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나무여행 - 나무를 찾아가는 여행 52 주말이 기다려지는 여행
고규홍 글.사진 / 터치아트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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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야, 보고 싶다!

<주말이 기다려지는 행복한 나무 여행>이라는 책 제목을 보는 순간, 보고 싶은 나무가 떠올랐다. 그 동안 까맣게 잊고 있었다.  어릴 적 살던 집 마당의 라일락 나무인데 내게는 오랜 친구 같은 존재였다. 라일락 꽃으로 장식도 하고, 잎사귀에 편지도 쓰고 가끔은 나뭇가지에 줄을 걸어 놀았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지금도 라일락 꽃 향기를 맡으면 그 때 그 시절이 떠오른다. 

이 책은 우리나라 곳곳에 있는 아름다운 나무들을 52개 코스로 만들어 260 그루의 나무를 소개하고 있다. 저마다 나름의 사연과 이야기를 가지고 있어서 그냥 떠나는 여행보다는 나무 여행만의 운치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몇 백년 동안 한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나무야말로 이 땅의 진정한 주인이며 살아있는 역사라 할 것이다.  알면 알수록 보고 싶어지는 나무를 찾아 떠나 볼까?

 

나무야, 정말 멋지다!

소개된 나무들 중에서 직접 본 것은 양평 두물머리 느티나무뿐이다. 4백 년이나 된 '할배 나무'를 가까이서 봤을 때도 웅장하고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멀리서 찍은 전체 사진을 보니 더욱 멋지다.  지리산에 위치한 금대암 전나무는 우뚝 솟은 모습이 강인해보인다.  천연기념물 제 188호인 익산 신작리 곰솔은 전라도와 충정도의 경계선 부근이라  두 지역의 화합과 평화를 위해 제를 올렸다고 한다 . 순천 천자암 곱향나무는 천연기념물 제 88호로서 제자가 스승에게 공손히 절하는 모습처럼 보여 무척 신기하다. 반드시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나무만 멋진 것은 아니지만 사진만 보더라도 그 멋과 아름다움에 절로 감탄하게 된다. 나무 여행은 나무뿐 아니라 근처에 가볼만한 유적지도 돌아볼 수 있도록 자세한 설명과 지도가 곁들여져 있다. 그 중 김삿갓이 극찬했다는 아름다운 절경의 물염정과 흥미로운 전설을 지닌 구례 천은사를 꼭 가보고 싶다.

 

나무는 소중해!

에전 같으면 마을 어귀마다 있었을 아름드리 나무들인데 이제는 무관심 속에 방치되거나 훼손된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나마 천연기념물이든, 지방기념물이든 지정하여 보호하지 않으면 사라질까봐 걱정스럽다. 과거의 당산 나무처럼 신성하게 여기며 치성을 드릴 수야 없겠지만 적어도 나무의 소중함을 잊지는 말아야겠다. 우리의 조상들은 자식을 낳으면 나무를 심었다. 오랜 세월 정성으로 키워내는 자식처럼 나무를 심고 보살피는 일은 우리 삶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일이다. 사람과 나무가 더불어 사는 일, 그것이 이 땅을 지키며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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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아이 엠 - 모르고 살아온 나의 정체성을 찾기 위한 셀프 인터뷰
미카엘 크로게루스.로만 채펠러 지음, 김세나 옮김 / 시공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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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세상에서 가장 잘 알아야 할 첫 번째 대상은 바로 '나'라는 것. 


