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보통에 맞추어 드립니다 - 일본 진보초의 미래식당 이야기
고바야시 세카이 지음, 이자영 옮김 / 콤마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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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바야시 세카이 씨는 2015년 9월 도쿄 진보초에 미래 식당을 열었습니다.

12개의 카운터 자리밖에 없는 작은 정식집 사장님이 왜 책을 쓰게 되었을까요?

아무도 시도한 적 없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서 미래 식당을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당신의 보통에 맞추어 드립니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미래 식당을 소개합니다.

미래 식당에는 하루에 한 가지 메뉴만 팝니다. 그 대신 메뉴가 매일 바뀝니다.

또한 미래 식당에는 누구라도 가게 일을 50분 도와주면 한 끼가 무료인 '한끼알바' 시스템이 있습니다. 이 한끼알바로 운영되기 때문에 종업원이 한 명도 없습니다.

그 외에도 '한끼알바'로 받은 한 끼를 식권으로 바꿔 벽에 붙여 두면 그것을 떼어 낸 사람이 대신 한 끼를 무료로 먹을 수 있는 '무료식권'이 있고, 먹고 싶은 반찬을 주문할 수 있는 '맞춤반찬', 마시고 싶은 술이나 음료를 마음대로 가지고 올 수 있는 대신에 가져온 술의 절반은 가게에 두고 가는 '음료반입' 규칙이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2016년 3월부터 도입된 시스템 '살롱 18금'은 월 1회 열리는 회원제 모임으로 회원이 될 수 있는 사람은 18세 미만뿐입니다. 미래 식당의 비전은 '누구라도 받아들이고, 누구에게나 어울리는 장소'이기 때문에 어린이도 포함시켜야겠다는 발상에서 시작됐다고 합니다. 살롱 18금의 목표는 정신적 배고픔을 채워주는 장소로, 매월 둘째 주 일요일 11시~18시에 문을 연다고 합니다.

이 책은 미래 식당을 어떻게 운영하는지를 자세히 알려주고 있습니다. 흔히 대박집이라고 하면 레시피나 운영에 관한 것들을 비밀로 하는데, 미래 식당은 모든 것을 투명하게 보여줍니다. 책을 읽는 내내 '어떻게 이럴 수 있지?'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혼자서 식당을 운영하면서 매일 처음 본 사람을 알바로 쓴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니까요.

다 읽고 나서야 세카이 씨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한 것 같습니다. 미래 식당은 단순히 한 끼 식사를 파는 곳이 아니라 마음까지 채울 수 있는 곳. 그건 마치 집밥을 먹을 수 없는 사람들을 위한 집밥 대행 서비스?  한 끼 식사에 마음을 담아 팔고 있는 세카이 씨에게 감동했습니다.

"보통"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특별하게 느껴질 수 있구나...

요즘처럼 각박한 세상에 미래 식당이 주는 감동은 더 큰 것 같습니다. 서로가 상대방의 보통을 맞춰주는 배려가 있다면, 세상은 좀더 아름다울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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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리 종활 사진관
아시자와 요 지음, 이영미 옮김 / 엘리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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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리 종활 사진관>은 양파 같은 소설입니다. 겉만 보면 알 수 없는, 그래서 까봐야 알 수 있는 인생 이야기.

종활이란 인생을 마무리 짓기 위한 활동을 뜻하며, 아마리 종활 사진관은 영정 사진을 찍어주는 곳입니다.

왠지 영정 사진은 나이든 노인분들이 주로 찍을 것 같고, 죽음을 연상하기 때문에 썩 내키지 않는 물건입니다. 하지만 누구에게나 필요한 순간이 한 번 있기 때문에 준비해야될 물건입니다. 문제는 언제 영정 사진을 준비할지 모르겠다는 겁니다. 당장이라도 준비하면 될 일이지만 아직은 준비하고 싶지 않은 걸 보면 마음의 준비가 덜 된 것 같습니다.

예전에 유언장 같은 글을 써본 적은 있지만 그때도 죽음이 막연하게 느껴져서 제대로 쓴 것 같지 않습니다. 그러다보니 유언장이나 영정 사진은 하기 싫은 숙제처럼 차일피일 미루게 된 것 같습니다.

