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 유쾌하고 신랄한 여자 장의사의 좋은 죽음 안내서 시체 시리즈
케이틀린 도티 지음, 임희근 옮김 / 반비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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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케이틀린 도티는 시카고 대학에서 중세사를 전공하면서, 

「시체에 관한 환상과 신화 : 파고파고 원주민들 사이에서 죽음의 해석」같은 제목의 학술 논문들을 독파하느라 4년을 보냈다고 해요.

놀랍게도 그녀는 시체, 장례식, 슬픔 같은 죽음의 모든 면에 끌렸고, 좀 더 적나라한 것들, 즉 진짜 시체, 진짜 죽음을 원했다고 하네요.

그리하여 선택한 일이 바로 장의사였어요.

이 책은 케이틀린 도티가 미국의 장의업계에서 일한 첫 6년의 경험을 담고 있어요.

『잘해봐야 시체가 되겠지만』

원제 : Smoke Gets in Your Eyes : And Other Lessons from the Crematory

죽음과 시신들에 대한 적나라한 묘사가 불편한 사람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은 책일 수도 있어요.

솔직히 저 역시 쉽지는 않았지만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건 "두려움을 응시하기"라는 저자의 말 덕분이었어요.

무엇보다도 케이틀린 도티는 저승사자가 아니라 유쾌하게 자신의 삶을 살며 이야기할 줄 아는 사람이란 걸 알게 됐어요.

책을 읽기 위해 대단한 준비를 할 필요는 없어요. 단지 한 장을 넘길 수 있다면 그다음은 술술.


애써 외면하려고 해도 죽음은 늘 우리 주변에 있어요. 매일 끊이지 않는 사고와 죽음들.

저자도 그걸 묘사하는 게 소름 끼친다고 표현하고 있어요. 중요한 건 눈을 감거나 도망치지 않았다는 것.

화장장 직원으로 일하면서 죽음을 직면하는 데 빠르게 중독되어 갔다고 이야기해요. 

점심 시간은 언제 오지? 나는 언제쯤 깨끗해질 수 있지?

화장장에는 먼지와 검댕이가 얇은 층을 이루어 모든 것 위에 내려앉는대요. 죽은 사람들과 기계에서 나온 재들이 남긴 흔적들인 거죠.

시체가 타는 화장로 앞에서 이따금 안을 들여다보며 시체의 상태를 파악해서 중간에 위치를 바꿔줘야 깔끔하게 탈 수 있다고 해요.


왜 그녀는 죽음에 대해 끌리게 되었을까요.

자신의 어린 시절 이야기를 들려줘요. 어항 속 물고기의 죽음...과 같은 경험은 아마 다들 있을 거예요.

그러나 결코 잊을 수 없는 죽음의 기억이 있었으니...

여덟 살 때, 집 근처 쇼핑몰에서 할로윈 의상 경연대회가 있었고, 무도회의 죽은 여왕으로 변신해 무대에 올라 상금을 받았대요.

대회가 끝나고, 쇼핑몰 화장실에서 옷을 갈아입고 나와 저 멀리 벤치에 앉아 졸고 있던 아빠를 향해 소리쳤대요.

그때 어떤 어린 여자아이가 에스컬레이터와 2층 난간이 만나는 지점으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고, 그다음은 쿵!

10미터 아래로 떨어진 그 여자아이의 몸을 보자 양 무릎의 힘이 풀렸고, 그 쿵 소리가 마음속에서 자꾸만 되풀이해서 들렸대요.

지금이라면 그 소리들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한 증상으로 여겨졌겠지만 그때는 그저 유년에 울리는 북소리였던 거예요.

그날 밤에 무서워서 불도 못 끄고 그대로 앉아 있었어요. 그 전까지는 내가 죽는다, 사람은 다 죽는다,라는 걸 진정으로 이해한 적이 없었대요.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죽을 걸 알면서도 계속 살 수 있는지 궁금했다고 해요. 

이 경험에서 놀라운 건 여덟 살짜리 아이가 죽음을 목격했다는 점이 아니라 여덟 해를 꼬박 살고서야 비로소 죽음을 목격했다는 점이라는 거예요.

