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복워킹 - 장수하고 싶다면 먹지 말고 걸어라
이시하라 유미 지음, 이근아 옮김 / 성안당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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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 길에 급히 나오느라 밥을 못먹었다. 대신 <공복워킹>을 들고 나왔다.

마침 공복상태이고 전철역을 향해 걷고 있으니 딱 좋은 상태인가?

"규칙적인 배변습관을 위해서 아침을 먹는 것이 좋다."

"아침을 안 먹으면 집중력이 떨어져 일이나 공부가 잘 안된다."

"아침을 거르면 비만이나 당뇨병과 같은 생활습관병에 쉽게 걸린다."

결론은 '아침은 반드시 먹어야 한다'는 말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건강상식이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건강을 위해서 아침 단식을 권하고 있다.

아침 단식이라고 해서 아무 것도 먹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당근사과주스나 생강홍차와 같이 간단한 음료로 위부담을 줄이고 뇌에 당분 공급을 하라는 얘기다. 물론 아침 단식이 모든 사람에게 적합한 것은 아니다. 평상시에 아침을 꼭 챙겨 먹던 사람이라면 아침 대신 점심이나 저녁 단식을 시도하면 된다.

여기서 알려주는 건강법의 핵심은 '적게 먹고 많이 걸어라'는 것이다.

장수촌의 100세 이상 노인을 보면 아침 공복 상태에서 하반신의 근육을 튼튼하게 단련한다. 우리 근육의 70%는 하반신에 있어서 나이들수록 근육이 약해지며 노화가 나타나는 것이다. 근육은 우리 몸의 전체 열 생산량 중 40%나 되는 열을 생산한다. 걷기는 근육과 혈관이 한 몸이 되어 대량의 혈액을 순환시켜 하반신을 따뜻하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

이시하라 유미라는 작가 이름을 기억 못했는데, 그의 저서 <암도 생활습관병도 몸을 따뜻하게 하면 낫는다>를 보고 알게 됐다. 우리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 어떻게 건강과 관련이 있는지, 몸을 따뜻하게 하는 방법은 무엇인지를 알게 된 책이었다.

<공복 워킹> 역시 일맥상통하는 내용이다. 현대인들이 건강을 해치는 이유는 과식과 운동부족이며 망가진 몸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공복 워킹을 제시한 것이다. 하반신을 잘 단련하면 다이어트와 노화방지 효과가 있다. 만약 걸을 시간이 없는 사람은 근력운동 중 스쿼트를 하라고 조언한다. 스쿼트는 대퇴근을 발달시키는 운동으로 다리를 구부렸다 펴는 동작이다.

예전에 헬스 트레이너가 알려준 다이어트 동작과 같은 것을 보면 특별한 운동기구 없이도 걷기와 간단한 근육운동으로 건강을 지킬 수 있을 것 같다. 이 외에도 하반신에 좋은 식품과 체온을 높이는 방법과 같이 유익한 정보를 알려준다. 참고해서 실천하면 좋을 것 같다.

아침을 굶고나서 오전 근무가 다소 힘든 것을 보면, 원래대로 아침밥은 먹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살면서 아직까지 다이어트나 단식을 해본 적이 없는 사람이라 갑작스런 단식은 어렵고 세 끼니를 평상시보다 가볍게 먹어야겠다. 적게 먹고 많이 걸으면 몸이 따뜻해지고 건강해진다! 건강을 위한 작은 실천, 지금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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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박사 안강입니다 - 수술 없는 만성통증 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 통증박사 안강입니다 1
안강 지음 / 김영사 / 201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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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통증치료의 세계적인 권위자라는 안강 박사에 대해서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통증의학 분야에서 독보적인 치료법으로 유명하다는 안강 박사.

이 분이 얼마나 대단한 실력자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책을 읽으며 감탄한 부분이 있다.

"......저는 분명한 근거와 소신을 갖고 있기에 절대 물러서지 않습니다. 제 목적은 환자와 사이좋게 지내는 게 아니라, 어떻게든 환자를 통증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다 보니 의료계에는 저를 싫어하는 의사나 한의사도 많습니다. 제 치료법이 그들의 소신과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고, 그들이 추구하는 이익과 맞지 않기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저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오로지 환자와 통증만 들여다보기 때문입니다......" (7p)

말 그대로라면 정말 존경스럽다. 의료행위가 사업으로 변질되는 요즘 세상에 한 줄기 빛과 같은 분이 아닐까 싶다.

