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에서 ‘빛’나는 나 - 즐깨감 관찰평가 와이즈만 영재학습법
김용세 지음, 이남지 그림, 와이즈만 영재교육연구소 감수 / 와이즈만BOOKs(와이즈만북스)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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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 '빛'나는 나>라는 제목만 보고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을 하는데 도움이 될 책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이 책은 새롭게 도입된 관찰평가에 대해 알려준다. 지금까지의 영재 선발은 시험을 봐서 뽑았다면 앞으로는 관찰추천이라고 해서 영재가 될 만한 모든 학생들을 유심히 관찰해서 영재교육 대상자로 추천하는 방법이다. 그러니까 평소에 열심히 하는 학생이 더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은 제목처럼 교실에서 빛나는 학생이 진짜 영재라는 의미에서 누구나 영재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의 진짜 재능을 알고 적극적으로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

우선 '나'에 대해서 알아보는 속마음 테스트가 나와 있다. 내가 보는 '나', 친구들이 보는 '나', 부모님이 보는 '나', 선생님이 보는 '나'를 알아보는 것이다. 나는 어떤 빛을 가지고 있을까? 책에서 말하는 '빛'이란 사람들을 이끄는 리더십, 몰입하는 집중력,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는 호기심, 그리고 이 세 가지를 제대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창의성을 뜻한다.  각각의 능력이 어느 정도 있는지를 체크해보고 어떻게 하면 부족한 능력을 키울 수 있는지 방법을 알려준다. 리더십은 주위에서 인정해주는 능력이기 때문에 평소에 약속이나 규칙을 잘 지키고 함께하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책을 정독하는 습관을 들이면 된다. 이제까지 책을 그냥 읽었다면 읽기 전, 읽는 중, 읽은 후의 독서방법을 참고하여 실천하면 된다. 평소에 적당한 수면 시간과 아침 식사를 꼭 챙겨먹는 것도 집중력을 키우는 방법이다. 호기심이란 새로운 것을 찾는 힘인데 호기심을 키우려면 항상 '왜 그럴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주변을 잘 관찰하는 태도가 중요하다. 호기심이 많은 사람은 민감성이 높은 편인데 창의성은 민감성, 유창성, 융통성, 독창성, 정교성(추상화 능력)으로 이루어져 있다. 오감으로 느끼는 훈련, 관찰한 것을 논리적으로 따져보거나 다양한 관점으로 살펴보는 방법으로 창의성을 키울 수 있다. 무엇보다 생각을 잘 하려면 기본기를 잘 다져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기본기는 독서다.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의 책을 많이 읽어서 상식을 넓혀가는 것이 좋다. 이렇게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자신이 가진 빛과 가져야 할 빛이 무엇인지 알아보고 이 빛을 어떻게 발휘할지를 살펴본다. 어디에서 빛을 발휘할까? 바로 학교 교실일 것이다. 이 책은 영재성을 지닌 학생이 관찰평가를 통해 영재교육의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목적도 있지만 영재가 아닌 학생이라도 자신의 잠재된 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는 데 의의가 있는 것 같다.  학교에서 나를 빛내는 수업 태도가 무엇일까?  교실에서 나를 가장 잘 나타낼 수 있는 방법은 발표다. 발표를 잘 하는 어린이가 수업에도 적극적이며 집중을 잘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궁금한 것이 있으면 주저하지 않고 질문하는 태도, 정리하며 듣는 습관 등을 키우면 학교 생활도 더욱 즐거울 것 같다.

이 책을 통해서 아이 스스로 자신의 빛을 제대로 알고 반짝반짝 빛나는 '나'로 살았으면 좋겠다. 공부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나'를 아는 것이다. 영재로 인정받느냐, 아니냐는 별로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자신감있게 나답게 생활하는 어린이야말로 영재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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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 호마레 1호점 - 아흔네 살 행복한 이발사 할머니가 들려주는 일과 인생에 관한 지혜
가토 스가 지음, 김대환 옮김 / 링거스그룹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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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꿈 목록 중에는 책을 한 권 쓰는 것이 있다. 글을 잘 써서 작가가 되고 싶다기 보다는 열심히 인생을 잘 살아서 나의 이야기를 적어보고 싶다는 작은 소망이다.  화려한 픽션에 비해 소박하지만, 진실한 논픽션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는 것이 '한 권의 책'이 갖는 의미일 것이다. 그런데 아직은 연륜이 부족하여 이 꿈은 잠시 보류 중이다.

<바바 호마레 1호점>은 바로 내가 꿈 꾸는 한 권의 책이다. 80년 간 현역 이발사로 일해 온 아흔네 살 할머니의 이야기. 정말 대단하지 않은가. 한 직업을 정년 퇴직도 없이 자그만치 80년 간 일해왔다는 것이 놀랍다. 열다섯 살 때 긴자에 있는 이발소에 수업생으로 들어갔는데 여자는 할머니 혼자였다고 한다. 남존여비 시대였고 여성이 일을 한다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만큼 차별이 심했지만 오로지 근면성실함으로 노력해서 이발사 국가시험에 당당히 합격한다.