처음 죽음을 목격한 아이의 공포와 충격, 그 뒤로 죽음을 보기 시작했대요. 당시에는 죽음이 두려워서 그것을 통제할 방법을 찾으려고, 불안을 줄이려고 온갖 강박적인 행위와 의식을 다 했다고 해요. 좀 더 자라서 죽음에 대한 끊임없는 생각이 사라지면서 그 의식들도 끝났고, 시도 때도 없이 꿈에 나타나는 쿵 소리들도 멈췄다고 해요.

그러니까 이십 대 그녀가 섬뜩하고 오래된 화장장에서 일하게 된 건 과거 여덟 살 먹은 나를 치유하기 위한 방도였던 거예요.

스스로를 치유하기 위해서.

이 책은 자신처럼 죽음과 만난 첫 경험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를 겪지 않게 해주려고, 장의사로서 좋은 죽음을 안내하고 있어요.

분명한 것은 좋은 죽음이란 하나의 정답이 아니라는 거예요. 오히려 우리 모두에게 던지는 화두인 것 같아요.

당신에게 좋은 죽음이란 무엇입니까?  단순히 철학적인 질문이 아니라 현실의 문제라는 걸 깨닫게 하는 책이었어요. 

장의업이 대중을 속여 가로채고 있었던 건 돈보다는 '죽음' 자체였다고, 우리는 죽음과의 실제적인 상호작용을 하고 죽는다는 사실을 대면할 기회를 박탈당하고 있었어요. 죽음은 '알려져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어요. 어려운 정서적, 육체적, 정서적 과정으로서 사람들에게 알려져야 하고, 존중받아야 하며, 있는 그대로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고. 

이제 우리는 죽음과 죽음 산업을 이해하는 방식을 바꿔야만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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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세계
미우라 시온 지음, 서혜영 옮김 / 은행나무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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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없는 세계>는 미우라 시온의 소설이에요.

왠지 익숙한 작가 이름이라서 기억을 더듬어보니, <고구레빌라 연애소동>을 읽었더군요.

우리의 일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 속에서 아주 작고 특별한 보석을 찾아내는 능력을 가진 작가인 것 같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제목부터 과감한 것 같아요. 

사랑 없는 세계라니, 살짝 실망할 뻔 했는데 어머나, 놀라운 것이 숨어 있었네요.

바로 식물학, 식물의 세계!


후지마루는 요리에 빠진 남자예요. 조리전문학교를 졸업 후 이탈리아 식당에 취직했지만 스스로 찾은 맛집 '엔푸쿠테이'라는 작은 식당에서 일하기 위해 퇴직했어요.

이 식당에서 일하고 싶다고 생각한 이유는 후지마루의 혀와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에요. 

허름한 외관과 식당 주인 쓰부라야 쇼이치의 무뚝뚝함에도 불구하고 맛이 기대 이상이었어요. 정성껏 만든 마음이 전달되는 깊이가 있고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을 맛.

가격도 적당하고 요리사로서의 기개와 실력이 느껴져서, 후지마루는 쓰부라야를 요리 스승으로 모시게 됐어요. 아예 식당 2층에 입주하게 된 건 쓰부라야가 꽃집 사장 하나 씨의 집에서 동거하게 된 덕분이에요. 워낙 요리에 대한 열정이 넘치는 후지마루는 쓰부라야의 구박에도 주눅들지 않아요. 말만 그렇지, 쓰부라야는 식재료 다듬기뿐 아니라 소스 만드는 것을 돕는 일 등을 하게 해주거든요. 또 끼니 때마다 뚝딱뚝딱 맛난 요리를 해줘요. 요리 바보 후지마루는 휴일에도 식당을 찾아 돌아다니거나 자기 방에서 음식 만들기에 열중하느라 연애에는 관심이 없어요.

어느날 쓰부라야가 하늘색 자전거를 가져왔어요. 뒷바퀴 위에 세로로 긴 은색 상자가 장착된 자전거는 라면집 배달 오토바이를 닮았어요. 