<아마리 종활 사진관>은 모두 4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첫 번째는 할머니의 유언장 때문에 아마리 종활 사진관을 찾아온 구로코 하나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영정 사진을 찍는 사진관에서 벌어지는 이야기가 뭐 특별한 게 있을까 싶었는데 점점 읽다보니 빠져들게 됩니다. 그 사람은 왜 그랬을까라는 당연한 궁금증에서 출발하여 전혀 예상 밖의 전개에 놀라게 됩니다. 구로코 하나는 유명 미용실에서 근무하던  헤어디자이너였는데 개인 사정으로 그만 둔 상태입니다. 갑작스런 사고로 돌아가신 외할머니 때문에 가족 모두가 슬픔에 빠졌는데, 충격적인 건 할머니가 하나의 엄마에게만 유산을 남기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할머니의 유언장은 우표가 붙여진 편지 봉투 겉면에 하나의 엄마 이름이 쓰여 있고, 그 안에는 자필로 외삼촌과 이모에게만 집과 토지, 예금통장을 남긴다고 적혀 있습니다. 평소 가족들에게 일 년에 한 번씩 퀴즈를 내서 맞힌 사람에게만 용돈을 주던 할머니였던 터라 분명히 뭔가 단서를 남기셨을텐데... 그래서 하나는 충격에 빠진 엄마를 위해서 할머니가 영정 사진을 찍었던 사진관까지 찾아오게 된 겁니다.

두 번째는 아마리 종활 사진관을 찾아온 78세 노인의 이야기입니다. 전직 사립초등학교 교장이었던 하시카와 고이치로는 2남 1녀, 손주 6명을 두고 있는데, 영정 사진을 가족 사진으로 찍고 싶다며 찾아온 것입니다. 그런데 가족 전체가 아니라 둘째 아들과 손주하고만 찍는다는 것.  그 이유는 둘째 아들 유지가 아내의 죽음 이후에 아들 가이토와 멀어져서 서로 남남처럼 지내기 때문에, 영정 사진을 핑계로 만나게 하려는 것입니다. 어쩌다가 가족끼리 멀어지게 된 것일까요. 심각한 가족 문제를 겪고 있는 가정을 보면 미스터리 영화 같습니다. 결말을 보기 전까지는 함부로 단정할 수 없는 속사정이 있습니다. 그리고 결말을 안 순간 안타까운 탄식이 나옵니다.

세 번째는 아마리 종활 사진관을 촬영하겠다는 방송국 감독 때문에 우연히 발견한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됩니다. 대략 20년 전으로 보이는 임신한 젊은 부부의 사진. 도대체 어떤 사연이 있길래 임신한 몸으로 영정 사진을 찍은 것일까. 아무래도 부부 중 한 명이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이 아닐까라는 추측으로 감동 스토리를 연출해보려는 방송국 감독.

어떻게든 방송에 나와서 엄청난 광고 효과를 기대하는 아마리 종활 사진관의 코디네이터 나가사카 유메코 때문에 사진 속 주인공에게 연락하면서, 뜻밖의 사실을 알게 됩니다.

과거의 젊은 부부는 이미 이혼한 상태이고, 임신했던 여인은 작년에 세상을 떠났고, 그 딸 교코가 전화를 받은 것.  예상 시나리오는 어긋나고, 도리어 딸 교코가 아빠를 찾고 싶어하면서 사진관을 찾아옵니다.  5 X 7 사이즈의 영정 사진과 촬영 노트에 적혀 있는 <세오 기와코·유헤이>라는 이름, '따뜻한 이미지로' '피아노' '살 수 없다' '사진은 직접 찾으로 오겠음'이라는 메모.  여기에서 세오 기와코는 교코의 엄마 이름이 맞는데, 유헤이는 누구일까?  교코의 아빠 이름은 가즈히로였던 것. 

네 번째는 영정 사진을 두 번 촬영한 오에 야스마사의 이야기이자 처음 등장한 구로코 하나의 이야기입니다. 하나는 할머니 유언장 때문에 사진관에 왔다가 헤어디자이너로 같이 일하게 됩니다. 자신의 죽음을 앞두고, 아내와 애인과 각기 다른 영정 사진 찍는 남자를 보면서 하나는 약혼자 노부오를 떠올리게 됩니다. 사 년 동안 사귄 노부오가 청혼을 하면서 하나는 9년 간 일했던 미용실을 그만 둡니다. 그런데 그 후에 자꾸만 만남이 뜸해지고 연락이 줄어든 노부오에게 전화한 하나는 충격적인 말을 듣게 됩니다. "말 안했나? 나, 결혼했는데."  세상에 이런 몹쓸 놈이 있다니.  그래서 하나는 오에가 노부오 같은 남자라고 착각했던 것입니다. 그러면 같이 왔던 젊은 여자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처음부터 끝까지 궁금증을 유발하는 <아마리 종활 사진관>을 덮으면서 묘하게 짠한 감정이 듭니다. 사는 게 뭔지, 가족이란 어떤 의미인지...

