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4 : Tel Aviv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1
로우 프레스 편집부 지음 / 로우프레스(부엌매거진) / 201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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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다른 잡지를 만났어요.

<나우 매거진 nau magazine (Vol, 4) : 텔아비브 Tel Aviv>

제가 알고 있는 잡지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것 같아요.

겉표지만 봐서는 예쁜 노트처럼 보여요.

그 내용을 살펴보니 <nau magazine>의 네 번째 주제는 바로 이스라엘의 도시 '텔아비브'라고 해요.

제게는 이스라엘이 미지의 나라였기 때문에 그 이스라엘의 도시 텔아비브 역시 신비롭게 느껴졌어요.

텔아비브는 '언덕'을 뜻하는 '텔 Tel'과 '봄'을 뜻하는 '아비브 Aviv'의 합성어로 유대인이 갈망하는 '봄의 언덕'이며, 1948년 이스라엘 건국 역사의 시작이라고 해요. 모래언덕에서 시작한 텔아비브는 현재 세계적인 혁신의 도시가 되었다고 해요. 

바로 그 텔아비브를 아우르는 8개 키워드를 선정해 도시와 라이프스타일을 소개하는 잡지예요.


◇ 놀라운 스타트업 도시 : 신기술, 엔지니어링 등 혁신 분야에 대한 완벽한 인프라를 갖춘 스타트업 생태계.

◇ 키부츠 (자발적 집단 공동체) :'함께함의 미학'이라는 이스라엘 정신이 깃든 전 세계 공유 오피스 위워크(WeWork)의 탄생.

◇ 삶과 공존하는 바우하우스 : 텔아비브로 이주한 유럽의 바우하우스 건축가들이 형성한 '화이트 시티'의 탄생.

◇ 무지개 도시 :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전체 인구의 25%에 달하는 텔아비브는 매년 6월, 대규모의 LGBT 행사가 열림.

◇ 아름다운 지중해 : 텔아비브는 약 15km의 지중해 해안과 접해 있어서 1년 내내 서핑 등 해양 스포츠를 즐길 수 있음.

◇ 어디로든 통하는 교통 허브 : 이스라엘 최대 규모인 벤구리온 국제공항이 텔아비브에 위치하고, 버스 시스템이 잘 형성되어 어느 도시로든 쉽게 이동가능.

◇ 이스라엘 문화 중심지 : 이스라엘 최초의 극장인 하비마 국립극장, 세계에서 가장 큰 현대미술관 중 하나인 텔아비브 미술관, 그리고 출판사, 방송국, 아티스트 스튜디오까지 다양한 문화 공간이 텔아비브에 밀집해 있으며, 바와 카페, 클럽에서는 새벽까지 열광적인 분위기라서 '24시간 잠들지 않는 도시'라는 별명이 있음.

◇ 채식주의자의 나라 : 텔아비브의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채식 생활을 즐기며 건강한 몸과 마음뿐 아니라 환경도 지키는 지속가능한 삶을 살아감.


솔직히 텔아비브가 이토록 놀라운 도시인 줄 몰랐어요. 

물론 이스라엘 건국 자체가 혁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전 세계에서 모인 유대인 이민자들이 황량한 사막 위에 나라를 세웠으니.

천연자원은 거의 나지 않고, 주변국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상황에서 경제뿐 아니라 첨단 과학기술까지 발전시키며 성장하는 이스라엘, 그 비전을 확인할 수 있는 도시가 텔아비브라고 하네요. 세계 5대 기초과학 연구소인 바이츠만 연구소의 다니엘 자이프만 총장 인터뷰가 인상적이에요. 


텔아비브를 하나의 단어나 문장으로 소개한다면?

