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은 포기하지 않는다 - 극한의 동식물에게 배우는 살아갈 용기
이원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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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귀여운 동물들의 영상을 보고 있으면 그 자체로 힐링이 되더라고요.

왜 그럴까, 아무래도 자연 그대로의 순수함이 주는 기쁨이 아닐까 싶어요.

《자연은 포기하지 않는다》는 극지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동물행동학자 이원영님의 책이네요. 저자는 지난 10년간 남극, 북극, 열대에서 수많은 동식물들을 보면서 그들의 인내와 유연함에 매번 감탄했고, 극한에서 살아남은 생명체에 대한 존경과 감동을 느꼈다고 하네요. 이 책에서는 극한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훌륭하게 살아남은 주인공들을 만날 수 있어요. 귀여운 그림과 그림보다 더 귀여운 실물 사진이 수록되어 있어서 눈이 즐거웠고, 이전에 몰랐던 극한 세계의 경이로움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었네요.

남극의 웨델물범, 턱끈펭귄, 황제펭귄, 남방코끼리물범, 히말리야 상공의 줄기러기, 생존을 위해 함께하는 가창오리, 높은 염분과 파도 속에서도 뿌리를 내리는 맹그로브, 열대우림의 탁한 물속에 사는 전기뱀장어, 어두운 동굴에서 눈 대신 측선으로 미세한 파동을 읽는 멕시칸테트라, 바다거북의 몸에 탑승한 채 바다를 항해하는 콜롬버스게, 느리지만 지구에서 가장 강한 완보동물, 물 한 방울 마시지 않고 사막을 견디는 캥거루쥐, 바다와 하늘의 경계를 넘나드는 날치, 딸깍 소리로 주변을 감지하는 향유고래, 북극에 사는 북극곰과 얼음 땅에서 자라는 작은 나무 북극버들의 이야기는 굉장히 놀라웠네요. 저자의 말처럼 "생명은 항상 답을 찾는다는 것. 그리고 그 방법은 늘 내 상상을 뛰어넘는다." (7p)라는 표현에 공감했네요. 힘들다고 포기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자신만의 생존 전략을 찾아낸다는 점에서 경외심을 느꼈어요. 살아 있다는 건 그야말로 기적 같은 일인 것 같아요. 특히 완보동물은 몸길이가 1밀리미터가 채 되지 않을 만큼 작아서 육안으로는 볼 수 없고, 현미경을 통해서야 꼬물꼬물 걷는 모습을 볼 수 있는 작은 동물인데 지구의 극한 환경은 물론이고, 우주 환경에서도 버틴 기록이 있다고 해요. 핵심 전략은 환경 스트레스가 닥치면 '툰 tun'이라고 불리는 상태로 들어가 대사를 극단적으로 낮추고, 머리와 다리를 오므려서 몸을 주름지게 줄여 수분 손실을 최소화한다고 하네요. 타고난 강인함이 아니라 조건에 따라 움츠릴 줄 아는 지혜, 이것이 불확실한 시대에 흔들리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생존 비법이 아닌가 싶어요. 포기하지 않는 극한의 동식물을 통해 힘과 용기를 얻었네요. 무엇보다도 귀여운 물범과 펭귄의 모습은 보고 또 봐도 기분 좋아지는, 제겐 비타민 같은 존재네요. 그래서 이 책은 곁에 두고 지칠 때마다 펼쳐볼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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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
황세연 지음 / 북다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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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범죄 없는 마을에서, 범죄 없는 마을 시상식 직전에 살인 사건이 벌어졌어요.

대개는 누가 죽였는가에 초점을 맞추게 되는데, 이번 이야기는 전혀 다른 방식의 미스터리를 보여주고 있어요.

황세연 작가님의 《내가 죽인 남자가 돌아왔다》는 2018년 제6회 교보문고 스토리공모전 대상 수상작인데, 2025년 완전 개정판으로 돌아왔네요.

