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호크니
사이먼 엘리엇 지음, 장주미 옮김 / 마로니에북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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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한 화가들,

그들은 왜 유명할까요.

예술 분야를 좀 아는 사람들은 나름의 이유를 설명할 테지만 뭘 모르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이슈로 받아들일 때가 많아요.

"2018년 11월 16일 목요일, 뉴욕에 있는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1972년 작 <예술가의 초상 (두 인물이 있는 수영장)>이 7,030만 파운드(9,030만 달러)에 낙찰되면서 데이비드 호크니는 당시 세계에서 작품이 가장 비싸게 팔린 생존 작가가 됐다." (8-9p)

도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이토록 엄청난 금액의 가치가 매겨졌는지 궁금했더랬죠. 현존하는 화가 중 가장 비싼 그림을 그리는 현대 미술의 거장 데이비드 호크니, 그가 누구이며 어떤 예술 세계를 지녔는지 궁금한 이들을 위한 책이 나왔어요.

《그림으로 보는 호크니》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인생과 예술 세계를 담아낸 그래픽노블이에요.

이 책의 매력은 인간 호크니의 삶을 통해 그의 작품 세계까지 이해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처음으로 데이비드는 그를 사랑해주는 상대를 사랑했다. 이 행복한 현실은 그의 미술에 실현됐다. 그는 진짜 수영장, 진짜 사람, 진짜 사랑을 그리기 시작했다." (66p) 한 인간으로서, 예술가로서 진실한 사랑의 힘은 강력한 것 같아요. 그러니 사랑을 잃었을 때의 상실감이란 이루 말할 수 없는 고통이겠지요. 사랑이 주는 행복과 고통은 한몸처럼 붙어 있어서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는 것 같아요.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데이비드는 예술가의 열정과 끈기로 왕성하게 작품 활동을 해왔고, 그 작품들이 미술계에 대단한 영향을 미쳤을뿐 아니라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은 거예요. 80대의 나이에도 다작을 하고 있는 데이비드는 예술 작품으로 우리에게 놀라운 메시지를 전하고 있어요. "태양 혹은 죽음을 오랫동안 바라볼 수 없음을 기억하라." (202p) 가장 인상적인 내용은 2021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팬데믹이 진행 중일 때 그가 전하는 희망의 메시지이며 런던, 뉴욕, 로스앤젤레스, 서울, 그리고 도쿄를 포함해 세계 곳곳에 있는 화면을 송출됐는데, 아이패드로 만든 아름다운 해돋이 영상과 함께 다음 메시지로 마무리됐다고 하네요. "우리는 예술이 필요하고, 예술이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스트레스란 무엇인가? 미래에 일어날 일에 대해 걱정하는 것이다. 예술은 지금 벌어지는 것이다." (203p) 사람마다 예술 작품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고, 감상이 다를 수 있겠지만 데이비드 호크니가 전하는 메시지, "LOVE LIFE 삶을 사랑하자!" (220p)는 전적으로 동의할 거예요. 누구보다 오랫동안 예술을 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해줄 수 있는 가장 멋진 인생 조언이라고 생각해요. 진짜 뼛속까지 예술가답네요. 지금 이순간이 우리에겐 빛나는 예술이며, 삶은 고통스럽지만 아름다운 예술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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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것으로 좋았습니다 - 나태주의 일상행복 라이팅북
나태주 지음 / 열림원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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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란스러운 마음을 달래보려고 시집을 펼치네요.

시를 읽다 보면 시인의 마음 속으로 스며들 수 있거든요. 제가 좋아하는 시인들 중 한 분의 책이 나와서 반가웠어요.

