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운명을 바꿔 줄 THE 사주 - 개정판
최제현 지음 / 지식과감성# / 2019년 3월
평점 :
품절


나이들면서 깨달은 것이 있습니다.

"인간만사 새옹지마(人間萬事 塞翁之馬)"


사주를 믿느냐고 묻는다면, 먼저 질문을 바꿔야 할 것 같습니다.

사람이 타고난 모습대로 살아가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단지 자신의 길을 알고 가느냐 모르고 가느냐의 문제일 것 같습니다.

그래서 사주는 믿는 게 아니라 알아야 할 학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내 운명을 바꿔 줄 THE 사주』는 경찰수사관 출신이라는 특별한 이력을 가진 젊은 사주학자 최제현의 사주책입니다.

대부분 사주책이라고 하면 한자로 잔뜩 설명되어 있어서 이해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책은 <최제현의 재미있는 사주 이야기> 덕분에 흥미롭고 재미있습니다.

원래 일간지에 5년간 연재했던 내용을 정리해놓은 것이라고 합니다.

저자는 일간지 인터뷰에서 사주에 관심을 갖게 된 원인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었다고 말합니다.

그는 사주를 삶의 일기예보에 비유하면서, 우산을 쓴다고 비를 완전히 피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우산이 없는 사람과 있는 사람의 차이는 사뭇 다를 수밖에 없다고, 그것이 우리가 사주를 알아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합니다.


사주 명리학을 전혀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기본적으로 자신의 생년월일시로 풀이한다는 정도는 압니다.

사주팔자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태어나는 순간, 찰칵하고 사진을 찍는 것에 비유합니다.

그래서 한 번 결정된 사주팔자는 어떤 경우에도 바뀌지 않는 것입니다.

책에는 10분만에 자신의 사주명식을 만드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사주명식(四株命式)이란 사주 + 명식으로 사주(四株)는 생년월일시를 나타내는 것이고, 명식(命式)은 일종의 사주를 세우는 서식 같은 것이다." (55p)


이렇게 완성한 자신의 사주명식은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서 이것을 정확하게 해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왕초보 사주 따라하기'로 시작해서 사주의 기본 개념들을 하나씩 배울 수 있습니다.

음양오행, 천간과 지지, 십성론과 육친론, 합충, 운과 용신, 격국론, 궁합까지 차례대로 개념과 원리를 비교적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사실 책 한 권으로 사주풀이를 척척 해낼 수는 없지만 가장 중요한 운(運)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할 수 있습니다.

사주에서 운(運)은 삶의 흐름을 보여주는 것이기 때문에 그 흐름 속 변화에 대비하고 행동하는 것은 전적으로 본인의 몫입니다.

계절의 변화에 맞게 겨울에는 겨울옷을 입고, 여름에는 여름옷을 입어야지, 반대로 하면 힘들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사주에서 길흉은 운이 결정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저자는 사주를 일기예보에 비유하면서 내일 비가 온다는 정보를 알면 집을 나설 때 우산을 챙기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말합니다.

우리가 운을 알아야 하는 진짜 이유는 요행이 아닌 반전의 기회를 얻기 위함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좋은 운(運)은 자신의 삶에서 반전을 만들 수 있는 소중한 기회라고 봐야 합니다. 일기예보를 안다고 날씨를 바꿀 수 없듯이, 사주는 어디까지나 참고 사항일뿐입니다.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라는 것을,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습니다. 


"지금 나의 선택이 나의 미래가 되는 것이지, 정해져 있는 운명따윈 없으며

나의 결정과 노력이 미래의 자신을 만드는 것이다."  (323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로야 - 2019년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 수상작
다이앤 리 지음 / 나무옆의자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들어가며


주야

간밤

비 내리던 사문진

금난새가 이끄는

피아노 100대 연주

차이콥스키 1812년 서곡

숙이를 숨 멎게 했어


『로야』의 첫 페이지에는 수수께끼 같은 문장들이 적혀 있습니다.

어리둥절한 기분으로 소리내어 읽어봤습니다.

전혀 감이 오지 않았습니다.

늘 그런 건 아니지만, 책날개에 적혀 있는 저자에 대한 소개글을 보면서 '아하~' 힌트를 얻었습니다.


저자 다이앤 리는 대구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독어독문학과를 공부했고, 2001년 캐나다로 이주해 현재 남편과 딸과 밴쿠버에서 살고 있습니다.

