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로망, 로마 여행자를 위한 인문학
김상근 지음, 김도근 사진 / 시공사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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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역사에 대한 관심이 생겨난다.

전체 세계사가 이 장소와 결부되어 있으니,

나는 여기서 두 번째 탄생을 맞고 있다.

내가 로마로 들어선 날부터 진정한 재탄생이 시작된 것이다."  


1786년 로마에 처음 도착했던 독일의 문호 괴테는 첫날을 이렇게 회상했다고 합니다. 

《나의 로망, 로마》는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오렌지 향기나는 나라"라고 표현했던 이탈리아에서 꼭 살아보고 싶은 것이 저자의 간절한 소망을 담아 쓴 책이라고 합니다.

도대체 로마는 어떤 곳이기에 괴테에게는 두 번째 탄생을, 저자에게는 로망의 장소가 되었을까요?

저 역시 로마에 대한 로망이 있습니다. 거창한 이유는 없고 그저 평생 꼭 한 번 가보고 싶습니다. 웅장한 인류 역사의 현장 속으로.


이 책으로 우리는, 로마 여행을 떠날 수 있습니다.

아주 특별한 로마 여행을 함께 할 친구들을 소개합니다. 바로 로마에서 탄생한 인류의 고전들과 예술가들!

리비우스 《로마사》, 폴리비우스 의《역사》, 키케로 의《의무론》,  루크레티우스 의 《사물의 본성에 관하여》, 플루타르코스 의 《영웅전》, 카시우스 디오 《로마사》, 베르길리우스 의 《아이네이스》, 오비디우스 의 《변신 이야기》, 타키투스 의《연대기》, 세네카 의《도덕서한집》, 타키투스 의 《역사》,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의 《명상록》, 아우구스티누스 의 《고백록》​.

건축가 브라만테, 화가 라파엘로, 조각가이자 화가이며 건축가인 미켈란젤로, 화가 카라바조, 조각가이자 건축가 베르니니.

혹시 고전을 통한 로마 공부가 지루할까를 염려한다면 전혀 그럴 필요가 없습니다.

어디까지나 로마 여행의 친구이자 안내자 역할을 멋지게 해주니까.

첫 번째 방문지는 테르미니 역의 맥도널드.

놀랍게도 맥도널드 매장 안에 고대 로마의 건축물인 '세르비우스의 성벽' 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팔을 뻗치면 만져볼 수 있을 정도로, 테이블 옆에 덩그러니 자리하고 있습니다.  리비우스의 《로마사》를 통해 로마 일곱 왕들의 역사를 살펴보지 않았다면, 그저 흔한 옛 성벽으로 지나쳤을지도 모릅니다.

세르비우스 툴리우스는 로마의 6대 왕으로, 로마 성벽을 쌓아 외국의 침공을 막으려 했습니다. 그만큼 굳건한 성벽을 쌓아올렸으나 진짜 적은 내부에 있었으니... 세르비우스의 최후는 권력욕에 물든 딸과 사위에게 암살당하고 맙니다. 로마는 세르비우스 왕이 성벽을 쌓은 이래 또 한 번 어리석은 잘못을 저질렀으니, 그건 아우렐리아 성벽을 쌓은 것입니다. 로마는 30만 킬로미터에 달하는 로마 가도를 통해 존재의 이유가 드러났던 개방적인 국가 공동체였는데, 외부와의 소통을 거부하는 성벽을 쌓았으니 그 존재 이유를 잃고 무너져 내렸습니다. 로마의 왕정이 무너진 것은 외국의 공격이 아니라 내부의 분열 때문이었고 오만한 왕의 폭정이 그 몰락의 시발점이었습니다.

'세르비우스의 성벽'은 성벽을 쌓는 행위가 로마를 보호하기는커녕 오히려 로마를 무너뜨리는 결과였음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음으로 로마 공화정의 시대정신을 만나기 위해 가야 할 곳은 '스페인 광장' 입니다.

