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했으면 변했으면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7
이은선 글.그림 / 책고래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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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했으면 변했으면>의 주인공은 귀여운 고양이입니다.

매일 사나운 개에게 쫓기는 것이 너무나 괴로운 고양이는 그 상황을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다른 동물이 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래서 아주 크고 힘이 센 동물로 변했다가, 아주 빠르게 달릴 수 있는 동물로 변했다가.... 계속 여러가지 동물로 변하게 됩니다. 하지만 다른 동물로 변해도 그때마다 다른 문제들이 생깁니다. 변했으면 바라니까 원하는 동물로 변했지만 완벽한 동물은 없습니다. 결국 마지막으로 변한 동물이 무엇일까요?

어이없게도 고양이에게 쫓기는 쥐로 변하게 됩니다.

귀엽고 단순한 그림이지만 매우 중요한 가치를 알려주는 동화책입니다.

"지금의 나를 사랑하라."

아이들은 이 책을 보면서 어떤 생각을 할까요?

가끔 우리 막내가 이런 말을 할 때가 있습니다. "난 커서 언니가 될래. 언니는 뭐든 잘하잖아."

그럴 땐 저는 이렇게 말해줍니다. "안돼. 언니는 세상에 하나 뿐이고, 너도 세상에 하나 뿐인데. 어떻게 네가 언니가 되겠어? 넌 멋진 네가 되어야지. 엄마는 너라서 좋아."

뭔가 뜻대로 되지 않을 때, 스스로 부족하다고 느낄 때 우리는 자신감을 잃고 자신이 싫어집니다. 그래서 내가 아닌 다른 누군가로 변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동화책 속 고양이처럼, 우리 막내처럼 저도 살다보면 다른 누군가를 부러워하고 그들처럼 변했으면 하고 바랄 때가 있습니다. 하지만 동화책 속 고양이처럼 한순간에 뿅! 변신하는 일은 현실에서 일어나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간절히 원해서 다른 동물로 변신하지만 그건 변신일뿐, 내면의 모습은 여전히 고양이입니다. 마지막에 쥐로 변신하여 고양이에 쫓기는 신세가 되면서 자신은 고양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전 이부분에서 굉장히 철학적인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맨 처음에 고양이가 다른 동물이 되기를 바랐던 원인은 매일 사나운 개에게 쫓기는 삶이 너무나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사나운 개는 우리의 삶에서 겪게 되는 수많은 시련이라고 생각합니다. 시련이 싫다고 해서 모른 척 피할 수는 없습니다. 숨고 도망간다고 해결되지 않습니다. 또한 고양이가 아주 크고 힘이 센 코끼리로 변한다고 해도 해결되지 않습니다. 고양이는 자신이 고양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마지막에 고양이에게 쫓기는 순간, 고양이는 자신이 고양이라는 걸 깨닫습니다.

진짜 반전은 책장을 모두 넘기고 난 다음입니다. 책표지 안쪽에 쿨쿨 자고 있는 고양이가 그려져 있습니다. 그 옆에 친구 고양이가 쳐다보고 있습니다.

한여름밤의 꿈~

꿈에서 깬 고양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요?

아마도 '그 모든 게 꿈이라서 참 다행이다'라고 생각하지 않았을까요. 또한 자신이 여전히 고양이라는 것, 변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감사했을 것 같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삶에서 사나운 개를 만날 때가 있습니다. <변했으면 변했으면>처럼 우리가 변해야 할 것은 우리의 마인드인 것 같습니다. 자신을 더욱 사랑하고 믿어준다면 아무리 사납고 무서운 개를 마주쳐도 더이상 두려워하지 않을테니까요. 참으로 멋진 동화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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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사회 형사대 CSI 4 - CSI, 파란만장 적응기 추리로 배우는 사회 교과서 4
고희정 지음, 김준영 그림, 이은실 학습글, 김봉수 감수 / 가나출판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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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을 위한 학습만화 시리즈입니다.

<어린이 사회 형사대 CSI 4>는 어린이 사회 형사대 CSI에 입학한 친구들이 주인공입니다.

각 친구들의 캐릭터를 보면 다양합니다. 고영웅은 온 동네일에 참견하길 좋아하는 오지랖 넓은 친구이지만 그 덕분에 어려움을 겪는 친구들을 도와줍니다. 경제인은 뭐든 야무지게 하는 친구이지만 체력이 약해서 입학 이후 어려움을 겪습니다. 백두산은 부모님을 따라 여행을 많이 다녀서 장래희망도 여행작가인 친구입니다. 제인이를 좋아해서 늘 도움을 주지만 무심한 제인이는 전혀 눈치를 못챕니다. 문하재는 겉모습은 남자아이 같은 여자아이로 장래희망이 문화재 연구원입니다. 정치국은 할아버지가 국회의원, 아빠는 검사, 엄마는 대학교수인데도 본인도 전교 부회장을 맡은 아이입니다.