《오늘도 이것으로 좋았습니다》 는 나태주 시인의 일상행복 라이팅북이라고 하네요. 나태주 시집에 필사노트를 합쳐 놓은 특별한 책이네요. 올해는 풀꽃 시인 나태주 등단 55주년이 되는 해라서 이를 기념하여 열림원에서 읽고 따라 쓸 수 있는 라이팅북을 출간한 것이래요. 요즘 우리는 '보는' 것에 치중하느라 '읽고 쓰는' 일이 소홀해진 것 같아요. 그게 뭐 대수인가 싶겠지만 '읽고 쓰는' 일이 줄어들수록 마음을 돌보는 시간도 적어지더라고요. 늘 맑고 아름다운 언어로 시를 쓰는 나태주 시인의 시집은 지치고 힘든 마음을 위로하기에 참 좋은 것 같아요. 토닥토닥 달래는 손길에 움츠러든 어깨가 펴지듯이, 어느새 마음이 따스한 온기로 가득 채워지는 느낌을 받네요.

시집의 제목은 시인이 우리에게 전하는 말이에요. "오늘의 일은 오늘의 일로 충분하다. 너, 너무도 잘하려고 애쓰지 마라." (5p)  첫장, '1'이라는 숫자 아래에 "통통통 가볍게 살아가주길 바라요"라는 문장이 화사한 분홍 글씨체로 적혀 있어요. 첫 번째 시 <그 아이>를 읽으면서 올해의 결심을 했네요. "겉으로 당신 당당하고 우뚝하지만 / 당신 안에 조그맣고 여리고 약한 / 아이 하나 살고 있어요 / 작은 일에도 흔들리고 / 작은 말에도 상처받는 아이 / 순하고도 여린 아이 하나 살고 있어요 / 그 아이 이슬밭에 햇빛 부신 풀잎 같고 / 바람에 파들파들 떠는 / 오월의 새 나뭇잎 한 가지예요 / 올해도 부탁은 그 아이 / 잘 데리고 다니며 / 잘 살길 바라요 / 윽박지르지 말고 / 세상 한구석에 떼놓고 다니지 말고 / 더구나 슬픈 얘기 억울한 얘기 / 들려주어 그 아이 주눅 들게 하지 마세요 / 될수록 명랑하고 고운 얘기 밝은 얘기 / 도란도란 나누며 걸음도 자박자박 / 한 해의 끝 날까지 가주길 바라요 / 초록빛 풀밭 위 고운 모래밭 위 / 통통통 뛰어가는 작은 새 발걸음 / 그렇게 가볍게 살아가주길 바라요." (14-16p)

시집을 펼쳐 왼쪽에 적혀 있는 나태주 시인의 시를 오른쪽 여백에 따라 쓰면서 마음이 평온해졌어요. 시를 눈으로 읽어도 되지만 소리내어 읽으면 훨씬 더 마음에 와닿더라고요. "통통통"이라고 말하는 순간, 작은 공이 마음 안에서 튕기듯이 덩달아 들썩들썩 즐거워지네요. 마법의 주문처럼 "통통통" 소리내는 것만으로도 느껴지는 경쾌함, 온전히 마음을 열면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네요. 시인의 시가 나에게로 와서 내 마음이 되어버렸네요. 작고 예쁜 시집이라서 가방에 쏙 넣어 다닐 수 있어요. 힐링이 필요한 순간, 언제든지 읽고 쓸 수 있어요. 하루를 끝내며 잠들기 전, 그때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어요. 오늘도 이것으로 좋았습니다,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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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을 이루어주는 섬
유영광 지음 / 클레이하우스 / 202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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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꿈, 눈 감고 잠들어야 꾸는 꿈 말고 진짜 꿈이 뭘까요.

너무 오랫동안 잊고 있었네요. 사실 아예 사라진 줄 알았어요. 그러다가 이 책을 읽으면서 마음 어딘가에서 두둥두둥 울리는 소리를 들었어요.

《소원을 이루어주는 섬》은 유영광 작가님의 장편소설이에요. 소설보다는 동화에 가까워요. 어른들이 읽어야 할 동화, 아마도 먼저 읽은 사람들은 공감할 거예요. 판타지 모험 이야기가 결국 우리 자신에 관한 이야기였다는 걸 말이죠. 어릴 때 재미있게 읽던 동화가 어느 순간 시시해지면서 철이 든 줄 알았는데 동심이 있어야 할 자리에 의심, 불신, 시기, 질투, 미움, 욕심... 온갖 나쁜 감정들을 채우고 살았네요. 세상 물정을 모르는 아이라서 웃었던 게 아니라 꿈과 희망을 품고 있어서 행복했던 건데 그 동심을 사그리 잊고 지냈던 거죠.

