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네 설맞이 - 설날 우리문화그림책 온고지신 1
우지영 지음, 윤정주 그림 / 책읽는곰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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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에는 무엇을 할까요?

요즘 아이들은 세뱃돈 받는 날로만 생각하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설날을 맞이하는 우리의 모습이 많이 바뀐 탓이겠지요.

2018년 새해를 맞이하는 우리 아이들에게 설은 어떤 날인지를 제대로 알려준다면 참 좋을 것 같아요.

<연이네 설맞이>는 우리문화그림책 중 첫번째 책이에요. 바로 '설 이야기'예요.

옛날에는 설을 어떻게 준비했고, 무슨 일을 했을까요? 또 어떤 음식을 먹고, 무슨 놀이를 했을까요?

지금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지만, 여전히 변함없는 건 새해를 맞이하는 마음이 아닐까 싶어요.

귀여운 막내 연이와 함께 설을 준비하고 설날을 보내는 모습을 들여다볼까요?

묵은해가 가고 새해가 시작되는 시기, 딱 지금이네요. 달력은 이미 2018년이 되었지만 음력으로 맞는 설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까요.

연이 엄마랑 언니들은 밤이 깊도록 설빔을 짓고 있어요. 연이네는 모두 열 식구라서 설빔을 모두 짓자면, 설까지 남은 밤을 꼬박 새워도 모자랄 것 같아요.

"내 설빔은 언제 지어요?" 연이가 물어도 다들 모르는 척 웃기만 해요.

이 그림책을 읽는 어린이들도 궁금할 거예요. 아버지랑 오빠들이 입을 설빔은 다 됐는데, 연이 설빔은 언제 될까요?

연이만 빼고 다들 설맞이 준비로 바쁜 것 같아요. 부모님은 새벽에 장 보러 가셨어요. 연이도 장 구경 가고 싶다고 졸라 봤지만, 장터까지 너무 멀다고 안 된대요.

이부분에서 우리 막내도 엄청 공감하네요. "왜 나만 빼놓고 가~~잉잉" 

온 식구가 마당에 모여 떡을 치고, 가래떡을 만들어요. 큰오빠는 참나무를 쪼개 윷을 만들고, 막내오빠는 방패연을 만들어요. 연이는 막내오빠가 연 날릴 때, 언니들이랑 널뛰기를 할 거예요. 엄마, 할머니, 언니들은 음식 만드느라 정신이 없어요. 두부 만들고, 빈대떡 부치고, 돼지고기 삶고, 나박김치 담그고, 콩나물과 숙주나물 조물조물 삶아 무치고...

새해맞이를 잘하려면 대청소를 빠뜨릴 수 없어요. 이 방 저 방 묵은 먼지 털어내고, 집 안팎을 반들반들 청소하니 새 집이 된 것 같아요.

섣달그믐 날은 깨끗하게 목욕하고, 온 식구가 남은 밥에 남은 반찬 쓱쓱 비벼 저녁을 먹고, 할아버지와 할머니께 묵은 세배를 드려요. 오늘 밤은 밤새 놀아도 뭐랄 사람이 없대요. 연이도 오빠들이랑 앞마당에 대불을 놓아요. 불을 피우면 나쁜 병을 옮기는 못된 귀신이 얼씬도 못할 거예요. 밖은 추우니까 방으로 들어와 윷놀이를 하며 놀아요. 오늘 밤에 자는 아이는 눈썹이 하얗게 센다는데, 연이는 자꾸만 눈이 감겨요. 쿨쿨쿨 zzz

드디어 설날 아침이에요. 커다란 차례상 위에는 정성껏 준비한 음식들이 놓여지고, 가족들은 모두 예쁜 설빔을 입어요.

"연이 설빔은요? 없어요?"

"잠꾸러기한테 줄 설빔은 없다. 암, 없고말고."

연이 눈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는데, 식구들은 싱글싱글 웃기만 해요. 연이가 뒤를 돌아보니 예쁜 설빔이 있네요. 큰언니가 꿰맨 다홍빛 치마, 엄마가 지은 색동저고리, 작은언니가 만든 빨간 수술 달린 타래버선, 할머니가 만드신 노란 꽃수 놓은 두루주머니, 그리고 아버지가 장날에 사오신 분홍 꽃신과 금박 물린 댕기.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설빔으로 단장한 연이가 어른들께 세배를 올려요. 떡국 한 그릇 먹고 나이 한 살 더 먹겠죠?

연이네 가족이 모두 함께 맞는 설날 풍경을 보니 웃음꽃이 만발하네요. 뭐니뭐니해도 설날은 가족과 함께라서 행복한 날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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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크 DNA - 쓸모없는 줄 알았던 정크 DNA의 비밀
네사 캐리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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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쓸모없는 것들을 정크(쓰레기)라고 부릅니다.