로마 도심 한복판에 외국 이름이 붙은 건 바티칸 주재의 스페인 대사관이 그 광장의 한쪽 면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곳은 스페인뿐 아니라 다른 유럽 열강들의 문화적 구심점이었습니다. 스페인 계단을 따라 언덕을 올라가면 '언덕 위의 삼위일체 성당'이 서 있고, 그 옆에는 메디치 빌라가 있는데 지금은 프랑스 아카데미가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언덕 아래는 스페인이, 언덕 위는 프랑스가 차지하고 있어서, 스페인 계단이 스페인과 프랑스가 양분하고 있던 광장을 서로 연결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로마 공화정 시대는 그리스, 카르타고(북아프리카), 게르만 족, 스페인이 동서남북으로 에워싸고 있었습니다. 이때 가장 강력한 로마의 적이 등장합니다. 카르타고의 명장 한니발이 로마 공화정을 궁지에 몰아넣고 이탈리아 반도를 초토화시켰던 전쟁을 일으킵니다. 카르타고 전쟁 혹은 한니발 전쟁, 영어 표현으로는 포에니 전쟁.

로마와 카르타고가 지중해의 패권을 놓고 격돌한 이 전쟁의 역사를 기록한 사람은 폴리비우스입니다.


'포로 로마노'​, 즉 '로마 광장' 은 로마 공화정의 산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대리석과 무너진 건물 더미가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습니다.

SPQR. 이는 라틴어 문장 Senatus Populusque Romanus 의 약자로, '로마의 원로원과 대중'을 뜻하며, 고대 로마 공화정의 정부를 이르는 말입니다. 이 문구는 마르쿠스 툴리우스 키케로의 연설문이나 티투스 리비우스의 역사서 등 로마의 문헌에서 수없이 등장합니다. 오늘날 로마 시의 모토이며, 도시 곳곳에 공공 건물, 공공 분수, 맨홀 뚜껑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로마에 대해 공부하지 않고 포로 로마노에 가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라고 말합니다.

입장료도 제법 비싼 편이고, 그늘 하나 없는 유적지에서 굴러다니는 대리석 잔해들과 무너진 건물 사이에서 길을 잃게 될 테니까.

포로 로마노에서 길을 잃지 않는 법은 없다고 합니다. 오히려 의도적으로 길을 잃고, 천천히 생각하면서 거니는 것이 포로 로마노의 감상법이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일정에 쫓겨 눈도장만 찍는 여행객이라면 밖에서만 보거나 차라리 가지 않는 것이 낫다고.

로마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말처럼 하루 만에 로마를 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말합니다.

포로 로마노의 종점은 캄피돌리오 언덕입니다. 로마의 일곱 언덕 중 가장 높이가 낮지만 역사적 중요성은 가장 높다고 합니다. 자신들을 세계의 주인이라고 믿었던 로마인들은 이 언덕의 이름을 '세계의 머리 Caput mundi'라 붙이고, 유피테르, 유노, 미네르바(그리스 신화에서는 각각 제우스, 헤라, 아테나)의 신전을 지어 신에게 바칩니다.  처음에는 이 세 신전의 이름을 카피톨리움(이탈리아어로는 캄피돌리오, 혹은 카피톨리노)이라 불렀으나, 점차 캄피톨리오 언덕 전체로 그 개념이 확대되어 아예 영어 표현에서 캐피털 Capital (수도)이라는 단어로 발전했습니다.

차근차근 역사를 배워가며 로마를 바라보니 왜 로마가 로망이 되었는지 알 것 같습니다.

겨우 며칠 간의 로마 여행으로는 로마를 제대로 볼 수 없지만, 책으로는 얼마든지 더 많은 것을 알아갈 수 있습니다.

<나의 로망, 로마> 덕분에 즐거운 로마 여행을 맛보았습니다. 무엇보다도 고전의 재발견은 색다른 로망을 꿈꾸게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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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내 말 좀 들어줘
앰버 스미스 지음, 이연지 옮김 / 다독임북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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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네 말은 안 믿을 거야. 너도 알고 있지? 아무도. 절대로.   (9p)



겨우 열여섯 살이었어요. 순진하고 어린 소녀... 그게 잘못인가요.

이든 맥크로리는 가장 안전하다고 믿었던 집, 자신의 방에서 친오빠의 절친 케빈에게 성폭행을 당했어요.

