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 라이프 - 마지막까지 후회 없는 삶, 진정한 자유와 행복을 위한 인생철학
마크 롤랜즈 지음, 강수희 옮김 / 추수밭(청림출판)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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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 라이프>라는 '미로 정원'에 오신 것을 환영합니다.

이 책을 보면서 머릿속에 불쑥 떠오른 이미지가 바로 '미로 정원'입니다.

철학으로 풀어낸 '굿 라이프'인 줄 알았는데 전혀 색다른 인생 철학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인생 철학을 가지고 있습니다. 물론 자신이 의식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이 책은 장르를 규정하기가 애매합니다.

중요한 건 마지막에 이르러서야 '아, 이것이 인생 이야기구나.'라는 걸 알게 될 것입니다.

현재 미국 마이애미대학교 철학과 교수인 마크 롤랜즈는 자신의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유품을 정리하다가 아버지가 쓴 원고 뭉치를 발견합니다.

아버지는 어머니를 사별한 후 플로리다키스제도(플로리다해협의 열도) 키웨스트에서 마지막 여생을 보내시면서 원고를 쓰셨지만 아들에게는 한 번도 글을 쓴다는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놀랍게도 아버지의 원고에는 어머니의 주석이 일부 달려있었고 오래된 컴퓨터에서 어머니의 비평을 발견합니다.

아버지의 글은 자서전과 허구의 이야기가 뒤섞여 있습니다. 그래서 아들인 마클 롤랜즈는 각각의 글들마다 알맞은 제목을 달고 각주를 첨부하였습니다.

비록 사후에 남겨진 원고로 완성된 것이지만 아버지와 어머니 그리고 아들이 함께 인생 철학을 정리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있고 멋진 결과물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버지의 원고를 바탕으로 한 것이라는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노년의 인생에서 글을 쓴다는 건 어떤 의미일까요. 어쩌면 자신의 인생을 가장 진지하게 돌아보는 시간이 아닐까요.

무엇이 옳고 그른지, 좋고 나쁜지를 따지고 분석한다기보다는 그저 자신의 경험치만큼 바라보는 일인 것 같습니다. 그래서 글을 읽다가 문득 막다른 길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때가 있습니다. 매끄러운 흐름이 아니라 주변을 둘러보며 천천히 길을 찾는 느낌이랄까. 미로 정원을 걷는 느낌?

엄밀히 말하면 아버지의 원고는 자신과의 대화였습니다. 하지만 글로 남김으로써 결국 아들에게 전해졌으니 아버지가 남긴 마지막 메시지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존재에 대한 글을 보면 노년의 느낌이 적나라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 나는 항상 어디엔가 있었다. 이 세상에 태어난 이래 매 순간, 나는 이 지도의 어디엔가 있었다. 떠도는 존재...... 누군가는 방랑벽이라 하겠지만, 그저 고향이 많았을 뿐이다. 그러나 오늘 아침에는 내가 곧 어디에도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이 지도의 어느 곳에도 나는 없을 것이다. 이것이 생각인가? 아니다. 사실 이건 생각이 아니다.

... 생각이라기보다는 형체도 없고 어지러운 공포다. 나는 공포로부터 등을 돌리기 위해 중얼대며 자신을 무장한다. "좋은 인생이었어."

좋은 인생. 그렇다. 결국 좋고 나쁨은 인간의 행동이 아니며 규칙이나 원칙도 아니다. 또한 인간을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도 없다. 오직 인생만이 그렇다. 피부 속에 갇힌 존재가 아닌, 탄생과 죽음이라는 일시적인 감옥에 갇혀 있지 않은, 진정 좋거나 나쁠 수 있는 것은 인생이다. 그리고 인생이 전적으로 좋거나 나쁠 확률은 거의 없다. - (16p)