이 책 속에는 모두 4개의 사건이 벌어집니다. 사건을 맡게 된 아이들은 저마다 나름의 증거를 통해서 범인 탐색에 나섭니다. 사건 자체도 흥미롭지만 그 사건마다 사회 교과서에서 다루는 학습 주제를 배울 수 있습니다. 연구실의 비밀에서는 다문화 사회, 아르바이트 여성의 살인 사건에서는 직업, 사라진 지민이의 사건에서는 위도와 경도, 의문의 돈 상자에서는 선거를 다루고 있습니다.

어린이들이 주인공이 되어 직접 사건 해결을 하는 과정이 재미있게 잘 그려져 있습니다. 초등 고학년이 되면 사회 과목을 배울 때 흥미를 못 느끼는 경우가 있는데 CSI 형사대 시리즈를 통해서 즐겁게 접근할 수 있는 것 같습니다. 워낙 다양한 내용의 학습만화가 많다보니 어떤 것을 선택할 지 고민하게 되는데 이 책의 경우는 이미 시리즈를 통해서 많은 사랑을 받았던터라 역시나 좋았던 것 같습니다. 덕분에 학부모로서 학습만화에 대해 매우 긍정적인 시각을 갖게 됐습니다.

무엇이든 흥미를 가지고 재미를 느껴야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어린이 사회 형사대 CSI 4>는 아이들에게 사회 교과를 배우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이 책을 보면서 전봇대에 숨겨진 비밀을 알게 됐습니다. 이래서 알면 알수록 세상을 보는 눈이 더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전봇대의 비밀의 궁금하다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아이가 먼저 보고싶어 하는 책. 저 역시 만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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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 정리의 힘 - 세계의 엘리트가 매일 10분씩 실천하는 감정회복습관
구제 고지 지음, 동소현 옮김 / 다산3.0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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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정적인 감정들은 마음 속의 먼지처럼 쌓이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해야 부정적인 감정들을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을까요?

<감정 정리의 힘>은 세계의 엘리트가 매일 10분씩 실천하는 '감정회복습관'이 무엇인지, 어떻게 실천하는지를 알려주는 책입니다.

저자는 일본 최초로 사회인을 대상으로 하는 긍정심리학 스쿨을 설립한 사람이라고 합니다.

이 책은 치열하게 일하면서도 건강한 정신을 유지하고 일을 통해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을 위한 '감정회복습관 트레이닝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감정회복습관이란 역경을 극복하는 힘, 고난에 굴하지 않는 강인함, 내면에 잠재된 능력을 뜻합니다. 저자는 30년 넘게 연구한 결과, 감정회복습관은 누구나 훈련을 통해 가질 수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긍정마인드 스쿨에서 진행하는 감정회복습관 트레이닝 코스는 유럽의 긍정심리학자 이로나 보니웰 박사가 개발한 프로그램이라고 합니다.

지금까지 많은 직장인들이 감정회복습관 트레이닝을 하고나서 뛰어난 인재로 인정받았다고 합니다. 책에도 다양한 예시를 통해서 어떻게 감정회복습관으로 위기를 극복했는지를 보여줍니다.

감정회복습관은 다음 세 가지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부정적인 연쇄반응의 고리를 그날그날 끊어내는 (비우는) 습관, 스트레스를 느낄 때마다 감정회복근육을 단련하는 습관, 가끔 멈춰 서서 자신을 돌아보고 성찰하는 습관입니다. 쉽게 말하자면 부정적인 감정들을 정리하는 세 가지 습관인 겁니다. 감정정리를 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은 일곱 가지 테크닉으로 설명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쓸모없는 고정관념 길들이기, '하면 된다'고 믿는 '자기 효능감'을 높이기, 자신만의 '강점'을 살리기, 정신적인 지주가 되는 '서포터'를 만들기, '감사'라는 긍정적인 감정 키우기, 힘들었던 과거의 체험으로부터 의미 찾기입니다.

여기에서 인상적인 건 우리의 고정관념을 '고정관념 강아지'로 이미지화 했다는 겁니다. 마음이 불안할 때마다 보이지 않는 부정적인 감정을 '마음 속 강아지'라는 이미지로 떠올려서 그 강아지가 멍멍 짖고 있다고 생각하는 겁니다. 비판견(분노,불만,부러움), 정의견(혐오, 분개, 질투, 부러움), 패배견(비애, 우울감), 포기견(불안, 우울감, 무력감), 걱정견(불안, 공포), 사과견(죄책감, 수치심), 무관심견(피로감). 누구나 이런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그때 '고정관념 강아지'를 떠올리면서 어떤 선택을 할 지 결정하면 됩니다. 추방할 것인가, 수용할 것인가, 길들일 것인가.