그런데 아무도 몰랐어요. 엄마조차도 알아차리지 못했어요. 이든의 침대가, 잠옷이 핏자국으로 엉망이 되었는데, 그저 소녀의 시크릿이라고 단정지었어요.

깨끗하게 치워주고 샤워하면 그뿐이라고. 이든은 말하려고 했어요.

"엄마, 케빈이..." 라고 말하려는데 그의 이름 때문에 토할 것만 같았어요.

"걱정 마, 딸. 케빈은 오빠랑 마당에서 놀고 있어. 지금 농구 중이야.

아빠는 평소처럼 완전히 티비에 빠져 있단다.

아무도 널 보지 못할 거야. 자 이거 받으렴."

그때 이든은 분명, 어느 누구도 네 말을 듣지 않을 거라고 했던 케빈의 말을 떠올렸어요. 케빈은 알고 있었던 거예요. 이 집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 만큼, 이든 가족 곁에 오랫동안 머물러 왔으니까. 그동안 거의 친오빠나 다름 없이 가까웠고, 부모님도 케빈을 아주 좋아했으니까. 그러니까 케빈은 결코 그럴 리, 절대로 그럴 수가 없어야... 하지만 이든은 자리에서 일어서기 힘들 정도로 아팠어요. 이든의 몸에는 멍과 핏자국이 강렬한 통증이 현실임을 알려주고 있었어요.

이든은 지금 아니면 영원히 말하지 못할 거란 걸 알고 있었어요. 케빈 말대로, 아무도 내 말을 믿어주지 않을테니까. 아무도, 영원히.


<누가 내 말 좀 들어줘>를 읽으면서 무척 힘들었어요. 자녀를 키우는 부모로서 어쩌면 나 역시 이든 부모처럼 굴지 않았을까라는.

부모들은 십 대 자녀의 돌발적인 말과 행동에만 신경쓰느라 그 마음까지 헤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요.

어떤 상처를 받았는지,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기다려주지 않고, 일방적인 훈육과 잔소리로 아이의 입을 막았는지도 모르겠어요.

이든은 그날 이후로 영혼까지 깊은 상처를 입었어요. 아무에게도 말할 수 없는 고통... 아무도 그 무엇도 믿을 수 없다는 괴로움.

남들한테 들키지 않으려고 이든은 평범한 척 연기했어요. 그저 숨고 싶어했어요. 세상으로부터,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사람들로부터.

끔찍했던 그날 이후로 3년간 이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보는 것 자체가 마음 아팠어요. 

가해자는 멀쩡히 잘 살고 있는데, 왜 피해를 당한 사람만 생지옥에서 살아야 하는 건지 화가 났어요. 그래서 이든의 방황이 아프고 슬펐어요.

누구라도 단 한 사람이라도 이든의 말을 들어줬다면, 그리고 "네 잘못이 아니야."라고 말해줬다면 이든이 그토록 자신을 파괴하는 일은 없었을 거예요.

그래서 이 작품은 중요한 것 같아요.

이든이 겪은 불행이 더 이상 반복되어서는 안 되니까요. 반드시 말해야 하고, 말할 수 있도록 들어줘야 해요. 이건 우리 모두의 일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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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의 질량 한국추리문학선 6
홍성호 지음 / 책과나무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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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매력은 뭘까요.

사람마다 빠져드는 이유는 제각각일테지만 확실한 건 한 번 빠지면 헤어나오기 힘들다는 것입니다.

올해는 한국 추리소설의 시조 아인 김내성 선생 탄생 110주년 되는 해라고 합니다.

<악의의 질량>은 바로 김내성 선생님과 그의 작품 마인에게 바치는 소설이라고 합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이름은 김내성입니다.

그는 추리소설가 오상진의 '악의의 질량' 출간기념회에 참석했다가 원치 않는 사건에 휘말리게 됩니다.

바로 오상진의 아버지가 살해된 것.

도대체 살인범은 누구일까요.

김내성의 추리가 시작되면서 서로 다른 두 시점의 이야기가 등장합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요.


“현실은 선생님이 쓰는 추리소설과는 달라요.

추리소설처럼 작가가 의도한 대로 아귀가 맞아 돌아가는 세상이 아닙니다.

우연도 있고, 범인의 실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실제 사건에서는 이런 우연과 실수가 범죄 해결에 큰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죠.

