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공부가 너의 전부다 - 1년 몰입, 3년 실천! 공부의 큰 틀을 바꾸는 티치미 수능.내신 비책
한석원.김찬휘 지음 / 해라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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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인생의 전부냐?”라는 물음에 당신은 어떤 대답을 하겠는가?

사람마다 대답은 다를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공부는 포괄적인 의미의 배움일 수도 있고, 편협적인 의미의 학교 공부일 수도 있다. 자신의 인생에서 공부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일지는 각자의 선택이다.

그러나 학생이라면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뚜렷한 주관과 목표의식이 있어서 학교 공부 이외의 다른 분야를 선택할 정도의 수준이 아니라면 현재의 학업이 가장 중요하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녀들이 열심히 공부하기를 소망한다. 어떻게 하면 스스로 자신의 공부에 최선을 다하게 할 수 있을까?

어떤 책에서는 동기를 유발하라고 조언한다. 스스로 중요성을 인식하면 행동은 자연히 따라오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지금은, 공부가 너의 전부다>라는 책은 중학교 이상의 학생들이 꼭 읽어봐야 한다. 막연히 공부하라는 잔소리는 무의미하다. 왜, 어떻게 공부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을 알려줘야 실천할 수 있다. 사실 학생들 입장에서 공부를 잘하든 못하든 가장 큰 고민은 학업, 성적 문제일 것이다. 아예 공부를 포기했다고 생각하는 학생도 효과적인 공부법을 모를 뿐이지 알게 되면 마음이 바뀌지 않을까?

이 책은 강남의 유명학원을 운영하는 원장님이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알려주는 수학과 영어 공부법이다. 다양한 성공 사례들 중 대부분은 이 학원을 다닌 학생들이기 때문에 학원 홍보라는 측면도 있는 것 같다. 하지만 그 중에는 지방에서 학원 한 번 안 다니고 순전히 인터넷 강의만으로 원하는 대학에 진학한 학생도 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꾸준히 효과적인 공부법을 실천한다면 누구든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다.

2014년 수능 개편시안은 2011년 현재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부터 적용된다고 한다. 갈수록 대입은 철저한 정보와 준비 과정이 있어야 성공적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매번 교과 과정이 개정될 때마다 혼란은 있지만 결국 빠르게 적응하고 대처하는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거둔다. 학교 성적이 인생의 전부는 아닐지라도 아이들 스스로 자신이 노력한 만큼 결실을 얻는다는 걸 보여준다는 면에서 공부는 중요하다. 학생에게 공부는 인생을 준비하는 실전 연습인 것이다. 부모 입장에서도 이 책은 매우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일일이 공부를 봐줄 수는 없어도 아이가 규칙적인 생활 속에서 공부의 리듬을 찾을 수 있도록 지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승리하는 공부법의 핵심은 마인드 컨트롤이다. 잔소리하는 부모를 위한 공부가 아닌 자신의 인생을 위해서 공부하는 아이가 되길 바란다면 아이의 마음을 여는 대화를 통해서 아이 스스로 결심할 수 있게 이끌어줘야 한다. 이 부분은 부모의 몫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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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마 못 다한 이야기들
마르크 레비 지음, 강미란 옮김 / 열림원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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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에 차마 못 다한 이야기들이 있나요?”

언젠가 라디오를 듣다가 울컥 눈물을 쏟은 적이 있다. 혼자라서 맘껏 울었던 것 같다. 슬퍼서도 아니고, 아파서도 아니었다. 단지 ‘어머니’라는 말을 듣는 순간, 눈물샘을 건드리는 자동버튼처럼 어떤 준비도 없이 쏟아진 눈물이었다.