엥? 뜬금없이 자전거로 음식 배달까지 하게 된 거예요. 평소 단골 손님이 많던 식당이라서, 과거 쓰부라야의 아버지가 주인일 때는 쓰부라야가 배달 담당이었대요.

지금은 오토바이 면허가 없는 후지마루뿐이니 자전거 배달이 된 거죠. 


T대학 대학원 이학계 연구과 생물학과 전공 (자연과학부 B호관 361호)

교수 마쓰다 겐자부로


점심 때 종종 오는 검은 양복을 입은 사십대 중반의 남자, 그가 준 명함에 적힌 내용이에요. 앞으로 배달 주문하면 그쪽으로 와달라고 말이죠.

다음 날 12시쯤, 식사 배달을 해달라는 전화가 왔고, 후지마루는 처음으로 T대학 자연과학부 B호관에 들어가게 됐어요.

문을 열어 준 사람은 자그마한 체구의 여자였어요. 후지마루보다 한두살 위, 이십대 중반 정도?  

검은 머리를 하나로 질끈 묶고 안경을 낀 티셔츠에 청바지, 거기에 고무 슬리퍼를 신은 그녀는 모토무라예요.

연구실 안에는 마쓰다 교수와 젊은이 넷이 보였어요. 연구원과 대학원생들로 식물학을 연구하고 있어요.

몇 번쯤 연구실에 드나드는 사이, 후지마루는 조금씩 모토무라 일행과 허물없이 지내는 사이가 되었어요. 

후지마루는 식물에 대해서 알고 싶은 것들을 모토무라에게 물었더니 친절하게 설명해줬어요. 

모토무라는 애기장대라는 식물의 잎을 연구 대상으로 하고 있는데 잎사귀를 현미경으로 보면서 세포의 개수를 세는 일을 한다고 했어요.

궁금해 하는 후지마루에게 현미경을 직접 볼 수 있게 해줬어요. 우아, 신기해서 소리쳤어요.

현미경 렌즈 너머로 투명한 조각 퍼즐 같이 잎 세포가 늘어서 있는 모습이 보였어요.

야생형 애기장대와 변이가 된 애기장대인데, 세포 여기저기에 작은 가시가 튀어나와 있어요. 세 갈래로 나뉜 가시가 안테나 같기도 하고, 외계인의 머리 같기도 했어요.

그로부터 겨우 5분이 지났을 뿐인데, 모든 것이 달라 보이고, 마치 아른거리는 꿈속에 있는 것 같았어요.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작은 잎사귀 안에 초롱초롱 펼쳐져 있는 세포의 우주. 

후지마루가 지금까지 요리해온 채소와 고기, 생선 속에도 같은 세계가 펼쳐져 있었던 거예요.

모토무라는 작은 잎 안에 세포가 별처럼 빛나는 아름다운 은하, 바로 그 세계에 빠져 있는 여자였어요. 

그녀에게 좋아한다는 고백을 해버린 후지마루는 사흘 뒤 연구실에서 모토무라에게 답변을 들었어요.


"식물에는 뇌도 신경도 없어요. 그러니 사고도 감정도 없어요. 

인간이 말하는 '사랑'이라는 개념이 없는 거예요. 

그런데도 왕성하게 번식하고 다양한 형태를 취하며 환경에 적응해서

지구 여기저기에서 살고 있어요. 신기하다고 생각하지 않나요?

... 그래서 저는 식물을 선택했어요. 

사랑 없는 세계를 사는 식물 연구에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마음을 먹었어요.

누구하고든 만나서 사귀는 일은 할 수 없고, 안 할 거예요."  (96p)


정말정말 후지마루에겐 미안하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후지마루의 로맨스보다는 모토무라의 식물 연구에 관심이 갔어요.

현미경으로 보는 애기장대 세포들... 아름답고 쓸쓸한 은하라고 표현했던 그 세포들이 제 마음을 사로잡았어요.

아하, 문득 중학생 시절에 처음 생물학을 배우면서 설레고 좋았던 감정이 떠올랐어요. 어쩌면 모토무라처럼...

그리고 지금은 후지마루의 심정으로, 전혀 상상도 못한 감정을 샘솟게 하는 이야기 덕분에 신기하고 행복했어요.

