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운명이다 - 지금 당신이 만나는 사람이 당신의 운명을 만든다 좋은 운을 부르는 천지인 天地人 시리즈
김승호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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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력 설연휴가 지났다.

살다보면 어른들 말씀이 하나도 틀린 게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왜 결혼을 해야 진짜 어른이 되는 것인지, 사람을 대할 때는 어찌 해야 되는 것인지 등등 말이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어른이란 나이만 많은 사람이 아니다. 인생의 지혜를 알려주는 스승과도 같은 존재를 말하는 것이다.

명절을 지내고 나면 유독 가족, 친지, 지인과 같은 주변 사람들에 대해서 돌아보게 되는 것 같다.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느냐는 그 사람 주변에 어떤 이들이 있는가를 보면 된다고 했던가. 학창시절에 국어선생님이 자주 하시던 말씀이 있었다. 좀 격이 떨어지는 표현이긴 한데, "똥은 똥끼리 모인다"는 것이다. 즉, 유유상종(從)이니 좋은 사람을 사귀라는 뜻을 돌려서 표현한 것이다. 그때는 그 말뜻을 제대로 이해 못했던 것 같다. 단순히 친구를 잘 사귀라는 걸로만 이해했던 것 같다. 그런데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금씩 그 말이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 의미인지를 알게 되는 것 같다. 깨달음이 너무 늦은 게 아닌가 싶다.

아무리 배워도 진심으로 이해하고 깨닫지 못하면 제대로 배운 것이 아니다. 배운대로 살지 못하면 배운 것이 아니다. 학교공부는 끝났지만 인생공부는 계속되고 있으니 늦어도 늦은 게 아니다. 어쩌면 지금이니까 깨달을 수 있었던 것 같기도 하다. 경험하지 않고서는 알지 못하는 것이 인생이란 생각도 든다.

<사람이 운명이다>라는 책 제목을 보자마자 꼭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도 그러한 이유다. 이제서야 들을 귀가 열리고, 보는 눈이 뜨인 것이다. 책을 읽는 내내 공감하면서 지나온 삶을 돌아본 것 같다. 똑같은 말도 이렇게 깊은 뜻이 숨겨져 있었구나를 새롭게 알게 된 것 같다. 돌이켜보면 만족보다는 아쉬운 것이 인생이지만 지금이라도 알게 되었으니 감사하다. 어떤 사람이 귀인인지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사람도 겪어봐야 안다고, 정말 아니다 싶은 사람을 만나보니 그것 또한 인생이 주는 씁쓸한 교훈임을 알게 된 것이다. 정신없이 바쁘게 산다고 큰 돈 버는 것도 아니고, 사람을 가려서 사귄다고 귀인을 만나는 것도 아닌 것 같다. 너무나 뻔한 말이지만 나 자신이 제대로 바른 그릇이 되어야 좋은 사람도 만나게 되는 것 같다. 속상하고 힘든 일을 겪을 때마다 왜 나만 이런걸까라는 불평을 했던 것 같다. 따지고보면 굴곡 없는 인생은 세상에 없는 것 같다. 중요한 건 나 자신이 어떻게 인생을 살아갈 것인가라는 태도의 문제인 것 같다.

특히 이 책에서 주목할 부분은 "타고난 운명에 머물지 마라"는 것이다. 새해가 되면 사주팔자, 토정비결에 나온 운세를 보는 경우가 있다. 이미 정해진 운명을 알아봤자 달라질 건 없다. 차라리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자신의 운명을 바꿀만한 도전을 하는 게 낫다고 본다. 스스로 노력하여 멋진 인생을 꿈꾸는 사람이 결국 원하는 삶을 살게 되는 것 같다.

<사람이 운명이다>는 2015년 새해를 맞이하여 가슴에 새길만한 덕담이라고 생각한다. 어른이 해주신 좋은 말씀대로 살다보면 저절로 복이 들어올 것 같다.


   

"모든 길흉화복은 사람에서 시작되어 사람으로 끝난다. 그래서 사람들과 어울려 잘 사는 것, 진정한 처세는 영원을 향해 이루어져야 한다. 당장 이익을 보기 위해 잔꾀를 부려 인맥을 만드는 것은 길게 보면 부질없는 짓이다. 처세는 인간에 대해 언제나 옿게 대한다는 뜻이다. 이익이 없어도 좋은 것이다. 그저 내가 인간에게 인간답게 대한다는 것이 내 운명에 좋은 것이다. 내가 항상 인간을 바르게 대하면, 이는 하늘이 다 보고 있다." (197p)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걱정하지 말고,

내가 남을 못 알아보는 것을 걱정하라."