"내가 선택할 수 있는 것은 '일'밖에 없었습니다. 일이라는 것은 간단한게 아니에요. 확실히 힘든 것인지도 모르죠. 그리고 힘든 것이니까 도망치기는 쉬워요. 하지만 힘든 시기를 이겨냈기 때문에 맛볼 수 있는 행복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일에는 인내를 가지고 해내겠다는 각오가 중요해요. 힘들다고 도망쳐서 편한 길을 선택하면 결국은 더 힘든 처지에 놓이게 되죠.

힘들다고 도망치지 말고 맞서 싸워야 해요. 힘든 일을 이겨낸 만큼 더 큰 행복을 얻을 수 있으니까요."  (64-65p)

'바바 호마레'는 1953년 개점한 세 평 반에, 이발의자가 두 개뿐인 작은 가게다. 남편을 여의고 두 딸을 키우기 위해 자신의 이발소를 차린 것이다. 이후에 둘째딸이 이발사가 되어 가게를 차리면서 자연스레 할머니 이발소가 1호점이 된 것이다. 안타깝게도 둘째딸은 암으로 세상을 떠난다. 그래서 할머니는 '최고의 효도는 하루라도 부모보다 오래 사는 것'이라고 말한다.

어찌보면 고단한 삶을 살아왔으니 세상에 대해 불평할 것이 많을 것 같은데 할머니는 "나는 아무리 괴로워도 남에게 불평을 한 적이 한 번도 없어요. 늘 혼자 꾹 참고 말죠. 불평을 하고 싶어지면 '내가 지닌 덕을 깎아 먹으면 아깝지'하고 생각한답니다."(242p), "벽에 부딪치면 부딪칠수록 슬픔도 괴로움도 자기 것이 됩니다. 그러면 왜 이렇게 힘든 일이 나한테만 일어나는지 운을 탓하기도 하죠. 하지만 벽에 부딪치는 횟수가 많을수록 인간은 큰 인물이 될 수 있습니다. 인생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단련되는 것이죠." (215p)라고 말한다.  세상을 탓하기보다는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삶을 살 수 있을까를 생각하며 살다보니 정말 멋진 인생이 된 것 같다. 긍정의 힘이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할머니의 따스하고 진실한 충고를 적어보면 다음과 같다.

남을 위해 일하는 것.

남에게 도움이 되는 기술을 익히는 것.

자신을 꾸준히 단련하는 것.

물건이나 돈보다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마음의 재산을 남기는 것.

'덕분입니다'라는 마음으로, 살아 있게 해주신 것에 감사하는 것.

그리고 전쟁은 두 번 다시 일어켜서는 안 된다는 것.

가토 스가 할머니의 94년 인생 자체가  값진 삶의 교훈이다. 누가 감히 할머니 앞에서 인생을 논할 수 있겠는가. 행복을 위해서 일찌감치 은퇴하겠다는 사람들이나 세상 살기 힘들다고 쉽게 좌절하는 사람들에게 평생 포기하지 않고 일하는 즐거움이 무엇인지를 알려준다. 누군가의 덥수록해진 머리를 단정하게 이발했을 할머니의 모습이 궁금하다. 더 이상 할머니를 만날 수는 없지만 이제는 이 한 권의 책으로 할머니의 자리를 대신해야  될 것 같다.

 "감사합니다. 가토 스가 할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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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 2 - 후삼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 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 2
씨앗들의 열린 나눔터 핵교 지음, 박동국.유남영 그림 / 미래엔아이세움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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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유홍준 교수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읽으면서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는 것은 제대로 아는 것이 시작임을 알게 됐다. 무엇보다도 자라나는 우리 아이들이 역사를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아이들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역사책에 관심이 많다.

<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 2>는 후삼국 시대부터 고려 시대까지의 역사 유적지 23곳을 선정하여 역사 이야기를 들려준다.