왠지 2편이 나올 것 같습니다. 괴짜 사진사 아마리에 대한 사연은 아직 나오지 않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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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서가 쉬워지는 통 한국사 세계사 1 -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역사, 2018 학교도서관사서협의회 추천도서 교과서가 쉬워지는 통 시리즈
김상훈 지음, 조금희 그림 / 성림원북스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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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교과서 대란을 겪으면서 새삼 역사 교육의 중요성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는 왜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그간 우리나라에서 벌어진 여러 일들을 보면 알 수가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역사를 막 배우는 학생들 입장에서는 당장 시험을 치뤄야 하는 교과목이라는 사실이 더 크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초등학생 때는 역사를 인물이나 사건 중심의 이야기로 접하기 때문에 큰 부담 없이 받아들이다가 중학생이 되면 시험이라는 압박감을 무시할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또한 한국사는 수능의 필수 과목이 되었습니다. 학생들에겐 부담일지는 몰라도, 당연히 배워야 할 역사 과목이라는 점에서 필수 과목의 전환은 잘 된 일입니다.

문제는 아이들이 한국사를 어려워한다는 사실입니다. 우선 한국사에 등장하는 단어들의 뜻을 잘 모릅니다. 한자에 익숙하지 않다보니 완전히 생소한 단어들 때문에 학습 의욕이 꺾이는 것 같습니다. 저희 아이도 종종 한국사에 나오는 단어들을 물어올 때가 있습니다. 교과서에서는 따로 설명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단어부터 막히다보니 어렵게 느끼는 것 같습니다.

《교과서가 쉬워지는 통 한국사 세계사》는 중학생 아들을 둔 아빠가 9종의 중학교 역사 교과서를 비교 분석하여 만든 역사책입니다.

우선 아빠의 열정과 노력에 박수를 보냅니다. 역사를 어려워하는 중학생 아들에게 대부분의 아빠였다면 "어려워도 열심히 해야지."라는 뻔한 반응을 보였을텐데, 이 아빠는 '교과서의 내용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중학교 역사 교과서 해설서를 만들어 보자!'라는 생각을 한 겁니다. 그리하여 탄생한 이 책.

저자가 원고 작업을 하는 동안에 아들은 학교에서 시험을 세 번 치렀는데, 역사 시험 결과가 세 번 모두 100점이었다고 합니다. 아빠의 원고가 훌륭했다는 증거라고 봐도 좋을 듯 싶네요. 시험 공부하면서 모르는 것이 있으면 척척 대답해주는 아빠가 곁에 있으니, 책보다 아빠가 최고의 역사 선생님이 아니었나 싶네요.

대부분의 부모들은 저를 포함해서 아이들에게 선생님 역할을 하기란 무리입니다. (자기 자식을 가르치는 건 엄청난 인내가 요구됨) 그런 면에서 이 책이 출간된 것이 굉장히 반갑고 고맙습니다. 아빠의 마음으로 꼼꼼하게 9종 교과서의 공통된 내용, 5종 이상의 교과서에 나온 내용, 흥미로운 내용, 꼭 알아두면 좋을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 썼다는 점.

특히 이 책은 한국사와 더불어 세계사를 같이 다루고 있어서 전반적인 역사의 흐름을 이해하는 데 매우 효과적입니다. 교과서에 충실하게 잘 설명해주면서 각 단원을 끝낼 때마다 마인드맵으로 정리해줍니다.

1권에서는 문명 형성과 고조선 성립, 삼국의 성립과 발전, 통일 신라와 발해의 발전, 고려의 성립과 변천까지를 다루고 있습니다.

책의 마지막을 보니 집필 과정에 역사 동아리 학생들과 선생님이 참여했다고 합니다. 그만큼 배우는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춘 친절한 역사책인 것 같습니다. 

한 번에 끝내는 중학 역사책 《교과서가 쉬워지는 통 한국사 세계사》는 중학생 아이들에게 반가운 선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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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17 종교개혁 - 루터의 고요한 개혁은 어떻게 세상을 바꿨는가 지성인의 거울 슈피겔 시리즈
디트마르 피이퍼 외 지음, 박지희 옮김, 박흥식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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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은 마르틴 루터가 논제를 발표한 지 5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 책은 종교개혁을 기념하여 그 의미를 다시 되짚어보기 위하여 기획되었으며, 한 명의 저자가 아닌 총 26명의 견해가 실려 있습니다.