클래식 음악을 애호하여 밴쿠버 체임버 뮤직 소사이어티 이사직을 맡고 있으며, 밴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벤쿠버 리사이틀 소사이어티의 연간 회원을 7년째 이어오고 있습니다. 몇 해 전 겪은 교통사고를 계기로 오랫동안 감춰왔던 고통의 근원을 들여다보고 스스로를 회복하기 위해 쓴 첫 소설, 바로 『로야』로 제15회 세계문학상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로야』의 주인공을 통해 저자 다이앤 리를 봤습니다. 그녀의 불안과 고통이 어떻게 발생됐고, 어떤 방식으로 삶에 영향을 끼치게 되는지......

평범해보이는 한 사람의 일상 속에서 서서히 드러나는 내면의 세계가 낯선 듯 익숙해보입니다.

이야기는 웨스트 브로드웨이에서 갱단이 쏜 총에 맞아 사망한 고등학생 알프레드 윙 군의 소식으로 시작됩니다.

주인공은 수영 클럽으로부터 온 이메일을 통해서 지난주 발생한 총기 발사 사건의 피해자가 자신의 딸이 소속된 수영클럽 학생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딸 로야도 수영 클럽에 갔다가 알프레드 얘기를 들었다고 합니다. 사고 발생 전에는 나이도 다르고 스케줄도 달라서 전혀 몰랐던 알프레드였는데, 이제는 모두가 알프레드가 죽었다는 걸 알게 된 것입니다. 한 번도 본 적은 없지만 내 딸과 같은 수영 클럽 선수였다는 이유만으로 주인공은 충격을 받습니다. 아이가 속한 클럽이 갑자기 마약이나 갱단의 위협을 받기나 한 것처럼.

그리고 얼마 후 알프레드의 장례식이 열리는 토요일이 되자 남편은 아이와 함께 수영과 오케스트라 일정을 치르느라 일찌감치 집을 나섰고, 주인공 혼자 집에 남아 있었습니다.

주인공은 장례식에 참석해야 되지만 가지 않았습니다. 그곳에 가면 알프레드와 내 아이가 겹쳐 보일 게 분명하니까, 무엇보다도 알프레드 가족을 볼 용기가 없었습니다.


"나의 비겁함은 상실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이었다.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비극의 화살을 막아 낼 방패가 나에겐 없고, 이제 신과 함께 있으니 아이는 더 좋은 곳에 있다는 관용 도한 나에겐 없다.

슬픔을 가장한 두려움을 덮어쓰고 장례식장에 발을 들여놓았다간  나의 본마음을 꿰뚫어 본 아이가 내 가면을 휙 벗겨 낼 것만 같았다.

적나라하게 벗겨지면 그 자리에서 와르르 무너지거나 바락바락 대들 것만 같았다.

어느 상황에도 처하기 싫었다. 나는 감당할 능력이 없었다. 비극의 참관을 거부하는 게 맞아 보였다."  (23p)


나였더라도 그랬을 것 같습니다. 도저히 마주할 수 없어서 피하고 거부했을 것 같습니다.

주인공은 감정을 추스리고, 서둘러 자신의 일상으로 돌아옵니다. 빨래와 침대 정리, 저녁 준비... 그리고 남편과 아이와 함께 저녁 음악회에 참석합니다.

음악회가 끝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 고속도로는 비도 오지 않고 안개도 끼지 않은 청명한 겨울밤이라서 막힘이 없습니다. 그때 비현실적으로 붉은 색깔의 차 한 대가 오른편에서 훅 뛰쳐나오더니 바로 눈앞에서 한 바퀴 휙 돌아서 주인공이 탄 차를 정면으로 쿵, 들이받고 멈춰버립니다.

다행히 아무도 큰 부상을 입지는 않았지만 정지된 시간 속에 공포가 엄습해옵니다. 남편이 911 버튼을 눌러 구급대원에게 사고 상황을 설명합니다. 구급대원은 사고를 낸 다른 차량의 상황을 알려달라고 말합니다. 남편이 바깥으로 나가 보려는 순간, 주인공은 나가선 안 된다고 남편을 제지합니다.


"안 돼. 나가지 마. 나가선 안 돼."  (28p)


정말 이 장면에서 굉장히 몰입했고, 심장이 쿵쿵대며 불안과 공포를 느꼈습니다. 한밤중 고속도로 한복판에서 벌어진 충돌사고가 너무 불길해서, 혹시나 차 바깥으로 나갔다간 뭔가 더 큰 위험이 기다리고 있을까봐...