저자는 감정회복습관의 최종목표가 단순히 정신적인 침체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고 말합니다. 바닥을 치고 난 뒤 한 단계 올라가기 위한 회복단계, 즉 중간 지점이라고 설명합니다. 이 회복단계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꾸준히 올라가기 위한 근력으로 '감정회복근육'이라고 표현합니다. 습관은 하루 이틀에 생겨나는 것이 아니듯이 우리의 삶을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매일 꾸준한 근력, 마음 근육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감정회복근육을 단련하여 감정회복습관을 들인다면 치열하게 일하면서 진정한 행복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것이 '감정정리의 힘'입니다. 매일 10분, 누구나 실천할 수 있습니다. 선택은 각자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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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견문록
김홍신 지음 / 해냄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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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만 들어도 읽고 싶어지는 책이 있습니다.

김홍신 작가님의 신작 에세이 <인생 견문록>.

역시나 따뜻하면서도 예리한 인생 조언을 해주십니다.

감동적인 이야기보다 더 어려운 것이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이 책의 첫부분, 작가의 말이 인상적입니다. "함께 흔들렸으면 좋겠습니다."

흔들어줘야 가는 구형 손목시계를 선물 받고 조금 불편했지만 옛 추억을 느낄 수 있어서 기분 좋았다고 합니다. 흔들어주지 않으면 멈추는 시계를 보면서 인생도 마찬가지가 아닐까. 그래서 나를 흔들어주고 남도 흔들어주고 싶어서 이 글을 썼다는 말, 함께 흔들리며 인생길을 신나게 걸어갔으면 좋겠다는 말이 진심으로 와닿았습니다. 조금은 불편하고 번거롭지만 수시로 흔들어줘야 하는 구형 손목시계처럼 행복은 아날로그로 찾아온다는 작가의 말에 절로 고개가 끄떡여졌습니다.

우리는 어느새 디지털 시대가 가져다 준 신속함, 빠름, 편리함에 길들여진 것 같습니다. 그래서 늘 조급하고 바쁜 것에 익숙해진 나머지 자신이 얼마나 많은 것을 놓치고 사는지 모르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목적지를 빨리 가기 위해서는 KTX를 타야겠지만 아름다운 풍경을 온전히 즐기고 싶다면 천천히 걸어야 합니다. 이때 우리가 행복을 느끼는 건 어느 쪽일까요? 물론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제게 있어서 행복은 아날로그로 찾아올 때가 더 많은 것 같습니다. 등산할 때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다리도 아프고 목도 마르고 힘이 듭니다. 괜히 산을 올랐나하는 후회가 살짝 들지만 끝까지 참고 오르다보면 정상에서 느끼는 상쾌함이 모든 수고로움을 잊게 해줍니다. 내 몸이 고단해도 오히려 그 고단함 덕분에 뿌듯함이 더 커지는 것 같습니다. 만약 케이블카를 타고 쉽게 정상에 올랐다면 멋진 풍경도 구경하고 즐거웠겠지만 등산했을 때의 그 뿌듯함을 느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살다보니 깨닫게 되는 인생의 지혜들이 있습니다.

이 책에서 공감했던 부분이 바로 '인생의 모래알'입니다.

<< 한반도의 여덟 배나 된다는 사하라 사막을 최초로 횡단한 탐험가에게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을 때, 그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하라 사막을 횡단하며 가장 고통스러웠던 것은 신발 속의 모래 한 알이었다."

......모래 한 알이 발바닥을 찌르는 상황이라면, 그 고통에서 빨리 벗어나기 위해서라도 걸음이 빨라집니다. 배고픔과 목마름을 잊게 하는 것도 그 통증입니다. 신발을 벗어 모래 한 알을 찾아내더라도 더 많은 모래가 들어갈 수밖에 없기 때문에 탐험가는 모래 한 알의 통증을 참는 지혜를 얻게 됩니다. 인생도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리는 늘 고통 한 개쯤은 데리고 삽니다. 그 고통을 애써 꺼내려 하면 다른 고통들이 달려들기 마련이지요. 지금 내게 주어진 고통, 지금 나를 따라다니는 고통을 통해 다른 고통을 잊고 나를 다스릴 수 있다면 그것이 바로 지혜로운 삶일 것입니다. >> (53P)

