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날다 - 우리가 몰랐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참혹한 실상
은미희 지음 / 집사재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일본의 전쟁 범죄를 밝히다! 전 세계 널리 읽혀야 할 책,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책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비, 날다 - 우리가 몰랐던 위안부 할머니들의 참혹한 실상
은미희 지음 / 집사재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선뜻 펼치기 어려운 책이었어요.

소설로 쓰여졌지만 모든 내용이 사실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요.

다만 그 참혹한 실상을 확인하기가 겁이 났던 것 같아요. 그럼에도 반드시 알아야 할 역사이기에 두 눈 크게 뜨고 읽었어요.

<나비, 날다>는 위안부 할머니들의 증언으로 빚어낸 피비린내 나는 진실이에요.

원래 이 책은 영어로 먼저 출간되었다고 해요. 당시 숱한 협박과 저항에 부딪쳤지만 미국 연방공무원인 이상원 박사의 노력으로 영어판이 나올 수 있었다고 하네요. 

파렴치한 일본은 역사 앞에 반성은커녕 여전히 기만하고 있어요. 올해 일본 언론에서는 미국 하버드대 교수의 논문이라면서 태평양전쟁 당시 성계약은 여성들의 자발적인 성매매였다는 황당한 주장을 펼쳐서 논란이 되고 있어요. 알고보니 하버드대 교수라는 사람은 일본으로부터 후원을 받는 일본 소속의 직원이었음이 밝혀졌어요. 억지 주장과 역사 왜곡을 지속하며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고통을 주는 일본을 도저히 용서할 수가 없어요.

일본인들은 어린 소녀들을 짐승처럼 끌고 가 군인들의 성노예로 만들었어요. 그리하여 수많은 소녀들이 무자비한 폭력 앞에 목숨을 잃었으며, 살아도 산 것이라 할 수 없는 지옥을 경험했어요. 

열다섯 살 순분은 처녀 공출을 피해 숨어 지내다가, 훨훨 나는 나비에 홀려 밖으로 나왔다가 끌려 갔어요. 그러나 이 모든 비극은 나비 탓이 아니에요. 우리 민족이 나비처럼 약했기 때문에, 일본인들은 나비를 발로 짓밟듯이 우리를 하찮게 여겼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에요. 이것은 명백한 일본의 전쟁 범죄이며 대학살이었어요. 

이 책을 읽고나면 일본이 그토록 출간을 방해했다는 사실에 또 한 번 분노하게 될 거예요. 

차마 입에 담을 수도 없는 끔찍한 만행들을 글로 읽는 것도 힘든데, 그걸 직접 당했던 소녀들을 떠올리면 할 말을 잃게 돼요. 겨우 열다섯 살이에요. 굴러가는 낙엽에도 까르르 웃음이 터질 나이, 그냥 순진한 어린애들인데 어떻게 그런 짓을 할 수 있는지...... 참을 수 없는 건 아직도 반성하지 않는 태도예요.


순분, 봉녀, 금옥... 그리고 이름조차 사라진 수많은 소녀들의 희생이 더 이상 모욕당하는 일이 없어야 해요. 

그들은 무참하게 나비를 짓밟았지만, 우리는 이제라도 그 나비가 훨훨 날 수 있도록 진실을 널리 알려야 해요. 우리가 역사를 바로 잡아야 비로소 나비는 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일본에게 경고하고 싶네요.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으며, 역사는 결코 당신들을 용서하지 않을 거라고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극락왕생 4
고사리박사 지음 / 문학동네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세상에 가장 무서운 건 뭘까요.

귀신? 으음, 그보다 더한 게 있을 걸요.

아마도 정(情)!

떼려야 뗄 수 없는 마음.


티격태격 싸우던 자언과 도명 사이가 심상치 않아요.

어쩔 수 없이 일년간 붙어 있어야 한다며 투덜대던 도명이 언제부턴가 자언을 진심으로 챙기고 있어요.

물론 그 마음을 자언도 느끼고 있고요.

그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다가 불쑥 슬픔이 밀려왔어요. 결국 도명이 자언을 극락왕생에 데려다 주고 나면 둘은 헤어지게 될 테니...

인간의 삶이란 시한부라는 걸 알고 있으면서도 늘 이별 앞에 속수무책, 무너지게 되네요.


학교 도서실 귀신이 신 스틸러였어요.

도서실에 붙박이로 존재하는 귀신이 매년 신입생 중 한 명에게 마음을 주고, 졸업식과 함께 떠나보내는 것이 주된 이야기는 아니었는데, 자꾸만 도서실 귀신이 생각났어요.

