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그래프 Monograph No.1 최현석 - 창간호
스리체어스 편집부 엮음 / 스리체어스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모노그래프 창간호의 주인공은 최현석 셰프다. 먹방 프로그램의 인기와 함께 스타셰프로 등극한 사람.

역시 TV의 힘은 놀랍다. 예전에는 요리사라는 직업이 그리 환영받지 못했던 것 같은데 요즘은 스타셰프의 등장과 함께 인식이 많이 달라진 것 같다.

똑같은 직업인데 '요리사'라는 말 대신에 '셰프'라고 부르게 된 것도 드라마의 영향이 큰 것 같다. 드라마가 보여준 셰프의 멋진 모습이 일반인들에게 요리사에 대한 긍정적인 이미지를 줬고, 이후에 다양한 요리 프로그램을 통해서 더욱 친밀한 이미지로 다가온 것이 아닌가 싶다.

솔직히 요즘 스타셰프들에 대해서 잘 모른다. 특별히 관심을 갖지 않아서 그들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몰랐는데 모노그래프 창간호 덕분에 알게 된 것 같다.

최현석 셰프. 그는 어떤 사람일까?

언젠가 우연히 최현석 셰프가 나오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다. 그때 보여준 요리가 분자요리인데 굉장히 신선하고 기발하다고 느꼈다. 일반적인 요리를 벗어난 새로운 시도를 했다는 점이 좋았던 것 같다. 잠깐의 이미지만으로 평가하기는 어렵지만 기존의 셰프와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어쩌면 이런 새로운 면들이 대중의 관심을 끄는 매력으로 작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모노그래프에서는 최현석 셰프에 대한 궁금증을 메뉴처럼 나누어 보여준다. 아페리티프, 식전주로 요리사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려준다. 아뮈즈 부슈, 한입 요리로 최현석에 대한 댓글들을 보여준다. 앙트레, 전채 요리로 셰프라는 직업과 미슐랭 스타 셰프, 대중문화 속 셰프의 모습을 보여준다. 푸아송, 생선요리로는 최현석의 인생에서 의미있는 요리와 그만의 레시피를 알려준다. 뱅 루주, 곁들이는 술로는 함민복의 시집 <우울氏의 一日>에서 빌려 온 소설 같은 이야기가 실려 있다. 비앙드, 고기요리로 최현석 셰프의 심층 인터뷰와 그의 일상을 담은 풍경 사진들이 나온다. 프로마주, 치즈로는 절친 오세득 셰프의 인터뷰와 주방 막내 한만재의 인터뷰, 스타 셰프 레스토랑을 소개한다. 데세르, 후식으로는 통영 생선 구이집 조옥선 사장님의 인터뷰가 나온다.

최현석 셰프의 톡톡 튀는 개성처럼 모노그래프의 구성도 색다른 것 같다. 인기스타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보니 모노그래프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모습들이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서 호불호가 갈릴 수도 있겠지만 그냥 있는 그대로 봤으면 좋겠다. 모노그래프는 가볍게, 단순하게 보면 좋을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이를 위한 비폭력 대화 - 내 마음을 내가 봅니다 우리학교 어린이 교양
김미경 지음, 이지은 그림 / 우리학교 / 2015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날 길을 걷다가 우연히 청소년들의 대화를 듣고 흠칫 놀란 적이 있습니다. 너무나 쉽게 욕설을 내뱉는 자체도 충격이지만 욕설이 마치 일상어인 것처럼 서로 아무렇지 않게 대화를 한다는 사실에 더 놀랐던 것 같습니다. 얼핏봐도 불량학생은 아닌 것 같은데 그냥 평범해보이는 학생들끼리 나누는 대화라서 더 충격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걱정이 됩니다. 한창 자라나는 청소년들이 함부로 욕설을 사용한다는 건 매우 심각한 문제입니다. 어떤 언어를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행동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어쩌면 근래 늘어난 학교폭력이나 왕따 현상과 청소년들의 욕설 문화가 무관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요즘은 대화라는 것이 상대방을 직접 보지 않더라도 핸드폰 문자나 카톡 혹은 SNS를 통해서도 가능합니다. 단순한 욕설뿐 아니라 상대방을 비방하거나 괴롭히는 모든 표현들은 규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를 위한 비폭력 대화>는 올바르게 말하고 듣는 법에 대해 알려주는 책입니다.

