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오르는 언덕
어맨다 고먼 지음, 정은귀 옮김 / 은행나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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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에서 어맨다 고먼이 낭독했던 축시가 담긴 책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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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부를 전합니다 - 코로나 시대의 사랑과 슬픔과 위안
제니퍼 하우프트 외 69인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림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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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혼자 음악을 듣다가 울컥했어요.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는 햇살에 마음을 맡기고

나는 너의 일을 떠올리며 수많은 생각에 슬퍼진다

우리는 단지 내일의 일도 지금은 알 수가 없으니까

그저 너의 등을 감싸안으며 다 잘될 거라고 말할 수밖에 ~ ♪ "


4월이라서, 아직 모두가 힘든 시기라서... 뭐라 설명할 순 없지만 슬픈 감정이 밀려왔던 것 같아요.

언제부턴가 잘 지내냐고, 별일 없냐는 안부가 무겁게 느껴졌어요. 그저 일상의 소소한 인사였을 뿐인데, 모든 게 달라져버린 것 같아요.

흥겹게 노래를 부르고, 공연을 즐기던 때가 까마득한 옛날 같아서, 너무나 그리워요. 잃어버린 후에야 그 소중함을 깨닫는다고, 어서 빨리 예전의 일상들을 되찾았으면 좋겠어요. 물론 이전과 똑같을 순 없겠죠. 노래 가사처럼 내일의 일은 알 수 없지만 우리에겐 돌아갈 집이 있으니까, 안아줄 사람이 있으니까 좋은 날이 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기도할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바로 그 마음을 담아낸 책을 만났어요.


<안부를 전합니다>는 제니퍼 하우프트가 중심이 되어 70명의 미국 작가들이 코로나의 일상을 담은 글들을 모아 엮어낸 책이에요.

제니퍼 하우프트는 처음 외출 금지령이 내려지고, 3주간의 자가 격리가 끝났을 때쯤에 큰 타격을 받았다고 해요. 예정된 출판 계약이 취소되면서 생계 수단을 잃었는데, 급작스러운 실업위기에 처한 사람이 자신뿐만이 아니라 수천 만 명이 넘었다는 사실에 미국 전역은 쇼크 상태였던 거죠. 그래서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한 가지 아이디어를 떠올린 거예요. 문학공동체의 기둥 역할을 했던 독립 서점들이 코로나19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작가들이 결집해서 그들을 돕기 위한 자금을 마련해보자는 취지였대요. 그러기 위해서 작가들에게 각자의 코로나19 경험담을 기고해달라고 부탁했고 수십 명의 작가들이 흔쾌히 참여하게 된 거예요. 

이 책을 기획한 제니퍼 하우프트는 날마다 도착하는 글들이 자양분이 되었고, 모두가 함께 만든 한 권의 책을 통해 연대와 힐링이 가능했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그것이 이 책의 의미이며 가치인 것 같아요. 바이러스 못지 않게 퍼져 있는 증오와 두려움을 치유할 수 있는 백신 같은 책.


전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바이러스로 인해 고통받고 있지만,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버텨내고 있는 것 같아요.

삶의 방식에는 정해진 답이 없는 것 같아요. 이 책의 사연들을 보더라도 다양한 상황에서 각자 주어진 오늘을 살아가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여전히 코로나 위기는 진행중이에요. 당장 극복하거나 해결할 수 없는 공통의 과제를 우리 모두가 풀고 있는 것 같아요. 신기한 건 70명의 작가들이 들려준 이야기 덕분에 위로가 된다는 거예요. 힘들지만 혼자가 아니라는 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것 같아요. 사회적 거리 두기를 하면서 동시에 소통하고 연대할 수 있다는 것, 이제는 살기 위해서 함께 협력하고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내야 할 때라는 걸 이 책이 알려준 것 같아요. 슬프지만 절망하지 말자고, 고통을 치유하며 변화를 만들어내는 노력을 멈추지 말자고.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 모두에게 안부를 전하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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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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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천당>에 오신 걸 환영합니다, 행운의 손님.

무엇을 그리 고민하고 계시죠? 이 가게의 주인인 저, 베니코에게

무엇이든 말씀하십시오."  (18p)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3권에서는 상상도 못했던 놀라운 인물이 등장해요. 

대략 여덟 살쯤 되어 보이는 소녀.

소녀는 조그마한 몸에 빨간 석산꽃이 그려진 검은 기모노를 입고 있고, 진한 남색 머리칼은 가지런한 단발이고, 피부는 놀랄 만큼 하얘요.

소녀의 얼굴은 인형처럼 에쁘지만 뭔가 섬뜩한 기운을 온몸에서 뿜어내고 있어요.

누구냐고요?  바로 <화앙당>의 주인 요도미예요.


혹시나 남을 괴롭히거나 저주하려는, 나쁜 마음을 품고 있다면 조심하세요.

