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 에피소드 학교편 2 : 다스페이퍼의 역습 뒹굴며 읽는 책 38
톰 앵글버거 지음, 정한벗 옮김 / 다산기획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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깜찍하고 기발하다. 스타워즈를 좋아하는 부모 세대들과 스타워즈를 이제 알게 된 아이들이 교감할 수 있는 동화다. <스타워즈 에피소드 학교편1>에서 종이인형 요다의 등장부터 뭔가 기대하게 만들더니 드디어 2권이 나왔다. 아이들은 무슨 일을 하기 전에 종이인형 요다의 조언을 따랐기 때문에 별 문제가 없었는데 다스페이퍼가 등장하면서 문제가 생기기 시작한다. 왜냐하면 종이인형 요다와 다스페이퍼가 계속 싸우니까. 그리고 종이인형 요다로 인해 드와이트는 무기한 정학을 당하게 되고, 친구들은 드와이트를 구하기 위해 나선다. 누구라도 종이인형 요다의 존재를 모르는 사람이라면 드와이트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 것 같다. 마치 사춘기 아이들을 외계인으로 생각하라는 누군가의 조언이 퍼득 떠오른다. 손가락에 종이인형을 끼우고 이상한 목소리를 내는 남자아이가 실제 내 눈 앞에 있다면? 드와이트 엄마가 학교로 와서 이 모든 사태를 보고 충격받은 것도 무리는 아니다. 다른 사람도 아니고 드와이트의 엄마라면 종이인형 요다는 당연히 쓰레기통에 버려질 것이다.

하비의 다스페이퍼와 드와이트의 요다.

정말 아이들이란...... 그런데 과연 진실은 뭘까, 궁금해진다. 만약 이 모든 것이 드와이트의 치밀한 계획이었다면? 글쎄, 아무리 생각해도 드와이트 혼자 계획했다고 하기에는 너무도 완벽한 게 아닐까.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를 용서할 수 있을까. 어른들에게도 용서는 쉽지 않은 선택이다. 중요한 건 드와이트가 종이인형 요다의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였다는 사실이다. 종이인형 요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상상의 놀라운 힘을 보여주는 이야기다. 종이인형 요다와 다스페이퍼를 통해서 아이들의 마음을 조금은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학교생활이 종이인형 요다와 다스페이퍼로 인해 뒤죽박죽 된 것 같지만 결론적으로는 모든 게 제자리를 찾게 되어 기쁘다. 무엇보다도 다스페이퍼에게 선한 마음이 남아 있어서 다행인 것 같다.

이 책의 저자 톰 앵글버거 역시 요다의 조언을 듣고 <종이인형 요다>에 이어 <다스페이퍼>를 썼다고 한다. 분명 2권이 끝은 아닐 것 같다. 요다가 가만두지 않을테니까.

혹시나 아이들이 뭔가 이상한 행동이나 말을 한다고 해서 놀라지 마시라. 종이인형 요다가 놀러온 것인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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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 - 세상을 깨우는 시대의 기록 역사 ⓔ 1
EBS 역사채널ⓔ.국사편찬위원회 기획 / 북하우스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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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부모님은 역사공부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 아니면 누군가의 권유로 구입하신 책일 수도 있지만, 어찌됐건 우리집 책장에는 역사에 관한 책이 세트로 꽂혀 있었다. 물론 역사책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유독 기억에 남는 건 단군신화가 등장하는 첫번째 책 때문이다. 우리 역사의 시초를 떠올리면 어린 시절에 봤던 단군신화 부분을 빼놓을 수 없다. 문제는 처음만 열심히 봤다는 점이다. 이후의 내용을 차근차근 봤더라면 역사에 대한 지식이 상당했을텐데, 지금 돌아보면 아쉽지만 당시에는 그 정도의 흥미를 느끼지 못했던 것 같다.

요즘은 역사를 소재로 한 드라마나 영화 덕분에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는 경우가 많다.

<역사 e>라는 책 역시 EBS 역사채널 e 에서 일주일에 한 편씩 방영되었던 내용을 엮어낸 것이다. 역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 이 책의 프롤로그가 굉장히 인상적이다.

"역사적 팩트를 복기하는 일은 자기 상실을 극복하는 첫 단계다." - 문동현 <역사채널 e> PD

역사를 지루하게 여기는 건 단순히 과거의 사건이나 인물 위주의 기록으로만 바라보기 때문이 아닐까.