의료법이 개정될 때 벌어지는 의사와 한의사, 혹은 약사 간의 갈등을 보며 매우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서로의 밥그릇을 챙기려고 애꿎은 환자를 볼모로 삼는 건 너무도 이기적이고 파렴치한 작태다. 더군다나 요즘은 의료서비스를 강조하면서 도리어 이윤에만 급급한 병원들 때문에 피해를 보는 경우도 늘고 있어 의료인에 대한 불신마저 생기는 것 같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딘가 통증을 느끼면 병원을 찾아가 검사를 받는다. MRI 혹은 CT촬영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종합병원이 아닌 경우는 새로운 병원을 갈 때마다 동일한 검사를 또 받아야 한다. 중요한 건 검사 결과에 따라 이상이 발견되면 쉽게 수술을 결정한다는 점이다. 과연 수술이 최선의 치료법일까?

안강 박사가 명의가 될 수 있었던 건 자신의 실수를 인정할 줄 알고, 좀더 나은 치료법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는 점일 것이다. 그는 의사로서 자신을 포함한 어느 의사라도 오진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의학이 아무리 첨단 과학일지라도 지금처럼 몸속의 여러 기관을 토막토막 잘라서 진단하는 방식에서는 절대 오류를 벗어날 수 없다는 것이다.

종합병원 외래를 예약하면 짧게는 30분 정도 기다리고, 진료는 3분이면 끝난다. 아무리 뛰어난 의사라고 해도 겨우 3분 동안 환자의 상태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의사가 직접 환자의 몸을 진찰하기 보다는 검사 결과에만 의존할 경우, 오진의 가능성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환자 자신의 주관과 의지가 없다면 불필요한 수술로 인한 후유증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할 것이다. 흔히 수술만 하면 모든 고통에서 벗어날 거라고 생각하지만 의사가 말하는 성공적인 수술과 환자가 받아들이는 수술의 만족감은 거리가 있다. 극심한 통증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방법이든 찾고 싶어서 수술을 선택할 수 있다. 그 때문에 이 책에서 말하는 수술의 위험성을 알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한다.

만성통증은 충분히 치료할 수 있고, 예방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겠다. 우리 몸이 가지고 있는 자연치유력을 믿는다면 불필요한 치료는 거부할 것이다. 병원을 찾기 전에 먼저 자신의 몸 상태를 살펴볼 일이다. 그리고 스스로 치유하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무엇보다도 예방이 중요하다. 안강 박사가 알려주는 걷는 자세와 식이요법을 보면 평상시의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올바른 호흡법과 자세, 좋은 먹거리로 우리의 건강을 지켜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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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멍의 쾌활한 장자 읽기
왕멍 지음, 허유영 옮김 / 들녘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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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왈, 맹자왈......

다소 고리타분한 사람을 두고 빗대어 말할 때가 있다. 위대한 사상가 공자를 무시하는 것이 아니라 공자인 척 하는 위선이 싫은 것이다. 그렇다면 장자는 어떠한가?

학창 시절, 장자의 호접춘몽을 배우며 굉장히 놀랐던 기억이 난다. '과연 나는 누구일까?'라는 고민을 하던 사춘기 시기라서 더욱 공감했던 것 같다. 하지만 학구열로 이어지지 않은 탓에『장자莊子』를 제대로 읽어볼 기회는 없었다.

<왕멍의 쾌활한 장자 읽기>는 선뜻 읽기에는 부담스러운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 장을 펼친다면 고전의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참으로 신기한 것이 읽다보면 계속 읽게 된다는 점이다. 그건 왕멍이라는 작가의 역할이 큰 것 같다.

『장자莊子』내편은 장자가 직접 쓴 것이고, 외편과 잡편은 그의 제자들이 썼다는 것이 일반적인 정설이다. 이 책은 『장자莊子』라는 어려운 고전을 현대적인 시각으로 잘 풀어내고 있다.

원문을 그대로 보여준 후에 각 문장이 품고 있는 다양한 의미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간간히 <왕 아무개의 말>로 자신의 의견을 덧붙이고 있다. 장자의 말을 전한다고 해서 무조건 그의 말이 옳다거나 훌륭하다고 치켜세우지 않는다.

장자는 초월과 해탈을 이야기하기 때문에 항상 높은 정신세계를 추구하며 남들은 생각할 수 없는 기발하고 절묘한 주장을 펼친다. 유가의 단점을 신랄하게 꼬집고 비판하여 놀랍기도 하지만 장자가 내놓는 해결책은 다소 헛된 망상처럼 애매한 부분이 있다. 자연의 도와 무위이치를 말하는 도가 사상은 철학과 종교의 중간에 있다. 그러니 감탄하고 공감하면서도 현실적인 대책이 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노자와 장자의 논리대로라면 이 세상은 무정부주의, 유토피아가 되어야 한다.

장자와 같이 도를 터득하고 자연을 깨닫고 생명을 느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2천년 전의 장자는 세상을 바꾸지 못했지만 그의 사상은 현대적 관점에서 매우 유효하다. 우리의 삶을 돌아보면 의식적으로 무엇을 추구하거나 집착하기에 번잡스럽다. 아무것도 구하지 않고 내버려둔다는 건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세상의 눈치를 보지 말고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면 해답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자신을 삶의 흐름대로 자연스럽게 놔 둔다면 어떤 깨달음을 얻지 않을까?