'도전'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텔아비브는 매우 도전적인 도시다. 텔아비브는 과학뿐 아니라 다양한 문화예술 분야에서 인적 상호작용이 활발히 이루어진다. 사람들은 열린 자세로 어렵지 않게 함께 어울린다. 이 모든 것이 이스라엘의 사회 환경에 내재한 자유에서 비롯된 것이다. 작은 규모의 국가 이스라엘 속 텔아비브는 더 작은 도시이고 상당히 밀접한 도시지만, 그만큼 사람과 사람의 거리는 가깝고 나눌 수 있는 것은 더욱 많다.  (58p)


당신이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삶'이란 무엇인가?

내게 식물, 나무 등 자연 자체가 바로 지속 가능성이다. 식물은 에너지를 생산해낸다.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배우고 얻을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하다. 이를테면 천연 소재로 무언가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처럼. 합성 소재 대신 유기농 소재로 무언가 만들어볼 수 있는데, 이런 걸 바이오미메틱스 (Biomimetics , 생체모방 기술)라고 한다. 간단하게 자연을 모방하고자 하는 새로운 연구 분야다. 지속 가능성은 자연 속에 존재한다. 우리는 자연으로부터 배워야 한다. 이것은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이기도 하다. (58p)


그밖에도 다양한 인물들을 인터뷰한 내용들이 흥미로워요. 텔아비브에 살고 있는 사람들이 바라보는 텔아비브는 어떤 도시일까라는...

서로 표현은 다르지만 공통점은, 텔아비브는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변화하는 도시라는 점이에요.

모든 도시가 그러하듯이, 밝음과 어둠은 공존하는 것 같아요. 다만 텔아비브는 어려움을 극복한 유대교 시민들이 직접 세운 도시라서 자유와 포기를 모르는 도전 정신을 느낄 수 있는 젊은 도시인 것 같아요. 작지만 세계적인 텔아비브를 보면서 우리가 나아가야 할 미래 도시를 그려보게 되네요.


[나우 매거진에 관한 친절하고 자세한 소개]

브랜드 NAU와 콘텐츠 그룹 로우프레스 Raw Press의 협업 작품으로 다양한 도시와 사람들을 통해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방향성을 탐구하는 로컬 다큐멘터리 매거진이라고 해요.

나우(NAU)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폴리네시안 언어로 모든 것을 아우르며 함께 한다는 의미의 'Welcome! (come in)'이며, 

2007년 포틀랜드에서 시작한 서스테이너블 라이프웨어 브랜드예요. 국내에는 2016년에 출시되어 70%의 제품군에 지속가능한 소재나 공정을 사용하고 있으며,

브랜드 철학인 지속가능성을 전파하기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어요.

로우프레스(RAWPRESS)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 크리에이트 브랜드로, 동시대의 일상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사회문화 현상을 들여다보고, 가공하지 않은 생생한 식문화와 생활 공간 등을 포함한 라이프스타일을 영위하는 이들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며, 매거진을 비롯해 단행본 제작, 그래픽 디자인, 전시&공간 기획 등의 로우라이프 코드를 바탕으로 한 콘텐츠를 생산하는 크리에이티브 집단이에요.

일 년에 1회 발행하며 매호 하나의 도시를 선정해 장소와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고 해요. 

나우 매거진의 판매수익 일부는 사회적 변화를 위해 환경 단체에 기부한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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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연비누 디자인 클래스 - 내가 좋아하는 향으로, 내 피부에 딱 맞게 만드는 핸드메이드 비누 43
정수빈 지음 / 경향BP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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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한 피부 때문에 천연재료로 된 제품을 찾아 쓰는 편이에요.

그러다가 '직접 만들어 보면 어떨까' 싶어서 천연화장품 만들기 도구를 몇 개 장만했어요.

기본적인 레시피 대로 정확한 양을 측정해서 재료를 섞고, 가열기구로 녹여서 소독된 용기에 담으면 완성돼요.

그런데 아직까지 천연비누는 만들어보지 못했어요.

일부로 안 만든 건 아니고, 주변에서 선물받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잘 사용해왔어요.

