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세트 - 전10권 (한글판 + 영문판) 더클래식 세계문학 컬렉션 (한글판 + 영문판)
빅토르 위고 지음, 베스트트랜스 옮김 / 더클래식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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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왜 청소년기에 세계문학을 많이 읽어야 할까?  그리고 왜 원작이 중요할까?

레 미제라블 세트를 읽고 나면 그 답을 알 수 있다.

이건 순전히 학부모로서 바라본 소감일뿐이다.

 

나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장 발장은 읽어봤지만 레 미제라블은 읽지 못했다. 원작을 읽지 못했다는 뜻이다. 빵 한 조각을 훔치면서 시작되는 장 발장의 기구한 인생이 미리엘 주교를 통해 구원을 얻게 되는 대략적인 줄거리는 누구나 알 것이다. 하지만 제대로 원작을 읽어 본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다. 어쩌면 어린 시절에 원작을 읽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 요즘처럼 청소년들이 입시공부에 매여 있는 상황에서 원작을 읽으라고 한다면 코웃음 칠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나는 꼭 우리 아이들에게 레 미제라블 원작을 권하고 싶다. 특히 더클래식 레 미제라블 세트는 한글판과 영문판이 함께 있어서 세계문학을 통해 영어공부를 할 수 있으니 더 만족스럽다. 람마다 번역이 껄끄러운 부분은 영문판으로 다시 볼 수 있기 때문에 두루두루 원작의 깊이를 느끼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19세기 프랑스 문학의 대표작가 빅토르 위고가 35년동안 품고 있다가 17년에 걸쳐 완성했다는 <레 미제라블>은 단순한 소설이 아니다. 스토리가 아닌 히스토리다. 너무나 거대한 역사를 담고 있어서 읽는 중간에 다소 헤매일 수도 있다. 장 발장은 레 미제라블, 불쌍한 사람들 중의 한 명이다. 19세기 프랑스에 대한 역사적 배경 없이 읽다보면 이야기의 흐름이 정체되고 지루해지는 면이 있다. 아마도 근래 우리의 삶이 "빠름 빠름"에 익숙해져서 소설조차도 빠른 스토리 전개가 아니면 낯설게 느끼는 게 아닐까 싶다.

어른들을 위한 레 미제라블은 시대와 장소는 달라도 공감할 만한 요소가 많다. 어린 시절에 읽었던 장 발장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 한 개인의 불행이 아닌 시대와 역사를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근본적인 삶의 질문들을 떠올리게 한다. 만약 청소년기에 레 미제라블을 읽는다면 전부는 아니더라도 앞으로 자신이 살아가야 할 사회의 단면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근래 영화 레 미제라블이 큰 흥행을 거두고 있다는 소식이 들린다. 일부 평론가들은 이 영화의 흥행 요인을 19세기 프랑스와 21세기 한국의 상황을 비교하며 설명하기도 한다. 그 어떤 이유이건간에 많은 사람들이 레 미제라블을 통해 감동받은 것은 이 작품이 가진 위대함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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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드를 위한 심리상담
로버트 드 보드 지음, 고연수 옮김 / 교양인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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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비 토드가 주인공이다. 뜬금없이 두꺼비가 등장한다는 게 왠지 어색하다. 아이들 책이라면 모를까. 그러나 심리상담을 위한 책이기에 오히려 두꺼비라는 존재가 독자들의 마음을 편안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다. 어쩌면 '나'라는 기존의 모습들을 잠시 접어두고 진정한 '나'를 탐구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 같다.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케네스 그레이엄의 우화 소설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줄거리를 아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다. 1908년 발표된 작품으로 지금도 사랑받는 철학 동화라고 한다. 책 말머리에 그 줄거리가 나온다. 두꺼비 토드는 부유하지만 우쭐대기 좋아하는 캐릭터다. 문제는 멋진 자동차에 홀려서 위험천만한 거리의 질주를 하게 된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감옥에 갇혔다가 우여곡절 끝에 탈출하고 다시 위기를 겪는 등 파란만장한 모험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다.