이 책은 미완성이다. 왜냐하면 수많은 질문만 적혀 있을 뿐, 대답이 안 적혀 있기 때문이다.
질문이란 모르는 것들을 알기 위한 과정이다.  매우 단순해 보이는 질문조차 '나'를 향해 던져보니 잠시 머뭇거리게 된다.
'나'는 '나'라는 존재를 얼마만큼 알고 있는 걸까?  새삼 '질문이 이토록 중요한 거였구나.'라고 깨닫는다.
그래서 위대한 철학자 혹은 현자는 질문을 통해 가르침을 주었나보다.
이 책의 탄생은 의외로 단순하다. " 왜 아무도 자신에게는 질문하지 않죠?" 라는 누군가의 질문에서 시작된 것이다.
마치 어른들을 위한 일기장 같기도 하고, 나만의 자서전 같기도 하다. 유명하거나 대단한 업적을 이룬 사람만 인터뷰하는 것이 아니라 평범한 우리 자신에게 인터뷰를 해보는 것이다. 그러면 몰랐던 자신의 내면을 발견하는 기회가 될테니까.
정말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은 책과 예쁜 연필이 함께 포장되어 있어서 어디든 가지고 다닐 수 있다. 오랜만에 연필로 뭔가를 적다보니 마음까지 새롭다. 나를 향해 질문한다는 자체가 처음에는 낯설지만 점점 뿌듯해진다. 뭔가 나 자신이 소중해지는 느낌이 든다. 그냥 막연히 생각했던 것들을 직접 글로 적다보니 특별한 기록이 된 것 같다. 솔직히 적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질문도 있어서 살짝 건너뛰기도 한다. 이 책을 어떻게 사용하느냐는 각자 읽는 사람의 자유지만 다른 건 몰라도 필기 도구는 꼭 연필이어야 할 것 같다. "사랑은 연필로 쓰세요. 쓰다가 쓰다가 틀리면 지우개로 깨끗이 지워야 하니까~~" 라는 옛날 노래처럼, 부담없이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적었다가 지울 수 있어야 한다.  '나'라는 존재를 일정한 틀에 가두지 말고 자유롭게 바라보기 = 연필
그런 면에서 이 책은 특별하다.  똑같은 질문이라도 사람마다 다르고, 똑같은 사람이라도 세월따라 대답이 달라질테니까, 세상에서 오직 하나뿐인 책이 될 것이다. 왠지 이 책 한 권이 '나'와 '내 삶'을 보여주는 지도가 될 것 같다.
"당신은 어떤 사람입니까? 혹은 당신은 어떤 삶을 살고 있습니까?" 라고 누군가 묻는다면 이 책 속에 그 답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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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미스터리 - 한국전쟁, 풀리지 않는 5대 의혹
이희진 지음 / 가람기획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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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알고 있는 한국전쟁이란 1950년 6월 25일 북한 공산군이 남북군사분계선이던 38선을 넘어 불법 남침하여 벌어진 전쟁이다. 올해로 625전쟁 60주년이다. 과연 우리는 이 전쟁에 대해 얼만큼 제대로 알고 있을까?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현대사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625전쟁을 제대로 알고 싶다는 생각때문이다. 부모님 세대의 아픈 과거이며 우리 민족에게는 최대 비극인 한국전쟁은 단순히 지난 역사로 잊혀져서는 안 된다. 그 이유는 분단 배경의 미스터리, 의문의 38선, 전쟁 개시와 의혹을 보면 알 수 있다. 한국전쟁은 끝났지만 그 전쟁으로 인한 후유증은 아직 남았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미국이 아니었다면 한반도는 어떻게 되었을까?  역사에 만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하지만 우리의 현대사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다. 한국전쟁은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나?  여기서도 언급되었던 민간인 학살과 관련된 문제를 보더라도 한국전쟁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우리 민족에게 크나큰 고통과 상처를 주었다. 그런데도 우리는 미국의 지원으로 대한민국을 수립했고 경제적 발전을 이루었다고 말할 수 있을까?  인천상륙작전을 성공한 맥아더 장군은 한국전쟁의 영웅일까?  일제 시대를 거쳐 해방 이후 한국전쟁, 그리고 남북의 분단 후 미국과의 관계를 보면서 씁쓸하기만 하다. 이 책은 한국전쟁에 관한 의혹들을 이야기하지만 근본적으로는 한국 현대사가 지닌 모순과 왜곡에 대해 이야기한다. 과연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얼마나 제대로 알고 있으며 알고자 노력하는가?  학교에서 배운 한국 현대사만으로는 제대로 알 수 없다. 새삼 역사의 중요성을 떠올리게 된다. 우리나라는 과거 역사의 잘못을 제대로 바로잡지 못했기 때문에 삐걱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역사를 모르고서는 오늘을 제대로 살 수 없다. 솔직히 이 책에서 말하는 <625 미스터리>는 그리 놀라운 사실들은 아니다. 다만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집중조명함으로써 우리의 현재를 돌아보는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아는 것이 미래를 여는 희망이 아닐까? 역사는 늘 보여지는 결과 이면의 진실이 존재하는 것 같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의혹이 풀리기보다는 오히려 더 많은 의문점들이 생긴 것 같다. 역사를 바라볼 때 단순한 감상을 벗어나, 좀더 현명한 역사적 인식이 필요한 것 같다. 안타깝지만 반드시 알아야 할 한국현대사, 그리고 625 한국전쟁에 관한 진실이 이 책 속에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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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신의 머리일까?
차무진 지음 / 끌레마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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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뜩한 표지와 호기심을 자극하는 제목이 눈길을 끈다. 이 책은 역사적 상상력을 통해 탄생한 허구의 이야기지만 꽤 설득력있게 다가온다. 읽는 내내 우리의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다시금 깨닫는 기회였다. 단순히 역사 미스터리라기보다는 철저하게 우리를 짓밟으려했던 일본의 만행을 밝혀내는 과정처럼 느껴진다.

