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의 힘으로 가라 - 인생의 참된 방향을 찾아가는 8가지 지혜
조셉 M. 마셜 3세 지음, 공민희 옮김 / 토네이도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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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메리카 원주민 라코타 인디언.

<혼자의 힘으로 가라>는 한 편의 동화를 읽은 느낌이다. 라코타인들에게는 자연과 인간의 경계가 없는 것 같다. 바람, 물, 나무, 늑대, 독수리......살아 있는 모든 존재와 소통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삶으로 느껴진다. 이 책의 저자인 조셉 마셜 3세는 위대한 영적 스승으로 여겨진다고 하는데 다 읽고나니 알 것 같다.

인디언에 대한 나의 이미지는 영화 <늑대와 함께 춤을>에서 봤던 것들이 전부이다. 굉장히 인상적인 부분이 인디언 이름이었던 것 같다. 영화에서 백인여성인데 인디언과 살고 있는 '주먹쥐고 일어서'의 이름이 아직까지 기억나는 것을 보면 말이다. 우리가 생각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이름들이지만 곰곰이 생각하면 참 멋지단 생각이 든다.

이 책에서도 '말이 느린 아이'라고 불리던 소년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나중에 인디언 수장이 된 그는 '홀로 걷는 자'라는 이름을 갖게 된다. '말이 느린 아이'가 어른이 되어서 '홀로 걷는 자'가 될 수 있었던 건 모두 할머니 '회색 풀' 덕분이다. 할머니 '회색 풀'은 침묵의 지혜를 알려준다.

늘 시끄러운 소음 속에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침묵은 낯설다. 깨어있으면서 침묵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오히려 침묵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바쁘게 정신없이 살다가 문득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순간이 있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우리 삶에 던지는 수많은 질문들은 스스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잃었기 때문이다. 지식은 배울 수 있어도 지혜는 머리로 배우는 것이 아니다.  <혼자의 힘으로 가라>는 라코타 인디언들의 옛 이야기를 들려준다. 조용조용 가만히 들려주는 이야기 속에 그들의 놀라운 지혜를 엿보게 된다. 자신의 땅 아메리카를 백인들에게 빼앗기고, 인디언보호구역에 갇혀 살아야 하는 그들이지만 라코타인들의 위대한 지혜까지 가둘 수는 없는 것 같다.

울프의 묘비에 적힌 다음 글귀를 다시금 새겨본다.

"지혜는 많은 길을 여행하고 어떤 경계도 없음을 안다.

지혜는 떠다니는 선물이니 잡을 수 있을 때 붙잡아라.

소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용하고 물려주기 위해서!" (302p)

할머니 '회색 풀'은 '말이 느린 아이'에게 무엇을 가르치거나 강요한 적이 없다. 소년 스스로 깨달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을 뿐이다. 그래서 소년은 현명하고 사려깊은 인디언 수장 '홀로 걷는 자'가 될 수 있었다. 조셉 마셜 3세는 우리에게 말한다.


"삶이란 늘 그런 것.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의 힘으로 계속 가라.

그렇지 않으면 원치 않는 힘에 이끌려 원치 않는 곳으로 가게 되리니.

삶이란 늘 그런 것.

삶이란 그렇기 때문에 사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는 것이니."  (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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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Colorful 80일간의 컬러풀 세계일주 (유럽 / 아시아 / 이집트 편) - 안티 스트레스 컬러링북 The Colorful 시리즈
스키아 지음 / 보랏빛소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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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컬러링북이다.

이번 주제는 <80일간의 컬러풀 세계일주>이다. 유럽, 아시아, 이집트 편으로 각 나라마다 상징적인 혹은 연상되는 이미지들이 등장한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구입했던 컬러링북이었는데 점점 다양한 주제의 컬러링북이 나오는 것을 보니 신기하다. 컬러링북도 취미가 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취미가 프라모델 조립인 사람들을 보면 매번 새로운 것을 조립하면서 어린아이처럼 좋아한다. 마치 어른이 아이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느낌이 들어서 이해하기 힘들었는데 컬러링북을 하면서 조금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사실 컬러링북이란 것이 단순히 설명하자면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색칠공부책과 같다. 어릴 때 누구나 한 번쯤은 해봤을 색칠공부책이다. 미술을 싫어하는 아이도 초등학교 시절에는 어쩔 수 없이 미술 수업 중에 색칠하기는 해봤을 것이다. 하지만 어른이 된 뒤에 색칠을 위한 도구를 사용한 적은 거의 없을 것이다.

그런데 어느날 등장한 컬러링북이 안티 스트레스, 힐링을 위한 책으로 소개되고 있다.

호기심이 발동하여 처음 구입한 컬러링북은 색연필로 색칠을 했는데, 그다음에는 다양한 도구를 써보자는 생각에 사인펜으로 색칠했더니 느낌이 전혀 다르다.