아버지는 치매에 걸렸고 자신의 마지막 생에서 자살을 고민했습니다. 자신의 상황이 불행하게도 할아버지와 흡사했기 때문에. 몇 년간 악화된 고통으로 삶의 질이 극도로 떨어져 더는 견딜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한 할아버지처럼 아버지는 자신이 더 이상 삶과 맞서 애쓸 가치가 없음을 인정해야 할 때라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잠시 멈추고 생각했던 것은 오로지 남겨진 아이들 때문입니다. 아내 올가는 떠났고 문제는 니코와 알렉산더인데, 자신의 자살이 아이들에게 지울 수 없는 마음의 상처를 줄까봐 두려워 한 것입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할 수 있는 가장 큰 일은 좋은 기억을 남겨주는 것이니까. 그런데 자살하지 않고 수명이 다할 때까지 살기 위해 병원에 입원한다면 그 결과는 아이들에게 엄청난 병원비와 함께 산송장을 마주하는 괴로움만 줄 뿐이라고 걱정합니다.

- 오늘은 죽지 않을 것 같다. 그래도 괜찮다. 아직은 시간이 있다. 얼마나 남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그것을 아는 사람이 있기는 한가?

... 할아버지의 교훈이 여기에 해당한다. 할아버지는 슬프거나 절망적이서가 아니라 불행의 끝이나 돌파구가 보이지 않아서 죽은 것이다.

... 빠져나갈 수 없다면 내 방식대로 하는 것이 최고다. 현명한 사람은 살아야 할 때까지만 살고, 살 수 있을 때까지 살지 않는다. 누군가의 글이었는데 이제는 기억나지 않는다. 그리고 중요하지도 않다. - (310p)

이 장에서는 아무런 언급을 할 수 없었다는 아들의 심정을 이해합니다. 죽음 자체를 철학적으로 논할 수는 있어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은 논외의 것입니다. 머리로는 설명할 수 없는, 마음의 고통이기에...

이 세상에서 좋은 인생이란 무엇일까요?

저는 아버지의 글들이 처음에는 미로 정원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점점 읽다보니 미로 정원이 마치 우리의 인생을 닮았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우리는 무엇이 좋은 인생인지 물어볼 필요가 없습니다. "좋은 인생이었어."라고 말할 수 있는 건 자기자신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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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관한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물음 49 - 어디다 대놓고 묻기 애매한
장웅연 지음, 니나킴 그림 / 담앤북스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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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대해서 뭘 아느냐고 묻는다면 마땅히 답할 게 없습니다.

제가 아는 것이라고는 불교의 가르침을 대신하여 스님들의 책을 읽은 것이 전부일 것 같습니다.

어쩌면 제게 있어서 불교는 신앙이라기 보다는 철학이 아닐까 싶습니다.

잘 모르기 때문에 제 나름대로 해석하고 받아들였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불교의 가르침을 감히 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마음으로 느끼고 있다고 말할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어디다 대놓고 묻기 애매한 불교에 관한 사소하지만 결정적인 물음 49>은

바로 저와 같은 불교 무식자들을 위해 알맞은 책인 것 같습니다.

이 책은 2015년 <불교신문>에 연재되었던 '불교, 묻고 답하다'라는 컬럼을 다듬은 것이라고 합니다.

불교와 가까워지면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궁금증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있습니다.

스님들은 왜 삭발을 하나?

절에서는 왜 새벽 3시에 기상하나?

스님들은 결혼할 수 있나?

목사는 목사이고, 신부는 신부인데, 왜 스님만 '님'자를 붙일까?
부처님은 원래부터 곱슬머리였나?

다소 엉뚱해보이는 질문들도 있지만 그러한 질문들이 오히려 불교에 관한 오해와 잘못된 상식을 풀어가는 기회가 된 것 같습니다.

책 제목처럼 어디다 대놓고 묻기에는 애매하고 사소한 물음들이 불교를 이해하기 위한 결정적인 내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특히 불교를 뒤늦게 공부하게 된 어느 지인의 질문이 불교 입문자다운 궁금증인 것 같아 소개합니다.

"조사선에 따르면 삼라만상이 원래부터 청정하고 완전한 존재, 즉 '본래 부처'라고 강조한다.