후삼국 시대란 견훤이 세운 후백제와 궁예가 세운 후고구려 그리고 통일 신라로 나뉜 45년의 기간을 뜻한다.  신라의 수도 서라벌은 지금의 경주로, 학생들의 단골 수학여행지다. 후백제의 수도는 완산주로 지금의 전주 지역이다. 궁예가 세운 나라 태봉의 수도는 지금의 철원이다. 철원은 서울에서 멀지 않아 종종 갔던 곳인데 북한과 인접해 있어서 안보 관광을 하도록 되어 있다. 철원 평화전망대에서 궁예의 도성을 볼 수 있는데 남쪽 철책에서 시작해 4km 떨어진 북쪽 철책 앞에서 끝나는 흙담처럼 보이는 성벽으로 흔적만 남아있다. 궁예의 흔적뿐 아니라 분단된 조국의 현실을 확인할 수 있는 곳이다. 충남 논산은 삼국 시대에 백제 장수 계백과 신라의 김유신이 황산벌 싸움을 벌인 곳이며 왕건이 후백제를 무찌른 기념으로 지은 절, 개태사가 있다. 이밖에도 문경 견훤 유적지, 금산사, 동고산성, 마의 태자 유적, 경순왕릉, 포석정과 경애왕릉도 소개되어 있다.

고려 시대는 도읍지가 개경, 지금의 개성으로 북한땅이라서 직접 가 볼 수 없다. 대신 고려 유물과 유적을 통해 그 문화를 엿볼 수 있다. 고려의 대표적인 유물로는 고려청자와 고려의 인쇄술을 들 수 있다. 고려청자에 관해 더 알고 싶다면 강진군에 위치한 청자 박물관을 방문하면 된다.  청자 체험관도 있어서 직접 청자를 만들어 볼 수 있다. 흥덕사는 세계 최초의 금속 활자 인쇄본인 직지심체요절》이 만들어진 곳으로 지금은 터만 남아 있다. 청주 고인쇄 박물관은 고려 시대의 인쇄 기술과 문화, 금속 활자를 만드는 과정과 인쇄하는 과정을 살펴볼 수 있다. 《직지(직지심체요절)》는 현재  프랑스 파리 국립도서관에 있다. 프랑스에 있는 우리 인쇄 문화재는 《직지》만이 아니라 조선 시대 외규장각 도서가 있는데 박병선 박사의 노력으로 2011년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모두 돌아왔다. 다만 5년 임대 계약 형식으로 반환된 것이라고 한다. 국립중앙박물관 '외규장각 의궤 특별전'이 있었는데 아직 못 가본 것이 아쉽다.

강화 역사관에는 강화도의 역사를 이해하기 쉽게 꾸며놓은 곳인데 제 2전시실에 <팔만대장경>제작 과정을 모형으로 만들어 놓았다고 하니 주말 나들이로 가보면 좋을 것 같다. 책 속에는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와 함께 유적지에 관한 설명, 가 볼만한 유적지와 박물관이 소개되어 있어서 주말 나들이 겸 체험 학습을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또한 부록으로 <숙제 도우미 사진첩>이 있어서 학교 수업에 필요한 유적지 사진을 활용할 수 있다.

<발로 배우는 우리 역사>는 책 속에 적혀 있는 과거의 역사를 현재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 구석구석에 남아있는 역사의 발자취를 찾도록 도와주는 유익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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멈추지 않는 팽이 - 1세대 콘텐츠 리더 최신규의 문화콘텐츠 현장 이야기
최신규 지음 / 마리북스 / 201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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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CEO의 책은 뭐가 다른가. 원래 남의 성공은 순탄대로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세상에 그냥 되는 일은 절대 없다는 걸 배우게 된다.

<멈추지 않는 팽이>는 문화콘텐츠 리더 최신규 님의 성공 스토리다. 손오공이라는 어린이 장난감업체의 대표인 저자는 팽이 시리즈인 탑블레이드로 2002년 매출 1조 원을 기록한 대박신화의 주인공이다. 어떻게 팽이 하나로 세계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일까?

그의 학력은 무학이다. 초등학교 3학년 1학기까지 공부한 것이 전부다. 세 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가난한 집안에서 제대로 배우지 못한 소년이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을까?  좋은 대학 간판이 성공의 지름길이 아님을 보여주는 증거다. 하지만 학벌이 중요하지 않은 것이지 배움 자체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학력이 부족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상황이었고 그 때문에 고생했던 그로서는 젊은이들에게 기술이 있어도 공부하라고 조언한다. 가난하고 못 배운 것을 핑계로 현실에 안주하지 말라는 의미일 것이다. 공부는 자신감의 원동력이라고 말한다. 그가 말하는 공부는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끊임없는 연구를 뜻한다. 성공한 CEO를 보면 한결같이 평생공부를 강조한다.

요즘 아이들을 키우는 부모들은 교육열이 높다. 공부를 잘해야 좋은 대학에 갈 것이고, 그래야 뭔가 성공의 길로 들어설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좋은 대학이 밥 먹여주던 시대는 끝났다. 청년실업이 심각해진 요즘을 보면 학벌로 인정받는 시대가 아님을 보여준다. 어떻게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꿈을 이룰 것인가?   공부만 잘하는 아이가 아니라 왜 공부하는지를 아는 아이가 성공할 수 있다. 또한 잘 놀고 인간관계가 좋아야 한다. 저자는 사회생활에 필요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라고 말한다. 배움에 대한 열정과 인간에 대한 예의, 신뢰를 이야기한다. 아무리 똑똑해도 사회성이 떨어지면 큰 일을 이루기 어렵다. 아이들에게 무조건 공부만 잘 하라고 할 것이 아니라 친구들과 잘 어울리며 노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걸 알려줘야 한다. 창의성도 신나게 놀 줄 알아야 생기는 것이다.   