不患人之不己和   患不和人也


"말할 사람과 말을 하지 않는 것은 사람을 잃어버리는 것이요,

말하지 않을 사람과 말을 하는 것은 말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군자는 사람도 말도 잃지 않는다."

可與言而不與之言失人,

不可與言而與之言失言也,

知者不失人, 亦不失言.


<내 인생에 좋은 운명을 끌어당기기 위한 10가지 지침>

1. 운은 바람처럼 들어오고 전기처럼 통한다. 좋은 사람을 많이 만나야 좋은 운도 트인다.

2. 강한 사람이 착한 사람보다 위대하다. 강한 사람은 스스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이다.

3. 운이 좋아지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고 운에 신경을 써라. 하늘의 복을 담는 좋은 그릇이 되어야겠다고 결심하라.

4. 크든 작든 운이 들어올 통로, 운의 가능성을 항상 열어두어라. 복권을 사는 것도 좋다.

5. 경건한 마음과 강렬한 소원은 좋은 운을 이끌어준다. 매사에 몸가짐이 중요하다.

6. 밥이든 차든, 남에게 얻어먹지 말고 먼저 베풀어라. 공짜를 바라지 말고, 먼저 주는 자가 먼저 이긴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7.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낼 수 있는 가장 좋은 목소리를 내도록 노력하라. 목소리가 그 사람의 운명이다.

8.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알면 알수록 운을 잘 경영할 수 있다.

9. 강한 운은 거대한 흐름이기 때문에 오랜 세월 동안 조금씩 만들어진다.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라. 발전의 단계, 도약의 시기에는 사건 사고가 많은 법이다.

변화의 시기에는 무조건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
10. 조직의 운은 대표자의 격조와 임원의 경건함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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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 라디오
이토 세이코 지음, 권남희 옮김 / 영림카디널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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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사람을 갑작스러운 사고로 잃는다는 건 견디기 힘든 고통이다.

그런데 그러한 고통에 빠진 사람이 수백 명, 아니 수만 명이 된다면 고통이 거대한 파도처럼 밀려와 그 사회를 잠식해버릴지도 모른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침몰사고.

우리나라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고통이 남아 있다. 누군가의 찢어지는 고통을 보면서 아무런 감정을 느끼지 못한다면 인간이라고 할 수 없을 것이다. 더군다나 고통을 위로하지는 못할망정 비하하거나 왜곡한다면 그건 인간이 아닌 괴물이 아닐까. 여러가지 씁쓸한 뉴스 기사를 접하면서 우리 사회의 비극은 사고나 재해가 아닌 괴물의 탄생일지도 모르겠다.

<상상 라디오>는 2011년 3월 11일 동일본 대지진으로 인해 초대형 쓰나미가 해변도시들을 덮치면서 후쿠시마현에 위치한 원전의 방사능 누출 사고까지 발생하여 사망자와 실종자가 2만여 명, 피난 주민이 33만 명에 이른 대참사에 대한 작은 위로의 이야기다.

일본 동북지역 어딘가에서 라디오 방송이 시작된다. DJ 아크라는 남자는 "안녕하세요. 상상 라디오입니다."라는 멘트로 시작하여 자신의 이야기, 청취자들의 사연 그리고 음악을 들려준다. 그는 누구이며 상상 라디오를 듣는 이들은 누구일까. 이들의 공통점은 모두 죽은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DJ 아크는 삼나무 꼭대기에서 휴대전화만으로 라디오 방송을 하고 있다. 가볍고 경쾌한 라디오 방송이지만 마음 한 켠이 아파온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지만 상상 라디오는 DJ 아크를 통해서 죽은 자들의 목소리를 전하고 있다. 그들은 사랑하는 사람들, 보고 싶은 사람들을 향하여 말하고 있다. 그들이 못다한 이야기를 전하기 위해서.  DJ 아크 역시 자신의 아내와 딸에게 연락하려고 하지만 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된다. 죽은 자와 산 자의 경계, 그 어디쯤에서 정말 DJ 아크의 상상 라디오가 방송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죽음은 영원한 이별이라고 생각했는데 만약 상상으로라도 그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면 마음이 편해질 것 같다. 그저 먼 여행을 떠난 거라고 생각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지내지?"라는 물음에  "응, 잘 지내."라는 한 마디면 충분할 것 같다.