만약 그 역사적 사실이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이라면? 역사를 모른채 산다는 건 정말 자기 상실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살 것인가, 나는 누구인가, 무엇을 기억할 것인가......역사는 알고 있다.

역사적 사건이나 인물도 시대에 따라서 평가가 엇갈린다. 교과서에서 배우는 역사처럼 고정된 시선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역사공부는 단편적인 지식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는 것.

<역사 e>는 새로운 발견이다. 역사의 중요성은 두말할 필요가 없지만 그렇다고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분야도 아니다. 오히려 외면당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면이 있다. 그런데 EBS 역사채널 e 를 통해서 역사를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은 영상으로 전했던 역사적 메시지를 다시금 차분하게 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의미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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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 흔들리되 부러지지는 않기를 - 인문학 카페에서 읽는 16통의 편지
노진서 지음 / 이담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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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흔을 바라보는 인문학자의 편지라고 해서 조금은 딱딱할 줄 알았다.

그런데 굉장히 신선하고 유쾌했다.

우선 만화 형식으로 시작한다. 주인공은 전철 안에서 잠이 든다. 그리고 자신의 꿈 속에서 16개의 문을 지나간다. 각각의 문은 인문학자의 편지로 연결된다. 첫 번째 편지는 무지개를 쫓던 어린 날의 풍경이 나타나고 <못 찾겠다 꾀꼬리>라는 친숙한 노래가사가 시처럼 적혀 있다.

저자의 말처럼 한 편의 오페라 혹은 뮤지컬을 보는 것 같다. 각 편지마다 나오는 가요는 마흔을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친숙한 노래다. 오랜만에 노래가사를 음미해보니 '아, 이것이 바로 인생을 노래하는 거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 시절에 그토록 많이 듣고 따라 부르던 노래가 이제는 새삼 마음으로 전해온다.

16통의 편지는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 시간의 흐름을 따라 성장해가는 인생 이야기가 담겨 있다. 과거를 추억하고 현재를 직시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마음이랄까.

언젠가 친구가 말했다. 서른 즈음보다 마흔 즈음이 더 싱숭생숭하다고.

어떻게 내 나이가 벌써 마흔이 되었나, 마치 전철 안에 잠든 주인공마냥 모든 게 꿈결 같은 기분이다. 화살처럼 빠르게 지나온 세월이 야속하다고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는 법이다. 그렇다면 마흔을 넘어서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갓 스물이 되었을 때는 어른이 되었다는 생각에 뿌듯했고 20대를 엄청 멋지게 보낼 줄 알았다. 서른이 되었을 때는 익숙한 일상에 젖어 20대가 끝났다는 걸 잊고 말았다. 어떤 이에게는 서른이 굉장한 의미를 지니는데 내게는 그저 어른으로 사는 삶의 연속이었던 것 같다. 어른으로 산다는 건 그렇게 멋진 일도 뿌듯할 일도 아니란 걸 알았을 뿐. 그리고 마흔은, 문득 지금까지의 삶을 돌아보게 만든다.

내게도 반짝이던 시절이 있었는가?

이 책을 읽다보면 정말 친구의 편지를 받은 것처럼 반갑고 친근하다. 나만 혼자 마흔을 넘어선 것이 아니라는 안도감 혹은 동질감이 느껴진다. 인문학자가 으시대며 가르쳐주는 지식이 아니라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나누는 대화같다. 정겹고도 가슴이 먹먹해지는 느낌. 가수 박정현이 다시 부른 조용필의 노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들으며 불쑥 눈물이 난 것도.

나에게만 보낸 편지는 아니지만 고마워서 답장을 쓰고 싶어진다. 마흔, 흔들리되 부러지지는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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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 - 그 집이 내게 들려준 희로애락 건축 이야기
구본준 지음 / 서해문집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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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에 관해서는 잘 모르지만 '집'에 관한 이야기라면 할 말이 많을 것 같다.

세상에 수많은 집들이 있지만 가장 좋은 집은 '우리집'이 아닐까. 그리고 '마음을 품은 집'이 바로 우리집이라는 것. 어린시절부터 꿈꾸던 집이 있다. 하지만 살다보니 내가 원하는 집이 아닌 현실에 맞는 집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던 것 같다. 일반주택, 빌라, 아파트까지 지금까지 살았던 집들은 분명 우리집이었지만 한 번도 우리집이라는 포근한 정을 못 느꼈던 것 같다.