<화앙당>의 초대를 받게 될지도 모르니까요. 그곳에서 파는 과자는 <전천당>의 과자와는 완전 다른 마법의 힘을 지녔거든요.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대부분의 복수는 또다른 복수를 낳고, 결국 모두가 파탄에 이를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지혜로운 사람은 복수 대신 용서를 선택하나봐요.

<전천당>에 초대된 손님이 행운인 건 잘못된 선택을 했더라도 바꿀 수 있는 기회가 있지만, <화앙당>은 달라요. 나쁜 마음을 가진 손님만 받는 곳이라서 결말은 늘 불행으로 정해져 있어요. 그렇다면 <화앙당>의 과자와 <전천당>의 과자가 서로 맞붙는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3권 이야기 속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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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2 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2
히로시마 레이코 지음, 쟈쟈 그림, 김정화 옮김 / 길벗스쿨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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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과자 가게 전천당> 1권을 읽은 아이는 졸라댔어요. 2권을 읽고 싶다고요.

처음엔 몰랐어요. 이 책이 줄줄이 시리즈라는 걸.

히로시마 레이코 작가님이 정말 대단한 것 같아요. 전천당으로 시작된 이야기에 푹 빠진 아이가 우리 아이만이 아니었어요.

인기 동화로 급상승!

평소에 신비아파트 귀신, 유령이야기를 좋아하는 아이라면 전천당은 완전 핫플레이스예요.


1권을 읽은 친구들은 전천당의 가게 주인 베니코를 알 거예요. 책 표지를 장식하고 있네요.

자줏빛 기모노를 입고 머리에는 비녀를 여러 개 꽂았고, 얼굴은 젊은데 새하얀 머리카락 때문에 할머니로 보여요.

아주 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술은 묘한 웃음을 띠고 있어요. 얼핏 친절해보이지만 날카로운 눈빛이 예사롭지 않아요.

전천당은 아무도 갈 수 있는 가게가 아니에요. 행운을 가진 사람만 갈 수 있는 과자 가게인데다가 가게 주인 베니코는 과자값을 돈 대신 특별한 동전으로 받고 있어요.

신기한 건 마치 준비된 것처럼 손님의 주머니에 그 동전이 들어 있다는 거예요. 동전의 비밀을 살짝 말하자면 손님의 출생 연도가 동전의 발행 연도라는 거예요.


"이 과자가 행운일지 불행일지는 손님하기 나름이지요." 


2권에 나오는 전천당 과자는 모두 여섯 가지예요.

괴도 루팡 같은 전설적인 도둑이 될 수 있는 '괴도 롤빵', 아픈 것을 싹 낫게 해주는 주스 맛 알약과 아픈 곳을 척척 알아낼 수 있는 의사 가운 & 안경으로 구성된 '닥터 주스 세트', 앞날을 예측할 수 있는 '여우 전병', 연습을 안 해도 최고의 피아니스트가 될 수 있는 '뮤직 스낵', 복수하고 싶은 놈의 이름을 쓰면 복수를 해주는 '복수 딱지', 힘들거나 외로울 때 딱 알맞은 대화 상대가 나타나는 '손님 초대 홍차'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손님들에게 기묘한 과자들이 팔렸어요.


사실 첫 번째 '괴도 롤빵'은 나쁜 도둑에게 전천당의 행운이 생겨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결말을 보면서 고개를 끄덕였어요.

역시 나쁜 사람은 모처럼 찾아온 행운도 소용이 없구나... 

전천당에서 파는 과자들은 신비한 힘을 지녔지만 그 힘을 사용하는 사람이 어떤 마음을 가졌느냐에 따라 결과는 달라졌어요. 

그래서 이 책을 읽는 어린이들은 어떤 마음으로 살아야 할지, 여러 손님들의 이야기를 통해 저절로 배우게 될 거예요. 물론 신기한 과자에 홀려서 '나도 있었으면...'이라는 상상을 더 많이 하겠지만, 그것이 전천당의 매력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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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 - 아이언맨과 아리스토텔레스를 함께 만나는 필름 속 인문학
라이너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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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네마 천국>의 소년 토토처럼 영화를 사랑하던 시절이 있었어요. 가수 이문세와 이적이 함께 불렀던 '조조할인'의 추억을 간직한 세대라면 종로 일대의 극장들과 그 시절에 인기 영화들이 함께 떠오를 거예요. 그때는 극장에서 영화를 보고나면 친구와 영화 이야기로 몇 시간 수다를 떨고, 팜플렛을 보물처럼 클리어 화일에 고이 보관했었더랬죠. 

물론 극장에서 못본 영화들은 비디오 대여점을 통해서 엄청 많이 봤던 것 같아요. 제가 감히 영화를 사랑했노라고 말할 수 있는 건 그때 그 시절엔 영화를 보는 눈빛이 초롱초롱했고,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 저절로 신이 났기 때문이에요. 사랑하는 연인을 대하듯이.