그렇다면 이미 부처인데 부처가 되기 위해 수행을 해야 한다는 말은 모순이지 않은가?"

사실 불교에서 말하는 깨달음과 수행의 불편한 관계는 오래전부터 제기되었다고 합니다.

돈오돈수( 頓悟頓修 )와 돈오점수( 頓悟漸修 ) 의 논쟁.

돈오돈수는 단박에 깨쳐서 더 이상 수행할 것이 없는 경지를 이르는 말입니다.

돈오(頓悟), 즉 문득 깨달음에 이르는 경지에 이르기까지에는 반드시 점진적 수행단계인 점수가 따른다는 말입니다.

이 논쟁의 핵심은 '깨달은 후에도 수행이 필요한가'라는 문제입니다.

불교학계의 보편적인 이론으로 자리한 고려시대 보조 지눌 스님의 돈오점수를,

전 조계종 종정 성철 스님이 지해(知解 ), 곧 불완전한 깨달음이라고 비판하면서 논란이 촉발됐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서 저자의 답변은 역사적 배경을 통해 설명하고 조계종 광전 스님의 말씀으로 마무리합니다.

"점수에 치우쳐 시비를 일삼는 사람에겐 돈頓을 이야기해 분별을 없애고,

본래 부처이거늘 무슨 수행이 더 필요할 것인가 하는 사람에겐 점漸을 이야기해 아만我慢을 없애야 한다."

매우 공감이 되는 답변입니다.

종교를 통해 자신의 인생을 변화시키지도 못하면서 종교의 이론을 갖고 왈가왈부한다는 게 어불성설입니다.

잘못된 것은 고치는 것이 옳지만 논쟁에 치우쳐서 종교의 본질을 놓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유독 우리나라에 사이비 교주가 많은 것을 보면 확실히 돈오돈수는 아닌 것 같습니다.

진정한 깨달음이란 '내가 부처이니 천상천하유아독존'이 아니라 '내가 부처인 만큼 남도 부처'라는 것을 아는 것이 아닐까.

종교는 세상을 밝히는 도구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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덤벼! -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작 책고래마을 10
김성은 지음, 장준영 그림 / 책고래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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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운이 좋아야 사마귀를 만날 수 있는 것 같아요.

사마귀를 자세히 본 적이 있나요?

왕눈이 얼굴에 길쭉길쭉한 앞다리를 보면 무엇이 떠오르나요?

<덤벼!>라는 그림책을 본 순간, 웃음이 먼저 나왔어요.

정말 서로 겨루기를 하듯, "덤벼!"라고 말할 것 같지 않나요?

이 그림책의 주인공은 엄마와 함께 외갓집에 놀러온 아이와 사마귀에요.

엄마는 외할머니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채소를 다듬고 계시네요.

하지만 아이는 아무것도 할 게 없어요. 가지고 놀 장난감도 없구요.

아, 심심해.

마당에 있는 개, 몽구조차 쿨쿨 잠들어서 같이 놀 친구도 없네요.

시끄러운 소리에 대문 밖으로 나와보니 무지무지 사납고 큰 개가 뛰쳐나와 깜짝 놀랐어요.

놀라 도망치다가 그만 똥을 밟았어요.

에잇, 더러워.

똥 묻은 신발을 힘껏 풀밭에 문질렀어요.

가만보니 풀숲에는 곤충들이 잔뜩 있었어요.

와아, 같이 놀자.

아이의 목소리에 푸르륵 프르륵 모두 날아가 버렸는데 한 마리만 남아있네요.

바로 사마귀에요.

사마귀 : 야, 꼬맹이! 남의 집에서 뭐해?

아이 : 뭐, 꼬맹이? 이래봬도 내가 태권도 파랑 띠야.

사마귀 : (코웃음치며) 겨우 파랑 띠!

아이 : (약이 올라 씩씩대며) 야, 덤벼!

우연히 풀숲에서 만난 사마귀와 대화하며 결투 신청을 하는 아이의 모습을 보니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네요.