천연비누를 선물해준 지인은 전문적인 수업을 받았다고 하더라고요. 어쩐지 더 예쁘고 특별한 천연비누.


<천연비누 디자인 클래스>는 15년째 디자인 비누를 만들고 가르치는 베테랑 디자인 비누 강사님의 책이에요.

오호, 한 권의 책으로 배워볼까나~

이 책은 천연비누를 처음 접하는 초보자들도 쉽게 따라할 수 있는 기본 단계부터 중급까지, 43가지 비누 레시피가 담겨 있어요.

그야말로 천연비누의 모든 것을 알려주는 책이에요.

우선 천연비누는 시중에서 판매되는 일반비누와 달리 천연오일과 가성소다 수용액을 섞어 비누화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화학물질이 전혀 들어가지 않아요. 그래서 천연비누는 비누 제조 시 생성되는 글리세린으로 인해 세안 후 당김 현상이 적고 피부 보호막을 형성해 피부를 촉촉하고 부드럽게 해줘요. 또한 각자 피부 타입에 맞는 비누를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요. 이러한 장점은 굳이 열거하지 않아도 한 번 사용해보면 직접 느낄 수 있어요. 

천연비누의 종류는 MP비누, CP비누, HP비누, 물비누, 리배칭 비누가 있어요.

이 책은 천연비누에 대한 이론적 설명뿐 아니라 비누 만들기 도구, 도구 다루는 방법, 알맞은 재료 선택법, 효율적인 제작 과정 등의 내용들이 자세히 나와 있어요.

레시피는 크게 세 가지로 나뉘어 알려줘요.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는 MP비누, 피부에 좋은 식물성 오일 듬뿍 넣은 심플 CP비누, 좀더 유니크하게 멋진 디자인 CP비누 레시피.

MP비누는 'Melt & Pour'의 약자로 '녹여서 붓다'는 의미예요. 만드는 방법이 가장 간단하고 위험성이 적어서 아이와 함께 만들 수도 있어요. MP비누의 주재료인 비누 베이스는 공장에서 생산되므로 비누 베이스를 녹여 만드는 과정에서 좋은 성분을 첨가한다고 볼 수 있어요. CP비누나 HP비누처럼 천연성분 비율이 높지는 않아요.

CP비누는 'Cold Process'의 약자로 저온법 비누라고 해요. 일반적으로 천연비누라고 하면 저온법으로 만들어진 CP비누를 말한대요. CP비누를 사용하기까지 4~6주의 시간이 필요하며, 이 기간을 건조기간이라고 해요. 원하는 첨가물과 에센셜 오일을 넣어 자신의 피부 타입에 맞는 비누를 만들 수 있어요.

비누는 레시피가 같아도 비누를 만들 때의 기온이나 습도, 보온 상태에 따라 변수가 많아 그에 따른 완성품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대요. 천연화장품과 비교하면 제작과정이나 방법이 좀 까다롭게 느껴져요. 만약 전문적인 수준을 원한다면 역시 직접 클래스를 들어야 할 것 같아요. 

CP비누 레시피 구성 방법을 간단히 요약하면 다음과 같아요.

비누 타입 정하기 -> 총 오일 양 정하기 -> 코코넛 오일, 팜 오일(포화지방산)의 용량 정하기 -> 나머지 베이스오일(불포화지방산)의 용량 정하기, 정제수의 양 정하기 -> 가성소다의 양 정하기 -> 가성소다의 양 정하기 -> 첨가물의 종류와 용량 정하기 -> 에센셜 오일 종류와 용량 정하기 

그러니까 천연비누를 잘 만들기 위해서는 과학 실험을 하듯이 필수 재료를 정확한 용량으로 골고루 섞는 기술이 필요해요. 만드는 과정도 꼼꼼하게, 그다음 보온 과정도 제대로 신경써야 원하는 멋진 결과물을 얻을 수 있어요.

크게 욕심부리지 않고, 만드는 과정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이 책으로 나만의 멋진 천연비누를 만들 수 있어요.

