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 - 우리가 지나쳐 온 무의식적 편견들
돌리 추그 지음, 홍선영 옮김 / 든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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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상처 줄 생각은 없었어요." 


과연 그럴까요.

선한 의도가 선한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 경우를 숱하게 봐 왔어요. 

이 책은 우리가 지나쳐 온 무의식적 편견들을 낱낱이 들춰내고 있어요. 똑똑히 볼 수 있도록!


우선 질문부터.

① 당신은 평등과 공평, 다양성과 포용이라는 가치를 믿나요? 

 YES -> 당신은 믿는 사람   /  NO -> 당신은 믿지 않는 사람

② 인종과 종교, 민족성, 성적 지향과 젠더, 젠더 정체성, 능력 등에 대한 모든 형태의 편견은 다 틀렸다고 믿나요?

 YES -> 당신은 믿는 사람   /  NO -> 당신은 믿지 않는 사람

③ 당신이 믿는 가치를 위해 행동한 적이 있나요?

 YES -> 당신은 믿는 사람   /  NO -> 당신은 믿지 않는 사람

④ 당신이 틀렸다고 믿는 편견에 맞서 싸운 적이 있나요?

 YES -> 당신은 믿는 사람   /  NO -> 당신은 믿지 않는 사람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제가 만든 질문이에요.

①② 질문에는 YES , ③④ 질문에는 NO 라면, 스스로 선한 사람이라고 생각만 하는 것일뿐, 진짜 믿는 사람은 아니에요. 선한 척 하는 사람!

모든 질문에 YES 라면, 당신은 진짜 믿는 사람인 동시에 구축하는 사람이에요. 진짜 선한 사람!

나머지 ALL NO 는 언급할 필요 없는 사람이에요. 당연히 이 책을 읽을 리 없겠죠.

앞서 ①② 질문만 YES 라면, 이 책을 읽어야 할, 읽게 될 사람이에요. 믿는 사람이 구축하는 사람으로 거듭날 수 있어요.


사실 책에서 '구축하는 사람'이라는 표현이 저한테는 낯설고 어색해서 찾아봤어요.

구축(構築)하다 : build ~을 세우다, 확립하다, 어떤 시설이나 체계를 쌓아올리는 행위. 

여기에 '무엇을'이라는 주체가 빠져서 헷갈렸던 것 같아요.

자신에게 무의식적 편견이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면서, 끊임없이 그 편견에 맞서는 행위가 곧 자신의 믿음을 구축한다는 의미인 거죠.


근래 미국에서 벌어지는 인종차별 문제를 보면 정말 심각해요.

이 책에는 구체적인 사례들이 나와 있어요. 시스템에 감춰진 집단적 특권이 편견을 조장하고 있어요.


"다른 집단을 다른 방식으로 대하는 시스템의 가장 좋은 예는 미국의 형사 사법 시스템이다.

충격적일 만큼 무수한 자료에서 드러나듯이 당사자가 백인일수록, 부자일수록 시스템은 그들에게 더욱 호의적이다.

자료가 워낙 방대해서 요약하기 힘들 정도다. 한 가지 자명한 사례를 살펴보자.

심리학자 제니퍼 에버하트(Jennifer Ebrhardt)는 전형적인 흑인으로 보이는 사람일수록 사형 선고를 받을 확률이 더 높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영향력 있는 책, <새로운 짐 크로 법(The New Jim Crow)>에서 법학자 미셸 알렉산더(Michelle Alexander)는 

백인 및 부유층의 특권이 법과 법 집행 시스템에 합법적으로 반영된다는 사실을 치밀하게 입증했다. 

이러한 귀중한 자료가 넘쳐나는데도 '시스템이 일부 집단에 특권을 부여한다'는 무수한 사실들은 대부분 확인되지 않은 채 남겨져 있다."

     (141-142p)


결국 스스로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면, 구축하는 사람이 되어야 해요. 