색연필, 파스텔, 물감, 사인펜 등 어떤 것으로 색칠하든지 본인 마음이지만 어떤 그림이냐에 따라서 잘 선택해야 멋진 작품이 되는 것 같다.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위한 그림이 아니라서 부담없이 마음대로 색칠해도 완성된 것을 보면 대부분 만족스럽다. 그 이유는 밑그림이 멋지기 때문이다. 이번 컬러링북은 그림들이 화려한 것 같다. 그림으로 세계일주를 한다는 야심찬 의도대로 그림들이 전부 예쁜 엽서 같다. 정말로 어떤 그림은 깔끔하게 잘라서 편지지로 활용해도 좋을 것 같다. 특별히 이 책은 그림 뒷면에 예쁜 패턴으로 꾸며져 있어서 여러모로 활용할 수 있게 신경쓴 것 같다. 정성껏 색칠한 그림이라서 뿌듯하고 누군가에게 선물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다.

컬러링북이 정말 힐링에 도움이 되느냐는 사람마다 다를 것 같다. 또한 다양한 컬러링북들이 있기 때문에 자신에게 알맞은 내용으로 선택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 근래 고민이 있다거나 불면증이 생겼다면 그런 사람들에게 특별히 추천하고 싶다. 12가지 색을 내 마음대로 골라가며 하얀 여백을 예쁜 색으로 채워가다보면 어느새 복잡했던 머릿속이 개운해지는 기분이 든다. 이번 컬러링북은 소녀 취향이 듬뿍 들어간 화려하고 아름다운 그림들로 이루어져 있다. 처음에는 색연필, 이번에는 사인펜으로 색칠해봤으니 다음에는 수채화물감으로도 해보고 싶다. 컬러링북을 아예 몰랐을 때는 컬러링북이 다 똑같지 않나라고 생각했는데 책마다 나름의 개성과 매력이 느껴진다. 그래서 새로운 컬러링북에 관심이 가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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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잔혹사 마녀사냥
양태자 지음 / 이랑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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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잔혹사 마녀사냥>은 마녀사냥을 주제로 한 흥미 위주의 이야기가 아닌 역사적 고찰을 위한 보고서 같은 책이다.

마녀사냥이 일어난 시대적 배경과 마녀사냥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을 알려준다.

종교와 권력이 만들어낸 마녀사냥은 독일 지역에서만 약 6만여 명의 사람들을 마녀로 내몰아 죽게 만들었다. 광기의 잔혹사라고 표현할 정도로 수많은 사람들을 고통 속에 죽게 만든 것이 마녀사냥이다.  중세 유럽에는 왜 마녀가 필요했던 것일까?

저자는 직접 마녀사냥이 자행된 장소를 방문하고 취재한 내용들을 여러가지 도표와 그림 자료를 통해 보여준다. 마녀사냥에 관한 생생한 역사적 증거물들이다.

그 당시에는 누구든지 마녀 혐의를 받으면 끔찍한 고문 때문에 거짓자백을 할 수밖에 없었고, 끝까지 부인했다고 해도 억울하게 쫓겨나는 상황이었다. 마녀로 내몰린 그들은 중세 유럽의 권력자들이 휘두른 폭력의 희생자들이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길가에 핀 풀처럼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짓밟혔다는 사실에 분노가 치민다. 지배계층과 피지배계층 간에 벌어진 비극적인 단면이다. 지배층의 권력 유지를 위해 마녀라는 희생양이 필요했던 것이다. 새삼 인간이 가진 악마적 속성에 대해 경악하게 된다.

동화나 영화에서 보는 마녀의 이미지만 떠올리다가 이 책을 보면서 불쌍하게 희생된 사회적 약자를 떠올리게 된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악랄하게 이용했던 권력자들이야말로 진짜 마녀가 아닐까.

어릴 때는 마녀사냥과 같은 자극적인 내용들을 볼 때 호기심이나 재미로 느꼈는데 역사를 통해 본 마녀사냥은 슬프고 가슴 아픈 대학살이었다. 그래서 책을 읽으면서도 마음이 불편하고 힘들었던 것 같다. 굳이 중세의 잔혹한 역사를 끄집어보는 건 역사적 비극을 통해 경각심을 일깨우고자 하는 게 아닐까 싶다. 어쩌면 현대사회에서 벌어지는 마녀사냥은 좀더 교묘해서 우리가 쉽게 간과하는지도 모른다. 인간은 누구나 평등하다, 그리고 행복해야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서로 다르다는 것이 틀리고 잘못된 것으로 왜곡되어서는 안 된다. 마녀사냥의 진실은 인간의 탐욕과 죄악에서 비롯된 사기극이었다. 중세 시대에는 무지하고 나약한 이들이 희생되었지만 현대 사회에서는 누가 어떤 식으로 마녀로 몰릴 지는 알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늘 진실을 가릴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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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백작부인
레베카 존스 지음, 이나경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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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 백작부인>은 에르제베트 바토리 백작부인에 관한 소설이다.