바로 그 두꺼비 토드가 이 책에서는 우울증 겪고 있다. 친구들은 토드를 걱정하고 심리상담을 권유한다. 토드는 걱정하는 친구들 때문에 심리상담가 헤런 박사를 찾아간다.

과연 심리상담은 어떻게 되었을까?  한 번도 심리상담가를 만나 본 적은 없지만 그냥 추측해보면 굉장한 위로와 조언을 해줄 것 같다. 그런데 헤런 박사는 어설픈 위로따위는 하지 않는다. 오히려 토드에게 토드 스스로 책임져야 된다고 냉정히 이야기한다. 친구들을 위해서가 아닌 토드 자신을 위해서 상담을 받으라는 뜻이다.

사람마다 경우는 다르겠지만 각자의 환경 속에서 타인을 의식하며 살아간다. 처음에는 자신을 낳아주신 부모님 그리고 친구들, 점점 많은 사람들이 바라보는 '나'를 의식하게 된다.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이 생각하는 '나'와 나 스스로 생각하는 '나'라는 존재가 얼마나 일치하느냐가 아닐까 싶다.

헤런 박사는 끊임없이 토드 자신에 대해 질문한다. 유명인이 아니고서는 자신에게 이런 다양한 질문을 할 일이 있을까 싶다. 우리는 우리 자신에 대해 얼마만큼 알고 있을까?

한 사람을 이해하려면 어린 시절을 살펴봐야 한다. 그 부분에 대해 헤런 박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 모두는 각기 인생의 초기 경험을 근거로 삼아 제각기 다른 세계를 봅니다.

...... 삶의 초기 경험들로 만들어진 감정과 정서라는 내면의 심리 세계...... 모든 사람들에게 인생의 최초 몇 년은 아주 영향력이 강해서 그들 각자의 세계관을 형성하는 데 초석이 됩니다. 달리 표현한다면, 외부 세계가 나의 내면 세계를 결정합니다.

그 때 형성된 인생에 대한 태도가 이후 우리의 행동과 행복에 영향을 끼칩니다. 우리는 거기서 자유롭지 못합니다. 우리가 변화하려고 결심하지 않는 한."

토드는 처음에 걱정하는 친구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헤런 박사를 찾아갔지만 그 덕분에 자신의 불행과 행복의 열쇠를 찾게 된다. 100년 넘게 사랑받는 철학 동화 속 주인공 토드가 심리상담가 헤런 박사를 만난다는 설정이 신선하고 마음에 든다. 100년 전이나 지금이나 인생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지혜는 변하지 않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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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미안 클래식 보물창고 15
헤르만 헤세 지음, 이옥용 옮김 / 보물창고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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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전 <데미안>을 읽었다. 연극으로 본 적도 있다. 그런데 <데미안>을 떠올리면 희한하게도 하나의 풍경처럼 느껴진다. 싱클레어가 데미안을 만나면서 느낀 묘한 끌림처럼 그냥 동시다발적인 감각으로 흡수되었던 것 같다. 처음 데미안을 읽었을 때는 십대였다. 아프락사스는 마치 해리포터의 마법처럼 느낄 때였고 무엇을 제대로 이해했는지조차 몰랐던 것 같다.

'새는 알 밖으로 나가려고 안간힘을 쓴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파괴해야만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그 신의 이름은 아프락사스이다.'

이 글귀는 <데미안>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부분이다. 굉장히 상징적인 표현이 현실적으로도 절묘하게 맞아들어간다고만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몇 십년이 지난 지금, <데미안>을 다시 읽었다. 마치 <데미안>의 도입부처럼 싱클레어가 되어 과거 유년 시절을 거슬러 추억하는 느낌이 들었다. 데미안은 불멸의 인간처럼 여전히 젊음을 유지하고 있었다. 데미안에게는 세월의 변화가 무색할 지경이다. 어쩌면 <데미안>은 수많은 싱클레어들을 위해 존재하는 상징적 존재가 아닐까.