이런 것들을 찾아내려고 형사들이 발이 부르트도록 탐문을 하는 겁니다. 편하게 노트북 자판을 두드려 만드는 허구의 사건과는 큰 차이가 있어요.

그걸 혼동하지 않았으면 합니다.” (101p)


추리소설을 현실과 착각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오히려 현실과 다르기 때문에 추리소설에 빠져드는 게 아닐까요.

주인공 김내성을 통해서 우리는 내면에 자리잡은 악의가 어떻게 구체화되는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질량보존의 법칙처럼 악의의 질량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글쎄요,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만 세상에 존재하는 악이 사라지지 않는 걸 보면 그럴 수도.

결국 마인의 정체는...

중요한 건 추리소설의 존재 이유가 아닐까 싶습니다.

인간의 추악한 면모를 짜릿하게 구성해내는 묘미.

그 누구도 예외일 수 없는 악의의 질량.


"마인에게는 긴 시간을 감방에 처박혀 있는 것보다

자유로운 영혼이 되어 훨훨 날아다니는 게 어울리지.

이제 마인이 퇴장할 시간이군. 나는 '마인'이다! 하하하하하."  (310p)

 

 

 

 

 

[네이버 지식백과] 김내성 [金來成] (출처 :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

호는 아인(). 평안남도 대동 출신. 아버지 김영한()과 어머니 강신선()과의 3남4녀 중 2남이다. 어려서는 엄격한 아버지에 의하여 한문을 수학하였고, 강남보통학교 재학 중에 결혼한 뒤 평양공립고등보통학교로 진학하였다.

문학에 많은 관심을 가지기 시작하여 시와 소설 등을 열심히 읽는 한편, 『서광()』 동인으로 동요·시·소설 등을 발표하였다. 이 무렵부터 탐정소설을 탐독하기 시작하였고, 평양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하기 1년 전에 조혼의 아내와 이혼하였다.

1931년 일본으로 건너가 와세다대학[] 제2고등학원 문과를 거쳐 동대학 독법과()에 입학하여 한때 변호사가 되고자 하였으나 결국 문학 쪽을 택하였다. 이론적이고도 체계적인 사고를 필요로 하는 법률공부가 후일 탐정소설가로서의 그에게 많은 도움을 준듯하다.

1936년 졸업과 동시에 귀국, 김영순()과 재혼하고 본격적인 작품활동을 시작하면서 조선일보사에 입사하였으나, 1941년에 직장을 화신상회()로 옮겼다. 광복 후에도 계속 작품활동을 하였으며, 『경향신문』에 「실낙원()의 별」(1956.6.∼1957.2.)을 연재하던 도중 뇌일혈로 작고하였다.

그는 재학 중이던 1935년 일본의 탐정소설 전문지인 『프로필』에 「타원형의 거울」과 「탐정소설가의 살인」을, 『모던 일본()』지에 「연문기담()」을 각각 투고하여 당선됨으로써 탐정소설가로 데뷔하게 되었다.

그 밖의 작품으로 「살인예술가()」(1938.3.∼5.)·「백()과 홍()」(1938.9.)·「유곡지()」(1946)·「인생화보()」(1953)·「애인()」(1954)·「사상의 장미」(1956)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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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리아 : 내일의 바람 사계절 1318 문고 120
이토 미쿠 지음, 고향옥 옮김, 시시도 기요타카 사진 / 사계절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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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포리아 [그리스어, aporia]

 =  '길이 없는 것',' 통로가 없는 것'이라는 의미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만나는 난관.

대답하기 어려운 질문.

철학에서는 같은 물음에 대해 합리적으로 성립하는,

두 개의 서로 반대되는 답에 직면하는 것.

논리적 난점.

    - 다이지린 』 일본어 사전 제3판


이토 미쿠의 소설 <아포리아>는 재난 이야기입니다.

도쿄 대지진 발생!

규모 8.6, 진도 7 , 대형 쓰나미 경보 발령!

만약 이런 일이 지금 발생한다면... 도저히 상상할 수 없습니다.

이건 마치 아침에 눈을 뜨는 순간처럼 찰나에 벌어지는 일이니까.


왜, 어째서, 왜 나만.