성공한 기업을 이끌 수 있었던 과정도 흥미롭지만 근본적으로 삶을 대하는 태도에서 배울 점이 많은 것 같다.

어려운 일이 생길수록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강도를 당한 뒤 정신적 충격이 컸지만 꿋꿋하게 맞서서 극복해냈다. 약속은 무슨 일이 있어도 지켰다. 사업상의 신뢰를 중요하게 생각하듯이 가정에서는 효를 중요시하고 아내와 자식을 위해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했다. 모든 일에 완벽하기 때문에 훌륭한 것이 아니라 최선을 다하려는 노력 때문에 훌륭하다. 실패없는 성공이라서 멋진 것이 아니라 실패해도 바로 일어나 도전했기 때문에 멋지다.

35년 이상 사업을 하면서 그가 얻은 깨달음은 하나를 얻으면 무엇이든 하나를 잃는다는 것이다. 성공비결보다 이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다. 화려한 성공 뒤에는 다른 희생이 뒤따른다. 하지만 두렵다고 주저앉거나 포기하지 않는 그야말로 멈추지 않는 팽이 같다.

모든 것의 출발점은 '인간'이라고 말하는 그는, 돈을 버는 기업가가 아니라 창조적인 기업가가 되고 싶어한다. '인간'을 귀하게 여길 줄 안다면 분명 이룰 수 있는 꿈일 것이다.

 

[해당 서평은 출판사에서 제공한 도서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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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기도 - 이해인 시집
이해인 지음 / 열림원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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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인 수녀님이 아프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투병 중에도 시를 쓰셨던 모양이다. 몸이 아프면 자꾸 부정적인 생각이 들 때가 많다. 하지만 한편으론 아프기 때문에 소홀했던 몸과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 되는 것 같다.

평상시 시집을 자주 읽는 편이 아니다. 그런데 이해인 수녀님의 시는 '시'라기보다는 '기도'처럼 느껴져서 곁에 두고 읽게 된다. 화려한 미사여구가 없어도 소박하고 담담한 일상의 언어가 마음을 사로잡는다. 그 사람의 언어는 그 사람의 삶을 담아낸 그릇 같다. 어떻게 살고 있는지, 어떤 마음으로 삶을 대하는지를 느낄 수 있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를 읽노라면 소박하면서도 정갈한 밥상을 마주한 것 같다.

최근에 몸이 아팠다. 괜히 어린아이가 투정을 부리듯 만사가 귀찮고 화가 났다. 누가 일부러 나를 아프게 한 것도 아닌데 아프다는 통증 자체와 싸우는 느낌이었다. 다행히 몸은 나아졌지만 뭔가 마음이 어수선하고 편치 않았다. 가끔 내 삶의 주인이 나 자신이 아닐 때가 있다. 불평, 불만이 많아지고 울적해질 때가 그렇다. 무엇이 그리 마음에 안 드는 건지, 돌아보면 삐딱한 마음이 더 문제다. 심각한 병에 걸린 것도 아니고 곤란한 상황에 처한 것도 아닌데 마음 하나 제대로 붙잡지 못해 힘들었던 것이다. 세상살이에 모든 것이 다 내 뜻대로 될 수 없음을 알 나이에 수선을 떨었구나 싶다. 별 일도 아니었다. 가끔씩 마음을 돌아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세상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이 나를 괴롭히는 것이다.

<작은 기도>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읽었다. 흔히 몸이 아프면 마음도 약해지는 법인데 수녀님은 더 단단하게 마음을 잡고 지내시는 것 같다. 아프고, 속상하고, 서운한 것만 생각하면 사는 게 재미없지만 기쁘고, 즐겁고, 감사한 것을 생각하면 사는 것 자체가 축복이다. 이해인 수녀님의 시는 삶의 아름다움을 깨닫게 해주는 작은 속삭임이다. 힘들고 지친 이들을 늘 아름답고 따뜻한 언어의 집으로 초대한다. 감사하는 마음으로 작은 기도를 읊는다. 부디 내 마음도 하루하루를 그 분처럼 올곧게, 맑게 살아야지.

쏟아지는 폭우가 그치면 언제 그랬나 싶게 파란 하늘이 보인다. <작은 기도>는 우중충했던 내 마음의 구름이 걷히고 파란 하늘, 눈부신 햇살을 만난 느낌이다. 이 느낌 그대로 오늘을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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