"내 가슴 속에서 왈칵 치솟는 그 어떤 것,

나는 오로지 그것을 따라 살려고 애쓰고 싶었을 뿐이다.

그런데 그게 왜 그토록 어려웠던 것일까?"

<데미안>의 첫 문장이다. 책마다 번역이 다르기 때문에 전해지는 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다. 어찌되었건 이 첫 문장을 읽는 순간 내 가슴 속에도  왈칵 치솟는 그 무엇을 느꼈다.

프란츠 크로머로부터 구원해준 데미안, 데미안과 너무도 닮은 피스토리우스, 그리고 크로머와는 완전 상반된 크나우어. 데미안의 엄마, 에바 부인.

싱클레어가 자기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등장시킨 인물들은 몇 안 된다. 결국 <데미안>은 자기 자신에게로 이르는 길이다. 피스토리우스와 싱클레어가 나눈 대화 중에서 날아가는 꿈에 대한 부분이 있다. 고작 꿈일 뿐인데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공중에서 날고 있다는 느낌이 불안해서 날기를 포기한다고. 피스토리우스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이렇다. 포기하지 말고 계속 날고 , 날면서 놀라운 자기 자신을 발견하라는 것이다.

세월이 지나보니 알 것 같다.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가 유쾌하거나 달콤하지 않다고 해서 주눅들 필요는 없다. 이 세상에 나란 존재는 단 한 명뿐이며 나 자신에 대한 이야기도 유일하다는 점을 기억하면 된다.

책 표지가 빈센트 반 고흐의 <활짝 핀 아몬드 나무>다. 파스텔톤의 하늘빛과 연두빛이 마치 꿈을 꾸는 듯하다. 누군지는 모르지만 탁월한 선택인 것 같다. 과거를 떠올릴 만한 세월이 흐르고, 다시 <데미안>을 만나니 새롭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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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 - 하버드대 종신교수 석지영의 예술.인생.법
석지영 지음, 송연수 옮김 / 북하우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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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지영 교수가 누구지?

친절하게도 책 띠지에 적혀 있다.

아시아 여성 최초 하버드법대 종신교수.

"정말 대단한 사람이네. 도대체 어떻게 하버드법대 종신교수가 되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가질만한 궁금증들을 풀어주기 위해 이 책은 쓰여졌다.

<내가 보고 싶었던 세계>는 바로 한국 독자들이 보고 싶은 석지영 교수의 인생 이야기가 나와 있다.

학구열이 높기로 유명한 대한민국 학부모들이 눈여겨 볼만한 책이란 점은 확실한 것 같다. 요즘은 어린 나이에 해외어학연수를 보내거나 아예 조기유학을 보내는 경우가 많다보니 미국에서 성공한 한국인이라면 그 사람의 성공담이 궁금할 수 밖에 없다. 존재 자체만으로도 롤모델이 될 수 있고 그의 성공담이 곧 멘토의 조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석지영 교수에 대해 꿈의 변천사를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발레리나를 꿈꾸던 소녀가 피아노를 치고, 프랑스 문학을 공부하다가 결국에 법학 공부를 하면서 진정으로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을 찾았다.'

어린 시절에 미국으로 이민 가서 겪어야 했던 어려움도 있지만 반면에 미국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성공이 아니었을까, 라는 추측을 해본다. 물론 그녀의 노력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겠지만 예술분야를 꿈꾸다가 법조인이 된다는 것이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불가능한 일처럼 보여진다.

우리의 청소년들을 보면 고등학교까지 무조건 일류대학을 향해 돌진하다가 대학 이후에 자신의 꿈을 고민하는 것 같다. 어쩌면 우리 아이들에게 꿈보다는 현실적인 직업을 추천하는 것이 부모 혹은 교사의 할 일이라고 여기는 것은 아닌지......