성장형 사고방식을 가동하여 자신의 일상적 특권을 바로 보고, 이를 제대로 활용하면서 의도적 인식을 선택하는 거예요.

그것이 바로 믿음을 현실에 구축하는 일이에요.


"구축하는 사람은 관여한다." 

당신이 하지 않았고, 나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책임은 나에게 있다.

나는 사람이고 이 나라의 국민이기 때문이다.

마찬가지 이유로 당신에게도 책임이 있다.

  - 제임스 볼드윈(James Baldwin), '원주민 아이의 말(Words of a Native Son)'  

     (29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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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밴 어린시절
W. 휴 미실다인 지음, 이석규 외 옮김 / 일므디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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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육아 관련 프로그램을 보게 됐어요.

문제 행동을 일으키는 아이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을 위한 솔루션 프로그램이었어요.

과격한 언행으로 부모에게 반항하거나 심하게 떼를 쓰며 거부하는 모습 등

이때 아이와 부모의 일상을 찍은 화면을 객관적으로 보면서 가장 놀란 건 부모 자신들이었어요.

대부분 부모 자신들이 아이에게 어떻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의식하지 못했던 거예요.

그걸 본 순간, 부모의 감정은 복잡미묘해지면서 눈물이 흘렀고, 저 역시 덩달아 눈물이 났어요.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의 마음이 느껴졌어요. 부모도 부모가 처음이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랐던 거예요.

전문가 왈, 아이의 행동만 교정하려고 하는 건 겉만 보는 것이고, 진짜 중요한 건 아이의 마음을 알아주는 것이라고 했어요.

실제로 아이의 입장에서 마음을 이해하려고 부모가 노력했더니 문제 행동이 개선되고, 부모와 아이 사이가 더욱 좋아졌어요.

아이는 무엇으로 자라는가.

다시금 생각하며 배우게 됐어요.

그리고 이 책을 읽으면서, 실제 부모가 아니라도 자신에 대한 부모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닫게 됐어요.


<몸에 밴 어린 시절>의 저자  W. 휴 미실다인은 미국 정신과 전문의예요. 

이 책은 15년 간 심리학 분야 스테디셀러일 정도로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어요.

저자는 어린이 정신 건강 센터의 책임자로 일하면서, 그곳에서 성인의 정서적인 문제들에 대한 새로운 개념들을 정립했다고 해요.

정신분석 위주의 심리요법이 정서적인 장애를 겪는 사람들에게 별다른 도움을 주지 못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세 가지 주요 개념을 가르쳐주는 것만으로 도움이 됐다고 해요.

책에 소개된 사례들은 전문적인 정신과 치료를 요하는 사람들의 문제가 아니에요. 그러니까 이 책은 정상적인 사람들이 일상에서 겪는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있어요. 

아마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돌아보면 공감하는 부분들이 있을 거예요. 어쩌면 묻어두었던 상처를 건드려서 아프고 괴로울 수도 있어요.

그러나 자신을 제대로 들여다봐야 불행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있어요. 사람마다 고민과 불행의 크기는 다르겠지만 그대로 방치하면 위험해요. 자신을 위해서, 내재과거아를 보호하는 따뜻한 부모가 되어야 해요.


이 책의 활용법은 다음과 같아요.

● 세 가지 주요 개념을 이해하기 

● 당신은 어떤 부류의 어린아이였나요?

● 부모의 지나친 태도가 현재 당신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고 있나요?

● 자신에게 새로운 부모 역할 하기


1. 내재과거아란 누구인가.

우리는 누구나 어린이였다는 사실을 알고 있어요. 

지나간 과거일 뿐, 현재 삶에서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간과했다면, 그건 착각이에요.

어른이 된 지금도 내면의 아이는 그대로 남아서 지속되고 있어요. 바로 '내재과거아'라고 불러요.