그렇다, 왜 자신만 살아 있는 건가. 살고 싶다고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단지 방에 틀어박혀 지냈을 뿐이다.

하지만 나는 도망쳤다. 왜? 어째서? 왜? 왜 도망쳤지? 왜 뛰었지?

모르겠다...... 하지만 필사적으로 도망쳤다. 살기 위해 몸이 움직였다.     (88p)


노지마 이치야는 열네 살 소년입니다. 학교를 다니면 중2, 그러나 석 달째 등교 거부를 하고 있습니다.

혼자 이치야를 키우는 싱글맘 시호는 이치야의 담임 선생님과 면담이 있어서 회사를 조퇴하고 집으로 왔습니다.

따르르르 따르르르르르.

시계는 12시 반.

시호의 오빠 겐스케는 마흔 넘은 독신남으로 조카 이치야를 아들처럼 챙겨왔던 터라 오늘도 어김없이 전화를 한 것입니다.

이치야가 방에 틀어박힌 뒤로 매일 이 시간에 전화를 걸어 "점심 먹었냐."라고 묻습니다. 이치야가 전화를 받지 않으면 10분 후에 오토바이를 타고 직접 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받는데, 오늘은 엄마 시호가 받았습니다.

그리고 12시 52분경 와지끈! 콰르르릉! 

아래층에서 엄마 목소리가 비명으로 바뀌었습니다.

2층 방에 있던 이치야도 콰당! 순간, 몸이 공중으로 부웅 떠올랐습니다.

겨우 정신을 차렸을 때 이치야는 잔해 더미 너머에서 작게 콩콩 두드리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엄마, 엄마가 살아 있다!

그때, 요란한 사이렌이 울리면서 대형 쓰나미 경보가 발령됐으니 즉시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라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어떻게 하지, 엄마를 두고 갈 순 없어, 엄마를 구해야 돼...

"야! 뭐 해, 대피해, 얼른!"  남자 목소리가 들리면서 무너진 벽 사이로 모르는 남자가 이치야의 팔을 잡아 끌었습니다.

엄마가 저기에 있다고 소리쳤지만 남자는 급히 이치야를 둘러메고 밖으로 나왔습니다.

우지끈, 쿠웅!  건물 잔해가 떨어졌습니다.

이치야를 둘러메고 나온 남자는 가타기리 다모쓰.

사쿠라 택시를 타고 이동하던 두 사람은 도로 건너편에서 검은 것이 덮쳐 오는 것을 보았습니다.

쓰나미...


우연히 살아 남은 열 명이 사람들이 구조를 기다리며 모여 있습니다.

막막하고 두려운 상황에서도 서로 돕는 사람들.

그러나 이치야는 자신을 구해준 가타기리를 원망하고 있습니다. 엄마를 죽인 놈이라고.

한편 이치야의 외삼촌 겐스케는 여동생과 조카를 찾기 위해 구조팀에 자원합니다.

상상도 못할 재난을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울컥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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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 미국 영주권 받기 - 서류 준비부터 대사관 인터뷰까지 한국에서 받는 미국 이민 NIW 영주권
남정용 지음, 임도연.백지원.안현주 감수 / 매일경제신문사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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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직장인, 미국 영주권 받기>는 미국 이민을 위한 가이드북입니다.

사실 미국 이민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사람이 한둘은 아닐텐데, 그와 관련된 책은 거의 못 본 것 같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 책은 매우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합니다.

먼저 미국 취업영주권 종류는 5가지(EB-1, EB-2, EB-3, EB-4, EB-5)가 있습니다.

EB-1은 특기자를 위한 1순위 영주권입니다.

EB-2는 고학력자를 대상으로 하는 2순위 취업영주권입니다.

EB-3은 전문직, 숙련직, 비숙련직을 위한 3순위 취업영주권입니다.

EB-4는 특수영주권으로 종교인, 언론인 등 특수인에게 배정됩니다.

EB-5는 투자영주권으로 불립니다. 50만 달러 혹은 100만 달러 프로젝트 투자 후 2년짜리 임시영주권을 취득할 수 있습니다.

이 중에서 개인의 능력으로 영주권을 받는 NIW나 EB-1 (①)이 가장 좋은 방법일 수 있습니다.