책에 소개된 천연 디자인 비누를 보면 장식용으로 보관하고 싶을 정도로 정말 예뻐요. 그래서 천연비누 공예, 예술품으로 취급하는 것 같아요. 실용적인 측면에서도 각자 취향에 맞는 디자인으로 피부 타입을 고려한 천연비누를 직접 만들어 쓸 수 있으니 좋은 것 같아요.

초보 솝퍼(soaper)를 위한 최고의 가이드북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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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적 수포자를 위한 수학 선천적 수포자를 위한 수학
니시나리 카츠히로 지음, 이진경 옮김 / 일센치페이퍼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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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고백하자면 선천적 수포자는 아니에요.

오히려 수학과 한때 친했던 사람이에요.

학창 시절 어디쯤 수학과는 영영 이별을 했어요. 왜 멀어졌는지 그 이유는 기억나질 않아요. 

서서히 멀어지다가 손톱 만큼의 애정도 남지 않은, 그래서 다시는 볼 일이 없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뜬금없이, 어느 날부터인가 수학이 그리워졌어요. 좀더 친해지지 못한 아쉬움...


<선천적 수포자를 위한 수학> 누워서 읽는 수학책이라고 해요.

음, 누워서 재미있게 서너 시간이면 다 읽는 수학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굳이 시간을 따지자면 6일 동안, 내용으로 보자면 중학교 수학 거의 모든 단원을 가장 짧은 경로로 학습할 수 있는 특급 과외를 받는다고 여기면 될 것 같아요.

시간이 없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라서 중학교 수학을 세 가지 카테고리로 나누어 핵심 원리만 쏙쏙 배울 수 있어요.

이 책의 특징은 등장인물들의 대화로 구성되어 있어요. 실제 수업을 받는 느낌이 들어서 몰입감 최고!

먼저 등장인물을 소개할게요.

가르치는 사람은 니시나리 가쓰히로.

첨단과학기술 연구소 센터 교수님이에요. 일명 대(머리)박사님 ㅋㅋㅋ

교통 체증이 발생하는 메커니즘을 수학적으로 밝히는 '정체학'이라는 학문을 확립한 응용수학계의 카리스마 넘치는 교수님인데, 입시학원 강사 아르바이트 경험 덕분에 초등생부터 주부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층에게 쉽게 가르치는 법을 터득했다네요.

배우는 사람 '나'는 글 쓰는 일을 생업으로 삼은 순수 혈통 문과형 인간이에요. 중학교 때 수학에 발목을 잡히고 고등학생 때 미적분 시험에서 빵점을 맞은 후 수학의 '수'자도 쳐다보지 않았다네요. 그렇게 나이들고 사랑하는 딸에게 수학을 가르치고 싶다는 간절한 바람을 간직하고만 있던 중 담당 편집자의 꼬드김에 넘어가 첨단연구소 문을 두드리게 되었대요. 결론적으로 문과 외길 인생 30년인 '나'는 이 수업으로 딸에게 수학을 가르칠 자신이 생겼을 정도로 중학교 수학을 이해하게 되었고, 더욱 놀라운 점은 고등학생 때 포기했던 미분과 적분의 기초까지 이해하게 됐다는 점이에요.

그렇다면 또 한 사람, 이 책으로 수업을 받은 제 소감을 밝혀야겠네요. 오랜만에 수학과 재회하면서 즐거웠어요.

서로 싫어서 헤어졌던 게 아니라 마치 나 혼자 오해하고 떠났던 것 같은 기분이라 살짝 미안했어요.

문득 추억의 광고가 떠오르네요. 정우성이 장쯔이에게 소리 지르던 그 장면...

"가! 가란 말이야! 널 만나고부터 되는 일이 하나도 없어!"

(촉촉한 눈망울로 바라보며) "날 채워줘."

사랑은 언제나 목마르다, 이프로 부족할 때.

