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네스 세계기록 2018 (기네스북) - 히어로 특별판: 실존하는 슈퍼 히어로들을 만나다! 기네스 세계기록
기네스 세계기록 지음, 신용우 옮김 / 이덴슬리벨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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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세계 기네스 기록에 관한 책(세계 기네스북)은 1955년 처음 출간된 이래로 20개 이상의 언어로 100개국 이상에서 출간되고 있대요.

그런데 이제서야 이 책의 존재를 알았네요. 나만 몰랐나?

아하, 한국어판은 기네스협회와 공식계약을 통해서 2017년부터 출간되었다는군요.

우리나라에서는 세계 기네스 기록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게 아니라 잘 몰랐던 게 아닌가 싶어요.

이 책만 봐도 감탄사가 절로 나오거든요. 신기하고 놀랍고 흥미로운 실화!!!

우선 을 처음 보고 놀랐어요.

반짝반짝 화려한 책 표지와 백과사전 같은 사이즈. 무엇보다 올컬러 화보라는 점.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아이들 선물로도 좋을 것 같아요. 물론 저희집은 이미 온가족이 함께 봤기 때문에 미리 선물 받은 기분이네요.

이 책이 어떤 매력이 있는지 궁금하다면 직접 펼쳐보시라~

특히 조용한 가족들에게 추천해요. 가족끼리 모여서 별로 할 말이 없다면 이 책이 재미있는 수다거리가 될 거예요.

혼자 정독해도 무관하지만 여럿이 함께 보면 더 즐거운 책인 것 같아요.

"세상에 이런 사람이 있어?  신기하다!  이게 나도 가능할까?"

『기네스 세계 기록 2018 Guinness World Records 2018』은 초능력 특별판이라고 해요.

신기한 재주로 세계 최고가 된 수천 명의 일상 속 영웅들의 이야기가 들어 있거든요.

영화 속에 슈퍼히어로가 있다면 현실에도 히어로급 인물들이 있다는 사실! 

현실 장르는 다양해요. 자연, 과학, 인문, 스포츠, 예술 등등... 올해 새로 포함된 주제로는 대화재(Wildfires), 루빅큐브, 이모지(감정, 상태 등을 나타내는 그림문자), 불꽃놀이가 있어요. 책의 구성도 기네스 세계기록을 포스터로 디자인하거나 인포그래픽 스타일로 꾸며서 신선한 것 같아요. 단순히 기네스 세계기록에 관한 정보만이 아니라 기네스  세계기록을 통해 인간의 초능력 세계를 만날 수 있어서 특별한 것 같아요.

아마도 이 책 때문에 '나도 기네스 세계기록에 도전해볼까?'라는 사람이 생길 것 같아요. 내 안의 슈퍼히어로를 깨우자~

친절하게도 책에 설명이 잘 나와 있어요. 어떤 분야든지 새로운 기록을 세우고 싶다면 guinnessworldrecords.com에 방문해 신청서를 등록하세요.

언제든지 꺼내봐도 재미있는 책.

세상은 넓고 신기한 사람은 엄청 많다는 걸 보여주는 책.

도전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보여주는 책.

정말 올해 본 책 중에서 가장 재미있는 책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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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탄잘리
라빈드라나드 타고르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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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책은 읽고 난 느낌이 '스며드는' 경우가 있습니다.

굳이 나의 말로 옮길 필요를 느끼지 않는 상태.

이런 경우는 소중한 사람에게 슬며서 책을 건네며 "한 번 읽어봐."라는 걸로 충분할 것 같습니다.

다음은 <기탄잘리>를 번역한 류시화님의 설명입니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 (Rabindranath Tagore)

인도 벵골 지방의 문예부흥에 중심 역할을 한 콜카타의 타고르 가문에서 태어난 라빈드라나트 타고르(1861~1941)는 시인이며 소설가, 화가, 음악가, 사상가이다.

중세 페르시아의 잘랄루딘 루미와 인도의 까비르 이후 아시아에서 타고르만큼 널리 읽히는 시인은 없다. 그는 문어체인 고대 산스크리트어에 의존하던 전통에서 벗어나 구어체 문장을 사용해 시문학에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또한 민중들 속에서 생활하며 탄생시킨 단편소설들은 최고의 걸작으로 평가받고 있다.