우리 몸 세포 속에 있는 DNA 중 98%가 정크라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DNA는 단백질을 만드는 암호로 사용되는데, DNA 중 98%가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데 쓰이지 않는 비암호화 부분들이라는 겁니다.

알기쉽게 비유하자면, 자동차 공장을 방문했더니 실제로 일하는 사람은 2명뿐이고, 나머지 98명은 빈둥거리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걸 목격한 거죠.

오랫동안 과학자들은 이러한 비암호화 부분들을 '정크 DNA'라고 부르며 무시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견해가 바뀌고 있습니다.

바로 이 책은 정크 DNA의 반전 스토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쓸모없는 줄 알았던 정크 DNA의 재발견이랄까.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 개인적으로는 생물학 공부를 하는 심정으로 읽었습니다. 재미보다는 학습 위주로 진지하게.

정크 DNA라고 하면, 일반인들에게는 낯설고 별 관심 없는 주제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질병에 대한 원인을 정크 DNA를 통해 설명해준다면, 아마도 관심이 생길지도 모릅니다.

정크 DNA 연구는 거의 난치병으로 여겨지는 유전질환들과 암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을 당장 치료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치료할 수 있는 가능성을 모색할 수는 있습니다.

정크 DNA와 연관이 있는 인간의 질환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근육긴장디스트로피, 기저세포암종, 다운 증후군, 뒤셴근육디스트로피, 로버츠 증후군, 망막색소변성, 버킷 림프종, 벡위스-비데만 증후군, 북아메리카동부말뇌염 바이러스, 불완전뼈형성, 선천성 설사 장애, 선천성 이상각화증, 신경병증성 통증, 실버-러셀 증후군, 악성 흑색종, 안젤만 증후군, 알츠하이머병, 암, 얼굴어깨위팔근육디스트로피, 에드워드 증후군, 여분의 손가락, 연골털형성저하증, 오피츠-카베기아 증후군, 오하이오 아미시파 왜소증, 재생불량빈혈, 전전뇌증, 척수근육위축증, 취약 X 증후군, 코르넬리아 더 랑어 증후군, 특발성 폐섬유증, 파인골드 증후군, 파타우 증후군, 프래더-윌리 증후군, 프리드라이히 운동실조, 허찬슨-길퍼드 조로증, C형 간염 바이러스, ETMR 어린이 뇌종양, HHV-8 감수성, IPEX 증후군, XO 증후군(터너 증후군) , XXX 증후군, XXY 증후군(클라인펠터 증후군)

책에서는 정크 DNA를 설명하기 위해서 관련 질환들이 언급됩니다. 눈에 보이지도 않는 DNA가 우리 몸에 작용하는 영향력은 엄청난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욱 DNA와 정크 DNA에 관한 연구들이 흥미롭게 느껴집니다. 우리는 각자 DNA 속에 부모를 기억하고, 특징을 발현하며 살고 있습니다. 유전자 발현 패턴을 분석한다는 건 새로운 방식의 자아분석이 되지 않을까라는 상상을 하게 됩니다.

정크 DNA가 신기한 건 비암호화를 통해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입니다.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기 때문에 구조적 기능을 하지는 않지만, RNA라는 다른 종류의 분자를 암호함으로써 DNA가 해체되거나 손상되지 않도록 막아줍니다. 정크 DNA의 주요 기능 한 가지는 유전자 발현 조절입니다. 일부 유전 질환은 정크 DNA에 일어난 돌연변이 때문에 생깁니다. 문제는 어떻게 돌연변이를 막느냐일 것입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앞으로 정크 DNA 연구가 의료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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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언자
칼릴 지브란 지음, 류시화 옮김 / 무소의뿔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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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보게 될 줄 알았습니다.

칼릴 지브란의 <예언자>.

살면서 가끔 <예언자>의 몇 문장들을 떠올리곤 했습니다.

"사랑에 대하여 ... 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 그를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힘들고 가파를지라도. ... 사랑은 사랑 자체를 채우는 것 외에는 다른 것은 바라지 않는다.(24p)

"결혼에 대하여 ...  서로 사랑하라. 그러나 사랑으로 구속하지는 말라.  함께 서 있되 너무 가까이 서 있지는 말라.

    사원의 기둥들도 서로 떨어져 있고, 참나무와 삼나무도 서로의 그늘 속에서는 자랄 수 없으니."  (26-27p)

"아이들에 대하여 ...아이들은 그대를 거쳐서 왔을 뿐 그대로부터 온 것이 아니다. 또 그대와 함께 있을지라도 그대의 소유가 아니다.

    그대는 아이들에게 사랑을 줄 수 있으나, 그대의 생각까지 주려고 하지 말라. 아이들에게는 아이들의 생각이 있으므로. ... " (29p)

처음 읽을 때는 겉돌던 문장들이 시간이 지날수록 삶 속에 서서히 녹아들어가는 것 같습니다.