끝까지 읽고나서야 맨 처음에 봤던 수수께끼 같은 문장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교통사고 이후 주인공은 내면에 봉인되었던 깊은 상처를 확인하게 됩니다. 이제는 성인이 되어 행복한 가정을 이뤘는데, 오히려 행복해서 과거의 불행이 더 커다란 고통이 되는 아이러니. 타인에게는 감출 수 있어도 정작 본인에겐 지워지지 않는 것.

그러나 주인공에게는 사랑하는 남편과 아이가 곁에 있습니다. 딸 아이의 이름 로야는 페르시아어로 '꿈'이나 '이상'을 뜻한다고 합니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냈던 주인공과 남편과는 달리 로야는 자신의 근원지를 낙원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차이콥스키의 1812년 서곡을 들으면서 어쩌면 이토록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지 신기했습니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선율에서 불현듯 쏟아지는 대포알 소리는 주인공의 말처럼, 아니 주인공 엄마 숙이 말대로 숨을 멎게 했습니다. 『로야』라는 소설은, 그야말로 가슴을 내려치는 대포 소리였습니다.

대포 소리가 축포인지 절망의 폭격인지는 온전히 듣는 이의 몫이지만, 부디 각자의 로야를 찾기를 바랍니다.

5월 가정의 달,『로야』를 읽은 건 아무래도 우연은 아닌 것 같습니다. 부모님께 편지를 써야 될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 - 대한민국 세대분석 보고서
김용섭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요즘 애들, 왜 주목해야 할까요?

이 책은 대한민국 세대분석 보고서입니다.

우선 '요즘 어른들과 요즘 애들'을 어떻게 구분짓는지 도표로 보여줍니다.

간단하게 출생연도로 세대를 나눕니다. 즉 연령그룹(Age Group)입니다.

사일런트 세대(1954년 이전 출생), 베이비부머 세대, X세대, 밀레니얼 세대, Z세대, 알파세대로 이어지는 세대를 최초로 정의 내리고 구분한 것은 미국입니다.

이 책에서는 출생연도가 미국과 다소 차이가 있어서 한국식 보정을 적용했다고 합니다.

요즘 어른들은 1955~1979년생이 해당됩니다. 특히 X세대 혹은 신세대로 처음 명명됐던 1969~1979년생은 지금 40대가 되었습니다.

그중 일부는 여전히 신세대의 성향을 유지하는 젊은 40대라는 의미로 영포티(Young Forty)라고 부릅니다. (영포티는 저자가 만든 용어)

요즘 애들은 1984~1999년생 밀레니얼 세대와 2000~2009년생 Z세대(Digital native G generation)가 해당됩니다.

2010년 이후 출생자(1~10세)는 알파세대(Tech generation), 아직 특성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 미래 세대입니다.


이 책의 목적은 한국의 주요 세대를 이해하기 위한 분석이며, 각 세대 간의 간극을 메우기 위함입니다.

저자는 트렌드 분석가로서 한국사회가 요즘 애들에 주목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들이 미래를 주도할 세력이자 현재의 영향력을 계속 키워가는 세대이기 때문에, 그들을 모르고선 기회를 얻을 수 없습니다. 요즘 애들, 즉 밀레니얼 세대에 대한 이해와 소통 없이는 트렌드를 주도할 수 없습니다.

사실 이 책은 일방적으로 밀레니얼 세대를 옹호하려는 게 아니라 기성세대와 다르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세대차이를 인정해야 합니다.

세상이 바뀌었습니다. 변화에 적응하려면 밀레니얼 세대의 변화를 불편해하기보다 기성세대 스스로가 변화를 받아들여야 합니다.

변화를 받아들인 세대만이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밀레니얼 세대의 성향이 조직문화의 혁신을 이끌고 있다는 점에서 이들은 미래를 주도할 세력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우리 사회에서 세대갈등이 중요한 화두가 될 정도로 세대갈등 이슈들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세대갈등은 세대 간의 문제라기보다 세대갈등을 부추겨 이득을 보려는 정치계와 근본적 문제 분석 없이 표면적 현상만을 부풀려 퍼뜨리는 언론계, 소셜미디어가 만들어낸 프레임 자체가 가장 문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세대 간 차이는 당연히 존재합니다. 문제의 핵심은 세대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나이 서열화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의 없는 기성세대의 소통능력 부재가 문제입니다. 정치적 이해 관계가 만들어낸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공존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

이 책은 '요즘 애들, 요즘 어른들'이라는 세대분석을 통해 '요즘 사람들'이라는 세대공감과 이해를 돕는다는 점에서 지금, 모두의 필독서인 것 같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위대한 세포 - 노벨상을 받은 놀라운 발견들
금동호 지음 / 해나무 / 201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위대한 세포>는 세포가 주인공이에요.