어린 시절, 내게 있어서 엄마는 “엄마!”라고 부르며 어리광부릴 수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여러 가지 사정이 있었겠지만 다른 형제들에 비해 엄마와 함께 할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이 가장 큰 이유였을 것이다. 그래서 엄마의 사랑은 당연한 것이 아니라 쟁취해야 할 과제였던 것 같다. 늘 사랑받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 힘들 때도 있었다. 사실 부모님은 나의 이런 속마음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셨다. 그도 그럴 것이 부모님이 일부러 차별해서 대한 적은 없었다. 그런데도 뭔가 부모님과 나 사이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었다. ‘난 부모님이 진정으로 원하고 사랑하는 아이가 아니야.’라는 생각이 나를 괴롭혔던 것 같다.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가 생긴 뒤에야 오래 묻어두었던 마음 속 이야기를 할 용기가 생겼다. 내 기억에는 흐릿하지만 어린 시절에 엄마가 무척 아프셨던 때가 있었다고 한다. 어쩔 수 없이 엄마와 떨어져 지내야 했고 회복되신 후에도 엄마와의 시간이 많지 않았던 것이다. 엄마 입장에서도 유독 많이 떨어져 지낸 나의 존재가 안쓰러우셨던 것 같다. 그런데 그 마음을 직접 표현하신 적은 없었다. 어쩌다보니 서로의 마음을 숨긴 채로 세월이 흘렀던 것 같다. 용기를 내어 먼저 속마음을 열었더니 의외로 엄마에게도 나름의 상처가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엄마에 대한 나의 마음은 억지스러운 어리광이 더 많았던 게 아닌가 싶다. 엄마 역시 한 때는 연약한 아이였다는 걸, 엄마도 사랑받고 싶었다는 걸……. 예전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 그리고 참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지금이라도 엄마에게 속마음을 전할 수 있어서, 엄마의 마음을 알 수 있어서, 엄마를 있는 그대로 사랑할 수 있게 되어서.

<차마 못 다한 이야기들>은 아버지와 딸에 관한 이야기다. 서로에 대한 오해와 갈등으로 17년 동안 대화조차 없었던 부녀지간이다. 결혼식을 앞두고 아버지에게 청첩장을 보낸 딸에게 전화가 온다. 아버지는 결혼식에 참석할 수가 없다. 왜냐하면 돌아가셨으니까. 결국 딸은 자신의 결혼식 날에 아버지의 장례식을 치른다. 그 뒤에 딸의 집으로 배달 온 커다란 상자 속에는 상상도 못할 것이 들어있다. 여기까지 읽었을 때, 어느 정도 결말을 짐작했다. 하지만 진실한 이야기는 결말과 상관없이 사람의 마음을 잡아끄는 매력이 있다.

마르크 레비, 그는 정말 놀라운 이야기꾼이다. 마치 피터팬처럼 우리를 네버랜드로 초대한다. 벽장 속에 깊숙이 숨겨놓았던 앨범을 펼치듯이 어린 시절의 기억을 떠올리게 만든다. 어른이 된 어린아이들의 비밀, <차마 못 다한 이야기들>은 우리 삶에서 소중한 것이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준다. 아버지의 죽음과 함께 자신의 과거까지 묻으려 했던 딸 줄리아에게 일주일간의 여행은 인생의 전환점이 된다.

“늦었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 하지만 정말 늦으면 돌이킬 수 없을 때도 있다. 바로 지금, 사랑했기 때문에 미워하는 사람이 이 세상에 있다면 자신의 못 다한 이야기를 꼭 들려줘야 한다. 우리의 삶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아무도 모르니까. 힘들고 괴로운 순간이 있을지언정 우리의 행복을 뺏을 수는 없다. 포기하지 않는 한.

단 두 권의 책을 읽었지만 마르크 레비의 팬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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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리지 않아도
사토 리에 지음, 한성례 옮김 / 이덴슬리벨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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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편견을 깨기 위한 작은 두드림 같다.