다시 읽게 된 <예언자>가 새롭게 느껴지는 건 이 책 속에는 칼릴 지브란의 그림과 삶의 이야기가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조지 키랄라와 류시화가 들려주는 칼릴 지브란의 삶.

뉴욕의 눈보라 속에서 지브란은 이렇게 썼다고 합니다.
"사소한 근심이나 고통으로부터 나를 해방시켜 주는 유일한 자연현상은 폭풍이다. 폭풍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 열정을 일깨운다. 폭풍이 불면 무엇인가 절실해지고, 그런 마음은 글쓰기가와 그림 작업을 통해서만 해소된다. 나는 세상에서 가장 폭풍이 많이 부는 나라가 있다면 그 산꼭대기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한다. 이 지상에 과연 그런 장소가 있을까? 있다면 언젠가는 그런 곳으로 가서 시와 그림으로 내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184p)

세인의 눈으로 볼 때는 칼릴 지브란의 삶 자체가 폭풍 같은데, 정작 본인은 폭풍을 해방구처럼 여겼다는 것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집니다. 어쩌면 그는 자신의 고통조차도 지나가는 폭풍처럼 여겼던 게 아닐런지. 자연은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주지만, 한순간에 앗아가기도 합니다. 그는 자신이 선택한 고독 속에서 묵묵히 예술의 길을 걸었던 화가이자 시인입니다. 

예언자 알무스타파는 오르팰리스 성에서 열두 해 동안 살면서,자신이 태어난 섬으로 데려갈 배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마침내 저 멀리 바다에서 안개에 싸여 자신의 배가 오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는 눈을 감고 고요한 영혼으로 기도를 드립니다. 여기 성벽 안에서 보낸 고통의 날들은 너무 길었다고, 슬픔 없이 영혼의 상처 없이는 이 성을 떠나지 못할 거라고. 배가 도착하여 떠나려는 그에게, 사원의 성소에서 한 여인이 나와 말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알미트라, 바로 여성 예언자입니다. 그녀는 알무스타파에게 부탁합니다.

"우리에게 당신의 진리를 말해 주십시오." 그러자 그는 대답합니다. "오르팰리스 사람들아, 내가 무엇을 말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 이 순간에 그대들의 혼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는 것외에는."

<예언자>라는 책은 알미트라가 묻고, 알무스타파가 답하는 이야기입니다. 사랑에 대하여 말해주십시오, 결혼은 무엇입니까, 아이들에 대하여, 주는 것에 대하여, 먹고 마시는 것에 대하여....죽음에 대하여 말씀해주십시오. 그리고 마지막 작별을 나눕니다. 잊지 말라. 내가 그대들에게로 다시 오리라는 것을.

이 책은 우리에게 들려줍니다. 우리는 가슴 속에 그 말들을 간직한 채 살아갈 것입니다. 언젠가 다시 또 보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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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아이들 - 27년 경력 경찰관의 청소년 범죄에 대한 현장기록
김성호 지음 / 바른북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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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입니다."

병원 의사에게 이런 말을 듣는다면....

<길 위의 아이들>을 읽으면서 제 심정이 그랬습니다.

우리 사회가 암에 걸린 것처럼 느껴져서 암울했습니다.

이 책은 27년 경력의 현직 경찰관이 쓴 청소년 범죄에 관한 현장기록들입니다.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십대 아이들이 벌인 안타까운 사건들을 보고 있으려니 자꾸만 한숨이 나오고 속이 상합니다.

청소년 흡연과 음주, 학교폭력, 절도와 강도, 교통사고, 성폭력, 살인, 존손살인, 자살...

자세하게 언급하기 어려울 정도로 끔찍합니다. 청소년이 벌인 범죄라는 걸 모르고 봤다면 영락없이 극악무도한 범죄자를 떠올렸을 겁니다.

더욱 소름끼치는 건 범죄를 저지르고도 전혀 죄의식이나 죄책감이 없는 경우입니다. 또래 아이들끼리 집단 행동을 하다보면 순간적인 충동을 자제 못하고 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책에 실린 사건 사례들은 실수라고 하기에는 너무 치밀하고 사악합니다.

근래 뉴스에 나왔던 인천 초등생 살해 사건이나 여고생 집단폭행 사건과 같은 충격적인 사건들을 총망라한 내용들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대한민국의 청소년 범죄가 이처럼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게 믿기지 않습니다. 아니, 믿고 싶지 않습니다.

아무도 믿고 싶지 않은 현실을 마주해야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입니다.

어떻게 세상을 바꿀 수 있을까요?