아이엠에프의 고통이 한창이던 1998년, 열여섯 번째 '범죄 없는 마을' 현판식 직전에 일어났던 전대미문의 괴이한 살인 사건에 관한 이야기예요. 칠갑산 아래 시골 마을 중천리에는 달랑 여섯 가구가 모여 살고 있어서 이웃집 속사정까지 죄다 알고 지내는데, 한밤중에 일어난 살인 사건으로 인해 동네 사람들이 전부 공범으로 얽히게 되네요. 정말 이상한 것은 누가 누굴 죽였는지는 명확한데 이후 벌어진 일들은 그 실체를 알 수 없다는 거예요. 도대체 왜 죽은 남자는 여기저기에서 등장하는 걸까요. 각자의 목적으로 마을을 찾아온 최은석과 조은비는 저수지 방류로 이틀간 마을에 머물게 되면서 살인 사건에 감춰진 비밀들을 밝혀내는데, 그 과정이 무척 흥미로웠네요. 누가 죄인인가, 잘잘못을 가리는 일보다 무엇 때문에 그럴 수밖에 없었느냐를 주목하게 되었네요.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의 삶이란... 가까이 보면 비극, 멀리서 보면 희극이네요.

"정말 기묘한, 아니 괴기한 사건이죠? ··· 사고사가 아니라 진짜 살인 사건일까요?

정말 이 동네에 사이코패스 같은 살인법이 돌아다니고 있을까요?"

"그걸 내가 어떻게 알겠습니까. 나는 믿어요? 혹시 내가 살인범일 수도 있다는 생각은 안 해보셨습니까?"

"예에에?" 조은비가 기겁했다.

"내가 어젯밤 이 동네에 와서 신한국씨를 죽인 뒤 오늘 아침에 태연히 나타나 형사 노릇을 하는 것일 수도 있잖습니까?"

"그렇지 않아도 심장 떨리는데 무서운 농담 하지 마세요. 그런 분이 급류에 뛰어들어 목숨을 걸고 날 구했겠어요?"

"사건 현장에서 보면 천사와 악마는 백지 한 장 차이입니다. 평소의 천사가 어떤 이유로 악마가 되기도 하고, 악마가 평소에는 천사의 얼굴을 하고 있기도 하죠." (228p)

동네 사람들의 이름, 처음엔 우스꽝스럽게 느껴졌는데, 마지막 장면에서는 숙연해졌네요. 3년 키운 소를 장날에 팔고 온 소팔희와 그녀의 조카 황은조, 우태우 이장과 부인 한돈숙, 읍내에서 식당을 하는 왕주영, 박달수 노인과 아들 박광규, 연못집의 양식연과 그의 아내 전수지, 아들 양동남, 골칫거리 술주정꾼 신한국... 이들 중 단 한 사람을 제외하고 범죄 없는 마을 새 현판 앞에 나란히 서서 기념 촬영을 했네요. 빛바랜 흑백 사진 속에 살인 사건의 진실이 담겨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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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일수록 작은 목소리로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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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마마 최고! 잔잔하면서 따스한 울림을 주는 힐링 그 자체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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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일수록 작은 목소리로
모리사와 아키오 지음, 이수미 옮김 / 문예춘추사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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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잔잔하게 밀려오는 감동이 때로는 더 크게 와닿는 것 같아요.