장자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빈 배' 이야기처럼 자신을 비우고 세상을 자유롭게 노닐 수 있기를 희망한다. 중요한 건 장자의 주장 역시 장자의 것이지, 나의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깨달음이란 서로 통해야 가능한 것이다. 장자의 글 중에 '물속에는 망상이라는 귀신이 있고, 들에는 방황이라는 귀신이 있다'라는 내용이 나온다. 정말 환상적인 표현력이다. 이제는 망상과 방황이라는 귀신에 홀리지 말고 삶을 제대로 바라볼 때다.

지금 이 순간, 장자왈....

"자신은 보지 않고 외물만 보는 사람이나 남을 부러워하고 자신을 자랑스러워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의 모든 것을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을 알지 못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며, 남에게 필요한 것과 남이 세워놓은 규범만을 본다. 또한 자신이 이미 이루어놓은 것과 이루고자 하는 것, 자연히 이룰 수 있는 역할에는 적응하지 못하고 남이 요구하는 역할에만 적응하려고 한다." (38p)

"자기가 알지 못하는 것은 추구할 줄 알면서 이미 알고 있는 것을 추구할 줄은 모른다." (93p)

"......자신의 뜻에 부합하지 않으면 어디도 가지 않고, 자기 마음이 아니면 어느 것도 행하지 않는다. 설령 세상 사람들이 모두 그를 칭송한다 해도 초연하게 돌아보지도 않고, 세상 사람들이 모두 비난해도 아랑곳하지 않는다. 남들의 칭찬과 비난은 긍게 그 어떤 이익도 되지 않고 그 어떤 해를 끼치지도 않는다. 이런 사람을 두고 덕이 온전하다고 하는 것이다. 나는 마음이 물결처럼 출렁이는 사람일 뿐이로구나." (177p)

"도의 입장에서 볼 때 무엇을 귀하게 여기고 무엇을 천하게 여기겠는가? 이것을 일러 반복되면서 변화하는 것이라고 한다. 자신의 뜻에 구애되지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도에 어긋나게 될 것이다. 도의 관점에서 보면 이것을 일러 경계 없는 도의 모습이라 하니 그대의 행동을 한 방향으로만 한정하지 말아야 한다. ......만물의 변화에는 멈춤이 없다......무릇 모든 것은 오로지 스스로 운동하고 변화하기 마련이다." (33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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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미안 1 - 운명을 훔친 여자 아르미안 1
이유진 엮음, 신일숙 원작 / 2B(투비)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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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에 빠져들게 만드는 책이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신일숙 만화가의 대표작이다.

어린 시절에 만화가게에서 빌려보던 순정만화들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만화로 봤던 작품을 소설로 만나보니 그 느낌이 참 좋다. 글자 하나하나가 저절로 그림이 되어 눈 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다. 특히나 이 작품은 소녀적인 환상을 자극하기 때문에 읽는 내내 소녀 감성이 되어 몰입하게 된다.

아르미안이라는 나라는 여왕이 다스리며, 그 여왕은 태어날 때부터 운명적인 힘을 지닌다. 아르미안의 제37대 여왕(레 마누), 기르샤 옴머세트에게는 아름다운 네 명의 딸이 있다. 스스로 여왕의 길로 나선 첫째 마누아, 여신같은 아름다움을 타고난 둘째 스와르다, 의술에 뛰어나고 명석한 셋째 아스파샤, 말괄량이 넷째 샤리.

기르샤의 죽음으로 아르미안은 새로운 여왕을 선출해야 하는 상황이다. 과연 누가 제38대 여왕이 될 것인가? 어린 시절부터 여왕이 되기 위해 수련을 받아온 첫째 마누아는 자신이 어머니의 뒤를 이어 여왕이 될 거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철부지 막내 샤리가 전설 속 불새를 타고 온 황금빛 존재와 같은 황금빛 머리카락과 초능력을 지녔음을 알게 된다. 마누아는 여왕이 되기 위해 운명을 훔치려 한다.

이야기 자체가 환상적이다. 그 덕분에 아르미안을 보는 동안에는 현실과는 완전히 분리되어 꿈꾸는 것만 같다. 참 묘한 것은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누가 한 명을 콕 집어 좋아할 수가 없다는 점이다. 반대로 여왕이 되기 위해 동생을 무참히 내쫓는 마누아를 미워할 수가 없다. 만약 샤리가 없었다면 마누아는 충분히 여왕이 될 만한 자격을 갖춘 인물이다. 조국을 위해 자신의 사사로운 감정까지 포기할 정도로 아르미안을 사랑하니까. 결국은 네 딸 모두를 좋아할 수밖에 없다. 자신을 내쫓는 큰언니를 향해 그 순간에도 언니를 사랑한다고 말하는 샤리를 보면서 왠지 뭉클해진다. 겨우 열 살의 소녀가 엄청난 시련을 꿋꿋하게 견뎌낸다는 것이 놀랍다. 그것이 환상세계라 할지라도 감동은 똑같은 것 같다.