식물과 그 식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좋아졌어요. 역시 살아 있는 한 사랑 없이는 불가능한 것 같아요.


"야생 애기장대는 가장자리가 매끄러운 데 비해 변이된 애기장대는 삐죽삐죽하거나,

잎사귀 자체가 가늘고 길거나, 거꾸로 원에 가까운 모양을 하고 있어요."

록울에는 각각 작은 팻말이 꽂혀 있었다. 야생 애기장대나 변이 애기장대 중 어느 쪽을 키우고 있는지 식별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모토무라가 잎의 모양이 다르다는 것을 가르쳐주자, 후지마루는 트레이에 얼굴을 더 가까이 가져갔다.

"오, 정말이다. 잎사귀가 방금 나온 건데도 모양이 많이 다르네요."

"유전자의 아주 작은 차이로 모양이 달라져요. 하지만 어느 것이 뛰어나고 어느 것이 열등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모두 애기장대고, 다 챔버 안에서 잘 살아가려고 해요."
"우리랑 같군요......"

후지마루는 중얼거렸다. 얼굴 생김새나 체형이나 피부색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그런 건 사소한 일이다.

주어진 환경 속에서 어떻게든 더 잘 살아보기 위해 하루하루 분투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모두 같다.  (7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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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교 과학토론 완전정복 - 100가지 예상 주제로 보는
박재용.정기영 지음 / Mid(엠아이디)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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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토론대회,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요?

궁금한 사람들을 위한 책이 나왔어요.

바로 <100가지 예상 주제로 보는 중 · 고등학교 과학토론 완전정복>이라는 책이에요.

이 책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관하는 '청소년과학탐구대회'의 과학토론 부문을 기준으로 준비과정을 돕는 데 그 목적이 있어요.

일단 과학토론대회를 준비하는 학생에게는 정말 유용한 지침서라고 할 수 있어요.

사실 일반고에서 학생 스스로 과학토론대회를 준비하기가 쉽지 않은데, 좋은 길잡이가 있다면 도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매년 4월은 과학의 달로 각 학교마다 과학 관련 행사와 대회가 있어요.

먼저 학교대회에서 선발된 학생이 각 시,도 교육청에서 주최하는 지역대회 예선(총 2차)에 진출하고, 이 예선을 통과한 학생이 전국대회인 본선에 진출하게 돼요.

이 과정에서 학생이 염두에 두어야 할 부분은 토론 논제 발표, 본선 발표, 본선 질의응답하기, 본선 주장 다지기라고 해요.

토론 주제는 과학토론대회 당일 대회장에서 제시가 되고 인터넷 사용이 불가하다고 해요. 

즉 주제가 제시된 뒤에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자료 이외의 정보를 얻기 힘들다는 거예요.

그래서 이 책은 과학토론대회 준비를 위해 100가지 주제에 각 주제별로 2~5가지의 논제를 담아 제시하고 있어요. 

크게 6가지 영역으로 기후위기, 인간과 환경오염, 지구 생태계, 생명공학과 윤리, 현대 과학과 갈등, 인공지능으로 나뉘어 있어서 자신이 관심 있는 대주제를 하나 정해 그 파트의 소주제를 다같이 연습하면 좋아요. 

<인간과 환경오염>이라는 대주제를 선택하면 그 아래에 환경오염의 원인과 실제 지구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 환경오염을 극복하기 위한 여러 방안들이 소주제들로 들어가 있어요. 각 소주제들은 '들여다보기'를 통해 전반적인 이해를 돕고 있어요. 그다음은 쟁점과 논제, 키워드, 용어사전으로 정리되어 있어요.

최근 심각한 환경오염원으로 대두된 미세플라스틱을 살펴보면, 그 독성으로 인해 해양 생태계 파괴가 엄청나다고 해요. 미세플라스틱은 먹이사슬을 통해 인간의 체내에도 상당량 축적되는 것으로 보이며, 지하수나 토양에서도 발견되고 있어요. 특히 바다나 토양 속에 존재하거나 해양생물의 생체 내에 있는 미세플라스틱은 제거할 방법이 없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예요. 국제적으로 미세플라스틱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진행 중이며, 우리나라 역시 2017년 이후 세안제와 화장품에 마이크로비즈를 첨가한 제품을 생산할 수 없도록 했고, 판매도 금지되었어요. 최근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이나 플라스틱을 분해하는 미생물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고는 있으나 아직 갈 길이 멀어요.