심심해 하던 아이에게 자연은 친구가 되어주네요. 사마귀는 사마귀 권법으로 아이는 거인 손바닥 권법으로 사라사라 싸싸라 하라야야야 얍!

예전에는 자연 속에서 뛰어노는 일이 일상이었다면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요. 예쁘게 꾸며진 공원은 있지만 다양한 곤충이나 동물들을 만나기는 쉽지 않아요.

어쩌다보니 아이들이 만나는 자연은 책을 통해 먼저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사마귀는 어떻게 생겼을까, 방아깨비는?

햇빛에 비추면 반짝반짝 빛을 내는 잠자리 날개는?

그러고보니 자연을 직접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았던 것 같네요.

사실 저도 사마귀를 본 지가 꽤 오래된 것 같아요. 진짜로 "덤벼!"라고 말할 것만 같은 모습이라서 웃음이 났어요.

재미있게 사마귀와 노는 아이를 보면서 자연이야말로 아이들의 가장 좋은 친구이자 놀이터구나,라는 생각이 드네요.

멋진 사마귀야,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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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주인이 되는 법 - 이상한 생각과 거짓 주장과 엉터리 믿음에 맞서기 위한 생각 길라잡이 교양 더하기 1
가이 해리슨 지음, 이충호 옮김 / 미래인(미래M&B,미래엠앤비)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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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0월 28일 뉴욕타임즈는 자사 트위터를 통해 대한민국의 현상황을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주술사가 연설문 등을 고치는 등 대한민국 대통령에게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

(Shaman fortuneteller said to exert remarkable influence over South Korea's president, including editing speeches)"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지금 상황은 100퍼센트 현실입니다.

영화 <내부자들>을 보면서도 '설마...." 했는데 실제로 국민을 '개돼지' 취급하는 사람이 우리나라의 교육 정책을 맡고 있었고,

급기야 영화 <곡성>처럼 대한민국은 절대 현혹되지 말아야 할 것에 현혹되고 말았습니다.

너무나 황당하고 기가 찰 노릇이지만

지금이라도 정신을 차리고 사태를 직시해야 합니다.

"뭣이 중헌디?"

<생각의 주인이 되는 법>의 저자 가이 해리슨은 우리에게 조언합니다.

"과학자처럼 생각하라."

"훌륭한 회의론자가 되라."

그는 회의론적 태도가 부족한 현실이야말로 우리가 모르고 있던 세상의 위기라고 말합니다.

입증되지 않은 주장과 엉터리 믿음을 의심하지 않고 방치한다면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할지 모릅니다.

그것은 자신을 포함한 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의 터무니없는 생각에 얼마나 쉽게 속아 넘어가는지 혹은 얼마나 쉽게 환상에 빠지는지를 알야야 합니다.

세상에는 이상한 생각과 거짓 주장, 엉터리 믿음이 널려 있습니다. 여기에 속아 넘어가지 않으려면 다른 사람의 뇌가 아니라 바로 자신의 뇌에 의지해야 합니다.

이때 중요한 건 무조건 곧이곧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훌륭한 회의론자가 된다는 건 건강한 의심을 품는 것이고, 이성을 사용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입니다. 회의론은 어떤 것이 증명되거나 적어도 확실한 근거가 있기 전에는 그것을 제대로 안다고 생각하지 않는 태도를 말합니다. 항상 열린 마음의 자세를 유지하면서 더 나은 증거가 나오면 언제든지 자신의 생각을 바꿀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회의론은 과학을 실천하는 것과 같습니다. 일반인들도 과학자처럼 합리적 사고를 할 권리가 있습니다. 회의론은 침입자들로부터 나를 보호하는 개인적 보호막이며, 이 보호막이 제대로 작동해야 사기꾼과 엉터리 주장에 속는 일이 없습니다.

저자가 이 책을 쓴 목적은 환상에 빠지기 쉬운 이 행성에서 길을 잃지 않고 똑바로 살아갈 수 있도록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를 알려주기 위한 것입니다.