자언이는 다시 고3 시절로 돌아가 두 번째 삶을 살게 되면서, 아주 오랫동안 잊고 있던 감정들을 떠올리고 있어요. 정다운 친구들과의 추억, 그리고 한 곡의 부르스...


우리는 왜 외로울까요.

정호승 시인은 "외로우니까 사람이다"라고 했어요.

처음엔 그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조금 알 것 같아요.  

<극락왕생>은 삶과 죽음의 경계를 뛰어넘는, 신비로운 이야기 속에서 반짝이는 깨달음을 주네요.



"서른 살 즈음에는

그런 날이 있지 않았을까?

무용한 것은 다 잊었다 믿고 지내던 어느 날,

불쑥 마음속에서 무엇인가 솟아나서 -


고개를 짚고 

가물가물 떠올려보진 않았을까?


한때 온 마음을 다해

사랑한 것들을

언젠가 다시

떠올릴 수밖에 없게 된다면


결국 내가 누구인지를 정하는 건

내가 사랑한 무용한 것들이 아닌가."    (238-241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나무, 돌, 그리고 한국 건축 문명 - 동과 서, 과거와 현재를 횡단하는 건축 교양 강의
전봉희 지음 / 21세기북스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건축물들이 존재해요. 

낡은 것은 사라지고 매일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지고 있어요.

유독 우리나라는 개발에 초점을 맞춘 탓인지 잘 보존된 옛 건축물을 찾기가 어려운 것 같아요.

평소 역사에 관심을 갖다 보니 과거와 현재를 잇는 건축물에 대한 흥미도 생기더라고요.

<나무, 돌, 그리고 한국 건축 문명>은 건축역사학을 연구해온 저자가 들려주는 건축사 강의라고 할 수 있어요.

이 책은 세계사적 시각에서 한국 건축 문명의 특징과 흐름을 다루고 있어요.

우선 우리의 건축 문명을 이해하기 위해 세계 건축 문명부터 설명하고 있어요. 세계의 건축 문명권은 크게 돌의 건축 문명권과 나무의 건축 문명권으로 나뉜다고 해요. 건축의 기본 재료인 돌과 나무로 구분하고, 그 다음은 어떻게 짓는지 구축법을 기준으로 나눌 수 있어요. 나무를 짜 만드는 동쪽 문명권과 돌이나 벽돌을 쌓아 만드는 서쪽 문명권으로 나누는데, 이때 동서 구분선은 지리적인 경계선이 아니라고 해요. 저자는 동과 서로 크게 나누어 여러 특성을 대비한 것은 어디까지나 상대적인 평가일 뿐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건축에서 동과 서의 차이가 더 두드러지는 이유는 시각적이고 관념적일 뿐 아니라 사회적이고 현실적인 성과물이기 때문이라고 해요. 커다란 건축물은 한두 사람의 생각이나 노력으로는 이룰 수 없고, 오랜 기간 국가적인 건설 사업으로 완성되기 때문에 공동체의 욕구가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건축이 갖는 예술과 실용의 중간적 혹은 인문학과 공학의 종합적 성격도 지역적, 시대별 차이가 존재해요. 우리나라에도 신라와 고려, 조선의 차이가 큰데, 남아 있는 목조 건축물로는 고려 말까지만 확인할 수 있어서 그 전모를 파악해 비교하기는 불가능하며, 돌로 만든 석축과 기단, 주춧돌과 기와 등으로만 봐도 조선시대 건축은 신라나 고려 건축처럼 높이와 규모 면에서 크지도 않고 화려하지도 않다고 해요. 지금 우리가 말하는 전통의 많은 부분은 조선 후기에서 유래한 것인데, 우리의 근대에는 일제 식민 지배 시기가 있었기 때문에 근대적 변화에 따른 부정적인 면이 부각된 측면이 있어요. 그래서 전통은 개별성보다는 개연성, 고정성보다는 유동성, 고유성보다는 다채로움에 근거하여 인식해야 한다는 거예요. 전통에 대해서는 언제나 유연한 태도로 볼 필요가 있어요.

우리의 전통 건축을 이해하기 위해 건물 각 부분의 기능과 의미, 그리고 짓는 과정이 자세히 나와 있어요. 남아 있는 전통 건축을 평면 기준으로 살펴보면 대다수가 사각형이며, 3칸 x 3칸이 유독 많다고 해요. 저자가 처음 3칸 x 3칸 평면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창덕궁의 선정전을 보았을 때인데, 일반 불전과 달리 앞줄 기둥을 남겨둔 이유가 궁금하여 자료를 찾고 답사를 한 결과, 그 구조가 엄청나게 효용성이 높고 역사적 연원도 오랜 형식임을 알게 되었다고 하네요. 구조적인 단조로움을 깊이 들여다보면 세밀한 차이를 발견할 수 있어요. 