혹시나 책 제목만 보고 흥미를 못 느낀 분들께 알려드리고 싶습니다.

1517년 종교개혁은 단순히 하나의 역사적 사건으로만 봐서는 안 된다는 것.

중세에서 근대로 전환되는 결정적인 사건이라는 것.

그래서 그 개혁의 진실이 무엇인지, 15세기를 변화로 이끈 시대정신은 무엇인지, 마지막으로 개혁이 남긴 의미를 살펴보자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2017년은 굉장히 의미있는 해입니다. 부정부패로 얼룩졌던 대통령을 촛불 혁명으로 탄핵시키고 새로운 대통령을 국민의 힘으로 뽑았습니다.

무엇이 대한민국을 바뀌게 만들었을까요?

500년 전 루터의 고요한 개혁에서 놀라운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루터는 처음부터 혁명을 계획한 선동자가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순종적이고 소심하며 매우 모범적인 성직자였습니다.

학교에서 세계사 시간에 배웠던 내용은 중세 유럽은 교황 중심의 가톨릭 교회가 지배적인 시대였고, 종교개혁의 시발점은 교회의 면죄부 판매였다는 것, 부패한 교회 권력에 맞선 것이 독일의 사제 마르틴 루터라는 것입니다. 1517년 10월 31일 비텐베르크 성 교회의 정문에 라틴어로 된 <95개조 의견서>를 내걸면서, 이것이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엄청난 파급 효과를 불러왔다는 것입니다. 루터는 <신약 성경>을 독일어로 번역하여 모든 사람이 성경을 읽을 수 있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단편적인 역사 지식만으로는 마르틴 루터와 종교개혁을 제대로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 책은 종교나 역사적 편견 없이 중립적 입장에서 여러 분야의 학자들과 대중적인 저널리스트들의 견해를 보여줍니다. 그래서 종교개혁을 통합적인 시각으로 접근할 수 있게 해줍니다.

역사를 바꾸는 건 타고난 영웅이 아니라 평범한 사람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놀라운 개혁을 이끌어냈기 때문에 영웅으로 칭송받는 것입니다. 무엇보다도 시대적 흐름이 변화를 요구했기 때문에 누군가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생겨난 것입니다.

21세기를 살고 있는 우리들은 중세 시대의 마녀 사냥이 얼마나 원시적이며 잔인한 범죄인지를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국가정보원이라는 곳에서 버젓이 선량한 국민들을 감시하고, 정부에 반대되는 의견을 내는 사람들을 싸잡아 빨갱이로 몰았다고 하니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억울해서 죽고, 쥐도새도 모르게 죽고...... 현대판 마녀 사냥이 은밀하게 국가 차원에서 거국적으로 벌어졌다는 사실이 서서히 밝혀지고 있습니다.

종교 개혁이 단순히 종교 문제가 아닌 것은 당시 시대가 종교적 권력이 곧 정치였기 때문입니다. 부패한 권력의 끝은 파멸뿐.

루터가 쓴 95개조 논제는 다음과 같이 시작합니다.

"진리를 향한 사랑과 진리를 밝히고자 하는 열정으로 아래와 같은 논제를 가지고 토론할 것을 요청한다." (071p)

대중에게 널리 알리기 위해 성당 문에 내걸었던 행동, 그다음으로 성직자들이 독점했던 성경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독일어로 번역했던 행동.

작은 행동이 세상을 바꾼다는 말을 역사 속에서 확인하게 됩니다. 루터의 메시지가 강력했던 이유는 교황을 비판해서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아주 본질적이고 개인적인 문제에 관해 설득력있는 내용을 담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매한 대중의 눈을 뜨게 했습니다.

역사를 만드는 주체가 사람이기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움직이면 역사는 바뀔 수밖에 없습니다. 500년 후 2017년은 어떻게 기록될까요?

이 책은 종교개혁에 관한 놀랍고도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다양하게 만날 수 있어서 좋습니다. 루터가 밝힌 빛처럼 대한민국에도 빛을 밝힙시다.

근래 뉴스에서 명성교회 세습 논란을 접했습니다. 시대가 어느 때인데, 하느님을 운운하면서 자식에게 목사 자리를 넘기다니....