무명의 인도 시인이었던 타고르에게 동양 최초의 노벨 문학상을 안겨준 시집 『기탄잘리』는 103편으로 된 산문시로 신, 고독, 사랑, 삶, 여행을 노래한다. 벵골 지방에는 '바울'이라 불리는 떠돌이 음유 시인들이 있었다. 그들은 거리에서 신과 진리를 이야기하는 시를 노래하며 춤을 추었는데, 타고르는 이들에게 많은 영감을 받았다. '기탄잘리'는 '님에게 바치는 노래'라는 뜻으로, 타고르에게 '님'은 사랑과 기쁨의 대상인 신이고 연인이며 만물에 내재한 큰 자아이다.

타고르는 오늘날까지도 간디와 더불어 인도의 국부로 존경받고 있으며 인도, 방글라데시, 스리랑카의 국가는 그의 작사이다. 예이츠, 에즈라 파운드, 로맹 롤랑 등 서양 문인들뿐 아니라 아인슈타인과도 교류하였고, 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에게 동양철학을 가르치기도 했다.



저는 류시화 작가님의 책뿐 아니라 번역한 책도 좋아합니다. 가장 바람직한 번역은 원문의 느낌을 최대한 느낄 수 있도록 전달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제까지 수많은 <기탄잘리> 번역본이 출간되었지만 한 번도 읽고 싶다고 느낀 적이 없었는데, 옮긴이가 류시화님인 걸 보고 끌렸습니다.

무엇보다도 '타고르의 생애와 문학'을 설명한 부분이 좋았습니다. 타고르의 사진과 그의 그림들을 통해서 타고르의 시를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시인이 누구인지 모른채 시를 읽을 때는 단어들이 시 안에 갇혀 있습니다. 하지만 시인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알고 시를 읽을 때는 시가 곧 생생한 삶으로 느껴집니다.


                  81 Ω

  헛되이 지나 보낸 많은 날들을 생각하며, 나는 잃어버린 시간들을 슬퍼했습니다. 하지만 나의 님이여, 그것들은 결코 잃어버린 것이 아닙니다. 당신이 내 생의 모든 순간순간을 당신의 손으로 잡아주기 때문입니다.

 모든 사물의 깊고 내밀한 곳에 숨어서 당신은 씨앗을 싹트게 하고, 봉오리는 꽃을 피우게 하고, 꽃은 풍성한 열매를 맺게 합니다.

 피곤에 지친 나는 나른한 잠에 들면서 모든 일이 정지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아침이 되어 눈을 떴을 때, 나는 내 정원이 꽃들의 기적으로 가득찬 것을 보았습니다. (114p)


타고르의 시는 보이지 않는 내면을 보여줍니다. 누구나 알아차릴 수 있는 뚜렷하고 명확한 '그것'이 아니라 각자 마음으로 느끼는 '모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느꼈으나 나의 말로 표현하질 못하겠습니다.

타고르는 자신의 시를 난해하다고 지적하는 비평가들에 대해 이렇게 썼다고 합니다.

"시를 쓰는 것이 어떤 사실을 설명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가슴이 느끼는 것이 언어로 표현될 때 한 편의 시가 탄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누군가가 내 시를 읽고 그것이 이해가 안 된다고 하면 나는 당혹감을 느낀다. 그런 사람에게는 시는 꽃향기와 같아서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 향기를 맡는 것이라고 말해주고 싶다." (186p)

얼마나 멋진 비유인가요, '시는 꽃향기와 같다'는 말. 

그래요, 요즘의 우리는 꽃향기를 잊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타고르가 남긴 아름다운 꽃향기를 그대에게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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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랑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11
윤이형 지음 / 나무옆의자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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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랑... 소리를 내면 왠지 달착지근한 설탕 같기도 하고 살랑살랑 바람 같기도 해요.

책표지도 옅은 핑크빛이라서 따뜻한 느낌이에요. 손에 쥔 동그란 과자를 자세히 보니 과자가 아니라 달이었네요. 혹시 모를까봐 반짝반짝 초승달, 반달, 보름달 표시가 있네요.