수많은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들의 연구 중에서 '세포의 일생'이라는 주제에 맞는 14가지를 골라 소개한 책이에요.

일반인들에게는 다소 어려운 생명과학의 세계를 좀더 쉽고 재미있게 알려주는 책이에요.

우리 몸속 세포가 살아가는 방식이 우리의 삶과 닮았다는 사실은 신기하고 놀라워요.

우선 세포의 탄생을 엿볼 수 있는 체외수정 시술에 관한 이야기로 시작해요. 체외수정 시술에 의한 아기의 탄생 과정은 과배란 유도, 난자 채취, 체외수정, 수정란(배아) 배양, 배아 이식, 황체기 보강, 임신 관리라는 순서를 따르는데, 수정까지의 과정이 엄마 뱃속이 아닌 체외에서 이뤄진다는 것을 제외하면 기본적으로 일반적인 아기의 탄생 순서와 같아요. 물론 체외수정 시술에 따른 여러 문제점들을 무시할 수는 없어요. 다둥이 임신, 배란유도 주사로 인한 부작용, 과배란에 따른 여분의 수정란 처리 문제, 난자 혹은 정자의 불법매매, 유전자 조작 기술을 이용한 맞춤형 아기의 탄생 등 사회적 논의와 법체계가 필요한 것 같아요.

인간이 발견한 생명체의 특성은 세포로 이루어져 있으며, 태어나서 자라고 자손을 남기며(성장, 생식) 에너지 대사를 통해 생명을 유지하고, 물질대사를 통해 필요한 물질을 만들어요.(에너지 대사, 물질대사) 내부 환경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항상성을 가지지만 외부환경에 대해서도 반응하고 적응하면서 진화해요.(항상성, 적응, 진화)

분자 수준에서 살펴보면, 이러한 특징을 가진 생명체는 모두 유기물로 구성되어 있으며 DNA를 생명 활동의 기본 정보로 사용해요. 바이러스는 DNA 또는 RNA를 가지고 있지만 에너지 대사와 물질 대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과학계에서는 생명체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았어요.

분자생물학은 생명현상의 본질을 분자 수준에서 연구하는 학문이에요. 가장 단순하게는 유전자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과정에 대한 학문이라고 정의할 수 있어요. 유전자는 정보이고 단백질은 정보에 의해 생긴 결과물에 해당하는데, 단백질은 생명현상 대부분을 담당해요. DNA로부터 mRNA가 만들어지는 전사 과정과 mRNA로부터 단백질이 만들어지는 번역 과정을 통틀어서 유전자 발현이라고 해요.

중요한 사실은 유전자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단백질이 만들어지지 않는다는 점이에요. 단백질을 만드는 정보를 가진 부분을 (좁은 의미로) 유전자라고 부르고, 단백질 합성 정보를 가지고 있지 않은 '쓸모없는 DNA를 보관하고 있다'는 의미로 정크 DNA라고 해요. 그러나 최근에는 정크 DNA에 숨겨져 있는 또 다른 기능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어요.

또한 DNA로부터 mRNA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신호전달 이상 때문에 심각한 질병을 일으키게 돼요. 이러한 질병을 치료하는 대부분의 약은 차단된 신호를 전달하게 하거나 잘못된 신호를 차단하는 역할을 해요. 만성골수성백혈병을 치료한느 글리벡이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대표적인 약이에요.

이렇듯 유전자는 노벨 생리의학상의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알아야 할 개념이에요.

대부분의 생명현상이 유전자를 중심으로 일어나며, 많은 노벨 생리의학상이 중요한 생리 기능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발견하거나 유전자로부터 만들어진 단백질의 기능을 밝힌 과학자에게 주어졌어요.

이 책에서도 세포분열 주기를 조절하는 유전자, 일주기리듬을 조절하는 유전자, 분화 및 역분화를 유도하는 유전자, 자살 유전자, 노화 유전자 등 다양한 유전자에 관한 이야기를 소개하고 있어요. 유전자 교정 혹은 유전자 편집은 질병의 치료적 측면에서는 굉장히 획기적 기술이지만 심각한 윤리적 문제를 초래하기 때문에 좀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한 것 같아요. 어쩌면 SF 영화에서 봤던 암울한 미래가 현실이 될지도 모를 일이에요.