그리고 순정만화에서 빠질 수 없는 매력적인 남자 리할과 미카엘은 상상만으로도 흐믓하다. 사랑과 운명의 소용돌이 속에서 아르미안의 네 딸들은 어떤 길을 가게 될까?

이미 만화로 다 본 내용인데도 책으로 읽는 것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오히려 더 흥미진진하고 즐거웠던 것 같다. 왠지 다시 만화로도 보고 싶다. 순정만화가 보고 싶다는 사실이 새삼 더 큰 의미로 다가오는 건 무뎌진 감성을 자극했다는 점이다. 콩닥콩닥 설렌다. 너무나 오랜만에 느끼는 설렘이다.

<아르미안의 네 딸들>에게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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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인생의 세 가지 실수
체탄 바갓 지음, 강주헌 옮김 / 북스퀘어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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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잘 산다는 건 정답이 없는 것 같다.

<내 인생의 세가지 실수>에는 세 명의 친구가 등장한다. 주인공 고빈드 그리고 이샨과 오미.

어떻게 전혀 다른 성격의 세 사람이 친구가 될 수 있었을까? 어쩌면 세 명의 친구라는 조합 자체가 인생의 놀라운 반전 같다는 생각이 든다.

고빈드는 고등학생 때 수학 100점을 받은 후로 수학 과외를 하며 겨우 밥벌이를 하고 있다. 이샨은 국립군사학교를 중퇴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있다. 한 때는 크리켓 선수가 될 뻔했던 친구다. 오미는 평상시에는 별 의욕이 없는 친구라서 가끔 바보 같이 보일 때가 있다. 다만 오미가 자신의 의견을 확실히 보여줄 때는 종교적인 문제가 거론될 때다. 오미의 아버지가 힌두교 승려라서 그렇다.

대략 봐도 젊은 백수들이다. 그런데 고빈드가 사업가적인 수완을 발휘하여 두 친구와 가게를 시작한다. 처음에는 고빈드를 응원했다. 사업을 하려면 고빈드처럼 꼼꼼하게 챙겨야 한다고. 한 푼이라도 아끼고, 좀더 넓은 가게로 옮기기 위해서 열심히 뛰어다니는 고빈드에 비해서 이샨과 오미는 게을러보인다. 이들 세 친구에게 나타난 알리는 겨우 열두 살 소년이다. 가히 천재적인 반사신경을 가진 알리는 크리켓 경기에서 어떤 공이라도 칠 수 있지만 허약해서 네 번 이상을 칠 수 없다. 이샨은 알리를 보자마자 최고의 크리켓 선수로 키우고 싶어한다.

주인공 고빈드는 도대체 어떤 세가지 실수를 저질렀기에 죽을 결심을 한 것일까?

인생에 있어서 돌이킬 수 없는 실수라면 누구라도 죽고 싶을 것 같다. 그렇다고 모든 사람이 죽는 것은아니지만, 고비드의 이야기를 듣다보면 그의 실수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상황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가난한 생활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돈을 모으려는 고빈드에게 공감하면서도 결국에는 이샨과 오미라는 친구의 존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된다. 그래서 인생에는 정답이 없는 건가보다.

살다보면 겪게 되는 불행한 사건들 앞에서 '왜?'라는 질문은 불필요한 것 같다. 아무도 답할 수 없으니까. 고빈드는 불가지론자니까 종교적으로 설명하지 않는다. 대신 이샨과 오미를 통해 설명해준다. 고빈드는 자신이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했지만 실수를 저질렀고 그 결과를 견디지 못한 것이다.

인도 작가 체탄 바갓은 이 소설이 실화를 바탕에 두었다는 걸 프롤로그에서 알려준다. 작가에게 온 이메일에는 죽기를 결심한 남자의 고백이 적혀 있다. 한 문장을 적을 때마다 수면제를 먹는다는 이 남자 때문에 작가는 멀리 그가 살고 있는 아메다바드로 가게 된다.

인도라는 나라에 아메다바드라는 도시. 그 곳에 사는 세 친구의 인생이야기.

특별하거나 엄청 재미있는 줄거리가 아닌데도 점점 그 이야기에 빠져드는 것이 신기하다. 그건 인생의 실수를 이야기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완벽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 결국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실수를 보면서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 한 순간의 망설임 혹은 잘못된 판단으로 벌어진 일들이 우리의 인생을 엉망으로 만들겠지만 희망은 있다는 것. 역시 이야기는 해피엔딩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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