2. 자신에 대한 부모 역할

우리는 이미 자신의 내재과거아에게 부모로서 행위하고 있는데, 이러한 태도에 대한 내재과거아의 반응이 

때로는 심각한 정서적 갈등을 초래하기도 해요.


3. 상호 존중

자신의 내재과거아나 다른 사람들과 더불어 지내는 데 필요한 기본적인 태도예요.

먼저 존중해야 변화될 수 있어요.

     (14-15p)


자신의 내적과거아에게 더욱 훌륭한 부모 역할을 하는 요령을 터득할 때 

가장 어려운 점은 어린 시절의 감정을 존중하는 안목을 기르는 것이다.

우리가 성숙해지고자 하기 때문에, 소위 '어린아이 같은 짓'으로 보이는 

어떤 행위를 부끄러워하거나 멸시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런 감정을 억누르려고 하고, 면박을 주거나 무시하려고 한다. 

만약 그렇게 한다면, 당신은 불행해지고 소외될 것이다. 

그 대신, 예나 지금이나 당신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좌우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 인생에서 만족을 얻을 수 있는 기회는 자신의 내재과거아를 겸손하게

받아들이는 데 달려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신을 대하는 태도, 당신에게 고통과 불행을 가져다주고, 

만족을 찾으려는 당신의 노력을 제한하는 부모의 태도를 

당신은 변화시킬 수 있다.

    (304-30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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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으로 조선왕조실록을 읽다 - 조선의 왕들, 주역으로 앞날을 경계하다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13
박영규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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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역이란 무엇인가.

주역은 글자 그대로 주周 나라 시대의 역易, 즉 변화에 관한 책이다.

삼라만상은 고정되어 있는 것이 없으며 우주의 운행과 함께 늘 변한다는 것이 주역의 기본 원리다.

그래서 서양에서는 주역을 '변화에 관한 책(Book of Change)'으로 번역한다.

주역은 8괘와 64괘, 그리고 괘사, 효사, 십익十翼 으로 구성되어 있다.

... 하늘과 땅, 물과 불, 바람과 우레, 산과 연못 등 자연현상을 상징하는 여덟 가지의 기호를 중첩시켜 64가지(8×8=64)의 괘를 만들고,

그 괘 각각에 의미를 붙여 인간의 길흉화복을 판단하고, 예측하고, 경계하는 것이 주역이다.

추상적인 언어로 되어 있기 때문에 속뜻을 추론해내기가 쉽지는 않지만 원리를 깨우친 후 적절한 상상력만 가미하면,

누구나 주역을 삶의 지침으로 활용할 수 있다.   (5p)


평소 주역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사주명리학 관련된 책을 읽다가 그 원천이 주역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예요.

주역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경전으로, 중국의 황제들뿐 아니라 조선의 군왕들과 선비들이 가까이에 두고 그 지혜를 빌렸다고 해요.

그러나 지금 우리가 주역을 직접 읽고 그 원리를 깨우치기란 쉬운 일이 아니에요.


<주역으로 조선왕조실록을 읽다>는 《조선왕조실록》에 나오는 주역과 관련된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주역을 소개한 책이에요.

우리에게는 친근한 《조선왕조실록》으로 주역을 좀더 쉽게 알려주는, 주역 해설서라고 볼 수 있어요.


《조선왕조실록》에는 주역의 연원과 역사적 의미 등이 자세하게 소개되어 있고, 64괘의 핵심 메시지가 총망라되어 있다고 해요.

이 책의 구성은 정조와 영조, 이순신과 선조, 숙종, 세조, 정종, 성종, 연산군, 중종, 광해군, 인조, 효종, 현종, 태종, 세종, 경종까지 조선시대 군왕의 이야기와 함께 주역의 원리를 설명하고 있어요. 

주역에서는 괘를 그리고 있는 여섯 개의 막대기를 효爻 라고 부르며, 작은 막대기 두 개(- -)로 이루어진 효는 음효, 긴 막대기 하나(ㅡ)로 이루어진 효는 양효라고 불러요.