여기에서 쟁점은 최근 미세플라스틱이 인간의 건강과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으나 이미 발생한 미세플라스틱을 제거할 수 있는 마땅한 대책이 없다는 점이고, 이에 세계 각국은 1차 미세플라스틱의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2차 미세플라스틱의 감소를 위해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이에요. 반면 플라스틱의 제조와 유통은 이미 거대한 산업이 되었기 때문에 플라스틱 사용 감소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에요.

논제는 미세플라스틱을 줄이는 방안에 대해 생각해보고, 실행 가능성과 사회에 미칠 영향을 논의해보는 거예요. 플라스틱 사용의 장단점을 논의하고, 플라스틱의 장점을 가지면서 단점을 보완할 만한 대체제를 고안해보는 것까지 해볼 수 있어요. 

토론은 쟁점에 대해 찬반을 다투는 일이기 때문에 혼자 준비하는 것보다는 두세 명의 친구들이 모여서 하면 더 효과적이에요. 토론을 위한 말하기 능력을 훈련하려면 먼저 논제를 이해하고, 자료를 읽고, 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해보는 것이 좋아요. 

부록으로 실제 과학토론대회를 시뮬레이션 할 수 있는 두 가지 예제가 나와 있어서 기본기를 다지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최근 과학계에서 이슈가 되고 있는 주제들을 한 권의 책으로 살펴볼 수 있어서 더욱 유익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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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러스 쇼크 - 인류 재앙의 실체, 알아야 살아남는다, 최신증보판
최강석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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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1월 20일 한국 첫 우한 폐렴 환자 확진 이후 한달이 지났습니다.

정부는 코로나19의 전국적 확산 가능성에 대비하여 감염병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습니다.


관심(Blue) ▶ 주의(Yellow) ▶ 경계(Orange) ▶ 심각(Red) 


지역사회 전파로 인해 전국적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심각' 단계에서는 범정부적 총력 대응을 합니다. 

매일 뉴스를 통해 국내외 현황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과연 우리는 어떻게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을까요?

막연한 공포나 불안에서 벗어나려면 정확한 정보에 따른 신속한 대책이 필요합니다.


<바이러스 쇼크>는 인류를 위협하는 바이러스에 관한 다양한 정보와 분석을 다룬 책입니다.

신종 바이러스가 왜 최근 들어 자주 출현하는 걸까요?

2020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준 쇼크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신종 바이러스 전염병에 대한 올바른 정보와 지식이 필수적입니다.

이 책에서는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서 감염병을 전염병으로 표기했습니다. 공식 의학용어는 감염병이지만, 일반인들에게 익숙한 용어인 전염병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이 가지고 있을 궁금증을 해소하고 스스로 위험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역량을 가지는데 도움이 될 만한 바이러스 기본 지식을 제공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공포를 조장하는 가짜정보와 가짜뉴스에 현혹되지 않으려면 좀더 똑똑해져야 합니다.

우선 첫 페이지에 인류를 공포로 몰아간 바이러스 전염병 확산 연표와 2019 신종코로나 바이러스에 대한 개요가 나와 있습니다.

세계 지도 위에 표시된 걸 보면 바이러스 전염병에서 안심할 수 있는 곳은 없습니다. 다만 전염병 자체보다도 과도하게 포장된 두려움이 공포를 만들어내 사람들간에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 더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공포와 사회적 충격을 최소화 하면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 책은 그 첫걸음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스(2003년), 신종플루(2009년), 에볼라(2014년), 메르스(2015년) 그리고 코로나19(2019년)...


우리가 신종 바이러스의 출현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은, 신종바이러스는 동물에게서 사람으로 넘어오기 위해서는 종간 장벽을 넘어서야 한다는 점입니다.