실제 주인공, 사토 리에라는 일본 여성은 어릴 적에 뇌수막염을 앓으면서 청력을 잃었다. 소리를 들을 수 없다보니 정확한 발음으로 말하지 못하고 수화도 잘 못해서 그녀가 선택한 소통법은 필담이다. 글로 직접 써가면서 대화를 나누는 것이다. 청각장애인은 누구나 수화를 통해 의사소통을 한다고 생각했는데 실제로는 수화를 못하는 이들도 많다고 한다. 평상시에는 상관없지만 긴박한 상황에서는 얼마나 답답하고 힘들까? 길을 걸을 때, 차 경적소리를 들을 수 없으니 피할 수도 없고 누군가 자신을 괴롭혀도 항의할 수도 없다. 일상에서 겪는 어려움은 분명 일반인들이 짐작하는 그 이상일 것이다. 남들과 다른 점은 들을 수 없다는 것, 한 가지뿐이지만 세상은 그 한 가지 이유만으로도 많은 제약을 준다.

그녀의 직업은 호스티스다. 호스티스? 일본에서는 호스티스란 직업을 어떻게 바라보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나라에선 그리 환영할 만한 직업은 아니다. 더군다나 청각장애를 가진 여성이 호스티스 일을 한다면 더욱 그렇다. 혹시나 힘없는 장애 여성을 불법적으로 노동착취를 하는 건 아닌지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게 된다. 하지만 그녀는 도쿄에서 꽤 유명한 호스티스다. “필담 호스티스” - 손님과 글로써 대화를 주고받으며 접대를 한다. 그녀의 직업관은 확실하다. 호스티스란 마음과 술은 팔아도 몸을 파는 직업은 아니라고. 그래서 더욱 당당하고 즐겁게 자신의 일을 하는 것 같다. 손님의 말을 들을 수는 없지만 글을 통해 마음을 읽어내는 것이 그녀만의 특별한 매력이다. 슬프거나 괴로워하는 사람에게는 따뜻한 위로의 글을, 편안하게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는 재미있고 유쾌한 글을 써준다. 처음에는 글로 소통한다는 것을 귀찮게 여겼던 손님들도 점점 그녀와의 필담을 좋아하게 된 것 같다.

장애와 직업에 대한 편견을 깨고 순수하게 바라보면 그녀의 삶은 멋지고 당당하다. 남들보다 불편하고 느린 필담이지만 세상과 즐겁게 소통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소통 방법이 다를 뿐이지 부족하거나 모자라지 않다. 오히려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을 느긋하고 여유롭게 만드는 놀라운 능력이다. 손님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이 무엇인지를 읽어내고 현명한 조언을 해주는 것을 보면서 감탄하게 된다. 그녀는 소리를 잃었지만 더 큰 마음의 소리를 얻었다. 그녀를 보면서 장애는 극복해야 할 불행이 아니라 새로운 능력을 발견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음을 배웠다. 남들의 시선, 편견과 맞서서 자신의 삶을 사는 그녀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무엇 때문에 난 할 수 없어.”라고 말하기 전에 “비록 무엇은 없지만 내가 가진 이것만으로도 난 할 수 있어.”라고 말해보자. 무엇, 이것은 각자 다르겠지만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다고 믿는다면 할 수 있는 것이다.

살다보면 A선생님처럼 비양심적으로 비열한 사람을 만날 때도 있지만 반대로 옷가게 사장님처럼 실수를 용서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도 만나게 된다. 들리지 않기 때문에 일하기 힘들 때도 있지만 필담이라는 특별함으로 남들이 못하는 일을 해내기도 한다. 편견이란 세상을 한 쪽만 보는 것이다. 행복해지려면 먼저 편견을 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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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 이색박물관 편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시리즈 1
이용재 지음 / 도미노북스 / 201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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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대한 편견을 깨는 색다른 책이다. 책날개에 적힌 저자의 이력을 보면 그 짧은 글에서도 독특한 개성이 느껴진다. 건축을 전공하여 건축현장에서 일하다가 경제적인 위기를 맞고 2002년부터 택시운전을 하면서 주말에 가족과 건축답사를 다니는 것이 유일한 즐거움이란다. 그간 여러 권의 책을 쓰며 전업 작가로 지냈는데 이번 책이 안 되면 다시 택시기사로 복귀할 예정이란다. 열두 번째 책이라는 <이용재의 궁극의 문화기행>, 왠지 대박날 것 같다. 부디 대박나길 바란다. 그래야 다음 책도 나올 테니까.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방학 동안 필수코스라 할 만한 곳이 바로 박물관이다. 그런데 박물관 견학을 하면서 아쉬운 점은 수박 겉핥기식으로 둘러보게 된다는 점이다. 아무래도 글로 쓰인 설명만 보면서 둘러보니까 재미가 없다. 학생들을 위한 안내 프로그램이 있긴 해도 예약제라서 불편하다. 그렇다고 아이에게 일일이 설명해 줄 정도의 실력은 아니어서 박물관을 갈 때마다 고민스럽다. 박물관을 좀 더 재미있게 견학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것도 그 때문이다. 당연히 박물관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모아 놓은 책일 거라는 짐작을 하면서. 그런데 정말 의외의 부분에서 부모의 마음을 자극한다. 저자의 머리말 중 일부다.