<상상 라디오>는 작은 위로다. 상상할 수 있는 사람에게만 들리는 작은 위로다. 그래서 세월호 희생자와 유가족들이 떠올랐던 것 같다. 아무도 그들이 겪는 고통을 대신해 줄 수 없다. 그저 곁에서 바라볼 뿐이다. 부디 그들의 고통이 조금은 줄어들었으면 하고 바랄 뿐이다.  DJ 아크는 세상을 떠난 사람들과 남아 있는 사람들 모두에게 슬픈 위로를 건넨다. 슬프지만 인정해야 할 현실을 결국에는 마주하게 된다. 그것이 삶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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딴짓의 재발견 두번째 이야기 -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여성 과학자들의 위대한 발견들 딴짓의 재발견 2
니콜라 비트코프스키 지음, 배영란 옮김 / 애플북스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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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면 보이지 않는 세상이 있다. 단지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역사 속에 묻혀 있던 과학자들이 있다.

<딴짓의 재발견> 두번째 이야기는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여성과학자들을 알려준다. 세상에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과학의 역사상 독보적인 그녀들의 업적은 무엇일까.

책 제목이 원래는 '노벨상을 받기엔 너무 아름다운 그녀들'이라고 한다. 프랑스어로는 흡족한 제목일지는 모르겠지만 우리말로 직역하니 여러가지로 오해의 소지가 있을 듯한 제목이다. 옮긴이의 말을 빌리자면 과거 여성의 본업이라 여기던 외모 가꾸기에는 관심이 없고 수학이나 물리학에 관심을 두며 '딴짓'을 한 여성들을 강조하기 위해서 붙여진 제목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미 <딴짓의 재발견> 첫번째 책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익숙한 제목에 반가워하며 두번째 책을 맞이할 것이다.

어쩌면 과학이라는 세상에 대해 무관심했던 우리들에게 이 책은 유익한 '딴짓'이 될 것 같다. 위대한 발견은 우연한 '딴짓'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

어렵고 복잡한 과학이 싫다면 굳이 과학을 알 필요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세상에 살았던 어떤 사람이 평생을 바쳐 연구한 분야가 과학이었는데,단지 여자라서 인정받지 못하고 심지어 그 공을 빼앗겼다면 반드시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이제까지 인류 역사는 대부분 남성의 의해 기록되었고 과학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여성을 마치 남성보다 열등한 존재로 취급해왔다. 그때문에 이 책을 집필한 저자도 여성과학자들의 발자취를 찾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었다고 말한다. 그만큼 누군가 찾아내고 알리지 않으면 역사 속에 묻혔을 안타깝고도 위대한 과학적 발견들이다. 여성의 입장에서는 억울하고 답답한 역사의 단면이기도 하다.

선사 시대를 배경으로 한 소설을 쓴 로이 루이스, 중국의 위인으로 칭송받는 유일한 여성인 원나라의 방직전문가 황다오포, 16세기 유럽 최초의 과학연구소라 할 수 있는 우라니아 성에서 천문학과 식물학을 연구했던 소피 브라헤, 17세기 프랑스에서 광맥 탐사를 했던 마르틴 드 보솔레이, 17세기 과학 탐구에 열정적이던 에밀리 뒤 샤틀레 부인, 프랑스의 지도 제작자 장 고댕의 아내이자 여성 최초로 남미 안데스 협곡과 아마존 밀림을 누빈 1769년 원정대에서 유일한 생존자 이사벨 고댕, 1784년 세계 최초 열기구를 타고 하늘은 난 엘리자베스 티블, 프랑스의 여성 운동가 올랭프 드 구즈, 18세기 학자들과 교류하며 그들의 업적을 기록하고 스스로 과학서적을 출간한 메리 서머빌, 과학의 탈선을 예고한 여성 인권운동가 메리 셸리와 여류 소설가 조르주 상드, 세계 최초의 프로그래머 에이다 러브레이스, 표면의 파동과 탄성 문제를 풀어낸 '과학계의 잔 다르크' 소피 제르맹, 표면장력 연구를 했던 '과학계의 재투성이 아가씨' 아그네스 포켈스, 여배우 그레타 가르보가 반사방지 코팅이 된 검은 안경을 쓸 수 있도록 만들어준 '분자막계의 그레타 가르보' 캐서린 블로젯, 여성해방운동가이자 다윈의 저서 <종의 기원>을 프랑스어로 번역한 클레망스 루아예, 방사 형태로 춤을 추었던 유명한 현대 무용가 로이 풀러, 오스트리아 여행가 아이다 파이퍼, 훌륭한 수학자이자 유럽 최초의 여자 대학교수 소피아 코발레프스카야, 무력과학에 맞선 퀴리 부인과 여성 과학자 헤르타 에어턴, 도로시 호지킨, 4차원 세계를 설명한 수학계의 '이모님' 앨리스 불, 대칭성과 보존법칙 신비를 밝힌 에미 뇌터와 우젠슝, 노벨 수상자 에르빈 슈뢰딩거의 숨은 조력자인 펠리시에, 힐데, 이타, 한시, 영장류 연구의 대가 제인 구달과 비루테 갈디카스, 다이앤 포시.