이때 사람에게 감염이 가능한 바이러스로의 변신은, 원래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자연숙주 동물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자연숙주와 사람 간 바이러스를 연결하는 중간 전파 매개체 동물 몸속에서 일어난다는 것입니다. 

즉 에이즈의 기원 동물은 침팬지, 중국 사스와 중동 메르스의 기원동물은 박쥐로 밝혀졌습니다. 그러나 사람 바이러스로 변신한 이후에나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변신을 예측할 수 있는 과학적 분석기술은 아직 미비한 상태라고 합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를 계기로 중국 재래시장이 신종 바이러스 거점 지역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2013년 중국에서 출현한 H7N9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창궐할 때 이미 예견되어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왜 하필이면 중국 재래시장일까요?

중국 재래시장은 가축뿐 아니라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각종 야생동물을 현장에서 도축해 팔거나 거래하는 곳입니다. 중국 사람들은 한방 재료뿐 아니라 식용으로 박쥐고기를 즐겨먹는다고 합니다. 2020년 1월에 진행된 우한 재래시장에 대한 역학 조사 결과, 재래시장 내 야생동물 판매 가게에서 집중적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검출되었습니다. 또한 펭 조우 등 중국 과학자들이 밝혀낸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 정보에 의하면 유전자 일부(특히 Orf3b)가 박쥐 바이러스뿐 아니라 그 어떤 바이러스와도 일치하지 않았다면서, 사스 바이러스처럼 사람으로 넘어오는 과정에서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제3의 바이러스와 뒤섞임이 일어났을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아직 (제3의 바이러스를 가진) 중간매개 동물이 무슨 동물 종인지 밝혀내야 할 숙제가 남았습니다.

현재 우리의 삶은 세계화, 지구촌화 되면서 덩달아 인간이 갖고 다니는 각종 바이러스들도 지구촌화 되고 있습니다. 오늘날의 전염병은 더 이상 지엽적인 문제가 아닙니다. 중국 우한발 신종 바이러스라고 해서 중국인 입국 금지가 해결책인양 주장하는 건 매우 원시적인 발상입니다.

전염병 통제의 승패는 타이밍입니다.

국가든 국제사회든 보건당국의 개입이 얼마나 효율적으로 적기에 이루어지는가에 따라 전염병 통제의 승패가 좌우될 수 있습니다. 지구촌에서 확산되는 전염병을 통제하고 그 나라의 전염병 통제역량을 강화시키는 일은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국제기구나 보건당국의 정책 결정자나 각 분야 전문가뿐 아니라 일반 대중까지 모두가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지금 인류에게 닥친 바이러스 쇼크의 충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국제협력과 네트워크 구축 강화, 각종 보건 개입과 지역사회 확산 저지 모델 개발, 치료제와 예방기술 개발 등 다방면의 노력이 지속되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전염병이 유행할 때 개인이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노력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개인위생입니다. 마스크 착용과 기침 예절은 기본이고, 언제 어디서든 손 씻기 등 개인위생만 제대로 지켜도 손에 묻은 병원균의 80% 이상이 제거됩니다. 고위험군에 속하는 신장질환, 폐질환, 당뇨 등 세균 폐려에 취약한 기저질환자나 노약자들은 만일에 대비해 미리 폐렴구균 백신주사를 맞는 것이 좋습니다. 그밖에 항바이러스제와 독감 백신 접종, 그리고 동남아시아나 아프리카 지역을 여행하기 전 미리 유행하는 전염병을 확인하고 필요한 백신 접종을 해야 합니다. 고로 아는 것이 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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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원하는 것을 나도 모를 때 - 잃어버린 나를 찾는 인생의 문장들
전승환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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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스스로 착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적이 있어요.

그러다가 착한 게 아니라 착한 척 했다는 걸 깨닫는 계기가 있었어요.

늘 다른 사람을 먼저 배려하다보니 어느새 나는 사라진 느낌...

무엇보다도 나의 배려가 상대에게 대단한 것이 아니었음을 알게 된 후로는 정신을 차렸어요.

가장 첫 번째로 배려하고 아껴줘야 할 사람은 바로 나라는 걸.