사실 책제목에서 '랑'이라는 한자를 몰라서 찾아봤어요.


말하는 이리?  아니면 이리를 말하다? 혼자 그 뜻을 추측해봤죠.

책을 읽다보니 주인공 서영이 그 뜻을 알려주더군요.  설랑은 '이야기 쓰는 늑대'라고.

윤이형의 소설 <설랑>은 판타지라고 하기엔 현실적이고, 로맨스라고 하기엔 약간 아쉬웠어요. 아무래도 <트와일라잇>같은 판타지 로맨스에 익숙한 탓일지도 모르겠네요.

이상하게 한국소설은 판타지 요소마저도 현실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제 편견이 작용하나봐요.

뭐랄까, <설랑>은 놀이동산에 있는 '거울의 집' 같은 구성 때문에 어지러웠어요.  

주인공의 직업이 소설가인데, 소설 내용이 허구가 아니라 자신의 체험을 쓴다는 점이나 소설 속에 그들이 쓴 소설이 나오면서 현실과 소설이 뒤섞여요. 어찌보면 <설랑>을 쓴 윤이형 작가는 소설 속에서 또다른 자아를 주인공으로 만들었는지도 모를 일이죠. 모든 건 꿈이지만, 그 꿈을 믿는 것이 소설가의 숙명일지도...

주인공 서영은 꿈 속에서 늑대인간이에요. 누군가와 사랑에 빠지면 결국 보름달이 뜨는 밤에 그 사람을 잡아먹게 돼요. 사랑했던 사람은 현실에 존재하지만, 마지막은 늘 꿈에서 끔찍한 비극으로 끝나버리는 거죠. 소설가인 그녀는 자신이 사랑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써요. 마치 서영의 사랑은 소설이 완성됨으로써 박제되는 동물 같아요, 아니 그녀의 표현에 따르면 소설책은 파괴된 사랑의 증거이자 한 사람의 삶이 타고남은 재를 담은 유골함이에요. 상상력이 대단하죠?  문제는 서영 자신이 진짜 늑대인간이라고 믿는다는 거예요. 매번 사랑을 두려워하면서도 사랑하고, 결국엔 그 사랑을 파괴함으로써 소설을 탄생시키는 소설가.

서영이 쓴 소설 <스틸 라이프>는 마니아층이 있을 정도로 꽤 인기가 있어요. <스틸 라이프>는 시리즈로 지금까지 12권이 출간되었는데, 제목은 그냥 알파벳 순으로 A로 시작해서 L이 마지막 책이 됐어요. 여기서도 책 제목 <스틸 라이프>가 영어 단어를 확인하기 전까지는 여러 가지를 상상하게 만들어요. Steal life , 인생을 훔치다?  Steel life , 강철 수명?  그런데 스틸 라이프(Still life)는 '정물'을 가리키는 미술용어였어요. 서영에게 이 제목의 의미는 정지된 사물, 스스로는 움직일 수 없는 물건, 죽어버린 것들이에요.

<설랑>에서 가장 큰 사건은 서영이 최소운이라는 신인작가를 만난 거예요. 새로 창간하는 무크지를 맡게 된 소운이 서영에게 작품 의뢰를 한 거죠. 원래 서영이었다면 바로 거절했을텐데, 굳이 만난 건 최소운 작가가 쓴 데뷔작 <하줄라프>가 마음에 들었기 때문이에요. 서로 만나기 전부터 상대방이 쓴 소설에 매료된 거죠.

도대체 사랑이란 뭘까요?  제게는 난해한 소설 같아요. 다 읽고 나서도 잘 모르겠어요. 서영의 꿈처럼 우리는 각자 혼자만의 세계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누군가의 세계를 이해하려면 온전히 사랑하는 수밖에는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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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살아남기 Wow 그래픽노블
스베틀라나 치마코바 지음, 류이연 옮김 / 보물창고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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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에서 살아남기'라니... 언제부터 학교가 정글 같이 위험한 곳이 되었을까요.

그만큼 아이들에게 학교생활은 중요하다는 의미겠지요.