 

“......젊은이들에게 부탁한다. 본인이 좋아하는 길을 그냥 계속 가라.

20년 이상 가다 보면 고지가 보이고 기회는 온다.

어차피 한 평생.

부모님들에게 부탁한다. 얘들을 좀 냅둬라.

자녀가 의사가 되길 원한다고?

그럼 부모가 의사시험 공부해서 의사가 되면 되고.

자녀가 변호사가 되면 좋겠다고?

그럼 부모가 공부해서 변호사가 되면 되고.

다 각자의 길이 있다......”

 

아이와 함께 박물관에 가는 대부분의 부모는 어떠한가? 내 경우를 보더라도 아이의 방학 숙제라서 간다. 순수한 문화기행과는 거리가 멀다. 그러니 박물관 견학이 즐거울 리 없다. 중요한 건 박물관이 아니라 부모의 마음인 것이다. 지루한 박물관 견학을 즐거운 소풍처럼 만드는 것도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좀 더 나아가 아이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도 부모가 쓸데없는 욕심을 덜어내고 순수한 관심과 애정으로 다가가는 것이리라.

책 내용의 기본은 전국에 있는 박물관 중 25곳을 소개하고 있다. 그런데 다른 책들과 다른 점이 있다. 설명이 재미있다. 다음은 경상남도 사천에 <항공우주박물관> 설명 중 일부다.

 

지리산의 빨치산들이 해인사로 숨어든다.

미군사령관 열 받았다.

“야, 해인사 폭격해라.”

공군대령 김영환은 빨간 마후라를 목에 두르고 김해공항 이륙.

‘이거 어쩌지.’

폭탄 안 떨어뜨리면 항명죄고, 떨어뜨리면 역사의 죄인.

그냥 복귀.

 

“야, 해인사 폭격했냐?”

“안개가 자욱해 실패. 아리아리한 게 눈에 뵈는 게 없네요.”

“뭐라?”

“공비들이 해인사를 점령한 건 단순한 식량 때문이다. 며칠만 지나면 공비들은 해인사 떠날 거다. 해인사에는 몇 백 명의 공비들과 바꿀 수는 없는 팔만대장경이라는 한민족의 정신적인 지주가 있다. 나는 반만 년 역사를 지닌 대한민국의 공군 장교로서 우리 문화재를 지키지는 못할망정, 해인사에 폭탄을 투하할 수는 없다. 차라리 죽여라.”

 

이를 보고 받은 이승만 대통령 노발대발.

김영환, 내 이놈을 죽여, 살려?

형인 김정렬 공군참모총장이 간신히 말린다.

 

▷ 2010년 정부는 뒤늦게 김영환 장군에게 금관문화훈장 추서하죠. (240p)

 

박물관은 역사를 전시하는 곳이다. 항공우주박물관에 가면 알 수 있는 지식적인 정보도 중요하지만 우리가 몰랐던 역사 속 숨은 이야기를 통해 배우는 게 더 많은 것 같다. 한 사람의 현명한 선택 덕분에 팔만대장경을 보존할 수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 뒤늦게 그 공로를 인정받았다니 다행스럽다. 우리 문화재를 지키는 노력이야말로 진정한 애국이 아닐까?