이야기는 현재로부터 시작하여 1923년 과거로 돌아간다. 경주 왕릉 마을에는 김유신의 묘를 지키는 봉우당과 김인문의 묘를 지키는 유곡채라는 두 가문이 살고 있다. 주인공 법민은  유곡채의 둘째 아들로 일본 유학을 갔다가 징집을 피해서 일본인 친구 겐지와 경주로 돌아온다.  겐지의 사촌 유키오가 조선총독부 경주박물관 유물연대조사원으로 겐지를 초청했기 때문이다. 그즈음 의문의 관과 머리 미라가 발견되고 의문의 살인 사건이 벌어진다. 머리 미라는 과연 김유신의 머리일까?

실제로 경주 선도산에 위치한 각간묘의 주인은 태종무열왕 김춘추의 둘째 아들 김인문인지, 아니면 김유신인지 아직 논란이 많다. 정확한 증거가 없기 때문에 수많은 추측만 무성한 것이다. 정말 안타까운 점은 일제 시대 때 역사연구라는 명목하에 우리의 역사가 훼손되고 왜곡되었다는 사실이다.

이 이야기만 하더라도 유곡채의 자손인 법민은 방관자처럼 행동한다. 오히려 일본인 친구 겐지가 실마리를 풀어가는 역할을 한다. 법민을 둘러싼 가족의 비밀과 머리 미라의 정체는 서서히 밝혀지고 모든 이야기는 [삼국유사]에서 비롯된 광기어린 유희였음이 드러난다. 마지막의 반전은 크게 놀랍지는 않지만 씁쓸하다. '결국 그거였구나.'라는 허탈함이 남는다.

[삼국유사]에 적힌 김유신의 관한 기록을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역사가 된다. 역사는 승자를 위한 기록이라고 하지 않던가. 왜곡되고 감춰질 수도 있는 역사적 진실은 존재한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논란의 중심이 된 김유신에 관한 의문점을 기가막힌 이야기를 통해 풀어내고 있다.