이 책에서는 우리의 과거와 현재까지의 건축과 세계의 건축 양식을 대비하여 보여줌으로써 건축에서 전통과 역사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어요. 새롭게 등장한 건축 역사학은 과거의 사건들을 분석해 미래의 건축을 예측하는 과학적 방법론을 활용하고 있어요. 따라서 우리의 건축 문명이 역사적으로 어떤 변화를 거쳐 오늘에 이르는지를 살펴보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우리 건축의 고유성을 찾을 수 있고,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세계 건축 문명에 기여하는 통로가 될 수 있으니까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낯선 자의 일기
엘리 그리피스 지음, 박현주 옮김 / 나무옆의자 / 2021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살인자가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피해자의 죽음은 목적이 아닌 수단이었어요.

시신 옆에는 살인자가 남긴 쪽지가 놓여 있어요.

"지옥은 비었다."

이는 빅토리아 시대 고딕 문학 작가인 R.M. 홀랜드의 단편 공포 소설 「낯선 사람」속에 나오는 문장이라고 설명하고 있어요.

<낯선 자의 일기>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중요한 단서로 등장하는 가상의 작가와 작품이에요. 소설 속 소설.

원래는 셰익스피어의 희곡「템페스트」에 나오는 문장인데, 홀랜드가 자신의 소설에서 인용한 거예요. 

"지옥은 비었다.

그리고 모든 악마는 여기에 있다."


매우 특이한 구성으로 이야기가 전개되고 있어요. 

세 명의 여자가 번갈아 가며 각자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40대의 클레어와 그녀의 십대 딸 조지아 그리고 30대의 형사 하빈더.

만약 고딕 문학에 대한 이해가 있었더라면 숨겨진 장치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었겠지만 오히려 몰랐기 때문에 깨달은 것도 있어요.

그건 바로 '이것이 고딕 문학이다'라는 걸 보여주고 있다는 거예요. 「낯선 사람」을 통해서.

안개 속을 헤매는 기분, 한치 앞도 알 수 없어서 두렵지만 계속 나아갈 수밖에 없는 상황.

점점 조여오는 공포...

왠지 공포 영화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와 유사한 분위기가 연출되고 있어요. 살인자는 유령처럼 피해자와 연관된 사람들의 주위를 맴돌고 있어요.

죽은 엘라의 동료였던 클레어는 자신의 일기장에서 낯선 글씨를 발견했어요. 

작게, 모두 대문자로 쓰인 글자.

안녕, 클레어. 당신은 나를 모르죠.   (97p)

소름끼치는 사실은 엘라의 시체에 남겨진 쪽지의 필적과 동일하다는 거예요. 이후에도 살인자는 클레어의 일기장에 자신의 메시지를 남겼어요. 고의적인 단서 흘리기.

이는 두 가지 효과가 있어요. 클레어에 대한 위협과 새로운 단서 제공.

클레어 입장에서는 이 사실을 경찰에게 알릴 수밖에 없고, 경찰은 당연히 그녀의 일기장을 증거물로 압수할 수밖에 없는 거죠. 왜냐하면 또 살인사건이 벌어졌기 때문이에요.

이제는 모든 사람이 용의선상에 놓였어요. 궁금한 건 살인자의 정체가 아니라 살인자의 의도예요. 도대체 왜 죽였는가.

충격적인 결말 앞에 잠시 할 말을 잃었어요. 두 눈 뜨고 지켜봤으면서도 우리가 놓쳤던 것들. 

 


"괜찮으시면," 낯선 사람이 말했다. "이야기를 하나 해드리고 싶소.

긴 여행인 데다 하늘 상태를 보아 하니 한동안은 이 칸에서 나갈 길은 없을 테니

이야기를 나누면서 몇 시간 보낸들 어떻겠소?

늦은 10월 저녁에는 딱 제격이지.  (11p) (189p) (485p)


<낯선 자의 일기>의 첫 문단인 동시에 R.M. 홀랜드의 단편 공포소설 「낯선 사람」의 첫 문단이에요.

엘리 그리피스는 친절하게 세 번이나 우리에게 들려주고 있어요. 마지막에 「낯선 사람」전문이 실려 있는데, "어쩌면 나는 완벽한 지복을 향해 가는 당신의 여행을 그저 재촉했을 뿐이라오."(499p)라는 문장에서 지복(至福)이라는 단어가 왠지 지옥(地獄)으로 느껴졌어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