문학 시리즈로 《인간 실격》을 읽었어요.

이미 여러 번 읽은 작품인데 읽을 때마다 다자이 오사무를 떠올리게 돼요. 그는 어떤 인간이라고 해야 할까요.

다자이 오사무의 본명은 쓰시마 슈지이며, 대지주 쓰시마 가문의 11남매 중 10번째, 6남으로 태어났다고 해요. 그는 자신의 집안이 고리대금업으로 부자가 된 신흥 졸부라는 사실에 평생 동안 죄의식과 부끄러움을 느꼈고, 약물중독으로 인한 입원, 동반 자살 시도를 했어요.

《인간 실격》을 발표한 1948년, 연인 야마자키 도미에와 함께 강에 투신해 서른아홉 나이에 생을 마감했어요. 패전을 전후해 일본 사회가 극도로 피폐한 시절에 병약한 몸으로 술병을 끼고 살았던 다자이 오사무는 평생 자신의 존재와 불화했는데 결국 다섯 번째 자살 시도가 마지막이 되었네요.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태어나서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남겼다고 해요.

《인간 실격》은 서문, 첫 번째 수기, 두 번째 수기, 세 번째 수기, 후기로 구성되어 있어요.

첫 번째 수기에서 첫 문장은, "부끄러움 많은 삶을 살아왔습니다." (15p)으로 시작되네요. 부끄러운 사실을 인정한다는 건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 부끄러움을 안다는 건 옳고 그름을 분간할 수 있다는 뜻이고, 부끄러움에 대해 반성을 통해 자아성찰의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지극히 인간다운 모습이라고 할 수 있어요. 유독 '부끄러움'이라는 단어가 가슴에 콕 박히네요. 소설 속 주인공 요조는 본래의 자신을 숨기고 가면을 쓴 채 방탕한 생활을 이어가다가 술과 여자에 빠져 병을 얻고 약물 중독이 되어 정신병원에 끌려가는 신세가 돼요. 다자이 오사무는 자기 자신을 요조라는 인물에 투영하고 있어요. 소설에서 마담은 요조를 좋은 사람이었다고 회상하지만 현실에서 작가는 부끄러움을 끌어 안은 채 멀리 가버렸어요. 누구든지 자신이 무엇을 잘못했는지 모르고, 부끄러움조차 느끼지 못한다면 짐승과 다를 바 없어요. 근데 요즘 부끄러움과 담을 쌓은 자들이 세상을 어지럽히고 있네요. 모든 부끄러움은 진정 부끄러워해야 할 이들의 몫이 되어야 해요. 염치가 없고 뻔뻔스러운 사람들의 얼굴을 쇠로 만든 낯가죽이라고 해서 철면피라고 부르는데, 어째서 그런 철면피들이 더 큰소리 치는 세상이 되었는지 한탄스럽네요. 다자이 오사무는 《인간 실격》이라는 요조의 고백으로

자신의 마지막 말을 남기고 떠났네요. 자살은 결단코 막아야 할 일이지만 시대의 양심이자 부끄러움을 알았던 인간이기에 그의 참회는 깊은 여운을 남겼네요.



"불안이나 공포로써 사람을 위협하는 연놈들은

저들 자신들이 만들어낸 허황된 죄에 억눌려서

죽은 자들의 복수에 대비하자며

자신의 머리로 갖가지 계책이나 꾸미려 들지

(···)

정의가 인생의 지침이라고?

그렇다면 온통 피로 얼룩져 있는 싸움터에

암살하려 드는 그런 칼끝에

무슨 놈의 정의가 깃들겠나?"

(118-11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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