[ ......김유신은 노쇠한 몸임에도 불구하고 당나라 군대를 몰아내어 한강 이북의 고구려 땅을 되찾은 후, 673년 음력 7월 병세가 악화되어 병문안을 온 문무왕에게 당부의 말을 남기고 죽었다. 이때 그의 나이 79살이었다. 문무왕은 김유신의 죽음을 크게 슬퍼하며 비단 1천 필과 조 2천 석을 내려 장례식에 쓰게 했으며, 군악의 고취수 100명을 보내주었다. 또한 금산원에 장사를 지내게 하고 신하들에게 명하여 비를 세워 공명을 기록하게 했으며, 그곳에 민호를 정착시켜 김유신의 무덤을 지키게 했다. 835년에는 흥무대왕(興武大王)으로 추존되었다.......] 위키백과 참조

위와 같은 역사적 기록만 본다면 김유신의 죽음은 전혀 의문점이 없어보인다. 하지만 그의 존재는 왕을 능가할만큼 강력했다. 그가 쿠데타를 일으켰다면?  대역죄인으로 죽임을 당하고 머리가 잘릴지언정 그를 죄인이라 기록할 수 있었을까?

머리 미라를 둘러싼 역사의 비밀은 봉우당과 유곡채 가문으로 이어져 살인마의 유희에 의해서 농락당한다.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 차라리 이집트 파라오 미라의 저주처럼 머리 미라도 그것을 훼손하는 사람에게 저주를 내렸다면 속이 시원했을 것이다. 

역사 미스터리에서 역사에 대한 반성이 되는 유익한 책이다. 우리의 찬란한 역사가 일본에 의해 훼손되었던 아픈 시기가 있었다면 이제는 되살려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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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
케빈 마이클 코널리 지음, 황경신 옮김 / 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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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들과 다르다는 것이 비극일 경우는 세상이 그 차이를 인정하지 않을 때가 아닐까?

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가 없는 케빈은 가족 안에서 자신의 몸이 남들과 다르다는 걸 의식하지 못했다. 하지만 점점 커갈수록 사람들의 시선, 가족들이 느끼는 감정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스케이드보드를 타고 세계 여행을 다니며 자신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을 사진으로 찍는 일이었다.  이 책은 두 다리가 없는 케빈이 세상을 보는 시선과 그 세상이 케빈을 바라보는 시선을 담고 있다.  한 사람으로서 따뜻한 마음이 없는 것이 끔찍한 것이지, 두 다리가 없다는 것은 그리 놀랄 일이 아닌데......

"나를 보고 놀라지 마시라"

우리나라는 신체에 큰 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마음껏 외출하기 힘든 곳이다. 사람들의 이상한 시선은 차치하고라도 어디 길거리나 버스 정류장, 지하철 역까지,  다니기 불편한 곳이 너무 많다.  그 때문인지 시내에서 휠체어를 탄 사람을 보기란 쉽지 않다.

오죽하면 광화문 광장에 중증장애를 가진 분이 거리 시위를 하겠는가. 가고 싶은 곳을 마음대로 갈 수 있는 이동권, 탈 권리를 주장하는 것은 시민으로서 당연한 권리다. 더 나아가 장애를 가져도 능력만 있다면 일할 수 있는 권리, 노동권을 보장해주는 일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정상적인 신체를 가진 다수의 사람들은 장애를 가진 소수의 사람들의 권리에는 무관심하다. 어쩌면 자신이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 혹은 차가운 시선을 가졌다는 사실조차 인식 못하며 사는지도 모른다.

케빈이 찍은 사진 속에는 미국을 비롯한 영국, 프랑스, 일본, 보스니아, 크로아티아, 체코, 루마니아 등 나라는 다르지만 케빈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공통된 시선이 느껴진다. 마치 그 사진을 보는 우리가 케빈이 된 것 같다. 환영받지 못한, 뭔가 주변과 동떨어진, 불편한 느낌이 전해진다. '이런 거였구나. 케빈은 이런 시선을 받으며 살아왔구나.'