《소중한 것일수록 작은 목소리로》는 모리사와 아키오 작가님의 감성힐링 소설이네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인물들이 '히바리'라는 작은 바와 '사브'라는 헬스클럽에서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예요. 이들 중에 곤다는, 평범하다고 말하기엔 너무나 눈에 띄는 존재인데 외적인 요소뿐 아니라 내면적으로도 특별한 인물이네요. 굳이 자세한 설명은 생략할게요. 일단 이 소설을 읽다 보면 곤다의 놀라운 면들을 속속 발견하게 될 테니까요. 암튼 곤다는 헬스클럽 바로 옆에 있는 전철역 근처 뒷골목에서 '히바리'라는 작은 술집을 운영하는데, 운동을 끝낸 뒤부터 해 뜰 무렵까지 카운터를 지키고 있네요. 헬스장 친구들이나 술집 손님들은 친밀감을 담아 '곤마마'라는 별명으로 부르고 있는데, 그만큼 친해져야 곤다가 사용하는 농밀하고 끈적이는 어휘와 표현들을 재미있게 웃어넘길 수 있어요.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니거든요. 보이지 않는 내면이 더 아름답고 멋진 곤다, 곤마마 덕분에 웃을 수 있었고, 그 마음 씀씀이에 감동했네요. 어쩐지 판타지 세계에서 현실로 급히 오느라 변신 마법에 오류가 생긴 게 아닐까라는 상상을 해봤네요. 사람들의 아픈 마음을 어루만져주는 치유의 요정!

곤다는 가게 간판을 걸지 않고, 입구 벽에 'Bar 히바리'라고 적혀 있는 엽서 정도 크기의 플라스틱판을 붙여 놓았어요. 거의 눈에 띄지 않게 말이죠. 다들 이렇게 작으면 잘 안 보일 거라고 걱정하니까, "괜찮아요. 소중한 것일수록 작은 목소리로 속삭여야 하거든. 그래야 상대 마음 깊숙이, 정확하게 전달되니까. 간판도 마찬가지죠." (39p) 라고 말했는데, 그게 곤다 자신을 이야기하는 것처럼 느껴졌어요. 늘 진심으로 사람들을 대하는 곤마마는 작은 목소리로 모두를 기쁘게 하고, 자신도 기쁘게 사는, 진짜 거대한 사람이네요. 큰 사람의 작은 목소리가 따뜻하고 깊은 울림을 주네요.



최악.

이 최악의 세계를 만든 어른들이야말로 무엇보다 최악이라는 사실은 중학생 때 깨달았다.

어른이란, 표정 하나 바꾸지 않고 하양을 까망이라고 했다가 어느 날 갑자기 회색이라 말할 수 있는 동물이다.

더 웃기는 건 그 모순에 대해 지적하면 '사회란 원래 그런 거야'라며 마치 모든 걸 다 안다는 듯 충고한다는 사실이다.

... 부모도 친척도 교사도 정치가도 직장인도 연예인도 인터넷상에 악플을 다는 무리도, 모두 하나같이 최악이다.

하지만 고등학생이 된 뒤로 한 가지 신선한 발견을 했다. 이런 최악의 세상에도 때로는 예외가 있다는, 나쁘지 않은 발견이었다.

헬스장에서 만난 ... 다른 최악의 어른들과는 근본적으로 뭔가가 달랐다. 뭐랄까, '냄새'가 다르다. 바보스럽긴 해도 거짓이 없다고 말하면 좋을까? 주위 어른들이 모두 하양을 까망이라 해도 그들만은 틀림없이 '하양은 하양이지'라며 크게 웃을 것 같다. 그들과 함께하는 헬스장이라는 공간은 이 세상에서 유일하게 외톨이가 아니어도 되는 곳······ 슌스케에겐 마음속의 '가정'이었다. (130-132p)


"내가 말할게. 럼콕의 의미는······."

"'좀 더 의욕적으로!'란 의미죠. 모두 고마워요. 정말 너무너무 사랑해. 그럼, 건배!"

"건배!"

럼콕은 다른 말로 '쿠바 리브레'라고도 한다. 같은 술이라도 이 이름으로 부르면 조금 의미가 달라진다. 쿠바가 스페인에게서 독립을 쟁취한 날을 축하하는 의미로 '자유'나 '혁명'을 상징하는 술이 된다.

자유, 혁명, 그리고 좀 더 의욕적으로! (32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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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에 읽는 천자문 - 흔들리는 삶의 중심을 잡아주는 천년의 지혜
허경진 지음 / 빌리버튼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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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문 속에 담긴 삶의 지혜와 철학을 배우는 시간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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