그런 면에서 이 책은 세포의 일생을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생명과학에 관한 공부뿐 아니라 과학윤리까지 고찰해보는 매우 의미있는 시간이었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푸른 세계 - 너의 혼돈을 사랑하라
알베르트 에스피노사 지음, 변선희 옮김 / 연금술사 / 2019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항상 당신에게 사는 것만을 가르쳐왔다면 2분만에 죽음을 이해하는 건 불가능해요.

우리는 살점으로 만들어졌지만 마치 철로 만들어진 것처럼 행동해요.

그게 문제죠.

그런데 사람들은 그 반대여야 한다는 걸 잊어버려요.

용감한 사람들은 전에는 겁쟁이였어요.

만일 당신이 보잘것없는 겁쟁이였다면 위대하고 용감한 사람이 될 수 있어요.

우리 엄마는 항상 내가 '인디고 어린아이'였다고 말하곤 했어요."


"인디고?"

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기 때문이다.


"인디고는 푸른색 색조예요."

소년은 미소를 띠며 말했다.

"우리 엄마는 이 세상에 푸른색 영혼을 가진 사람들이 존재한다고 믿었어요.

그들은 이상할 정도로 지혜롭고 감수성이 풍부하지요.

그들은 세상을 바꿀 수도 있어요.

매년  그 인디고 어린이들 중 한 명이 태어나요.

나는 인디고 아이가 아니란 걸 알지만, 그런 아이들이 있다는 생각만 해도 좋아요."    (133p)



《푸른 세계》는 스페인의 대표 작가 알베르트 에스피노사의 자전적 소설이에요.

그는 열네 살 때 암 선고를 받았어요. 어린 소년에게 죽음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죽음'을 주제로 한 이야기들은 많지만, 이 소설은 매우 특별한 것 같아요.

우리가 느끼는 죽음에 대한 공포나 두려움을 '혼돈'이라는 단어로 단숨에 바꿔버렸어요.

그 혼돈은 원래의 혼돈을 몰아내고, 새로운 시작을 알려줬어요.

푸른 세계 ... 너의 혼돈을 사랑하라. 


이 소설에서 주인공 '나'는 열일곱 살 소년이에요.

앞으로 사흘 뒤면 열여덟 살이 되지만, 그 나이가 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지금 주치의로부터 '죽음'이라는 단어를 똑똑히 들었으니까요.

그 순간 '나'는 병원을 뛰쳐나왔어요. 병원에서 죽고 싶지는 않았거든요.

그래서 '나'는 내 죽음을 향한 여행을 시작했어요.

비행기를 타고 어떤 섬에 도착했어요. 열 살쯤 된 소년이 노란색 컨버터블 자동차 옆에서 팻말을 들고 있었어요.

차 뒷자석에는 개가 한 마리 있었어요. 팻말에는 '그랜드호텔'과 함께 주인공의 이름이 쓰여 있었어요.

 

그 섬에는 죽음을 앞둔 소년과 소녀들이 모여 있었어요.

각 그룹은 열 명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주인공이 섬에 초대된 건 먼저 온 사람들이 어떻게 사라지는지 보기 위한 거라고 소년이 말했어요.

그룹의 마지막 사람이 떠나면 주인공이 그룹의 리더가 되고 뒤이어 아홉 명이 차차 도착하게 될 거라고 했어요.

이 섬의 규칙은 그룹의 리더가 주제를 결정하기 전까지 이름을 말하면 안 되는 거예요. 이를테면 어떤 그룹의 리더는 화가의 이름을 선택했고, 그 그룹 사람들은 자신과 가장 닮은 화가의 이름을 고르면 돼요. 주인공은 리더가 된다는 말에 당황했어요. 그러나 몸통 소년은 어떤 세대도 5일 또는 6일을 넘기지 못한다고, 이 모든 과정이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오랫동안 리더로 있지는 못할 거라고 말했어요. 여긴 그랜드호텔이 아니었어요. 그곳에 가기 전에 잠시 머무르는 곳이었어요.

그러니까 이 섬이 마지막 삶이고, 그랜드호텔로 가면 모든 것이 끝나는 거예요.

하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어요. 주인공 '나'의 마지막 생각이 진짜 나에게 전해졌으니까요. 푸른 세계가 시작되고 있어요.

참으로 신기한 경험이에요. 주인공의 느낌과 똑같지는 않겠지만 나에게도 삶을 깨우는 자극이 되었어요.


"그래, 한번 해보자."

이 말이 항상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이어야 하리라.

바로 그 순간, 푸른 세계가 내 안에서 폭발했다.   (181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