솔직히 그녀의 성공에 대해 '어떻게'라는 관점에서 이 책을 읽었는데 다 읽고 나니 갑자기 부끄러운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 얻은 가장 큰 결실은 그녀의 성공 이야기가 아니라 그녀가 마지막에 건넨 조언이다.  

"무엇보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찾아라." 

이 조언은 누구나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그녀가 했기에 더욱 설득력 있는 것 같다.

"자녀가 그들의 관심사를 가지고 앞으로 나아가도록 내버려 두라. 그들이 날아오르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이 조언은 부모로서 명심해야 해야 할, 그리고 앞으로 지켜야 할 내용이다. 아이들이 가진 무한의 잠재력을 부모의 욕심때문에 가둬버리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게 된다. 내 아이가 어떤 직업을 선택하던지 부모로서 기쁘게 응원할 수 있도록 쓸데 없는 욕심은 버리는 연습을 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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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플리 4 : 리플리를 따라간 소년 리플리 4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홍성영 옮김 / 그책 / 2012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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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께끼와 같은 인물, 톰 리플리에게 관심을 갖는 사람이 또 있었다.

빌리 롤린스라고 자신을 소개한 소년이 리플리에게 다가온 것이다. 왜, 무엇때문에?

식품업체 거물인 존 피어슨이 자신의 저택 근처 절벽에서 떨어져 죽었다. 그리고 존 피어슨의 둘째 아들 프랭크 피어슨이 가출했다.

참 절묘하다. 리플리가 살아온 모습을 닮고 싶었던 것일까. 빌리, 아니 프랭크는 리플리를 찾아와 도움을 청했다. 리플리와 프랭크의 만남을 뭐라고 설명해야 될지 모르겠다. 어쩌면 리플리 혹은 프랭크의 생각과 마음을 이해한다는 자체가 어려운 일인지도 모르겠다. 리플리를 읽다보면 어쩔 수 없이 자꾸만 공범이 되는 것 같다. 리플리가 원하는 삶은 무엇일까. 자신 이외에 누군가에게 완벽하게 진실할 수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적절한 선에서 자신을 보여줄 뿐이다. 누구나 보이지 않는 혹은 감추고 싶은 자신의 모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가 규정한 범죄가 아니라면 분명 악의를 가진 행동도 용납되어지는 건지 궁금하다. 악의는 드러나지 않지만 그로 인한 행동의 결과물은 드러난다. 리플리는 교묘하게 자신의 행적을 바꿨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에게는 지극히 평범하고 온순한 인물로 비춰진다. 가장 가까운 가족조차도 모르는 리플리의 진실을 지켜보면서 마음 한 켠이 불편하다. 리플리가 범죄자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가 위기를 모면해가는 과정을 감탄하며 바라보고 있으니 말이다. 프랭크의 존재가 리플리에게는 새로운 과제였을까, 아니면 자신을 위한 위로였을까.

리플리는 프랭크를 위해 새로운 여권을 만들어준다. 벤저민 앤드류스. 프랭크가 원했던 아버지로부터의 자유를 드디어 얻게 된 것이다. 그런데 무엇이 문제였을까. 보는 것만으로는 그들을 이해하기가 정말 어렵다.  프랭크의 선택은 어떤 의미일까. 계속 물음표가 남는 것 같다. 리플리가 프랭크에게 보여준 관심과 노력은 결국 리플리 자신을 위한 것일지는 모르겠지만 리플리는 자신의 삶에서 나름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 같다. 현실세계에서 완벽히 분리된 두 가지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리플리를 통해 보는 것 같다. 리플리를 따라간 소년의 결말이 무엇일까, 궁금할 것이다. 인간의 내면을 바닥까지 살펴볼 수 있다면 그 곳에 리플리가 있지 않을까. 리플리는 새로운 인물 창조란 점에서 특별하다.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인간 내면의 모습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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