여성과학자들의 열정이 너무나 놀랍고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녀들이 있었기에 지금의 과학 발전이 가능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 같다. 이 책에서는 어쩔 수 없이 단편적인 정보들로 이루어졌지만 앞으로 쓰여질 과학의 역사는 달라질 거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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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녀와 그, 영원히 넘을 수 없는
감성현 지음 / 쌤앤파커스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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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곳으로의 여행은 설레고 즐겁다. 하지만 낯선 곳에서 만난 '벽'은 어쩐지 외롭고 쓸쓸하다.

여행 중에 우연히 찍은 사진인지, 일부러 벽을 주제로 찍기 위해 여행을 간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이별 후 떠난 여행 사진이라고 생각하니 '벽'이라는 피사체가 굉장히 상징적으로 다가온다.

벽.

저자에게는 '그녀와 그, 영원히 넘을 수 없는'으로 정의된다. 내게는 그 벽이 이별이 만들어낸 잔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 존재하는 어쩔 수 없는 거리로 받아들여진다. 운명처럼 찾아온 사랑이 그 벽의 존재를 느끼지 못한 것 뿐이라고. 어쩌면 사랑은 그 벽, 어디쯤에 열려있는 창문으로 들어온 햇살 같은 것이 아닐까.

그 창문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바라보며 벽 너머로 갔다고 착각하면서 사랑에 빠졌다고 생각하는 건지도 모른다. 잠시 열려진 창문으로 그 너머를 볼 수는 있지만 함께 할 수는 없다. 한 사람을 온전히 이해하고 사랑한다는 건 너무나 어렵고 힘든 일이다. 사랑은 그런 거라고 생각한다.

여자와 남자. 그들의 마음 속에 사랑이 따스한 햇살처럼 쏟아져도 어느 순간 먹구름이 몰려와 비를 맞는 순간이 올 것이다. 비바람이 불면 열려져 있던 창문은 닫힐 것이고 더 이상 그 너머를 볼 수 없을 것이다. 아무리 두들겨도 그 창문이 열리지 않는다면 묵묵히 돌아서야 할 것이다. 닫힌 창문은 그냥 벽이 된다.

<벽>이라는 책을 보면서 문득 이별한 후의 감정이 '벽'이라는 단어, 벽 사진만으로도 고스란히 전해져오는 느낌을 받는다.

사랑, 우리 삶에서 결코 놓을 수 없는 그것. 하지만 어느 순간 놓쳐버렸을 때의 막막함은 그 어떤 상처보다 더 아프다는 걸 안다.

누구는 여행을 통해 치유한다고 말한다. 모든 것을 훌훌 털어내고 홀로 떠나는 여행은 의미가 있다. 이 책 속에는 한국, 크로아티아, 체코, 터키,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필리핀, 태국, 중국, 일본, 싱가포르, 아르헨티나, 페루, 볼리비아, 칠레, 캄보디아를 한 컷의 사진으로 담아내고 있다. 우리는 그 곳을 직접 가보지 못한 채 한 컷의 사진으로만 짐작할 뿐이다. 그래서 사진은 사진을 찍은 사람의 감정이 담기는 것 같다. 낯선 곳에서 만나는 수많은 풍경들 중에 그가 본 찰나의 순간이 사진으로 남겨진다.

사랑은 영원하지만 우리의 사랑이 영원할 수 없는 건 어쩌면 사진을 찍듯이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없는 우리의 불완전함 때문이 아닐까.

이별의 아픔을 겪고 있는 사람이라면 <벽>은 따끔한 주사약 같을 것이다. 보는 동안은 아프겠지만 결국은 받아들이고 언젠가는 나아질 것이다.

