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파워 암기법 - 어떤 정보든 5초 안에 기억하고, 바로 성과로 만드는
체스터 산토스 지음, 석혜미 옮김, 정계원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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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엔 스스로 길눈이 참 밝다고 자부했습니다. 한 번 가본 길은 기억하는 정도.

제가 길을 기억하는 방식은 사방을 둘러보면서 눈에 띄는 건물이나 간판을 기억하고 마지막으로 방향까지 확인하면 끝납니다.

잠시 한 자리에 서서 1~2분 정도만 집중하면 머릿속에 위치가 저장됩니다.

그런데 점점 기억하기 보다는 손쉽게 스마트폰 검색에 의지하다보니 길치가 된 것 같습니다.

굳이 기억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한 세상에 산다는 건 좋은 점도 있지만 분명 안좋은 점도 있습니다.

우리의 뇌, 너무 아끼고 안 쓰면 녹슬어요.

<슈퍼 파워 암기법>은 미국 기억력 챔피언 체스터 산토스가 알려주는 매우 실용적인 암기 노하우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일상에서 써먹을 수 있는 유용한 방법 몇 가지를 알려줍니다.

아마 많이들 알고 있는 방법일 겁니다. 이미지 연상법.

단어나 숫자로 기억하는 것보다 상상력을 발휘하여 이미지를 떠올리며 이야기를 만들면 쉽게 기억에 남는 원리입니다.

각각의 방법을 익히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저자가 알려주는 방법을 먼저 따라해보고, 그다음은 나만의 방식을 만들어서 응용하며 연습하는 방식입니다.

가장 많이 쓰는 암기 도구는 자신의 몸입니다. 신체 부위를 아래에서 위로 배열하면 쉽게 외울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1번 발바닥, 2번 발목, 3번 무릎, 4번 허리, 5번 배꼽, 6번 가슴, 7번 목, 8번 입, 9번 코, 10번 정수리 로 정합니다. 각 신체부위의 순서를 외웠다면 이제 각 위치에 정보를 저장하면 됩니다.

<사과, 손목시계, 우산, 라켓, 자동차, 축구공, 꿀벌, 귀걸이, 스테이플러, 빗> 과 같은 단어 목록을 순서대로 외워야 한다면 좀전에 외웠던 신체부위와 연관지어서 극단적인 이미지를 상상하면 됩니다. 엉뚱하고 재미있는 이미지일수록 기억에 오래 남으니까 책에서 알려준 이미지 대신에 자기 마음대로 상상해도 좋습니다.

또다른 암기법으로는, 특정한 정보의 순서를 바로 기억할 수 있는 일대일 대응 기법이 있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자주 쓰는 방법이 해당 숫자와 운율을 이루는 단어를 목록으로 만들고, 이를 활용하는 숫자 연상 목록입니다. 숫자를 소리 내어 읽어보고, 같은 발음으로 시작되는 단어의 이미지를 떠올려 봅니다.

이밖에도 저자가 가장 선호하는 슈퍼 파워 암기법인 여정법이 있습니다. 이 방법은 여러 명의 기억력 챔피언들이 소개했던 암기법이기도 합니다. 바로 여정법입니다.

신체 기법과 동일한 방식으로, 생생한 이미지를 떠올리면서 익숙한 장소의 배열에 연결하는 작업입니다. 이때 집이나 자신이 자주 가는 쇼핑몰 등 익숙한 환경을 활용하는 것이 여정법의 특징입니다. 첫 단계는 장소의 거점들을 순서대로 배열하고 그 경로를 머릿속으로 따라가는 것입니다. 마치 상상 여행을 하면서 기억해야 할 정보들을 순서대로 배열한 장소에 이미지로 연결하는 겁니다. 슈퍼 파워 암기법은 이미 기억력 천재들이 인정한 방법이기 때문에 꾸준히 연습하며 누구나 암기력이 향상될 수 있다고 합니다.