그녀에 대해 잘 모른다면 다음의 내용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남자 뱀파이어의 원조가 드라큘라라면, 여자 뱀파이어의 원조는 헝가리의 에르제베트 바토리 백작부인이다. 폴란드의 왕을 사촌으로 둘 정도로 명문가인 바토리가는 그들이 소유한 막대한 재산과 토지를 지키기 위한 방편으로 근친결혼이 빈번히 이뤄졌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바토리가에는 유난히 정신질환을 앓는 사람들이 많았다.

바토리는 용맹스러운 군인으로 이름이 알려진 페렌츠 나다스니 백작과 결혼했다. 그러나 선천적으로 군인의 기질을 타고난 남편이 터키와 전쟁을 치르느라 집에 없는 날이 많았고 젊은 시절 바토리는 낯선 성에서 시어머니와 지내야 했다. 매사에 지나치게 엄격한 시어머니로 인해 바토리는 억눌린 채 지내면서 서서히 정신병자로 변해갔다.

1600년 남편은 전사하고, 마흔 살의 바토리는 자유의 몸이 되었다. 이때부터 그녀는 뒤틀린 욕망이 엽기적 행각으로 표출되기 시작한다. 우연히 하녀의 잘못을 탓하며 때리는 과정에서 하녀의 피가 바토리의 얼굴과 팔에 튀었고 피에 닿은 부분의 피부가 하얗고 탱탱해졌다는 느낌을 받았다. 늙어가는 것에 지나치게 민감했던 그녀는 이 사건을 계기로 젊은 여성의 피가 자신의 젊음을 되돌려 줄 거라고 믿게 되었다. 그래서 산악 지대인 카르파티아 산맥 언덕에 위치한 자신의 체이테 성으로 농부의 딸들을 납치하여 잔인하게 고문하여 죽이고 그 피로 목욕을 즐겼다고 한다. 바토리는 '철의 처녀','철의 새장'과 같은 고문 도구까지 제작하였다.

그러나 바토리의 살인 행각은 종국에 덜미를 잡히고 만다. 처녀들이 체이테 성에만 들어가면 살아 나오지 못한다는 소문이 인근 마을에 퍼지면서 사람들은 그 성을 악마의 성이라 여기며 가까이 가는 것조차 두려워하게 된다. 이 소문은 당시 교구의 신부에게 전달되고, 결국 바토리의 만행은 그의 사촌 기오르기 투르소 백작의 방문으로 그 실상이 밝혀진다. 그녀가 죽인 처녀의 수에 대한 진술은 문서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는데 50명에서부터 610명에까지 이른다. 이 일에 가담한 바토리의 하녀나 하인들은 모두 사형을 당했다. 그러나 정작 바토리는 왕족의 친척이라는 이유로 죽음을 모면하는 대신 창과 문이 폐쇄된 방에 감금됐고, 3년 뒤에 그 방에서 죽었다. 그녀가 죽은 뒤에도 바토리에 대한 공포감이 떠돌았으며, 그녀의 이름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금기시 되었다."  [네이버 지식백과 참조]

책 띠지에 "처녀의 피로 목욕한 여인, 바토리 - 오해로 뒤덮인 진짜 초상을 되찾다"라는 문구를 보고 굉장히 자극적인 소재의 이야기라고 짐작했다. 그러나 이 소설은 주인공 에르제베트 바토리의 시점에서 모든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마치 살인마라는 누명을 쓴 한 여인이 감옥에 갇혀 억울한 심정을 토로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건 그녀가 자신의 아들에게 편지를 쓰는 형식으로 자신의 인생을 들려주기 때문일 것이다. 정말 읽는 내내 감쪽같이 속았다. 피의 백작부인으로 알려진 바토리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에 그녀의 말을 그대로 믿었던 것이다. 책을 다 읽은 뒤에 바토리에 대한 내용을 찾아보고 소름 끼쳤다. 내게는 그것이 가장 충격적인 반전이다.