각 에피소드마다 주역의 괘 모양과 설명이 나와 있어서,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정종은 조선의 2대 왕으로 철저한 현실주의자였다고 해요. 아버지 이성계를 따라 전장을 누비던 전형적인 무사였으나, 이방원(태종)이 정몽주를 척살할 때에 함께 거사에 가담했어요. 서열로 보면 자신이 이방원보다 위였지만 세력으로 볼 때는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거예요. 왕에 오른 것도 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이방원이 정치적 숨 고르기 차원에서 형에게 잠시 자리를 맡겨둔 것에 불과했어요. 

재위 2년 동안 정종은 정치적인 문제와 관련해 자신의 목소리를 거의 내지 않았다고 해요. 한시적인 왕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하릴없이 시간을 때우려고 그가 전념한 것이 격구였는데, 조정의 신하들은 격구를 즐기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그의 격구 파트너는 환관들이었다고 해요. 이때 격구를 하면서 환관들이 왕을 상대로 각종 로비를 했고, 신하들은 환관 정치의 부활이라면 격하게 성토했다네요. 이러한 내용을 오늘날 우리가 알 수 있는 건 사명감이 투철했던 당시 사관이 격구 현장을 기록으로 남겼기 때문이에요. 문득 전직 대통령의 감춰진 7시간이 떠오르네요. 조선의 왕도 피할 수 없었던 기록인데, 시대를 역행하는 일이 21세기에 벌어졌던 거죠.

정종 1년(1399년) 12월 1일 사헌부에서 올린 상소문에 인용된 구절이 바로 주역 64개 괘 중 두 번째 괘인 곤괘에 나오는 말이에요.


"...《주역》에 말하기를, '서리를 밟으면 굳은 얼음에 이른다'고 하였으니, 

국가를 가진 자가 기미를 막고 조짐을 막는 데에 있어서 그 시초를 삼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107p)


문장의 원문은 이상견빙지 履霜堅氷至 , 서리는 일의 시작 단계에서 나타나는 조짐을 뜻하고, 굳은 얼음은 장차 닥칠 큰 환난을 상징한다고 해요.

환란이 더 커지기 전에 미리 싹을 잘라야 한다는 의미로 쓰이며, 유비무환과 같은 맥락의 가르침을 갖고 있어요.

상소문은 그 후로도 계속 이어졌지만 정종은 정신을 못 차리고 환관들과 격구를 즐겼다고 하니, 참으로 한심하네요. 세종 때 발간된 《용비어천가》에서도 정종은 왕으로 인정되지 않았어요. 정종을 왕으로 인정했다면 '해동 육룡이 나르샤'가 아니라 '해동 칠용이 나르샤'가 되었어야 했다고. 훗날 그가 정식 왕으로 묘호를 받은 것은 숙종 때였다네요.

이렇듯 조선시대 역사와 함께 주역의 괘가 갖는 의미를 알게 되니 더욱 흥미롭고 유익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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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 켄 리우 한국판 오리지널 단편집 1
켄 리우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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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 동물원』을 읽었다면 이 책을 읽게 될 거예요.


먼저 이 책을 읽는다면 『종이 동물원』을 읽게 되겠죠.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이라고 해야 할까요.


켄 리우의 작품을 겨우 두 권 읽었을 뿐인데, 강렬한 인상이 남았어요.


근래 류츠신의『삼체』를 읽게 된 것도 켄 리우가 번역했다는 사실이 영향을 줬어요.




이 책에는 특별히 <저자의 머리말>이 의미심장했어요.


"내가 쓰는 글은 과학 소설이나 판타지 소설로 분류되곤 한다. 


... 내가 상상하는 글쓰기의 미학이 어떤 것인지에 관하여...


내가 쓰는 이야기는 대부분 의도적으로, 그것도 아주 적극적으로, '도래할 리 없는' 미래에 관한 것들이다.


