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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무늬들 - 이병철 사진 에세이
이병철 지음 / 새미 / 2021년 6월
평점 :
<사랑의 무늬들>은 사진 에세이인 동시에 사랑 에세이예요.
저자가 여행하고 사진 찍으며 기록한 모든 것들 속에서 사랑을 보았어요.
무엇을 위해 여행할까요. 저마다 목적은 다르겠지만 한 가지는 똑같을 것 같아요.
여행을 하며 가장 보고 싶고 그리운 사람이 있다면 그를 가장 사랑하는 거라고, 만약 그 사람이 곁에 있다면 당신은 행복한 사람이겠지요.
이 책은 아름답고 멋진 사진들로 채워져 있어요.
여행서적이 아니라서 사진마다 어떤 곳인지 자세한 설명은 없지만 그 대신에 사진을 찍은 저자의 마음들이 적혀 있어요.
눈으로 보는 건 머릿속에 기억되고, 카메라로 찍은 건 추억으로 남는 것 같아요.
싱그러운 산토리니의 풍경, 아마도 저자는 산토리니를 소중한 사람과 함께 여행했나봐요. 그 여름, 산토리니를 떠나며 아쉬워하면서도 다음을 기약하고 있어요.
너와 함께 그리스에 다시 여행오고 싶다고... 그러나 깊은 상처와 슬픔을 이야기하는 내용을 읽으면서, 떠나갔구나 짐작했어요. 물론 그 사람이 산토리니에서 함께 했던 그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찌됐든 그 기억들을 남긴 건 사랑이겠지요. 그래서 이 책의 글들은 산문인데 시처럼 느껴졌나봐요.
저자는 시인이었군요. 사진에세이라서 사진작가의 책인 줄 알았더니 시인이었어요. 살아가며 사랑하는 모든 것을 시의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사람.
시인은 따로 있다고 생각했는데, 저자는 우리 모두가 시인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사랑을 아는 사람은 시인이 된다.
아무리 해도 사랑을 모르겠다는 사람 또한 시인이 될 수밖에 없다.
시는 궁극적으로 사랑의 탐구이기 때문이다.
...
내게는 당신을 향해 쏟아지는 심장을 움켜쥔 채, 살아서는 다시 못 꿀
꿈처럼 황홀한 당신을 불치병으로 앓던 날들이 있다.
나는 그 고통의 시절을 조금도 후회하거나 원망하지 않는다.
생의 가장 아름다운 날들을 다 쏟아 부어 남김없이 사랑해봤기 때문이다.
한 생애보다 긴 낮잠에서 깨어나도 당신이 내 곁에 있는 세싱이었다.
나는 그 세상을 살아봤다. 충분하다."
- 사랑의 탐구 (206p)
저자는 크레타 니코스 카잔차키스 묘지 앞에서 울었다고 해요. 거기에 적힌 묘비명을 보면서.
"나는 아무것도 바라지 않는다. 나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는다. 나는 자유다" (305p)
사랑 때문에 웃다가 사랑 때문에 우는 것이 우리들 인생인데, 어떻게 살아야 크레타 니코스 카잔차키스처럼 자유로울 수 있을까요.
아직까지는 모르겠어요. 좀 더 살아봐야 알 수 있을런지. 그래도 괜찮은 건 사랑하고 있으니까, 사랑 덕분에 살아갈 수 있어서 행복한 것 같아요.
저자가 남긴 사랑의 무늬들이 제 마음까지 몽글몽글하게 만든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