그런데 사회생활을 하느라 피곤에 절어버린 몸뚱아리가 스르륵 감기는 눈꺼풀을 버텨내지 못하면서, 극장에서 꾸벅대며 조는 일이 벌어졌어요. 솔직히 충격받았어요. 어떻게 내가 영화를 보면서 잠이 들었지? 인정하긴 싫지만 어느 순간 영화에 대한 열정이 식어버렸고, 감동마저 사라졌더라고요.

이토록 장황하게 개인적인 추억을 늘어놓는 이유는 전부 이 책 때문이에요. 


<철학 시사회>는 영화 유튜버 라이너의 '영화 × 철학' 이야기 책이에요.

저자 라이너는 현재 유튜브 채널 '라이너의 컬쳐쇼크'에서 영화 이야기를 나누며 활발하게 활동 중이라고 하네요. 이 책은 그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어요.

한때 문학과 철학에 빠져 청년 시절을 보냈다는 저자는 '영화'를 통해 철학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특별히 이 책에 소개된 영화 목록은 다음과 같아요.


◆ 어벤져스 : 인피니티 워 - 감독 : 안소니 루소, 조 루소 (2018년)  

◆ 블레이드 러너  -  감독 : 리들리 스콧 (1982년)  

◆ 12인의 성난 사람들 (feat. 리갈하이)  - 감독 : 시드니 루멧 (1957년)  

◆ 매트릭스 -  감독 : 릴리 워쇼스키, 라나 워쇼스키 (1999년)  

◆ 기생충 - 감독 : 봉준호  (2019년)  

◆ 그래비티 - 감독 : 알폰소 쿠아론 (2013년)  

◆ 조커 -  감독 : 토드 필립스 (2019년)  

◆ 내부자들  -  감독 : 우민호 (2015년)  

◆ 다크 나이트 (2008년)  감독 : 크리스토퍼 놀란  (2008년)  ◆ 소리도 없이 - 감독 : 홍의정 (2020년) 

◆ 설국열차  - 감독 : 봉준호  (2013년)

◆ 그녀 - 감독 : 스파이크 존즈 (2013년) 


한두 편을 제외하면 이미 봤던 영화라서 책을 읽는 내내 영화의 장면들이 새록새록 떠올랐어요. 워낙 유명한 영화들이라서 대략적인 줄거리는 많이 알고 있을 텐데, 그냥 영화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서로 공감할 만한 감상평으로 끝났을 거예요. 하지만 저자는 그 내용 속에 숨겨진 철학을 끄집어내면서 동시에 열한 명의 철학자들을 소환하고 있어요.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소크라테스, 데카르트, 헤겔, 쇼펜하우어, 니체, 마키아벨리, 융, 마르크스, 붓다를 영화 이야기를 하며 만나게 될 줄이야... 

저한테는 철학자들의 등장이 반가웠어요. 그동안 결별했던 영화와의 재회랄까. 영화에 대해 식었던 열정이 철학을 통해 이성적인 감각으로 되살아난 것 같았어요.

'철학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은 세상을 향해 '왜'라는 질문을 던지고, 그 질문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진리를 탐구하는 학문이라고, 저자는 바로 그 '왜'라는 질문이 철학뿐만이 아니라 SF영화의 출발점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매우 공감했어요. 

다시금 찾아보는 명작 중에 <블레이드 러너>와 <매트릭스>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아니 예전보다 더욱 감탄하는 SF영화인데, 라이너의 철학 시사회를 접하고 나니 구체적인 이유들을 찾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로봇에게 패배한 인간은 노예로 추락합니다. 육체는 생체전지로 쓰이고 정신은 가상현실 매트릭스에 갇히죠.

이 매트릭스는 데카르트가 소환했던 바로 그 악마와 흡사합니다.

철학자 데카르트는 한없이 의심했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 감각하는 모든 것을 의심하기 이ㅜ해

'아주 교활하고 전능한 악마가 나를 속이고 있다면'이라는 가정을 했어요.

그렇습니다. 보고 있는 이 모든 것이 거짓일 가능성을 우리는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것이 데카르트가 사용한 인식론의 방법이었던 거죠."   (96p)


데카르트가 살았던 시대는 오랜 전쟁으로 인해 사람들이 큰 고통을 받았고, 사회가 불안했기 때문에 신비주의와 미신이 널리 퍼져 있었다고 해요. 이러한 시대에 데카르트는 합리주의 운동의 선구자로 떠오르면서 중세의 낡은 사고방식과 세계관에서 벗어나 새로운 세계로 나아가는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하네요. 이것이 철학과 철학자가 존재하는 이유인 것 같아요. 철학은 어려운 학문, 철학자의 전유물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삶의 도구였네요.

가수 나훈아님이 외쳤던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 덕분에 소크라테스가 소환되었듯이, <철학 시사회> 덕분에 다양한 영화들 속에서 철학자들을 소환할 수 있었네요. 영화라는 가상세계가 현실의 우리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을 새삼 확인하는 계기였어요. 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는 없어도 한 사람의 생각을 바꿀 수는 있으니까요.

<철학 시사회>에 소개된 영화들은 강력추천, 저 역시 다시 또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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