아마도 이 책을 보는 친구들은 엄청 공감할 것 같아요. 학교라는 곳은 국경을 초월한 공통점을 갖고 있으니까요.

주인공 페넬로피(페피)는 새로운 동네에 이사를 왔어요. 오늘은 베리부룩 중학교로 전학 온 첫날이에요.

페피는 자신만의 '학교에서 살아남기 법칙'이 있어요.

학교에서 살아남기 법칙 #1. 못된 애들 눈에 띄지 말 것.

학교에서 살아남기 법칙 #2. 취미에 맞는 동아리에 가입할 것.

그런데 하필이면 전학 첫 날에 자기 발에 걸려 넘어져서 바닥에 모든 걸 떨어뜨리고 말았어요. 그때 한 남자애가 와서 도와주는 거예요.

문제는 그걸 본 아이들이 놀리기 시작했다는 거죠.

"찌질이한테 여자친구가 생겼다!  하하하  둘 다 찌질해서 짱 어울려!  나중에 결혼해라!  찌질이 여친! ~~~하하하하하"

그래서 페피는 도와준 남자애를 퍽 밀쳐버리면서 "저리 가!"라고 소리쳤어요. 그때 그 아이의 표정은 평생 잊지 못할 거예요.

그 뒤 몇 주가 지났는데, 페피는 그 남자애한테 미안하다고 사과하지 못했어요. 물론 시도를 안 해본 건 아니에요.

도서관에서, 교내 식당에서, 학교 복도에서 그 남자애를 볼 때마다 사과하려고 했는데, 그 앤 항상 혼자였고 언제나 무시당하거나 놀림받고 있어서 다가갈 용기가 없었어요.

페피는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해서 미술부에 들어갔어요. 친구들도 마음에 들고 좋았어요. 다만 복도 맞은편에 있는 과학실에 있는 애들이 문제였어요. 미술부는 과학부랑 사이가 무지 안 좋거든요. 그건 순전히 과학부 아이들이 잘난 척하고 못되게 굴기 때문이에요. 뭐, 미술부 아이들도 가만히 참는 성격은 아니라서...

어느 날, 과학 선생님이 페피를 따로 부르셨어요. 과학을 담당하는 토빈스 선생님을 소개하자면 천재라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뛰어난 능력자이고, 과학부의 고문 선생님이세요.

페피가 급하게 친구 숙제를 베껴내다가 그만 미술 시간에 그렸던 인어 그림 뒤에 과학 숙제를 했던 거예요. 그걸 본 토빈스 선생님이 인어 그림을 다이어그램으로 그리는 숙제를 해오면 추가점수를 주신대요. 또 당장 오늘부터 보충수업을 받으라고 하신 거예요. 수업이 끝난 후 보충수업을 위해 도서관에 간 페피가 본 것은 바로 그 남자애, 제이미였어요. 제이미의 도움으로 페피는 과학 숙제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아직 사과를 못했어요.

페피의 학교생활 이야기는 이제부터 시작이에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과연 페피는 제이미에게 사과할 수 있을까요? 

이 책이 실감나는 건 저자 스베틀라나 치마코바의 경험담이 고스란히 담긴 덕분인 것 같아요. 작가의 말을 보면 11살 때 사진이 실려 있어요. 익살스럽게 코 찡긋 웃는 표정이 귀여워요. 진짜 현실의 페피를 보는 것 같아요. 수업 시간에 공책에 낙서하고, 학교 신문에 그림을 투고하는 페피처럼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친구들을 위한 보너스 선물이 있어요. 책 맨 뒤에 주인공 페피와 제이미뿐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친구들의 스케치를 볼 수 있어요. 앗, 미술 선생님 라미레즈 선생님과 과학 선생님 토빈스 선생님도 빼놓으면 안되겠지요. 한 권의 만화책이 나오기까지 어떤 작업 과정이 있는지를 친절하게 알려줘요. 연필로 스케치한 원본을 보니 신기하고 재미있어요. 만화의 그림톤이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라서 보는내내 흐뭇했어요.

진짜 마지막 보너스 선물은 이 책이 재미있어서 다시 볼 친구들을 위한 거예요. 책 곳곳에 너구리가 숨어 있어요. 다시 책을 볼 때는 좀더 찬찬히 봐야겠죠?