그동안 몰랐던 그녀의 속마음처럼 수학은 늘 사랑을 원했는데, 그걸 외면했던 건 바로 나였던 거야. 어흐흑... ㅠ ㅠ 

뭐, 그 정도까지는 아니어도 수학이 백프로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서 이 책은 충분히 채워줄 수 있어요.

수학으로 인한 답답함, 갈증을 시원하게 풀어줄 수 있어요. 숫자만 봐도 머리가 지끈거린다는 수포자들도 있는데, 이 책에는 숫자 대신 이야기가 들어 있으니 안심해도 좋아요. 무엇보다도 재미있어요. 괜한 오해나 편견 때문에 '뭐야 수학책이잖아, 별로야.'라며 아예 책을 볼 생각조차 안 한다면 후회할지도 몰라요.

어쩌면 지금이야말로 수학이랑 다시 만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 수 있어요.

참고로 이 책은 16금 책이에요. 대머리 박사님이 착실하게 공부하는 중학생은 절대 보지 말라고 경고했어요. 왜냐하면 가장 빠르고 가장 짧게 중학교 수학을 정복해 버리면 교과서로 차근차근 공부할 마음이 사라질 테니까요. 빠른 게 늘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모든 일이 그렇듯 고생스럽더라도 스스로 터득하면 이해도 훨씬 깊어지는 법이에요. 

사랑도 마찬가지인 것 같아요. 사랑의 적정속도는 빠르냐 혹은 느리냐가 아니라 서로 잘 맞춰가느냐, 라고 생각해요. 

선천적 수포자가 수학을 사랑하는, 수애자로 거듭날 수도 있는 책, 궁금하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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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서 일어서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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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자들의 도시>의 작가 주제 사라마구.

한 작품으로 각인된 이름입니다.

<바닥에서 일어서서>는 1980년, 사라마구가 58살 때 쓴 작품이라고 합니다.

제게는 이 소설이 거대한 서사시처럼 느껴졌습니다.

포루투갈의 현대사는 모르지만 세대를 걸쳐 이어지는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들의 삶을 보았습니다.

우리와 다르지 않았습니다. 독재자, 재벌, 군경찰...노동자.

이 추운 겨울, 힘없는 노동자들이 길거리에서 최소한의 권리를 외치고 있습니다.

힘있는 정치인은 보란 듯이 텐트를 치고 단식을 합니다. 겨우 몇 끼니 굶으면 그만인 다이어트 단식.

진짜 생계가 어려워서 살려달라고 외치는 노동자들은 비참하기만 합니다.


"세상이란 그런 것이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문제를 알아채지 못한다,

관련된 사람들이 아내와 아들처럼 가까운 사이일 때도."  (19p)


대농장 라티푼디움에는 세 부류의 인간이 존재합니다.

라티푼디움의 소유주들, 노르베르투, 알베르투, 다고베르투.

농장에서 푼돈을 받으며 일하는 노동자들, 그들은 굶주린 개의 무리.

십장, 노동자들 중 한 명이지만 소유주들의 충실한 개 노릇을 하면서 배를 불리는, 선택된 개.

거대한 서사시의 첫 줄에 등장할 사람은 도밍구스 마우템푸이며 아내는 사라 다 콘세이상입니다.

사라는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도밍구스를 선택했고 고향을 떠나야 했습니다.

새로운 정착지가 바로 대농장 라티푼디움인데, 어이없게도 도밍구스 마우템푸는 가족을 내팽개치고 방랑을 떠났습니다.

사라의 아들 주앙 마우템푸는 겨우 열 살 나이에 가장 노릇을 했습니다. 가엾은 엄마와 남동생 안셀무를 먹여 살리기 위해서.

청년이 된 주앙은 파우스티나를 만나 자식이 셋입니다. 맏이는 아들이고 나머지 둘은 딸. 맏아들 안토니우 마우템푸는 힘든 일을 할 만큼 나이들지 않았지만 돼지 치는 일을 했습니다. 매일 일하지만 끼니는 초라하고 늘 굶주림에 시달렸습니다.