***  독일의 대표적인 시사 교양지 《슈피겔》이 기획하여 2015년 11월 《슈피겔 역사》시리즈 잡지의 여섯 번째 책으로 출간했습니다.

그 후 2016년에 DVA출판사에서 일부 화보들을 생략한 채 잡지에 실린 글을 모아 『종교개혁 : 황제와 교황에 대항한 봉기』라는 제목의 단행본으로 출간했는데,

바로 이 책을 번역한 것이 제가 읽은『1517 종교개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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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세상 - 우리 미래를 가치 있게 만드는 83가지 질문, 2018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피터 싱어 지음, 박세연 옮김 / 예문아카이브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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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세상이 될 수 있을까요?

<더 나은 세상>은 현대 실천윤리학의 거장이자 철학자 피터 싱어 교수의 책입니다.

이 책은 싱어 교수가 오랜 기간 동안 <프로젝트 신디케이트>와 여러 매체에 게재했던 글들을 모아 놓은 것입니다.

날짜를 확인해보니 2001년부터 2017년까지로 광범위합니다만 지금 읽어도 전혀 손색이 없습니다.

그것은 싱어 교수가 다루는 현실적인 문제들이 인류 전반에 관한 주요한 문제들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미처 인식하지 못했으나 반드시 논의해야 할 윤리적 문제들.

철학자라면 대중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그는 윤리적 판단의 객관성을 먼저 이야기합니다. 만약 윤리적 판단이 절대적으로 주관적인 문제라면 모든 논의는 무의미해지며, 세상은 혼돈에 빠질지도 모릅니다.

윤리적 객관주의 관점을 대표하는 학자가 데렉 파피트입니다. 파피트는 2011년 출간한 <중요한 것에 관하여>에서 "무엇이 중요한가?"라는 질문에 대해 명쾌한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그는 오늘날 가장 중요한 것으로 '부자들이 사치를 줄이고, 지구 온난화를 멈추고, 지금보다 훨씬 더 적극적으로 환경에 관심을 기울임으로써 지구가 지적 생명체를 계속해서 먹여 살릴 수 있도록 만드는 일'을 꼽았다고 합니다. 어쩌면 파피트의 답변이 <더 나은 세상>에서 논의한 다양한 문제에 대한 답변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에서 다루는 주제들은 사회 전반의 중대한 쟁점을 가진 사안들이라서 더욱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철학자가 우리에게 던진 윤리적인 질문 83가지.

가장 충격적인 내용은 동물에 관한 윤리적 질문으로, "칠면조는 왜 짝짓기도 할 수 없는가?"입니다. 추수감사절 만찬에 등장하는 칠면조 요리를 보면서 한 번도 칠면조가 어떻게 사육되는지 생각해보질 못했습니다. 그건 칠면조뿐 아니라 다른 가축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칠면조의 경우는 가장 최악인 것 같습니다. 짝짓기를 못한다면 칠면조는 어떻게 태어났을까요?  수컷 칠면조의 정액을 채집해서 암컷 칠면조에게 주입하여 인공수정하는 방식인데 그 과정이 너무나 폭력적이고 잔인합니다. 대량 생산을 위해 칠면조에게 가해지는 끔찍한 인공수정 과정을 보니 우리나라 영화 <옥자>가 떠오릅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가장 확실한 대안은 우리의 식단을 육식 대신 채식으로 바꾸는 것입니다. 육식을 줄이는 것은 환경과도 밀접한 문제라서 모두가 고민해볼 문제인 것 같습니다.

흥미로운 질문은 "투표를 잘못하면 어떻게 되는가?"입니다. 제45대 미국 대선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당선되면서 전세계가 실시간으로 그 결과를 확인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나라는 이미 겪은 터라 낯설지 않습니다. 저자는 이번 선거로 충격받은 미국인들에게 절대 정치를 외면해서는 안 된다는 당부와 함께 윤리적 기준을 따라가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그것이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힘이니까요. 어느 나라든지 국민이 똑똑해야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 다시는 거짓말하는 정치인에게 속지 않도록 말이죠.

또 하나의 질문은 "정부는 개인 정보를 어떻게 사용하는가?"입니다. 미국 국가안전보장국 요원이었던 에드워드 스노든은 미국의 국가안보국이 테러 방지라는 명분으로 국경과 신분을 가리지 않고 모든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있다는 걸 폭로했습니다. 국가의 감시와 역할을 어디까지 용인해야 할까요. 이부분은 지금뿐 아니라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논의되고 확인해야 할 문제인 것 같습니다.

역시 아는 것이 힘이라고, 제대로 알아야 더 나은 세상을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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