내가 생각하기에 과학 소설이 하는 일, 또는 적어도 내가 이야기 속에서 하고자 하는 일은,


오히려 희망과 공포로 가득한 지금 이 순간의 현실에 확대경을 가져다 대는 것이다.


... SF는 우리 자신과 우리 사회의 면면을 선명하게 드러내고 강조하는 고성능 필터로서 기능한다.


... 최근 몇 년 동안 내가 천착한 중요한 주제 하나는 격렬한 변화 앞에서 인간으로 남고자 부단히 애쓰는 우리 자신의 모습이었다.


... 나는 결국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쓰는 셈이다. 미래를 예견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미래를 만들어 가는 이야기를.


... 누군가 내게 이야기를 통하여 전하고 싶은 것을 단 하나만 꼽으라고 하면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다.


우리는 결국 누구도 아닌 자기만의 이야기를 쓴다. 이로써 우리는 자기 운명의 저자가 된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가 쓴 책을 펼쳐 주신 한국의 모든 독자 여러분, 감사합니다.


저의 이야기가 외국어로 번역되어 머나먼 나라에 사는 수많은 독자들의 손에서 또 다른 삶을 누리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처럼 시간과 공간, 언어, 문화를 넘어 쓰는 이와 읽는 이가 대화를 나눌 때


우리는 비로소 가장 인간다워진다고, 저는 느낍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짓는 종(種)이니까요."   


      (7-12p)




왜 켄 리우의 작품에 끌렸는지, 스스로 설명하기 어려웠는데 작가의 말을 통해 공감했어요.


그의 이야기를 통해 소통하고 있었던 거예요. 쓰는 이와 읽는 이의 대화!


소설은 이야기를 들려줄 뿐, 명령하거나 강요하지 않아요. 다만 수많은 질문들을 떠올리게 만들죠.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순록 떼가』는 켄 리우의 중단편 소설 열두 편을 엮어 만든 책이에요.


짧지만 강렬한 여운이 남는 이야기, 그 여운이란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이어진다는 것.


세상이 아무리 바뀌고, 기상천외한 일들이 벌어진다고 해도 인간의 본질은 바뀌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왜 우리는 혼란스러울까요?


그건 가장 근본적인 질문에 관한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인간이란 무엇인가, 무엇을 인간의 본질로 규정할 수 있는가.




인공지능 시대에 우려되는 건 기술적 특이점(technological singularity, TS)일 거예요.


인공지능(AI)의 발전이 가속화되어 모든 인류의 지성을 합친 것보다 더 뛰어난 초인공지능이 출현하는 시점.


과연 싱귤래리티(특이점)는 도래할 것인가, 라는 논의는 미래학자의 몫이지만 우리 모두의 문제이기도 해요.


또한 우주의 신비는 끝없는 상상력의 원천이지요.


켄 리우의 소설은 그 막연한 미래를 다양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어요. 너무도 매력적인 이야기라서 푹 빠져들었어요.




《호(弧, 활 호)》 , 《심신오행(心神五行)》 , 《매듭 묶기》, 《사랑의 알고리즘》, 《카르타고의 장미 - 싱귤래리티 3부작》, 《만조(滿潮)》, 《뒤에 남은 사람들 - 싱귤래리티 3부작》 ,《곁》 , 《어딘가 상상도 못 할 곳에, 수많은 수록 떼가 - 싱귤래리티 3부작》 ,《 달을 향하여》 , 《모든 맛을 한 그릇에 - 군신 관우의 아메리카 정착기》 , 《내 어머니의 기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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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만에 완성하는 유화의 기법
오오타니 나오야 지음, 카도마루 츠부라 엮음, 김재훈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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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화는 특유의 매력이 있어요.

제가 좋아하는 세계적인 명화 대부분이 유화 작품이에요.

늘 마음속에는 유화를 그려보고 싶은 욕구가 있었는데, 이런저런 핑계를 대면서 미뤄 왔어요.