결국 암기력은 이미지가 결정합니다. 아이들에게만 상상력과 창의력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중요하다는 것.

슈퍼 파워 암기법은 훌륭한 뇌 운동이자 즐거운 놀이입니다. 억지로 기억하는 게 아니라 즐겁게 이미지를 떠올리면 됩니다. 역시 즐기는 게 최고의 방법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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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섬니악 시티 - 뉴욕, 올리버 색스 그리고 나
빌 헤이스 지음, 이민아 옮김 / 알마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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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헤이스의 <인섬니악 시티>

이 책은 그가 올리버 색스와 함께 살았던 뉴욕에서 썼던 일기를 바탕으로 합니다.

그에게는 사랑하는 파트너 스티브가 있었고, 어느날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배우자의 죽음은 인간이 겪는 정신적 충격 중 첫번째로 꼽을 정도로 큰 슬픔과 상실감을 줍니다.

빌은  샌프란시스코에서 십육 년 동안 아기처럼 꿀잠을 자는 남자 스티브 곁에서 불면의 밤을 보냈습니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깊이 잠들었던 그 밤에 스티브가 심장마비를 일으켰던 것인지, 만약 그날 밤 수면제 반 알을 먹지 않았더라면 깨어 있었을 것이고 스티브를 살릴 수 있지 않았을까.... 스티브의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한 빌은 오랜 방황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가 우연히 올리버 색스로부터 일적으로 편지를 받게 되었고, 그걸 계기로 서신 교환을 하게 됩니다.

올리버의 초대로 뉴욕에서 가게 된 빌은 30년의 나이 차가 무색할 정도로 올리버와 금세 친해지게 됩니다. 원래 빌이 뉴욕으로 이사한 건 올리버와 관계가 없었는데, 공교롭게도 이사하자 마자 올리버와 함께 시간을 보내기 시작합니다.


빌 헤이스의 일기장 2009년 5월 9일

O가 반드시 일기를 적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그러기로 한다. (59p)


그의 일기장이 올리버를 추억하는 한 권의 책이 될 지, 그때는 미처 몰랐을 겁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올리버에게 흠뻑 빠져버린 빌, 아니 서로 사랑하게 된 두 사람의 이야기.

평범한 일기라서 더욱 잔잔한 감동을 줍니다.

빌의 시선으로 바라본 뉴욕 그리고 올리버.

그는 탁월한 관찰자이자 이야기꾼인 것 같습니다. 제가 마음에 들었던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내가 뉴욕의 지하철에 대해서 무엇보다 좋아하는 점은, 그것이 하지 않는 것에 있다.

평생을 뒤만 돌아보면서 - 후회가 가득하든 그리움이 가득하든, 아니면 부끄러움이 되었든 애착이 되었든 슬픔이 되었든 - 혹시라도 다시 기회가 주어진다면 그렇게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사는 인생도 있다.

하지만 지하철은 오르고 나서 문이 닫히면, 그 차량이 향하는 대로 자신을 맡길밖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지하철은 한 방향으로만 간다. 앞으로." (58p)

스티브의 죽음으로 고통스럽던 그의 삶이 올리버 색스를 만나면서 지하철 같은 인생을 산 것 같습니다.

하루하루를 기쁘고 감사하게.


빌 헤이스의 일기장  2015년 4월 22일

O :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은 지적으로, 창조적으로, 비판적으로, 생각할 거리를 담아

지금 이 시기 이 세계를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글로 쓰는 것이지." (304p)


이 책 속에는 수많은 사진들이 있습니다. 뉴욕의 공원이나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의 모습이 사진에 담겨 있습니다. 살아 있음의 증거물.

빌은 끊임없이 하루도 빠짐없이 사진을 찍고, O는 매일 글을 씁니다. 하루를 마칠 때쯤 빌은 자신이 찍은 사진을 O에게 보여주고, 그는 자신이 쓴 것을 읽어줍니다.