누구든 이런 시선을 감당하긴 쉽지 않다. 더군다나 케빈은 여행을 하는 동안 자신에게 동전을 던지거나 지폐를 주는 사람들 때문에 분노했다. 그는 거지가 아니라 평범한(?) 여행자일 뿐인데 사람들은 동정하고 그에게 자선을 베풀었다. 원치 않는 동정이 얼마나 큰 상처를 주는지 그 사람들은 알기나 할까. 아니, 나 역시 모른다. 휠체어를 탔거나 의족 혹은 의수를 한 사람들을 보면 시선을 어디다 둬야 할 지 몰라 당황하고 어떻게 도와줘야 할 지 망설이게 된다. 그런데 그들이 원하는 것은 그냥 평범하게, 다른 사람들처럼 대해주는 것인데. 또한 휠체어나 의족이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위한 편의수단이 아니라 족쇄일 수 있음을 처음 알았다. 특히 의족이나 의수는 실제 손이나 발의 기능보다는 미각적인 기능이 크기 때문에 착용하는 사람의 편의와는 무관하다. 정상적인 모습으로 꾸며서 서로 불편한 상황을 피하려는 목적이 큰 것이다. 물론 실제로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케빈은 굉장히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과감하게 의족을 버리고 스케이드보드를 타고 다님으로써 세계 여행까지 할 수 있었다. 문제는 다리가 없는 케빈이 자신의 몸을 스케이드보드에 올라탄 채 자유롭게 다니는 모습이 타인에게는 매우 당황스러운 광경이란 점이다.

만약 케빈이 자신이 사는 동네에서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살고 있었다면 주변의 불편한 시선쯤은 웃어넘길 수 있었을 것이다. 케빈의 부모님은 그가 처음 태어났을 당시에는 무척 혼란스러웠지만 기꺼이 받아들이고 넘치는 사랑을 주셨다. 아버지는 케빈을 위해 잘하지도 못하는 스키를 배우고 대회 출전을 시키기 위해 장거리 운전도 마다하지 않았다. 어머니는 케빈이 무엇을 하든 사랑과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사랑하는 두 여동생 역시 케빈을 영원히 응원해줄 가족들이다.

그러나 케빈은 편하고 익숙한 환경에서 벗어나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낯선 시선을 감내했다. 왜 그랬을까?

 

"누가 나를 들어 올려주지 않으면, 무슨 수로 계산대에 손을 뻗을 수 있지?

 누가 나를 옮겨주지 않으면, 무슨 수로 25센티미터 높이의 눈이 쌓인 주차장을 지나갈 수 있지?"

그 모든 난감한 일들, 수년 동안 부모님의 마음 속에 가득 차 있던 문제들이 내 마음 속으로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다.

지금도 나는 모든 대답을 알지 못한다. 그러나 최소한 한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은 찾아가고 있었다.

다리 없는 사람에게 적응하지 못하는 이 세계에, 나는 무슨 수로 적응할 것인가?

                                                                                - 26p~ 27p-

 

낯설고 무심한 사람들 속에서 당당하게 자신을 드러낸다는 건, 세상을 향한 외침이며 1인 시위였다.

"나를 보시라, 다리가 없어도 세계 여행을 할 수 있다.

나를 가로막는 것은 다리가 없다는 장애가 아니라 다리 없는 사람을 적응 못하는 세상의 수많은 시선이라고."

분명 이 책을 읽기 전까지의 나는, 그러한 시선으로 바라봤을 것이다. 하지만 케빈이 들려주는 이야기와 사진을 보면서 더블 테이크(double take)를 알게 됐다. 더블 테이크란 문득 갑자기 다시 돌아보는 것, 글자 그대로  또한 상징적인 의미에서, 처음에는 알아차리지 못했던 사람 또는 사건의 의미에 대해 문득 다시 돌아보는 것을 뜻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편견과 차별 없는 순수한 시선이다. 케빈은 사람들에게 신선한 더블 테이크의 기회를 준 것이다.

이미 케빈은 자신이 세계 여행을 하며 찍은 사진으로 <롤링 전시회>까지 열었고 이 책에 실린 사진도 그 중에서 발췌한 것이다. 그를 실제로 본 적은 없지만 보면 놀랍다고 말할 것이다.  세상을 향한 그의 용기와 도전에 대해 놀라움을 꼭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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