오늘날에는 회의론적 태도가 과거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데, 과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옛날 사람들보다 훨씬 많은 것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또한 비판적 사고의 부족 때문에 일어나는 모든 광기와 고통에 대해서, 잘 속아 넘아가는 약점 때문에 치르게 되는 비용이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큰지를 이야기합니다. 마술, 초자연 현상, UFO, 대체의학, 유령, 외계인 납치, 심령술, 음모론, 세상의 종말, 달 착륙 사기극, 노스트라다무스, 임사 체험, 버뮤다 삼각지대, 아틀란티스, 기묘한 종교적 주장 등등.

만약 저자가 이 책을 조금만 늦게 집필했더라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진 사태를 비합리적 믿음 때문에 일어난 비극이자 총체적 위기로 소개했을지도 모릅니다.

환상에 빠진 사람들이 저지른 파렴치한 행동으로 인해 발생한 피해는 모든 사람에게 돌아갑니다. 답답한 건 사건의 당사자가 자신의 믿음이 문제가 있고 위험하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자신이 소중하게 생각하는 믿음을 잃을까봐 두렵다고 해서 모두를 위험에 빠뜨려서는 안 됩니다. 스스로 초래한 일련의 재앙, 그로 인한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막아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생각의 주인이 되어야 합니다. 진실과 허구를 잘 구별할 수 있도록 과학자처럼 생각하고, 훌륭한 회의론자가 되려고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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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더지의 감자 리틀씨앤톡 그림책 21
숑레이 글, 루신.한옌 그림, 조윤진 옮김 / 리틀씨앤톡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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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 속에는 누가 살까요?

음, 슬쩍 그림책 표지를 보세요.

두더지!

맞아요. 그리고 두더지가 붙잡고 있는 저건 무엇일까요?

우리가 평소에 삶아먹고 조림해서 먹는 건데....

그렇죠~ 감자!!

도대체 두더지에게 무슨 일이 생긴 걸까요?

아이들의 그림책을 보면 매우 단순한 이야기 속에서 놀라운 의미를 발견할 때가 있어요.

우리 아이는 이 책을 펼치자마자 혼자 사는 두더지가 외로워보였나봐요.

왜 혼자 살까, 친구들은 어디있지...

그런데 주인공 두더지는 하루종일 끊임없이 땅을 파고 있어요. 신나게 놀 수도 있고, 뒹굴뒹굴 쉴 수도 있는데 말이죠.

두더지가 열심히 땅을 파는 이유는 두더지 아가씨에게 가져다 줄 보물을 찾으려는 거에요.

드디어 두더지가 발견한 것은 작은 감자 한 알이에요. 살며시 만져보니 감자가 가만히 숨 쉬는 것이 느껴졌어요.

그 순간 두더지는 난생 처음 자기 것을 가졌다는 기쁨을 느꼈어요. 두더지의 가슴속에서 자그마한 희망이 피어났어요.

그때부터 두더지는 감자를 애지중지 보살펴줬어요. 마치 아기처럼 말이죠.

우르르 쾅쾅! 무엇이든 닥치는대로 먹어대는 딱정벌레의 공격에도 용감하게 맞서 싸워서 감자를 지켜냈지요.

무럭무럭 쑥쑥 자라난 감자는 두더지보다 훨씬 커졌어요. 이제는 두더지 아가씨에게 감자를 보여줘도 될 만큼 커졌어요.

두더지는 드디어 두더지 아가씨의 집을 찾아갔어요. 그 곳에는 이미 많은 두더지들이 다이아몬드, 황금, 석유를 가져와 아가씨에게 선물하고 있었어요.

그들은 저마다 자신의 물건이 더 값비싸다며 목소리를 높였어요. 주인공 두더지도 구멍을 뚫고 걸어나왔어요. 하지만 빈 손이었죠.

"당신은 도대체 뭘 가져왔나요?"

두더지 아가씨가 호기심 가득한 얼굴로 물었어요.