O가 점차 자신을 내려놓고 있는 것을, 하나하나 떠나 보내고 있는 것을, 그 모든 것을 빌은 곁에서 지켜봅니다. O의 마지막 순간까지.

빌에게는 또 한 번의 슬픔이지만 이번에는 아프면서도 평온합니다. 그의 이마에 입을 맞추며 진심을 다 표현했으니까.


"내가 당신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알아요?" 내가 말했다.

"모르지." 그의 눈이 감겨 있었지만, 아름다운 무언가를 보는 듯, 웃음을 띠고 있었다.

"많이요."

"좋아." O가 말했다. "아주 좋아."

"좋은 꿈 꿔요."  (338p)


아름다운 삶과 이별.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는 슬픔은 이루 헤아릴 수 없겠지만 어차피 겪을 이별이라면 이들처럼 마지막 순간을 보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불면의 도시에서 부디 좋은 꿈 꾸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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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화학 사전 - 법칙, 원리, 공식을 쉽게 정리한 그린북 과학 사전 시리즈
와쿠이 사다미 지음, 조민정 옮김, 최원석 감수 / 그린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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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참 재미있구나, 라는 걸 중학교 시절에 처음 느꼈던 것 같습니다.

우리 일상에서 벌어진 현상들을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있어서 신기했고, 세상이 더 새롭게 보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과학 분야를 전공하지 않다보니 점점 과학과 멀어진 것 같습니다.

<법칙, 원리, 공식을 쉽게 정리한 물리·화학 사전>은 그리스의 아르키메데스 시대부터 20세기 전반까지 물리와 화학에 널리 쓰이는 법칙과 원리, 공식을 알려주는 책입니다.

이 책에서는 법칙과 원리, 공식이 무엇인지를 매우 쉽게 설명합니다.

우주의 .... 기계의... 해답의... 다음에는 어떤 단어가 어울릴까요?

우주의 -> 법칙을 설명한다.

기계의 -> 원리를 설명한다.

해답의 -> 공식을 설명한다.

법칙은 기본적인 진실을, 원리는 사물의 구조를, 공식은 원리와 법칙으로 얻을 수 있는 전형적인 귀결을 표현하는 단어입니다.

따라서 물리와 화학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법칙·원리·공식에서 시작된다는 말씀.

이 책 속에는 초등학교, 중학교에서 배운 기본 법칙부터 물체의 움직임을 통해 이해하는 물리, 전기와 관련된 법칙들, 물질의 상태를 탐구하는 법칙, 원소 주기율표를 비롯한 화학 반응, 양자의 세계에서 상대성 이론까지를 총망라하여 설명하고 있습니다.

모두 70개의 법칙이 담겨 있습니다. 각각의 법칙, 원리, 공식마다 개념 설명이 나오고 실전문제가 있습니다. 앞서 내용을 이해한 후에 문제를 풀면서 다시 한 번 복습할 수 있습니다. 이 한 권의 책으로 물리와 화학의 기본기를 쌓을 수 있습니다.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읽어볼 만한 책이며, 특히나 학생들에게는 정말 도움이 많이 될 책인 것 같습니다.

알면 알수록 재미있는 과학의 세계.

저도 오랜만에 과학책을 읽으니까 호기심과 열정이 충전된 느낌입니다. 과학의 눈으로 바라보면 세상은 굉장한 놀이터가 아닐까 싶습니다. 새삼 주기율표의 원소들이 친근하게 느껴집니다. 원자와 분자의 세계를 발견해낸 과학자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습니다. 이미 알려진 과학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쉽지 않은데 먼저 발견하고 연구했으니...

암튼 처음부터 끝까지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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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 사전 - 법칙, 원리, 공식을 쉽게 정리한 그린북 과학 사전 시리즈
와쿠이 요시유키 지음, 김정환 옮김, 이동흔 감수 / 그린북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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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포자 예방을 위한 책.

<법칙, 원리, 공식을 쉽게 정리한 수학사전>을 소개합니다.