마셜 B.로젠버그의 비폭력 대화를 바탕으로 김미경 선생님이 직접 학급에서 활용한 비폭력 대화 활용방법과 다양한 사례들이 등장합니다. 일상에서 겪을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들이 등장합니다. 무엇이 비폭력 대화인지는 각각의 사례들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이 내 마음을 몰라줘서 화가 나거나 짜증날 때도 있고, 누군가의 말 한 마디에 상처받을 때도 있습니다. 그럴때 어떻게 표현해야 할까요.

'나'와 '너' 그리고 '우리'라는 성숙한 공동체의식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비폭력 대화가 필요합니다. 비폭력 대화의 시작은 자신의 몸과 마음을 돌아보는 일입니다. 어떤 상황에서 내가 왜 이런 말과 행동을 했는지 생각해보고 '나'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을 들여다보는 연습을 통해서 다른 사람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그다음은 생각과 느낌을 바르게 표현할 줄 알아야 합니다. '나'로 말을 시작할 것, 보고 들은 대로 사실을 말할 것, 자신의 느낌을 말할 것, 말하고 행동하기 전에 스스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확인할 것, 강요가 아닌 부탁을 할 것, 화를 잘 다스릴 것, 칭찬과 비난을 제대로 들을 것 등을 하나씩 실천하다보면 누구와도 편안하게 대화할 수 있습니다.

비폭력 대회는 우리 모두가 배우고 실천해야 할 내용인 것 같습니다. 처음은 어렵고 힘들겠지만 서로 조금씩 노력한다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행복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이 책을 통해서 스스로 실천하는 것도 좋겠지만 좀더 적극적으로 학교 현장에서 비폭력 대화에 대한 교육이나 활동이 이루어졌으면 정말 좋겠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데스 머신
라이언 노스.매슈 버나도.데이비드 맬키 엮음, 변용란 옮김 / 문학수첩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하필이면 이런 상상을 했을까.

<데스 머신>이란 피 한 방울로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를 알려주는 기계를 말한다. 누가 왜 이런 기계를 발명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만약 이런 기계가 존재한다면 당신은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그리고 이 세상에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 소설의 시작은 단순하다.

데스 머신이 존재한다는 가정 하에 각자의 상상력을 발휘해보는 것이다. 34편의 단편을 통해서 죽음을 대하는 다양한 방식을 확인해볼 수 있다. 데스 머신은 단지 어떻게 죽는지, 죽음의 원인만을 알려준다. 그 사람이 언제 죽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기계에 엄지손가락을 넣으면 바늘이 피 한 방울을 채취하여 그 결과를 바로 종이로 출력하여 알려준다. 이를테면 종이에 '암'이라고 적혀 있을 수도 있고, '충돌사고', '추락','약물과다' 등등 간단한 단어들로 적혀 있다. 가장 황당한 건 '조이'였던 것 같다. '조이=기쁨'이라는 결과지를 받은 사람이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알고보니 가해차량 운전자의 이름이 조이였다. 결과지가 마음에 안든다고 몇 번을 반복해도 동일한 결과지가 나온다. 그러니까 데스 머신을 한 번이라도 이용한 사람이라면 결과지에 적힌 죽음의 원인이 자신의 마지막 운명이 되는 것이다.

데스 머신의 결과지는 마치 분홍코끼리를 절대로 생각하지 말라는 요구와 같다. 일단 자신이 어떻게 죽을지를 알게 된 사람은 그 사실에 대해 집착하게 된다. 만약 결과지가 '익사'라면 절대로 물 근처에는 가지 않을 것이다. 어떻게든 죽음을 피하고 싶은 것이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데스 머신의 결과지를 받아든 순간부터 자신의 죽음에 대해 매순간 신경쓰며 살게 된다. 안타깝게도 데스 머신의 결과지는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 인간은 누구나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 굳이 어떻게 죽는지를 알 필요가 있을까. 차라리 모르는 채로 사는 것이 더 행복할 것 같다. 그래서 데스 머신을 거부하는 사람들도 생겨난다.