그런 면에서 여전히 지금도 만년필로 원고를 쓰고 있는 작가님이 존경스럽습니다. 글 쓰는 속도로만 따지자면 손글씨는 절대로 컴퓨터 자판을 따라올 수 없겠지만 한 글자라도 허투루 쓰지 않는 정성, 그 진정성은 가히 독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스마트폰, 인터넷 세상에서 무의미하게 남발되는 단어들이 부끄러울 지경입니다. 이 책도 만년필로 손가락과 손목에 힘을 주어 꼭꼭 눌러 쓴 원고라고 생각하니 더욱 감동입니다. 손글씨처럼 매일 매순간 정성을 다할 수 있다면 참으로 인생이 아름다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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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턴 에릭슨의 우회 대화법 - 어떻게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YES를 끌어낼까?
최찬훈 지음 / 유노북스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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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턴 에릭슨의 우회대화법>은 정신의학자 밀턴 에릭슨의 놀라운 대화기법을 쉽게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 책의 저자는 밀턴 에릭슨을 '잠재의식에 이르는 길을 개척한 혁명가'라고, 에릭스의 대화 기법을 '우회 대화법'이라고 소개합니다.

무엇보다도 '우회'라는 단어를 회피나 시간 낭비가 아니라 '포기하지 않고 추구하다'라는 의미로 설명한 점이 마음에 듭니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는 어쩌면 '직진 본능' 때문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목표를 향해서, 오로지 앞만 보고 달려가야 한다는 강박감에 짓눌려서 나중에는 지치고 포기하며 좌절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건 세상을 대하는 태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에도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요즘은 대인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이 많다고 합니다. 그건 사람의 마음을 물리적 원리로 다루기 때문입니다. 벽이 생겼으니 부서버리는 것이 물리적인 접근입니다. 하지만 마음의 벽이 왜 생기는지를 알고, 인간의 심리를 제대로 이해한다면 다른 방식으로 접근할 것입니다. 바로 직진 대신 우회! 막히면 돌아가라!

현대 최면의학의 대가로 불리는 밀턴 에릭슨은 잠재의식을 컨트롤하면서 일반인을 상대로 쉬운 언어를 통해 대화 심리 치료를 한 인물이라고 합니다. 그는 어린 시절에 죽을 고비를 넘길 정도로 매우 병약하였는데 이후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평생 다리가 불편했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의 장애로 인해 아버지처럼 훌륭한 농부가 될 수 없었지만 대신 의사의 길을 걷게 되었다고 말합니다. 장애가 가져다 준 인생의 벽을 그는 부정하지 않고 오히려 새로운 길을 모색한 것입니다. 육체적인 고통으로 꼼짝없이 누워지내야 했던 시기에 그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건 눈으로 보는 것이었고, 그때부터 주변 사람들을 관찰하는 일에 몰두했다고 합니다. 사람들을 관찰하면서 얻은 깨달음이 훗날 그의 치료와 소통에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실제로 에릭슨은 여동생이 말하는 "아니오"가 사실은 "맞아요"라는 마음이라는 걸 발견합니다. "No가 Yes고, Yes가 No다'는 대화의 기본을 흔드는 원리입니다. 사람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였다가는 오해와 갈등이 커지게 됩니다. 그래서 효과적인 대화를 하려면 의식적 장애물을 돌아가야 한다는 '우회 대화법'이 탄생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실제 일상에서 상대방의 Yes와 No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요? 말이 아니라 내면의 진짜 의도를 파악한다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입니다. 단숨에 상대의 마음을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상대를 세심하게 관찰하고 많은 대화를 해야 알 수 있습니다.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왜 에릭슨이 자신의 치료법을 이론화하지 않았는지 알게 됐습니다. 인간의 심리을 이론으로 정리하기에는 너무나 다양하고 방대합니다. 인간을 어떤 기준으로 분류하고 정형화시키는 순간 왜곡될 수 있습니다. 에릭슨이 수많은 정신 질환자들과 대화를 통한 치료를 성공할 수 있었던 건 고정관념 없이 새로운 사람을 만날 때마다 새로운 방식으로 대화를 시도했기 때문입니다. 에릭슨은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습니다.

"다른 사람의 테크닉을 따라 하지 말고 당신의 기술을 발전시키시오. 제 목소리를 따라 하려고 들지도 마시오.

당신의 것을 발견해야 합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당신 자신이 되어야 합니다." (30p)

이 책 역시 어떤 기술을 알려주지 않습니다. 물론 목차에는 우회 대화법의 다양한 스킬들이 나옵니다. 어떻게 해야 감정을 건드리지 않고 긍정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지, 닫힌 마음의 문을 열 수 있는지, 내 말의 영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지 등등. 하지만 중요한 건 에릭슨의 말처럼 나 자신의 것을 발견해야 합니다. 가장 자연스러운 나, 정말 나다운 사람이 되어야 합니다. 상대의 마음을 여는 방법은 기술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것. 상대가 나의 말을 듣게 하는 최선의 방법은 내가 먼저 상대에게 집중한다는 것.

에릭슨의 발상을 바꾸는 우회 대화법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일상의 수많은 인간 관계가 더욱 유쾌하고 즐거워지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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