이 책을 보면서 스멀스멀 웃음이 났습니다. 얼마나 재미있길래?

수학책인데 숫자보다는 글씨가 더 많은 책.

그건 이 책이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수학 교과서에서 다루는 주요 개념들을 정리하고 설명해주기 때문입니다.

수학은 숫자가 아닌 개념이라는 것을 알려주는 책.

희한하게도 학창시절에는 싫어했던 수학이 요즘은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물론 실력과는 별개로 말이죠.

인류의 역사에서 수학은 문명의 발전을 가져온 놀라운 발견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수학이 우리 일상생활에 무슨 도움이 되느냐고 묻는다면 엄청난 실례가 아닐지...

책의 구성은 다양한 공식과 정리, 수학적 개념을 분야별로 나누어 설명하고 있습니다.

<증명과 논리>에서는 명제와 집합, 드모르간의 법칙, 전칭 명제, 특칭 명제와 그 부정, 필요조건과 충분조건, 역·이·대우, 귀류법.

<수와 식>에서는 간단한 배수 판정법, 잉여류와 합동식, 유클리드 호제법, 이항 정리, þ진법과 10진법의 변환 공식, 방정식 f(x)=0의 실근과 그래프, 나머지 정리와 인수 정리, 조립제법, 근과 계수의 관계, 2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 3차 방정식의 근의 공식.

<도형과 방정식>에서는 피타고라스의 정리, 삼각형의 5심, 삼각형의 넓이 공식, 메넬라우스의 정리, 체바의 정리, 사인의 법칙, 코사인의 법칙, 평행 이동한 도형의 방정식, 회전 이동한 도형의 방정식, 직선의 방정식, 타원·쌍곡선·포물선의 방정식과 접선, 리사주 곡선, 사이클로이드.

<복소수, 벡터와 행렬>에서는 복소수의 사칙 연산, 극형식과 드무아브르의 정리, 오일러의 공식, 벡터의 정의, 벡터의 일차 독리ㅣ, 벡터의 내적, 분점의 공식, 평면 도형의 벡터 방정식, 공간 도형의 벡터 방정식, 두 벡터에 수직인 벡터, 행렬의 계산 규칙, 역행렬의 공식, 행렬과 연립 방정식, 행렬과 1차 변환, 고윳값과 고유 벡터, 행렬의 n제곱의 공식, 케일리-해밀턴 정리.

<함수>에서는 함수 그래프의 평행 이동 공식, 1차 함수의 그래프, 2차 함수의 그래프, 삼각 함수와 기본 공식, 삼각 함수의 덧셈 정리, 삼각 함수의 합성 공식, 지수의 확장, 지수 함수와 성질, 역함수와 성질, 로그 함수와 성질, 상용로그와 성질.

<수열>에서는 등차수열의 합의 공식, 등비수열의 합의 공식, 수열{nⁿ}의 합의 공식, 점화식 a n+1 = p a n + q의 해법, 수학적 귀납법.

<미분>에서는 미분 가능과 미분 계수, 도함수와 기본적인 함수의 도함수, 도함수의 공식, 합성 함수의 미분법, 역함수의 미분법, 음함수의 미분법, 매개 변수 표시의 미분법, 접선·분선의 공식, 함수의 증감과 오목·볼록에 관한 정리, 근사식, 매클로린의 정리, 뉴턴-랩슨법, 수직선 위의 속도·가속도, 평면 위의 속도·가속도, 편미분.

<적분>에서는 구분 구적법, 적분법, 미적분학의 기본 정리, 부정적분과 그 공식, 부분 적분법(부정적분), 치환 적분법(부정적분), 부정적분을 사용한 정적분의 계산법, 부분 적분법(정적분), 치환 적분법(정적분), 정적분과 넓이의 공식, 정적분과 부피의 공식, 정적분과 곡선의 길이 공식, 파푸스-굴단 정리, 바움쿠헨 적분, 카발리에리의 원리, 사다리꼴의 공식(근사식), 심프슨 공식(근사식).