이 책에서 다룰 영주권은 EB-2 중 NIW(National Interest Waiver , 국익면제) 영주권입니다.

2018년 주한미국대사관을 통해 취업영주권 취득한 숫자를 보면, NIW를 포함한 EB-2 취업영주권이 가장 많습니다.

NIW 영주권은 전 세계 고학력자, 탁월한 능력을 가진 사람을 미국으로 끌어들여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취지로, 1990년 도입된 제도입니다.

장점으로는 첫째 스폰서가 필요 없다는 점입니다. 스폰서가 필요 없기 때문에 노동허가도 필요 없고 오로지 본인 능력이 미국 국익에 도움이 된다는 것을 증명하면 됩니다.

둘째 수속 기간이 짧습니다. 다른 영주권과 비교할 때 노동허가를 받을 필요가 없어서 기간이 짧게 걸립니다.

셋째 비용이 저렴합니다. 투자영주권은 투자금 외 진행비용이 약 7,000만 원(수수료+프로젝트 관리비용) 이상인데, NIW는 국내서 변화사와 진행할 때 약 1,000~1,500만 원 정도입니다.


NIW 지원 가능한 최소한의 자격은 '석사 이상 혹은 석사 혹은 학사 + 해당분야 5년 이상의 경력자'입니다.

단순히 자격증만 있어서는 쉽지 않고, 미국에 기여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수행했는지,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와 이를 증빙할 만한 자료, 신문기사, 자격증, 학위 및 논문, 특허, 수상, 멤버십, 추천서 등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구체적으로 NIW 승인에 도움이 되는 경력은 다음과 같습니다.

최신 기술과 관련 있는 프로젝트, 대형일수록 유리합니다. 프로젝트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 중요합니다. 이를 증명하려면 해당 분야 전문가 추천서를 제출하면 됩니다. 청원자 업적 증명은 객관적인 사실에 근거해야 합니다. 경력의 일관성이 중요합니다.

직장인이라면 대학원에 가는 것이 유리합니다. 프로젝트나 해당 분야의 논문을 쓰고, 저널에 발표하거나 관련 학회 발표 혹은 수상 등 커리어를 쌓으면 됩니다.

특허는 상품화될수록 좋고, 미국 특허라면 더욱 유리합니다. 단, 자신의 활동 분야와 유관한 것이어야 합니다. 특허도 수가 많을수록 좋습니다.

차별화를 가질 수 있는 수상 경력은 중요합니다.

NIW나 EB-1(①)의 경우는 세계적인 상(노벨상, 퓰리처상, 오스카상)을 받기만 해도 영주권이 승인됩니다. 하지만 이는 드문 경우이고, 국가 단체에서 주는 상이나 최소한 회사 고위직급(사장 이상 직급)에게서 받은 상이 있다면 유리할 수 있습니다. 단, 본인이 하는 일과 코드가 맞아야 합니다.

자격증은 NIW승인에 도움이 되는데, 그 중 저자가 가지고 있는 'PE 자격증'는 미국 기술사 자격증이라서 가치를 더 높게 인정받습니다. 엔지니어는 박사학위보다 PE를 갖고 있는 것이 취업에 유리합니다. PE 자격증은 한국에서 취득 가능하며, 지원자 경력을 미국에 증명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자격증입니다. 당연히 일정 이상의 영어 실력은 기본 사항입니다.

NIW는 혼자서 진행할 수도 있지만 청원자와 비슷한 사례를 다뤄본 믿을 만한 변호사와 업체와 진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서류준비 기간은 약 1~3개월입니다. 단 필요 서류가 충족되지 않는다면 무기한 연장되므로 꼼꼼히 준비해야 합니다. 서류가 준비되면 본격적으로 NIW 수속을 진행합니다. 책에서는 변호사, 이민전문업체와 진행한 경우가 나옵니다.

미국 이민 NIW 영주권을 받기 위한 모든 과정이 엔지니어인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최신 정보라서 더욱 유익했던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도 저자는 한국에서 회사를 다니면서 NIW 승인을 받았다는 점에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는 말처럼 평범한 직장인도 얼마든지 미국 영주권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직접 보여준 값진 사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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