이 소설은 앞을 볼 수 없는 소년 폴이 난쟁이 노인 할과 날개 잃은 천사 브룬델(프랫) 그리고 팔 잃은 기사 제이콥과 함께 소원을 이루어주는 섬으로 함께 가는 여정을 보여주고 있어요. 첫 장에는 '소원을 이루어주는 섬'으로 갈 수 있는 지도가 그려져 있는데, 우리 마음 속 내면 세계를 보여주는 것 같아서 흥미로웠어요. 소설 속 인물들은 각자 원하는 소원을 이루고자 머나먼 여정을 시작했어요. 방황의 성에서 출발해 경쟁의 길을 지나 공허의 언덕을 넘으면 외로움의 산 속에 있는 자아의 동굴에서 꿈의 요정을 만나고, 불안의 숲을 지나 꿈의 오두막에서 잠시 머무르고 절망의 계곡 위에 놓인 믿음의 다리를 지나 희망의 신전에서 용기의 천사를 만난 뒤, 용기의 바위, 좌절의 늪, 의심의 마을, 고난의 들판, 생각의 나무, 슬픔의 강, 평화의 목장, 상처의 덤불, 기다림의 사막을 통과하면 드디어 마지막 관문이 남아 있어요. 바로 쾌락의 바다, 여기를 건너야 행복의 섬으로 갈 수 있어요. 제일 먼저 들려준 이야기, 행복의 여신이 인간의 마음에 심어준 '꿈'과 '용기','사랑'이 희망을 잃지 않게 만든 힘이었는데, 행복의 여신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에 질투심 많은 불행의 여신이 '걱정', '불안', '미움', '원망', '후회' 등을 만들어 인간이 가지고 있던 꿈과 용기를 빼앗고, 사랑마저 뺏으려는 찰나에 행복의 여신이 돌아왔다는 것이 인간이라서 겪는 모든 감정들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그래서 이야기의 힘은 놀랍고 멋진 것 같아요. 꿈 같은 동화 이야기 속으로 들어가 마음의 위로를 얻고 꿈과 희망을 찾게 됐으니 말이에요. 사랑으로 충만해진 마음에 딱 한 방울의 용기만 더해지면 될 것 같아요.


"삶이란 말이다, 누군가가 너에게 준 선물 같은 거란다.

그건 워낙 여러 겹으로 쌓여 있어서, 선물을 완전히 풀어보기 전까지는 그게 어떤 것인지 아무도 알 수 없지.

지금은 구겨진 겉모습만 보이더라도, 언젠간 네가 받은 선물의 진짜 모습과 의미를 알 수 있는 날이 찾아온단다." (3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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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면의 자유를 위한 상처 떠나보내기
권혜임 지음 / 두드림미디어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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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머릿속에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한 생각은 무엇일까요.

그 생각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진짜 주인이라면 나 자신을 위해 어떤 생각을 해야 할까요. 나는 누구인지, 어떤 삶을 원하는지 알아야 그에 맞는 생각을 갖게 되는 것 같아요. 책 제목을 보면서, '자유'라는 단어가 눈에 띄더군요. 자유롭게 자신이 원하는 것을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내면의 자유를 위한 상처 떠나 보내기》는 권혜임 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내면의 성장을 위해 책 쓰기 수업을 받았고, 책을 쓰는 동안 자신도 몰랐던 본인의 모습을 알게 되었다고 하네요. 마음의 상처가 깊을수록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기 어렵고, 그 마음을 감추다보면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책 표지에 "나를 괴롭히는 것은 나 자신이다! 우리가 삶을 반복하는 이유는 내 문제를 회피하기 때문이다." 라는 문장이 적혀 있는데, 이것이 저자가 인생에서 체득한 교훈이었고, 이 책에 담긴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저자는 자신이 살아온 세월을 덤덤하게 풀어내고 있어요. 외롭고 힘들고 아팠던 순간들을 기록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에요. 단순히 회상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그때의 기억들을 다시 끌어내어 글로 적는 과정은 단단한 마음 없이는 어려운 일이에요.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그 상처를 드러내는 용기가 필요해요. 솔직하게 용기를 내어 자신의 상처와 마주하는 일, 그것이 시작인 것 같아요.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고 생각해요. 수많은 인생 중 소중하지 않은 인생이 없으니, 우리는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감사하며 살아가야 할 것 같아요.