<순열·조합>에서는 집합의 합의 법칙, 집합의 곱의 법칙, 포함-배제의 원리, 순열의 공식, 조합의 공식.

<확률·평균>에서는 확률의 정의, 확률의 덧셈 정리, 여사건의 정리, 확률의 곱셈 정리, 독립 시행의 정리, 반복 시행의 정리, 큰수의 법칙, 평균값과 분산, 중심 극한 정리, 모평균의 추정, 비율의 추정, 베이즈 정리.

우와, 수학의 공식과 정리를 이 한 권의 책으로 공부할 수 있다니.

웃음이 나온 이유는 재미 때문이 아니라 헛웃음이었습니다. 분명 눈으로 읽고 있는데 머릿속에서는 겉도는 느낌이랄까. 아무래도 한 번 읽는 것만으로 이해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니라서 몇 번 더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수학의 세계에서는 여전히 이방인이지만 이 책을 통해 한걸음 내딛은 기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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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이유 버티고 시리즈
이언 랜킨 지음, 최필원 옮김 / 오픈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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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스의 나라 영국.

<치명적 이유>는 스코틀랜드 출신 작가 이언 랜킨의 여섯 번째 작품입니다.

주인공 존 리버스 경위는 지독히도 페스티벌을 싫어하는데, 하필이면 한창 페스티벌이 벌어지는 에든버러에 수사팀으로 파견을 가게 됩니다.

뭔가 껄끄러운 태도의 동료들이 불편하지만 끝까지 사건을 추적해가는 리버스.

범죄소설의 매력은 누가 범인인지를 아는 것보다 사건의 전모를 밝혀가는 과정인 것 같습니다.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어쩌면 주변의 모든 사람들을 용의선상에 두는 것이 바람직한 자세라고 해야 할 듯.

그와중에도 핑크빛 로맨스의 기류가 흐르면서 소설의 재미를 더해줍니다.

사실 범죄소설을 읽으면 완전 상반된 두 가지 감정을 느끼게 됩니다. 범죄사건을 추적해가는 과정이 주는 긴장감과 재미 그리고 사건 자체가 보여주는 잔혹하고 섬뜩한 감정들. 그래서 일부러 탐정인 된 것처럼 사건 해결에만 초점을 맞추기도 합니다.

암튼 이 소설은 에드버러 페스티벌과 살인 사건이라는 대조적인 상황 속에서 리버스가 묵묵히 수사해가는 과정을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마치 근래 유럽에서 벌어졌던 테러의 공포를 재현한 듯한 소설이라서 소름끼칩니다.

리버스와 에든버러 최악의 갱스터 '빅 제르' 캐퍼티.  너무 뻔한 대결구도로 보이지만 실상은 보이지 않는 법.

이 책 속에 묘사된 스코틀랜드의 종교 갈등과 파벌주의는 낯설지 않습니다. 어찌보면 매우 민감한 소재를 다루고 있는 소설인데도 너무 무겁지 않게 잘 풀어낸 것 같습니다. 우리에겐  그건 리버스의 조크도 한몫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콧수염 난 오징어 조크... 솔직히 조크에 박장대소할 정도로 공감할 수 없어서 무진장 아쉽지만 리버스의 인간적 매력을 느끼기엔 충분한 것 같습니다. 세상에는 진저리칠 만큼 싫은 인간들이 넘쳐나니까, 비록 소설이지만 리버스 같은 인물이 있어서 숨통이 트이는 것 같습니다.  

<치명적 이유>라는 제목은 작가의 아내가 지어준 것이라고 합니다. 'mortal'이라는 단어 속에는 '악마의 음료'인 술과 어둡고 폭력적인 이미지가 연상된다는 것. 언어유희를 즐기는 작가에게 꼭맞는 제목인 것 같습니다. 모든 범죄사건에는 치명적 이유가 있는 법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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