죽음을 떠올리며 산다는 건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닌 것 같다. 그냥 소설일 뿐인데도 마음이 무거워진다. 어느 지역에서는 법적으로 9학년 이후에 데스 머신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서 9학년이 된 아이가 부모와 함께 데스 머신을 하러 가는 장면이 나온다. 만약 나라면 절대로 내 아이에게 데스 머신을 사용하지 못하게 할 것 같다. 피할 수 없는 죽음에 대해서, 더군다나 정확도가 거의 100%인 데스 머신으로 죽음의 원인을 알게 된다는 건 끔찍한 저주라고 생각한다. 결국에는 데스 머신을 통해 나온 결과대로 죽음을 맞이할 거라면 미리 안다는 것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데스 머신>은 엉뚱한 상상이지만 충분히 가능한 상상이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어떤 미래를 만들어낼까. 죽음이라는 주제가 다소 무거울 수 있는데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서 철학시간이 연극시간으로 바뀐 듯하다. 웃긴 결론이지만 이 책을 읽고나니 데스 머신이 없는 현재가 만족스럽고 감사하다. 운명은 영원한 비밀로 간직하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일 것 같다. 죽음 앞에 겸허하게 오늘의 삶을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 위의 물고기 독깨비 (책콩 어린이) 38
린다 멀랠리 헌트 지음, 강나은 옮김 / 책과콩나무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나무 위의 물고기>는 책 제목이 굉장히 상징적입니다.

만약 자신이 나무 위의 물고기라면 어떠할지 굳이 생각하지 않아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이 책의 주인공 앨리는 6학년 소녀입니다. 글을 읽지 못한다는 것을 숨기기 위해서 엉뚱한 말과 행동을 하는 아이. 그래서 문제아라는 낙인이 찍힙니다.

임신한 담임 선생님이 학교를 그만두시는 날에 반 아이들은 각자 선물을 준비합니다. 그 때 앨리는 단순히 노란꽃이 예뻐서 고른 카드를 드리는데 사실 그 카드는 조문카드였던 겁니다. 일부러 그런 것이 아닌데 결국 앨리는 교장실로 불려갑니다.

앨리는 자신의 상황을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기 때문에 답답하고 속상합니다. 다들 자신을 멍청하고 이상한 아이로 바라보는 것 같아 움츠러듭니다. 말을 하면 할수록 오해가 생기다보니 차라리 아무말도 안하는 편이 낫다고 여겨서 침묵하지만 그 또한 반항하는 것으로 비쳐집니다.

같은 반 셰이는 부잣집 아이인데 잘난 척을 넘어서 앨리를 멍청하다고 놀리면서 괴롭힙니다. 제시카는 못된 셰이를 공주처럼 시중드는 아이입니다. 올리버는 뭐든 끼어들어 말하기를 좋아하는 아이입니다. 앨버트는 아는 것이 많고 똑똑한데 늘 같은 티셔츠와 낡은 신발을 신고 다녀서 셰이의 놀림을 받지만 전혀 신경쓰지 않습니다. 키샤는 빵 굽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인데 앨리가 친해지고 싶은 친구이기도 합니다.

새로운 담임 대니얼스 선생님이 오시면서 모든 게 달라집니다. 대니얼스 선생님은 앨리에게 교장실에 갈 일이 없을 거라고 말해줍니다. 그리고 진짜로 글쓰기를 싫어하는 앨리를 위해서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해줍니다. 말을 많이 하던 올리버도 뭔가 달라집니다. 반 친구들을 무시하고 놀리는 셰이는 선생님의 관심을 끌지 못합니다.

대니얼스 선생님이 내 준 문제는 굉장히 특별합니다. 배워서 아는 지식이 아닌 창의력을 요하는 문제들입니다. 앨리는 그 문제를 제일 먼저 풉니다. 사실 앨리는 글자가 꿈틀꿈틀 움직이는 듯 보이는 '난독증'이 있습니다. 그래서 글자로 된 문제가 아니면 자신만의 방식대로 문제를 풀 수 있는 아이입니다. 앨리의 난독증을 알게 된 대니얼스 선생님은 앨리를 위해 방과후 놀이를 제안합니다. 글을 못 읽는 것 때문에 위축되었던 앨리에게 조금씩 자신감이 생깁니다.

대니얼스 선생님은 난독증을 숨겼던 앨리가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다음과 같은 말을 해줍니다.

"이제, 너 자신을 그렇게 괴롭히지 마. 지혜로운 누군가가 이렇게 말했대. '모든 사람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똑똑하다. 하지만 나무에 오르는 능력을 기준으로 물고기를 평가한다면, 물고기는 평생 자신이 멍청한 줄 알고 살아갈지도 모른다." (198p)

이 책을 읽는 내내 앨리의 심정을 고스란히 느꼈던 것 같습니다. 앨리의 말과 행동 뒤에 숨겨진 진심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을 때 얼마나 힘들었을까를 떠올리면 덩달아 마음이 아파옵니다. 엄마는 앨리가 똑똑한 아이라는 걸 알지만 마음으로 응원할 뿐 다른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엄마 입장에서 바라보니 더욱 속상하고 슬퍼집니다. 만약 대니얼스 선생님을 만나지 못했다면 앨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아이의 진심을 알아봐주는 선생님을 만난다는 건 인생에 있어서 큰 축복이자 선물인 것 같습니다. 앨리뿐만 아니라 다른 모든 아이들에게도 자신만의 능력이 있다는 것을 믿어주고 응원해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아이들의 미래는 달라질 것입니다. 행복한 물고기를 위하여~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바이오그래피 매거진 6 고은 - 고은 편 - 우주의 사투리, Biograghy Magazine
스리체어스 편집부 엮음 / 스리체어스 / 2015년 10월
평점 :
절판


바이오그래피 매거진은 잡지에 대한 편견을 없애준 책입니다.