농장에서 일하는 소년들 중 마누엘 이스파다와 친구들이 감독에게 자신들이 일한 날들에 해당하는 돈을 달라면서, 이제 더 견디지 못해 떠나겠다고 말합니다. 감독은 너희들을 파업꾼을 몰아버릴 테니 조심하라고 협박합니다. 너무 어리고 순진한 소년들을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지 못합니다. 네 명의 소년은 파업을 선포한 폭도가 되어 군경찰에 신고되면서 심문을 받게 됩니다. 사실 살라자르의 목숨을 노린 폭파 사건이 이틀 전에 일어나지 않았다면 그들은 풀려날 수 없었을 겁니다. 대농장에 돌아온 아이들은 일을 찾아 뿔뿔이 흩어져야 했고 마누엘 이스파다는 돼지를 치러 갔다가 안토니우 마우템푸를 만나게 됩니다. 

농부들은 하루 일당으로 삼십삼 이스쿠두를 달라고 요청합니다. 지금 받는 돈으로는 가족 모두가 쫄쫄 굶는 지경이니. 그들이 감독에게 묻습니다. 그래, 농장주는 어떤 결정을 내렸습니까. 감독이 대답합니다, 한 푼도 더 못 준다고. 이때 주앙 마우템푸가 입을 엽니다, 그럼 밀은 추수하지 못할 겁니다, 우리는 그보다 적게 받고는 일을 하지 않을 테니까요. 감독은 대답하지 않습니다.

그 뒤, 주앙 마우템푸, 쿠스토디우 칼상, 시지즈문두 카나스트루, 마누엘 이스파다, 다미앙 카넬라스는 지역 폭도라는 죄명으로 군경찰대원에게 끌려갑니다. 파업을 주도했으니 처벌을 받아야 한다면서, 심문 당하고, 감옥에 갇힙니다. 그들이 달을 따 달라고 한 것도 아니고 그저 하루 일당을 아주 조금 올려달라고 했을 뿐인데, 사실 그 액수는 농장주에게는 전혀 손해가 되지 않는 푼돈입니다.

자, 여기 농장 소유주들의 말을 들어봅시다.


"알베르투가 말한다, 발이 끼는 것보다는 구두를 자르는 게 나아, 일 년 추수를 안 하고 놔둔다고 망하지는 않을 거다.

그러자 감독이 말한다, 그들은 돈을 더 원합니다. 양식 가격이 계속 올라 굶고 있다고 말합니다.

그러자 시지즈베르투가 말한다, 그건 나하고는 상관없어, 우리는 우리가 주고 싶은 돈을 줄 뿐이야, 먹을 것은 우리한테도 비싸.

그러자 감독이 말한다, 그자들 말을 들어보니, 농장주에게 이야기를 하려고 모이겠다는데요.

그러자 노르베르투가 말한다, 나는 개가 내 뒤를 따라오며 짖는 걸 원치 않아."  (460p)


가진 자들에게 못 가진들은 그저 시끄럽게 짖어대는 '개'였습니다. 

주앙 마우템푸는 감옥에서 힘겨운 시간을 보냈지만 끝까지 거짓 자백을 하지 않았습니다. 가족을 먹여 살릴 돈을 벌려고 일을 했을 뿐 그 어떤 정치적인 일도 한 적이 없다고, 더 황당한 건 글을 모르는 주앙에게 직접 진술을 적으라고 강요한 것입니다. 만약 그가 글을 알았다면 농부가 아닌 군경찰이 되었을 겁니다.

여섯 달이 지나고, 주앙은 풀렸났고 같은 시기에 체포된 시지즈문두 카나스트루도 석방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들은 자유로운 심장으로 포옹하며 말합니다, 나는 말하지 않았어, 나도 하지 않았어.