<학교에서 살아남기>를 보기 전에 <WOW 그래픽노블>의 책들을 몇 권 읽었어요. 아이와 함께 보면서 완전 반해버렸죠. 이미 여러 번 읽어줄 정도로 아이가 좋아하는 책 목록에 올랐어요. 그래서 이 책도 망설임 없이 선택했는데,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네요. 벌써부터 다음 책을 기다리고 있어요. 목 쭈욱 빼고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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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세 번의 시공간 여행
콜린 스튜어트 지음, 이충호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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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왕립연구소에서 개최되는 크리스마스 강연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행사라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책 덕분에 처음 알게 됐습니다.

<열세 번의 시공간 여행>은 1825년 마이클 패러데이부터 시작된 강연 중에서 시간과 공간을 주제로 다룬 강연 13편만을 엮은 책입니다.

시공간을 여행하는 가장 빠른 방법으로 일반인들에게 천문학을 소개해 줍니다. 그래서 각 강연은 원래의 내용을 그대로 소개하지 않고, 흥미로운 주제들에 초점을 맞춰 독자들에게 전달해줍니다. 실제 강연들은 몇 시간 분량의 긴 강연으로, 크리스마스 무렵에 시작해 새해가 될 때까지 며칠에 걸쳐 진행된다고 합니다.

왕립연구소의 크리스마스 강연이 유명할 수밖에 없는 건 오랜 역사와 전통을 지녔기 때문입니다.

1935년부터 1942년까지를 제외하면 1825년부터 거의 매년 개최되었다고 하니, 거의 200년 가까운 전통이라는 점에서 매우 놀랍습니다.

인류의 역사에서 우주의 신비는 어디까지 밝혀졌을까요.

이 책을 통해 과거 밤하늘을 바라보며 우주를 연구했던 천문학이 어떻게 발전했는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태양과 별, 위성, 행성에 과한 우리의 지식은 절대불변의 지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탐구해가는 지식이라는 것. 그런 면에서 프랭크 클로스의 '우주 양파'라는 개념이 흥미롭습니다. '우주 양파'에서 첫 번째 층은 우리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지만, 우주의 진정한 본질은 그보다 훨씬 깊숙한 곳에 있습니다. 맨 위층 아래에는 원자가 있고, 그 원자 안에는 원자핵이 있으며, 원자핵 안에는 쿼크(창조의 원초적 씨앗)가 있는데, 쿼크는 빅뱅 직후에 생겨났습니다. 쿼크는 우주가 아주 뜨거울 때, 시간이 시작되는 바로 그 순간에 생겨나서, 우주가 식어가자 원자 속으로 숨어버렸습니다. 결국 오늘날 우리가 보는 물질 내부에 갇혀 완전히 보이지 않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어떤 면에서 고고학자처럼 잃어버린 쿼크를 찾아나선 탐험대 같다는 것. 이보다 더 흥미로운 모험이 또 있을까요. 이번 생에서 찾지 못한다 해도 결코 실망하지 않는 건 다음 세대로 이어질테니까.

참, 왕립연구소의 크리스마스 강연에서 눈에 띄는 건 어린이들의 참여인 것 같습니다. 지금도 매년 영국 전역에서 많은 어린이들이 최신과학 강연을 듣기 위해 왕립연구소로 몰려든는 것이 정말 멋진 것 같습니다. 대부분의 부모들이 어릴 때부터 들어 왔던 강연이라서 자녀와 함께 참여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 같습니다. 책 중간에 '현장에서 지켜본 사람의 증언'을 수록한 것도 이 강연이 지닌 의미를 더욱 뜻깊게 합니다.

이 책이 독자에게 알려주는 과학적 지식은 앞으로 인류가 알게될 지식에 비하면 한 걸음을 내딘 수준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우주의 신비를 풀어가는 과정 그 자체가 인류의 미래라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열세 편의 강연이 제게는 매우 특별한 시공간 여행이  된 것 같습니다. 왕립연구소 웹사이트를 통해 온라인으로 볼 수 있다고 하니 과학 팬이라면 올해 크리스마스 강연은 직접 시청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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