살다보니 알게 되는 것들이 있다. 그러니까 살아가는 것이다. 오랜만에 촉촉한 감정에 젖게 되는 책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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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해체
스티브 사마티노 지음, 김정은 옮김 / 인사이트앤뷰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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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테크놀로지 시대를 살고 있다. 예전 추억의 광고 중에 '디지털'이란 말을 못 알아듣고 "돼지털?"이라고 되묻는 아주머니의 모습이 떠오른다. 당시에는 재미로 웃어넘겼지만 불과 몇 년 사이에 디지털은 우리 일상에 깊숙하게 자리잡고 있다. 이제는 그러한 변화의 흐름을 제대로 인지하지도 못한 채 그냥 익숙하게만 느끼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면에서 <위대한 해체>는 세상을 읽는 안내자 역할을 해 주고 있다.

저자는 서문에서 최근 테크놀로지 활용에 대한 전략적 조언을 원한다면 다른 책을 보라고 권하고 있다.

<위대한 해체>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것은 비즈니스의 관점과 사회적 관점에서 현재 기술적 변화를 바라보는 철학적 이해이다. 요즘처럼 변화의 속도가 엄청난 시대를 살면서 몇 가지 디지털 전략을 배워봤자 금세 구닥다리 취급을 받을 것이다. 그래서 단기적 전략이 아닌 철학적으로 접근하여 분석하는 것이다.

현대산업화는 테크놀로지 혁명으로 볼 수 있다. 이 세상이 테크놀로지를 통해 어떻게 해체되고 있는지를 조목조목 살펴보는 것이다. 저자는 지금의 경제 패턴을 '해체'라고 해석한다. 지식 접근성으로 인한 무장벽 세계라고도 표현하고 있다. 특히 위대한 해체의 시기에 가장 크게 분열된 산업을 미디어 산업이라고 꼽고 있다. 미디어 산업이 디지털 경계의 시대로 진입하면서 누가 무엇을 만드는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고 오로지 고객의 요구에 의해 생존 유무가 결정된다고 본다. 이렇듯 대중 미디어 플랫폼의 세분화는 모든 사람이 누구나 원하면 제1인 미디어 기업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있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단 하나의 연결, 초연결이다. 일단 연결성과 적합성이 정교해지면 미래에는 모든 사람을 위한, 모든 것이 있는, 모든 포맷의 채널을 갖게 될 거라고 보는 것이다.

초기 산업사회는 계층적, 수직적 구조였으나 새로운 테크놀로지의 출현으로 사용자 중심의 수평적인 시장이라는 변화를 겪고 있는 중이다. 저자는 위대한 해체가 위대한 것은 거대하거나 대단해서가 아니라 더 평등하고 인간적인 사회, 탈 희소성의 풍요로운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위대하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3D 프린팅에 대한 내용이다. 아직 초기 단계라서 기업이든 개인이든 뛰어들 수 있는 무한 가능성의 분야라고 볼 수 있다. 3D 프린팅의 출현은 제조업의 거대한 분열로 이어질 거라고 전망한다. 제조업을 공장이 아닌 책상에서 실현가능한 세상이 온다면 모든 비즈니스에 미칠 영향력은 우리가 상상하는 그 이상이 될 것이다.

반면 테크놀로지 혁명으로 인한 오염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디지털의 일상화로 인해 점점 더 많이 공개되는 사생활을 들 수 있다. 근래 사생활 침해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사실은 혜택이 손해보다 더 크기 때문에 다수의 사람들이 기꺼이 개인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비밀과 사생활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고 지적한다. 온라인에서 하는 행위 대부분은 사적인 것이며 진화된 커뮤니케이션의 자연스러운 부분으로 본다. 중요한 것은 우리 스스로가 테크놀로지의 주인이자 그에 속한 구성원으로서 어떠한 정부도 침범할 수 없는 규제를 사회에 정착시켜야 한다는 사실이다. 우리는 사생활과 비밀을 명확하게 구분할 줄 아는 디지털 문화를 조성해야 한다. 지적 자유와 발전을 향한 자유를 위해서는 반드시 공개하는 사람이 무엇을 공개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어야 한다. 테크놀로지 시대가 모든 사람에게 공정하고 더 좋은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올바른 주체가 되어야 한다. 이 책을 통해 현재 진행중인 '분화와 해체'라는 속성을 이해한다면 각자 손에 쥐어진 비즈니스 도구가 지닌 힘을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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