한낱 개와 개미에 불과한 사람들이 이제는 모두 함께 짖고 꽉 물어야 할 때라고 외칩니다. 끝나지 않은 투쟁.


"어떤 목소리들은 자신의 두 발로 일어선다, 

지난 두 해 동안 우리가 어떤 인생을 살아왔는가, 그걸 말해봐, 내 자식 둘이 굶어 죽었어, 

나에게 남은 자식 하나는 커서 짐을 지는 짐승이 될 거야, 

나는 지금 짐을 지는 짐승이지만 계속 그렇게 살고 싶지 않아."  (507p)


"...문제는 여덟 시간이나 사십 이스쿠두가 아니야, 우리 자신을 잃지 않으려면 이제 뭔가 해야 돼,

그런 건 사는 게 아니기 때문이야,

... 그들에게는 무기가 있고 우리는 없다는 핑계로는 충분치 않아, 

지금 바닥에서 일어나지 않으면 우리는 인간이 아니야, 이런 말을 하는 건 나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

죽은 우리 아버지를 위해서야, 아버지는 다른 인생은 살려고 하지 않았지, 가엾은 분,

내가 당신을 때리고 군경찰이 술에 취한 것처럼 웃음을 터뜨리는 기억뿐이었어, 

만일 신이 있다면 틀림없이 그때 개입했을 거야."   (51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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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와 동물 친구들
매트 헤이그 지음, 에밀리 그래빗 그림, 허진 옮김 / 위니더북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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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고날 때부터 특별한 능력을 가졌다면 어떤 기분일까요?

늘 궁금했어요. 상상만으로도 멋질 것 같아요. 

물론 특별한 능력이 무엇이냐에 달렸지만.

열한 살 소녀 에비 트렌치는 '특별한' 아이예요.

에비의 특별한 능력이란 바로 동물들의 생각을 들을 수 있다는 거예요. 에비의 생각을 들려줄 수도 있어요. 

입을 떼거나 소리를 내지 않고 동물에게 말할 수 있어요. 어떻게 동물의 생각이 들리는지, 왜 이런 일이 생기는지는 알 수 없어요.

에비는 동물의 마음을 듣는 능력이 좋았어요. 그건 에비만의 비밀 능력이니까. 다만 딱 한 사람에게만 그 비밀을 털어놓았어요. 아빠.

그런데 아빠의 반응은 듣자마자 펄쩍 뛰며 에비에게 경고했어요.

"넌 특별한 아이야. 그런데 그 특별함 때문에 좋지 않은 일이 생길 수도 있어.

동물의 생각이 널 위험한 데로 끌고 갈 수 있다고. 

네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위험한 데로. 아빠 말을 믿어줘.

이 사실을 절대 입밖에 내어선 안 돼. 

무슨 소리가 들리든 동물과 이야기해서도 안 돼. 

아니, 대답할 생각조차 하지 마. 마음속으로라도." (10p)

왜 위험한 걸까요. 그 이유는... 진짜 비밀이에요. 그걸 말할 수 없는 이유는 모티머 제이 모티머 때문이에요.

아마 이 책을 읽는 친구들은 무슨 뜻인지 이해할 거예요. 

쉿! 

비밀 속의 비밀. 

할머니께서 말씀하시길 할머니와 엄마도 에비처럼 특별한 능력을 타고 났다고 하셨어요. 하지만 그 능력 때문에 할머니의 삶을 도둑맞았고, 엄마는 모든 것을 잃어버렸다고 하셨어요. 엄마의 능력은 너무 힘이 셌어요. 그 능력이 엄마를 너무 멀리 데려갔다고. 열대우림에는 가지 말았어야 했는데... 엄마는 열대우림과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아마존에 가서 살았는데, 그곳에서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거미인 브라질너구리거미에게 물려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할머니와 아빠가 그 능력에 대한 경고를 하셨던 거예요. 그 능력은 쓰지 않으면 점점 사라진대요.