<내가 원하는 걸 나도 모를 때>라는 제목이 끌렸어요.

그동안 착한 척 하느라 놓치고 살았던 게 바로 '나'였기 때문에, 그게 익숙해져서 정작 나는 뭘 원하는지 모르게 됐거든요.

왜 나는 묻지 않았을까, 내가 뭘 원하는지...

저자는 SNS에서 <책 읽어주는 남자> 채널을 운영하고, 네이버 오디오클립 <인생의 문장들>도 진행하면서 수많은 독자들에게 아름다운 글과 위로의 말을 전하고 있어요.

이 책은 '책 읽어주는 남자'로 활동하면서 공감하고 큰 위로를 받았던 인생의 문장들을 담고 있어요.

왜 인생의 책이 아니라 인생의 문장들일까요.

당연히 좋은 책 속에 좋은 문장이 담긴 것인데, 책이라고 하면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독서의 즐거움이 반감될까봐.

단 몇 줄에 불과한 짧은 글이라도 누군가에게 무한한 감동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인생의 문장'을 소개하고 전달해주고 싶다는 것이 저자의 마음이에요.

우리 마음 깊숙한 곳에 슬픔이 찾아와 위로가 필요한 순간, 그때 책 속 문장이 다가와 손을 건네며 말을 걸어요.

사람이 주는 위로도 필요하지만 책 속 문장이 주는 위로는 온전히 자신의 감정과 마음에 집중하도록 만들어줘요.


자신이 하찮은 존재라는 생각 때문에 느끼는 불안의 좋은 치유책은

거대한 공간을 여행하는 것,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예술 작품을 통하여 세상을 여행하는 것이다.

       - 알랭 드 보통의 『불안』  (23p)


슬픔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거대한 모습으로 

눈앞을 가로막더라도 

놀라지 마십시오.

그리고 믿어야 합니다.

삶이 당신을 잊지 않았다는 것을. 

당신의 손을 꼭 잡고 있다는 것을. 

결코 그 손을 놓지 않으리라는 것을.

   - 라이너 마리아 릴케의 『젊은 시인에게 보내는 편지』 (38p)


책을 읽다가 좋은 문장을 만나면 밑줄을 긋곤 하는데, 이 책은 온통 좋은 문장만 모아둔 탓에 마치 수험생의 책처럼 밑줄 천지가 되었어요.

미처 표현하지 못했던 내 마음이 누군가의 글을 통해 읽게 된다는 건 따스한 햇살처럼 기분을 좋게 만들어요.

'아하, 이거였구나.'

어쩌면 입 안에 맴돌기만 하다가 끝내 내뱉지 못한 답답함이 단숨에 뚫리는 기분이랄까.

왠지 밝고 즐거운 모습만 보여줘야 할 것 같아서, 속상하고 괴로운 마음은 감추고 살았던 것 같아요. 감춘다고 사라지는 게 아니라 마음 어딘가 쌓여 있다가 어느 순간 왈칵 쏟아지나봐요. 뜬금없이 눈물이 나올 때가 있어요. 도대체 이 눈물은 뭘까, 그 의미도 모른 채 당황스러웠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그 마음들을 꺼내어 보게 되었어요.

겁먹고 구석에 숨은 고양이를 달래듯이. "자, 괜찮아~ 안심해. 나와보렴."


충분히 건조되었을 때야 온몸으로 응축하고 있던 향기를 더 향기롭게 퍼뜨리는 뜨거운 차 한잔처럼

사람의 마음과 마음이 마주한 시간도 그와 같다.

향기롭게 발산하기 위하여 나에겐 언제나 따뜻한 물과 같은 당신이 필요하다.

        - 김소연 시인의 『마음사전』 (69-70p)


우리 차 한잔 할까요?

뜨거운 차 한잔으로 몸을 녹이듯이, 이 책도 좋고, 자신이 원하는 그 어떤 책도 좋아요. 책을 읽다가 만나는 인생의 문장이 바로 우리에겐 추운 날 마시는 차 한잔이 될 수 있어요. 매서운 추위를 쫓을 수는 없어도 당장 얼어버린 몸을 풀어줄, 딱 그만큼의 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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