박물관 견학은 단순한 구경이 아니라 우리의 소중한 문화와 역사를 배울 수 있는 기회다. 이 책을 통해 박물관이 새롭게 보인다. 앞으로는 방학 숙제라는 의무감 때문이 아니라 즐거운 마음으로 아이들과 함께 박물관을 찾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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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고 한 조각 내인생의책 푸른봄 문학 (돌멩이 문고) 8
마리아투 카마라.수전 맥클리랜드 지음, 위문숙 옮김 / 내인생의책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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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수많은 나라들이 있다. 아프리카 어딘가에서 내전이 벌어진다고 할 때, 뉴스를 통해 끔찍한 현장을 본다고 해도 그 심각성을 인식하기는 쉽지 않다. 물론 전쟁으로 인해 고통 받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프다. 하지만 감정적인 반응일 뿐 그들의 상황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망고 한 조각>은 아프리카 서부에 있는 시에라리온이란 나라에서 태어난 한 소녀의 실화다. 소녀의 이름은 마리아투 카마라. 전쟁은 평범했던 소녀의 삶과 함께 그녀의 두 손까지 빼앗아간다. 아프리카 내전에 소년병들이 저지르는 참상에 관한 이야기는 얼핏 들었지만 직접 당사자의 이야기를 듣는 건 처음이다. 불행은 한꺼번에 몰려온다더니 한순간에 삶이 처참하게 짓밟힌 것이다. 겨우 열네 살 소녀가 겪기에는 너무나 벅찬 불행이 아니었나 싶다. 아버지뻘 되는 남자의 청혼과 강간 그리고 뒤이어 찾아온 전쟁으로 소년병들에게 손목을 잘린 채 버려진다. 다행히 사람들에게 구조되어 프리타운 수용소에서 지내면서 아기를 낳고 구걸을 하며 지낸다. 고모를 비롯한 친척과 가족들이 곁에 있지만 아기의 존재에 힘겨워한다. 그 와중에 아이의 죽음은 충격으로 다가온다.

전쟁으로 인한 처참한 상황은 마리아투만의 불행은 아니다. 시에라리온 내전으로 무고한 사람들의 삶이 파괴된 것이다. 전쟁은 어떤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 왜 전쟁이 일어났는지조차 모르는 사람들이 가장 큰 피해자들이다. 연약한 아이들과 여자들, 마리아투는 그 중 한 명인 것이다. 그들에게 희망은 무엇일까?  국제구호단체를 통해 돈이며 생필품과 같은 지원을 통해 근근히 삶을 연명하지만 미래는 암울하기만 하다. 그들의 삶을 변화시키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당장 눈 앞에 먹을 음식도 중요하지만 언제까지 남에게 의지할 수는 없다. 간혹 아이들 중에 외국으로 입양이 되거나 교육를 받을 수 있도록 나갈 기회가 주어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도 행운의 소수만이 선택되는 듯하다. 마리아투는 외국기자와 인터뷰한 기사 덕분에 후원자가 생겨서 영국으로 갔다가 캐나다로 이민를 가게 된다. 그곳에서 소년병이었던 이스마엘과 만나게 된다. 그녀의 손목을 자른 소년병은 아니지만 소년병들이 저지른 만행을 생각하면 만남 자체가 용기란 생각이 든다.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권유로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낼 결심을 하게 된다. 시에라리온 내전의 피해자 중 한 명인 마리아투는 희망의 증거다. 그녀가 불행을 극복하고 현재는 대학생이면서 분쟁지역 아동보호 유니세프 특사로 활동하고 있다. 망고 한 조각과 같은 희망이라도 포기하지만 않는다면 시에라리온과 같은 아프리카 지역에도 밝은 미래를 꿈꿀 수 있을 것이다. 읽는 내내 뭐라 말할 수 없이 마음이 아팠지만 현재 당당하고 멋지게 살고 있는 마리아투를 보면서 작은 힘이라도 보탬이 되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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