"여기까지 가져올 방법이 없었어요."

두더지가 안절부절못하며 대답했어요.

"왜냐하면 그건 생명이 있거든요. 정말 커다란 감자예요!"

순식간에 주위가 조용해졌어요.

다른 두더지들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지요.

"방금 뭐라고 했어? 감자라고?"

모두가 큰 소리로 비웃기 시작했어요.

마치 서커스의 어릿광대를 보듯이 말이에요.

실망한 두더지 아가씨가 두더지에게 한숨을 쉬며 말했어요.

"왜 그랬나요?

보잘것없는 감자 하나가 뭐 그리 대단하다고 말이에요.
두더지는 그제야 알게 됐어요.

모두가 자신의 감자를 하찮게 여긴다는 것을 말이에요.

여기까지 읽었을 때 무척 걱정이 됐어요. 주인공 두더지가 실망하고 슬퍼할까봐.

원래 보물을 찾으려 했던 이유는 사랑하는 두더지 아가씨를 위해서였으니까요. 자신의 가장 소중한 보물을 주면서 사랑을 고백하려던 두더지의 마음이 얼마나 괴로웠을까요.

우리 주인공 두더지처럼 살다보면 나의 진심을 몰라주는 사람들을 만날 때가 있어요.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않는 것이 더 소중하다는 걸 모르는 사람들 때문에 상처받을 때가 있지요. 그럴 때는 아마도 세상이 무너지는 느낌? 혼자 바닥으로 곤두박질치는 느낌?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거에요.

그런데 다행히도 두더지는 더욱 쑥쑥 자라는 감자를 보면서 가슴이 두근두근 뛰었어요.

'이건 내 감자야. 누가 뭐래도 이 감자는 나의 희망이라고.'

두더지의 마음속에 용기와 기쁨이 다시 샘솟았어요.

와우, 주인공 두더지는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주변 시선에 굴하지 않고 자신의 희망을 버리지 않았으니까요.

점점 커져가는 감자와 함께 두더지의 희망도 점점 커져가던 어느날, 푸슈슉 하는 소리와 함께 감자가 땅 속을 빠져나갔어요.

두더지는 허겁지겁 뛰어올라 얼른 감자의 수염뿌리를 붙잡았지요. 그리고 감자와 함께 땅 위로 솟아올랐어요.

이럴수가, 한 농부가 막 뽑은 감자를 손에 들고 있는 게 아니겠어요.

두더지가 "내 감자"라고 외쳐댔지만 둘러보니 그 곳은 농부의 감자밭이었어요. 농부의 발밑에 놓인 커다란 바구니 안에는 감자가 가득했어요.

이제 남은 건 쓸쓸한 두더지와 텅 빈 구멍뿐.

이것이 끝이냐구요?

아니오. 두더지는 자신이 그토록 아끼던 감자를 잃었지만 울지 않았어요.

왜냐구요? 태어나 처음으로 햇빛과 햇빛 아래 반짝이는 꽃, 나무와 풀밭을 보았으니까요.

두더지는 갑자기 빙그레 웃으며 이렇게 말했어요.

"나도 무언가를 찾을 수 있겠지? 아마도 다음번에는 말이야."

이 그림책의 이야기는 끝이 났지만 두더지는 지금부터가 시작이라고 생각해요.

과연 우리는 두더지처럼 감자라는 희망을 한순간 빼앗겼을 때 이겨낼 힘이 있을까요?

세상을 살다보면 우리가 품고 있던 희망이 마치 두더지의 감자처럼 비웃음거리가 되거나 빼앗기는 순간이 있을 거에요. 중요한 건 두더지의 감자처럼 내 것이라고 여기는 감자가 아니라 무엇이든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다는 믿음인 것 같아요. 누가뭐라고 하든 두더지에게는 감자가 제일 훌륭한 보물이었듯이 말이죠.

지금 자신의 가슴을 두근두근 뛰게 하는 감자가 무엇인가요?

아이의 그림책을 보면서 엄청 큰 감동을 받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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