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오포이트리
좌용주 지음 / 이지북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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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우주를 알게 된 시점이 언제였는지 정확히 기억나진 않지만 굉장히 놀랐던 건 확실해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가 세상의 전부가 아니라 더 넓은 우주가 존재한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이상했던 것 같아요.

인류는 어떻게 지구에서 생겨났고, 지구의 역사는 어떻게 밝혀냈을까요.

솔직히 학교에서 과학을 배울 때는 근본적인 질문에 접근한 적이 없어요. 교과서에 적힌 과학 지식들을 그대로, 어떤 의문도 갖지 않은 채 받아들였던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지구는 도저히 외면할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해 있어요. 세계 곳곳에 나타나는 기후 변화는 이제 기후 위기라고 불러야 할 정도로 심각하며, 과학자들은 환경 위기 상황이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올 거라며 경고하고 있어요. 먼 미래 혹은 나와는 무관한 영역이라고 여겼던 '지구'가 인류의 주제이자 과제가 되었어요.

지구과학자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색다른 지구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지구 생명의 출현과 진화를 지구의 변동, 즉 판구조론을 통해 추적한 최근의 연구들을 소개하고 있어요. 이는 지금까지 잘 알려지지 않았던 과학적 진실에 접근하기 위한 시도라고 볼 수 있어요. 아직 사실로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나의 가설, 실험적인 내용이라서 우리의 상상력과 창의성을 발휘하여 모든 가능성에 대해 열린 태도를 가져야 한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그래서 저자는 책 제목을 '지오포이트리'로 정했다고 해요. '지오(Geo)'는 땅 또는 지구를 가리키고, '포이트리(poetry)'는 시를 뜻하는 합성어로 땅이나 지구를 노래하는 서사시로 번역할 수 있다고 해요. 원래 지오포이트리의 출처는 네덜란드의 위대한 지질학자 엄프로브의 저서에 나온 아이디어인데, 미국의 지질학자 해리 해먼드 헤스가 해저확장설을 주창한 가설에서 인용하면서 자신의 논문을 '지오포이트리의 에세이'로 여겨달라고 한 것이 그 용어를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고 해요. 이제껏 과학은 이성의 학문이라고 생각했는데, 과학자의 상상력이 없었다면 발전할 수 없었을 거예요.

우리가 지구에 대해 알고 있는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기 때문에 지구의 역사를 살펴보고, 앞으로의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지오포이트리라고 볼 수 있어요.

지구의 탄생부터 차근차근 지나온 시간과 지질 시대를 살펴보는 과정을 통해 현재를 정확하게 인식하는 잣대가 되고 있어요. 지구 46억 년의 역사에 비하면 인류의 역사는 극히 짧은 찰나에 불과하지만 지구 환경에 미친 악영향은 엄청나게 심각한 수준이며, 이를 해결해야 할 시간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이 현실이에요. 그러니 우리는 인류의 미래를 생각하고 대책을 세워야만 해요. 결국 지오포이트리는 지질학자를 비롯한 과학자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류 생존의 문제였네요. 격변하는 지구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인류의 노력은 계속 되어야 한다는 걸 과학의 언어로써 심장을 두들기네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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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괴한 레스토랑 1 - 정원사의 선물
김민정 지음 / 팩토리나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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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십대 시절을 떠올릴 때가 있어요. 또렷했던 과거의 기억들이 언젠가부터 색 바랜 사진처럼 변하면서 모든 게 꿈 같이 느껴진달까.

아마도 나이든다는 증거인 듯. 몸은 늙어도 마음은 늙지 않는 법. 

판타지 소설을 좋아하는 것도 꿈꾸는 마음 탓인 것 같아요. 상상은 제약이 없으니까 무한하게 펼칠 수 있으니까요.

<기괴한 레스토랑>은 팩토리나인에서 출간된 한국 판타지 소설이에요.

주인공 시아는 열여섯 살 소녀예요. 갑작스런 이사 때문에 엄마 아빠에게 엄청 화를 냈지만 돌이킬 수 없다는 걸 알고 있어요. 처음엔 속상했는데 열심히 달래는 엄마 덕분에 마음이 한결 나아졌어요. 떠나기 전 마을 뒤쪽 숲속의 익숙한 나무들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네다가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했어요. 한쪽 눈은 보라색, 한쪽 눈은 금색인 오드 아이의 고양이. 그 특이한 색깔의 눈동자에 빠져든 시아는 어느새 차에 내려 고양이에게 다가갔어요. 그 고양이는 마치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시아를 커다란 굴 속으로 유인했어요. 아아아아아아아아악! 