<하루 만에 완성하는 유화의 기법>은 초보자들을 위한 유화 기법 안내서예요.

이 책의 목적은 유화를 단시간에 리얼하게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거예요.

우선 '이것'만 있으면 유화를 바로 즐길 수 있다고 해요.

물감은 6색 + 흰색 2종, 붓은 부드러운 인조모 2종류(둥근붓과 평붓), 종이 팔레트에 휴대용 붓 세정액, 캔버스는 B4크기보다 작은 것, 물감을 개는 기름(오일) 1종류 선택.

유화 재료가 준비되었다면, 그 다음은 물감 섞는 법과 칠하는 법을 연습하면서 채색 기법을 자세히 배울 수 있어요.

저자는 사물을 실제로 세팅하고, 현장 사진을 찍은 후 그것을 보고 그리는 과정을 설명해주고 있어요. 사진을 보고 그리는 방식은 저자의 제작 스타일은 아니지만 독학으로 배우는 사람들을 위해 일일이 그리는 순서와 색을 섞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 그린 거라고 하네요.


책에 수록된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준비할 물감은 고유색 3가지와 음영색 3가지뿐이에요.

고유색 3색 =  빨간색(퀴나크리돈 마젠타), 노란색(퍼머넌트 옐로 라이트), 파란색(오리엔탈 블루)

음영색 3색 = 노란색(인디언 옐로), 빨간색(크림슨 레이크), 파란색(울트라마린)

여기에 흰색 2종류(실버 화이트, 티타늄 화이트)를 사용해요. 

유화는 흰색이 재미있어요. 2종류를 섞어 쓰는 이유는 건조가 빠르고 착색력도 강한 흰색이 만들어지기 때문이에요.

고유색과 음영색의 관계는 빛의 방향에 따라 면과 면 사이에 생기는 가상의 선, 빛이 닿는 면과 음영의 면 사이, 반사광의 경계에 생기는 능선으로 색감이 달라져요.

말이나 글로 설명하는 것보다 참고 작품이 어떻게 제작되는지 과정을 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자, 유화를 그려볼까요?

캔버스에 밑그림을 그려요. 밑그림을 완성하면 연필 정착액을 골고루 뿌려줘요. 연필 데생의 가루가 떨어지는 것을 막아주는 스프레이 정착액이라고 하네요.

저는 상큼한 딸기를 그려봤어요. 캔버스가 없어서 종이에 밑그림을 그려서 스프레이는 생략했어요.

고유색 빨간색으로 면을 구분해서 칠했고, 음영색을 섞어서 음영 면을 표현했어요. 

밝은 면을 흰색으로 하이라이트를 넣는데, 얇은 붓이 없어서 원하는 느낌이 나오지 않았어요. 왜 흰색이 재미있는지 직접 그려보면 알 수 있어요. 

우묵한 부분은 어두운 색으로 그린 후 그 주위의 반사광 색을 흰색으로 칠할 때, 반사광의 변화가 표현되어 신기했어요. 

밋밋한 색감에서 생생한 광택이 표현되니까 색과 빛의 마법 같아요. 

제가 완성한 딸기는 약간 시들어 보이지만, 좀더 디테일한 부분을 연습하면 싱싱한 딸기도 그릴 수 있을 것 같아요.


책 제목처럼 나만의 유화 작품을 하루 만에 완성할 수 있어요.

유화의 기법, 책으로 배워서 좋은 점은 여유롭게 혼자 즐기면서 연습할 수 있다는 점이에요.

기본 재료만 갖추면 책에 나온 순서대로, 누구나 단시간에 그릴 수 있어요. 참고 작품마다 제작 시간이 적혀 있으니까 단계별로 연습하면 될 것 같아요.

내 방이 곧 나만의 화실이 되고, 캔버스 위에 그리는 유화를 통해 예술적인 즐거움을 만끽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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