근래 친구가 자신만의 집을 지었다. 우여곡절은 많았겠지만 요즘 세상에 자신의 집을 짓는다는 것이 놀랍기도 하고 부럽기도 했다. 무엇보다 가장 부러웠던 건 거실 한 켠이 큰 통유리창인데 밤하늘 별을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쏟아질 듯이 반짝거리는 별들을 본 적이 언제였던가. 집을 짓는다는 건 그냥 단순한 건축물이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 살아야 할 사람들의 생각과 마음이 담기는 과정인 것 같다.

<구본준의 마음을 품은 집>에는 어떤 형식에 매이지 않고 여러가지 집들을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희로애락이라는 네 가지로 구분하였지만 내게는 그러한 구분보다는 집의 의미를 다시금 떠올리게 만드는 시간이었다. 이진아 기념도서관, 대한성공회 서울대성당, 어린이대공원 꿈마루, 기적의 도서관, 전쟁과 여성인권박물관, 도동서원, 시드니 오페라하우스, 옛 부여박물관, 봉하마을 묘역, 시기리야 요새, 프루이트 아이고와 세운상가, 아그라포트, 창덕궁 정자, 선교장, 충재, 문훈발전소.

이 땅 위에 이러한 건축물이 있었다니 새로운 발견이다. 건축에 대해 몰랐던 매력을 발견한 것 같다. 삶이 묻어나는 공간을 통해 우리를 돌아볼 수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저자처럼 꼼꼼히 살펴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사람마다 기억에 남는 집 혹은 공간이 있을 것이다. 그냥 사진 한 장과 느낌을 적은 몇 자의 글만으로도 자신만의 추억을 간직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을 읽다보면 집뿐만이 아니라 그 안에 살고 있는 혹은 그 곳과 인연을 가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어떤 장소, 어떤 공간이든 마음이 자리한 곳은 아름답다. 슬프고 괴로운 곳일지라도 그 나름의 의미를 떠올릴 수 있으니 그 몫을 다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젠가는 내게도 마음을 품은 집을 지을 날을 올 것이라는 꿈을 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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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정체성 - 경복궁에서 세종과 함께 찾는
박석희 외 지음 / 미다스북스 / 2013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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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8월 15일 광화문 복원 행사에 갔던 일이 생각난다. 광복절 행사에 맞춰 광화문 복원과 현판식이 있다고 아이들을 데리고 나들이겸 갔던 것이다. '광화문'이라고 쓰인 한자 현판을 보면서 왠지 역사의 현장에 참여한다는 뿌듯한 기분이 들었던 것 같다. 광화문을 거쳐 경복궁을 둘러보면서 아이들에게 좀더 자세한 설명을 못해준 것이 아쉬웠다.

그 후로 광화문을 가보지는 못했지만 뉴스를 통해 종종 접하는 것이 광화문 현판 소식이다. 2010년에 새로 복원 교체한 현판이 석달 만에 균열이 생겨서 여러번 수리작업을 거쳐왔고, 그 과정에서 광화문 현판 글씨를 한글로 하느냐, 한자로 하느냐로 논쟁이 일고 있다.

도대체 광화문 현판을 놓고 왜 이러한 갈등이 생기는 것일까?

<조선의 정체성>은 경복궁을 중심으로 조선의 역사를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제법 두껍지만 사진 자료가 많아서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다. 경복궁을 한 번이라도 가본 사람이라면 각 사진을 보면서 안내를 받는 기분이 들 것이다. 경복궁에 관한 역사적 자료나 정보는 많지만 경복궁에서 세종의 시선으로 바라본다면 어떨까?  일제시대를 거치면서 경복궁 건물이 많이 파괴되어 100년 전의 경복궁을 복원하려면 아직도 멀었지만 현재 남아있는 경복궁 답사만으로도 조선 역사의 현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세종대왕과 경복궁을 통해 조선의 정체성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그건 광화문 거리에 세종대왕이 앉아 있는 이유와 일맥상통할 것이다.

경복궁은 조선 역사의 현장이며 세종대왕은 중심적 역할을 해낸 임금이다. 역사의식이란 한 개인뿐 아니라 국가 전체를 바로 세우는 기반이 된다. 곧 우리 민족의 역사를 어떻게 바라볼 것이냐가 우리의 미래를 변화시킬 것이다.

며칠 전 대통령 취임식이 있었다. 광화문 현판은 정권이 교체될 때마다 한글에서 한자로 바뀌었다. 한글단체와 문화재청에서 말하는 이유를 들어보면 각자 나름의 논리를 가지고 있다. 무엇이 옳고 그르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조선의 정체성>을 읽으면서 과연 세종대왕이라면 어떤 결정을 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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