"행동하는 순간 두려움이 사라졌다. 그때가 삶을 바꾼 결정적 선택이었고, 두려움을 넘어설 수 있었던 시도였고, 결과였다. 자신 없는 발걸음을 한 발짝을 떼면서 미래가 바뀌었다. 선택의 기로에서 답이 없어 보이고 길이 안 보일 때 내 마음이 향했던 곳, 내 내면이 원했던 곳으로 자신이 없더라도 한 발짝을 떼어보니 저절로 길이 보였고 그 길을 따라왔다. 뒤돌아보면 모든 것이 꿈처럼 느껴졌고 내가 과연 그러한 일들을 겪어왔는지 의심될 정도로 모든 것이 아스라이 사라져가는 기억이다. 한순간의 꿈처럼 느껴진다. 결국 모든 것은 지나가고 영원하지 않다. 남은 것은 경험과 깨달음이다." (2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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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 - 2024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 수상작
리사 리드센 지음, 손화수 옮김 / 북파머스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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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어떻게 늙어가야 하나, 혼자 힘으로 생활하기 어려워지는 순간이 온다면...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먼 나라 얘기처럼 들렸고, 굳이 생각할 필요를 못 느꼈어요. 근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진지하게 생각해봤어요. 단순히 노후에 관한 걱정이 아니라 관계의 문제들을 자각하는 계기였네요.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들, 정말 중요한 것은 따로 있었네요.

《새들이 남쪽으로 가는 날》은 리사 리드센 작가의 소설이자 데뷔작이라고 하네요. 스웨덴 작가의 첫 작품이 스웨덴뿐 아니라 덴마크, 노르웨이 등 북유럽 여러 국가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하고, '2024 스웨덴 올해의 도서상' 수상, 전 세계 32개국 판권 계약이 되었다는 건 굉장히 놀라운 일이에요. 근데 소설을 읽고 나니 충분히 그럴 만한 작품임을 인정하게 됐어요.

이 소설은 누구나 공감할 수밖에 없는 가족, 부모와 자녀 사이, 인간 관계, 사랑과 우정, 늙음과 죽음, 고립, 아름다운 이별 등등 보편적인 소재를 통해 우리 자신을 돌아보게 만드네요. 말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이 있어요. 마음을 보여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상상을 하곤 하는데, 그만큼 제대로 표현하지 못해서 힘들기 때문이에요. 가족은 특히 가까워서 먼, 사랑하지만 미운 관계가 아닐까 싶어요. 작은 오해가 쌓이다 보면 나중엔 벽이 되어 아무것도 볼 수 없는 지경이 되니까요. 소설 속 인물들, 대개 주인공의 입장에서 몰입하게 되는데 이 이야기는 인물들 간의 관계를 주목하게 되네요. 나와 너, 각자의 시선에서 바라볼 때 전혀 다른 풍경이 그려져서 다양한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었네요. 그러다가 문득 너무 늦으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의 경고등이 울렸어요.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해주고 싶은 말이 뭘까를 생각했고, 그 말을 꼭 오늘 해줘야겠다고 다짐했어요. 진짜로 더 많이 웃고, 더 자주 안아주고, 사랑한다고 말할 거예요. "너도 알다시피 난 네가 자랑스럽단다." (449p) 이 말을 좀 더 일찍 했더라면 어땠을까, 그런 후회가 없도록 진심을 다해 표현하고 싶어요. 훌훌 가벼운 마음으로 떠날 수 있게, 주어진 오늘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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