저자는 말합니다. 청소년 범죄에 대하여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그러기 위해서는 소년법 개정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현재는 짧은 형기와 보호처분 결정으로 인해 비행 청소년이 자신이 저지른 범죄행위에 대해 제대로 된 반성의 시간을 갖지 못합니다. 청소년범죄가 날이 갈수록 증가하면서 우리 사회의 심각한 불안 요소가 되어 가고 있습니다.

소년법 개정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112, 117 신고 정신입니다. 범죄행위를 목격해도 자신이 학교폭력을 당해도 신고하지 못하기 때문에 사건이 더 커지는 요인이 됩니다. 누구든지 신고를 마음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솜방망이 처벌이 사라져야 하고, 청소년 범죄를 성인 범죄의 연장선에서 강력한 처벌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어른들이 바뀌어야 합니다. 아이들의 인성은 가정에서부터 형성됩니다. 부모와 자녀의 사이가 원만하고 소통이 잘 이루어진다면 자녀에게 발생할 수도 있는 사건들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학교도 경쟁 위주의 입시 교육에서 벗어나 인성 교육에 신경써야 합니다. 어른들이 모범이 되지 않으면서 아이들한테만 잘 하라고 떠드는 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 저자는 행복한 사회를 만들어 가려면 '진정한 교육'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가정과 학교, 사회에서 아이들에게 바른 생각과 의식을 가르치고, 사랑과 관심을 준다면... 세상에 나쁜 아이는 없습니다, 나쁜 아이로 키워졌을 뿐입니다. 길 위의 아이들이 생기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노력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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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내전 - 생활형 검사의 사람 공부, 세상 공부
김웅 지음 / 부키 / 201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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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고 있는 검사의 이미지는 대부분 드라마나 영화로 인해 생긴 것들입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검사 혹은 정의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웅 같은 검사...

안타깝게도 제 주변에는 현실 검사가 없습니다. 친하게 알고 지내는 검사가 없으니 현실 속 검사가 어떤지 도통 알지 못합니다.

또한 이제껏 살면서 검사를 만날 일도 없었습니다. 이 부분은 매우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만 한편으로는 궁금합니다.

검사로 산다는 건 어떤 삶일까... 뭔가 일반인과는 다르지 않을까라는.

<검사 내전>은 초임 시절부터 '당청꼴찌'라는 별명을 얻을 정도로 힘들게 검사 생활을 했다는 김웅 검사의 이야기입니다. 100% 생생 리얼 스토리.

스스로 자신은 조직에 맞지 않는 타입이라고 말하지만 여지껏 검사실을 지키고 있는 걸 보면 끈기가 있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자신만 모르는 능력자인 걸까요. 암튼 현직 검사로 버티고 있는 그 자체가 조직형 인간임을 보여주는 증거인 것 같습니다.

본인은 오랫동안 검사로 살고 있는 이유를 '가끔은 이 짓이 어렸을 때 꿈꿨던 우주여행 같기도 해서'라고 말합니다. 어째서 우주여행에 비유했나 싶었는데, 소란하고 불규칙하며 무질서한 검사실 풍경이 매일 반복되어도 늘 새롭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더러 감탄하고 때로는 슬픔에 빠지는 일이라고, 그래서 사람에 대한 기대와 불신의 경사가 더 급해졌다고... 자신은 성장하거나 진화하지 못했다고 말합니다. 솔직한 심경인 것 같습니다. 세상에 존재하는 온갖 사기꾼과 범죄자들을 상대한다는 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만약 검사로서 성장하거나 진화했다면 그건 긍정적인 의미가 아니라 부정적인 의미의 변질로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우리는 그동안 권력과 더불어 성장하고 진화하는 검사들을 목격했기 때문에... 검사는 자신의 직업적 소명대로 변함없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프롤로그에서 '나사못처럼 살아가겠다던 선배를 기억하며'라는 말처럼 살고 있다면 진심으로 응원하고 싶습니다. 검사라는 특권의식을 버리고, 자신은 대한민국의 거대한 여객선의 작은 나사못 역할이라고 여긴다면 말입니다.

이 책 속에는 충격적인 사기공화국 풍경이 담겨 있습니다. 억울한 피해자들의 사연을 보면서 마음 아프고, 그들을 지독하게 속이는 사기꾼들을 보면서 주먹을 움켜쥐게 됩니다. 그러니 나쁜 인간들 중에서 진짜로 억울한 약자를 가려낸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검사들의 고충을 아주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세상에 수많은 직업 중에서 쉬운 일은 하나도 없는 것 같습니다. 하물며 사기꾼들조차 목숨걸고 뛴다고 하니 그들을 잡기 위한 검사는 오죽할까 싶습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검사란 사람공부하기 좋은 자리라고, 검사실은 법이 우리 사회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비교적 소상히 알 수 있는 자리라고.

부디 그러길 바랍니다. 자신의 자리가 어떤 자리인지 제대로 아는 검사이기를.

<검사 내전> 덕분에 놀라운 사람공부와 세상공부를 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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