흔히 잡지라고 하면 대중적인 잡지를 떠올리게 됩니다. 흥미위주의 소식이나 식상한 정보들이 간간히 들어있고 대부분 광고로 채워진 책.

물론 전문 분야의 잡지도 있겠지만 제 경우에는 잡지의 특성상 한 번 보고나면 더이상 들춰보지 않게 됩니다.

그런데 바이오그래피 매거진은 뭔가 특별하게 느껴집니다. 한 인물을 한 권의 책으로 보여준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평범한 사람들조차 자신의 인생을 이야기하자면 몇 권의 책으로도 모자랄 거라고 말합니다. 하물며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인물을 한 권의 책으로 소개한다는 건 어렵지만 의미있는 일인 것 같습니다.

한 권의 책 속에 잡다한 내용들을 담고 있는 것이 잡지라면 바이오그래피 매거진은 각양각색의 인물들 중에서 한 사람의 인생을 담아내고 있습니다. 그래서 바이오그래피 매거진은 매 호가 출간될 때마다 한 조각씩 맞추어지는 퍼즐 같습니다. 각 호의 책들이 소중하게 느껴집니다. 각각의 인물에 대한 세속적인 평가는 그리 중요하지 않습니다. 제게는 미지의 인물을 알아가는 즐거움과 다양한 삶의 방식을 배우는 기쁨이 있습니다.

한 가지 더, 감히 다른 사람의 삶에 대해 함부로 규정하지 말아야겠다는 깨달음을 얻게 됩니다.

이번 호의 주인공은 시인 고은입니다. 대중매체를 통해서 노벨문학상 후보로 언급되는 한국의 대표 시인이라는 것이 하나의 꼬리표가 된 듯 합니다. 대중의 관심은 고은 시인의 시 자체보다는 노벨문학상 수상 여부에 더 쏠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니 어쩌면 이 시대는 시인을 아니, 시를 외면하고 있는 게 아닐까라는 의구심이 듭니다. 무관심 속에 방치된 시. 어느 순간 시는 현실과는 동떨어진 어딘가에 갇혀있는 듯 느껴집니다. 시를 가둔 것이 세상인지, 아니면 시 스스로 숨어버린 건지는 알 수 없습니다. 제 삶에서도 시는 낯선 언어가 되어버린 것 같습니다. 가끔 시가 그리울 때가 있지만 막상 시를 읽으면 예전같은 감성이 아닙니다.

평생 시를 써 온 사람의 삶은 어떠할까요. 희한하게도 이 책 속에서는 시가 아닌 고은 이라는 인물 자체만 바라보게 된 것 같습니다. 우리가 매일 어떤 말을 쏟아내듯이 시는 그 말들이 종이에 쓰여진 것일뿐. 누군가의 시를 어떤 색으로 규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질곡의 역사를 지나왔습니다. 벗어날 수 없는 비극과 통탄의 세월들이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들 가슴 속에 새겨져 있는 것 같습니다. 무엇때문에 그런 삶을 살았느냐고 감히 누가 물을 수 있을까요. 우리는 누구나 태어났기 때문에 살고 있고, 살아 있기 때문에 이 순간을 살아갑니다.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가고 표출하느냐는 각자의 몫일 겁니다.

"나는 어제보다 더 어리고 어제보다 더 독야청청하다.

나는 살아 있다. 그러므로 시를 쓴다. 내 유골도 시를 쓸 것이다." - 고 은

바이오그래피 매거진 6호는 책 표지가 파랗습니다. 육체는 비록 여든을 넘었지만 그의 정신만큼은 늘 독야청청하기를 바랍니다. 고은 시인에게 감히 시인이라는 수식어를 떼어내고 소년을 붙이고 싶습니다. 제게는 시를 쓰는 소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이 시대에 시를 쓴다는 건 간절한 희망의 끈을 붙잡는 것이 아닐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