하인들을 잔인하게 다루는 방식은 어린 시절에 봤던 아버지의 행동을 통해 습득했고, 결혼한 이후에는 남편인 페렌츠가 격려해줬기 때문에 백작 부인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다. 하인들에게 내린 처벌은 다시 언급하기 싫을 정도로 잔인해서 공포영화 수준이다. 어린 나이에 백작 부인이 되었기 때문에 자신을 우습게 보는 하인들을 따끔하게 혼내고 다스려야 했다는 것이 그녀의 변명이다. 또한 남편 이외의 남자를 사랑하고 배신당하는 과정은 중세 시대에 재산의 일부처럼 여겨졌던 여성의 비참한 현실처럼 보였다. 그 당시의 여자들은 지참금이 많아야만 결혼할 수 있었고, 정략결혼을 통해 부와 권력을 획득할 수 있었다. 남편이 죽으면 혼자 남겨진 미망인은 재산과 영지를 주변 귀족들에게 빼앗기고 수녀원에 갇히는 경우도 있어서 미망인이 된 바토리의 처지가 조금은 이해가 됐다. 하지만 바토리를 통해 본 중세 시대의 모습이 진실이라면 너무나 끔찍한 지옥 같다. 똑같은 인간으로서 어떻게 이런 일들을 저지를 수 있는 것인지, 그것을 용납했던 중세 시대 자체가 공포로 다가왔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죄의식 없는 인간인 것 같다. 아들을 그리워하는 엄마라면, 따뜻한 심장을 가진 인간이라면 상상도 못할 일이다. 차라리 뱀파이어의 이야기였다면 환상의 세계로 이해할텐데 에르제베트 바토리 백작부인의 이야기는 중세 시대에 관한 세밀한 묘사 때문에 실감나는 현실로 느껴졌던 것 같다. 기묘한 세상을 경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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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그래피 매거진 2 김부겸 - 김부겸 편 - 경계境界를 경계警戒하다, Biograghy Magazine
스리체어스 편집부 엮음 / 스리체어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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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매거진, 바이오그래피 매거진 2호의 인물이 누구일까 궁금했었다. 결국 이 잡지의 색깔은 각각의 인물들이 만들어내는 것일테니까.

한 호에 한 인물을 소개하는 격월간지로 잡지라고 부르지만 전혀 광고가 없다. 한 마디로 잡지이면서 잡지 같지 않은 양장본으로 된 책이다. 마치 이 책을 통해 소개된 인물 자체가 하나의 브랜드처럼 느껴진다. 한 인물을 집중 조명하되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광고 한편처럼 그래픽과 이야기가 어우러져 있다.

사람들과 대화할 때 피해야 할 두 가지 주제가 있다고 한다. 바로 정치와 종교.

이번 호의 주인공이 김부겸 전 국회의원인 것을 알았을 때 좀 의외라고 생각했다. 현직 정치인을 왜? 약간의 거부감을 느꼈던 같다. 하지만 무턱대고 대한민국 정치를 외면할 게 아니라 제대로 들여다보자는 마음으로 책을 펼쳤다. 그리고 알게 됐다. 어쩌면 이 책의 주인공은 한 명의 정치인이 아니라 굴곡 많은 대한민국 현대 정치사가 아닐까라고.

김 전 의원은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경북고를 거쳐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했고, 대학 시절에 유신 반대 시위로 두 차례 구속되고 제적 당했다. 대구 토박이인 그가 호남 세력이 주류인 민주당에 들어갔고 이후 몇 번의 이적을 통해 '철새 정치인'이라는 오명을 얻었다. 경기도 군포에서 3선 의원이 되었던 그가 돌연 대구로 내려가 민주당 기호를 달고 출마하여 두 번 떨어졌다. 지역주의 타파를 외쳤지만 정작 본인만 깨진 것이다. 그는 정치적 스승이었던 제정구 의원이 나이 마흔 전엔 명분을 따라야 한다는 따끔한 질책을 듣고 정치적 이득이 아닌 명분을 따랐다고 한다.

"저는 지금 지역주의, 기득권, 과거라는 세 개의 벽을 넘으려 합니다. 그 벽을 넘기 위해 대구로 가고자 합니다. - 2011년 12월 15일, 대구 출마선언문"

"경기도 군포를 떠나 대구로 올 때 많이 두려웠습니다. 주변의 만류도 많았습니다. 그러나 저는 더 이상 정치를 직업으로 삼는 국회의원이 되고 싶지 않았습니다. - 2014년 3월 24일, 대구 시장 출마 선언문"

이 책에서는 김부겸을 한국 정치사의 경계인이라고 표현한다. 경계를 맴도는 이방인처럼 진보와 보수, 호남과 영남의 경계에서 외로운 정치를 해 왔다는 그 사람.

2014년은 그에게 잔인했지만 앞으로 다가올 2017년이 어떠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다.

솔직히 정치에 대해 아는 바가 없기 때문에 정치인을 두고 할 말은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지켜볼 뿐이다. 책 맨 뒤에는 김부겸 전 의원과 관련하여 언급된 인물들의 소개가 간략하게 나와 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정치인에게 바라는 건 공허한 말이 아닌 행동이다. 제대로 보여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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