할머니는 플라톤이라는 턱수염도마뱀을 길렀는데 에비는 플라톤의 생각을 한 번도 읽은 적이 없어요. 갈색과 초록색이 섞인 도마뱀 플라톤의 생각을 읽을 수 없는 건 아주 복잡한 녀석이라 그런 거래요. 하지만 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환해서 모든 것을 볼 수 있대요. 과거와 현재 때로는 미래도. 턱수염도마뱀은 지혜로운 동물 중에서도 가장 지혜롭다고, 할머니가 말씀하셨죠. 

에비는 이제 열두 살 중학생이 되었어요. 여전히 동물을 좋아하고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지만 동물과 직접 마음을 주고받는 일만은 피했어요. 서서히 에비는 동물 옆을 지날 때 한 번씩 생각이 안 들리게 되었어요. 에비는 친구가 얼마 없어요. 비밀을 들킬까봐 점점 입을 닫았거든요. 학교에서 그나마 편안하게 이야기를 주고 받는 친구는 라메시라는 남자아이뿐이에요. 라메시는 전자 기타와 옛날 비디오 게임과 무시무시한 동물을 좋아해요. 라메시의 엄마는 로프팅 동물원을 관리해요.

어느날 할머니가 집에 와 계셨어요. 할머니는 플라톤이 이번에는 굉장히 분명하게 할머니가 실수했다고 말했대요. 에비에게 그 능력을 가르쳐야 한다고요. 이건 정말 중요한 일이에요. 바로 에비의 생명이 달린 일이라고요. 플라톤은 에비의 능력이 사라지면 더 큰 위험이 닥칠 거라고 했대요. 할머니는 에비에게 동물의 생각을 더 잘 들을 수 있도록 가르쳐 주신다고 했어요. 하지만 아무도 모르게 해야 한다고, 아빠조차도. 만약 아빠가 알면 충격받아 쓰러질지도 몰라요.

과연 에비에게는 무슨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우와, 신기해요. 특별하지만 위험한 능력, 그리고 모티머 제이 모티머의 존재까지.

더욱 놀라운 건 할머니의 특별수업을 통해서 에비는 그 능력이 가진 진정한 의미를 알게 된다는 거예요. 그 능력은 축복도 저주도 아닌, 본연의 인간으로서 가져야 할 요소였어요. 그건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일이에요. 어쩌면 우리도 그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퇴화된 게 아닐까요. 인간의 탐욕과 이기심이 자연과의 연결을 끊어버렸고 지구상에서 가장 위험한 동물이 되었어요. 인간 때문에 지구의 동물들이 멸종위기에 처했어요. 동물들은 늘 인간에게 말하고 있었어요. 단지 우리가 귀를 기울이지 않은 것뿐.

<에비와 동물친구들>은 매우 진지한 주제를 흥미로운 이야기로 풀어냈다는 점에서 정말 훌륭한 작품이에요. 무엇보다 재미있어요. 


"할 수 있기 전까지는 모든 게 불가능한 거야. 하지만 머지않아 너도 해낼 거야." (100p)


"생명은 모두 소중해. 모든 생명은 서로 이어져 있지.

... 하나의 큰 생명 퍼즐 같지. 모든 조각은 자기를 뺀 나머지 모든 조각을 의지해.

모든 조각은 서로 연결되어 있어. 생명과 생명이 서로 연결되어 있는 힘.

인간에게는 이걸 표현하는 단어가 없어.

하지만 동물에게는 있지. 다와.

다와는 강처럼 모든 것을 통과해 흐르지. 

이 지구에서 함께 숨쉬는 모든 생명 사이를 이으면서.

참새와 개와 뱀과 물고기를. 심지어 나무까지."

"다와."

에비가 소리내어 말해보았다.

"네 능력이 진정으로 강해지려면 다와를 느껴야 해. 

네 생명이 그저 네 몸에만 속해있지 않다는 걸 이해해야 해.

네 생명은 모든 살아있는 것의 일부야. ..." (101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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