앨리스의 동굴로 떨어진 시아는 기괴한 레스토랑에 도착했고 고양이로 변했던 마술사 루이를 만나게 되면서 진짜 모험이 시작돼요.


"열여섯이라니, 너무 어리지도 늙지도 않은 심장이라고 좋아하시는군요.

싱싱하고 쫄깃한 심장이라고 기뻐하십니다."

... "축하드립니다. 당신은 이 레스토랑의 영업주, 해돈 님을 위한 영광스러운 죽음을 맞이하게 되셨습니다.

해돈 님께서 지금 걸리신 병은 인간의 심장만이 치료 약인 병......"  (33p)


오호라, 이건 별주부전 같은 전개군요. 그러나 시아의 미션은 한 달 동안 레스토랑에 머물며 일하면서 자신의 심장을 대신할 치료법을 찾는 거예요. 무작정 심장을 뺏는 게 아니라 기회를 줬다고 볼 수 있죠. 물론 시아의 의견과는 무관하지만.

별별 희한한 요괴의 등장과 함께 주인공 시아의 모험을 흥미롭게 보여주고 있어요. 열여섯 살 소녀가 이상하고 기괴한 레스토랑에 갇혀서 제대로 미션을 해결할 수 있을런지, 조마조마 지켜보게 되네요. 꿈을 꾸듯이 열여섯 살로 돌아간 듯, 즐거운 모험이었네요. 다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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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호텔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2
마리 르도네 지음, 이재룡 옮김 / 열림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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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호텔의 의인화, 주인공의 상황이 인생을 보여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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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호텔 프랑스 여성작가 소설 2
마리 르도네 지음, 이재룡 옮김 / 열림원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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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엄호텔>은 할머니가 유산으로 남긴 호텔과 두 언니를 떠맡게 된 주인공의 이야기예요.

요즘 드라마에 푹 빠져 있는 A가 이 책을 힐끗 보더니, "호텔 델루나!"하더라고요.

낡고 오래된 호텔이라는 점과 특정한 사람들만 갈 수 있다는 점에서는 비슷하긴 하네요. 물론 소설 내용도 모른 채 그냥 호텔이라는 단어에서 연상된 반응일 뿐이지만 묘하게 공통점이 있더라고요. 장엄호텔은 할머니의 고집으로 늪지대에 세워진 호텔이에요. 자기만의 호텔을 갖고 싶다는 할머니의 오랜 꿈이 이뤄진 거예요. 그래서 할머니는 장엄호텔을 자랑스럽게 여겼고 한때는 손님들로 북적이던 호시절도 있었지만 지금은 다 지난 얘기예요.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로는 장엄호텔도 변했어요. 주변에 철도 공사 중이라서 

손님들은 모두 공사판 사람들인데 낡은 호텔이라 여간 불평이 많은 게 아니에요.

주인공에겐 배우를 꿈꾸는 첫째 언니 아델과 태어날 때부터 아팠던 둘째 언니 아다가 있는데, 둘다 언니 노릇은커녕 주인공의 보살핌을 받으면서도 얼마나 투덜대는지 몰라요. 한마디로 철부지 언니들이에요. 호텔일은 전혀 도울 생각도 없고, VIP 고객처럼 대우받으려고만 해요. 손님들을 상대하고 호텔의 방들을 청소하며 변기를 뚫는 일, 하수관을 신경쓰는 일 등 전부 주인공의 몫이에요. 점점 일이 버겁게 느껴지고 이 모든 고생의 근원이 언니들이란 생각이 들어요. 하지만 주인공에게 유일한 재산은 장엄호텔뿐이니 도망갈 수도 없어요. 

늪지대에 전염병이 퍼지면서 장엄은 가장 싸구려 등급으로 떨어졌고, 보건 심의관들이 장엄호텔을 검역하러 오면서 큰 위기가 닥쳤어요. 언니들을 제외하곤 온 세상이 장엄호텔을 죽이려고 음모를 꾸민 것만 같아요. 그러자 언니들이 처음으로 협조했어요. 아다가 빨래를 맡고 아델이 손님을 맞이하고, 주인공은 변기를 담당하게 된 거죠. 외부의 위협 앞에 세 자매가 호텔을 구하기 위해 똘똘 뭉치게 된 거예요. 그렇다고 언니들이 완전 정신을 차렸다고 볼 순 없어요. 여전히 틈만 나면 주인공에게 비난을 퍼붓고 따돌리기까지 해요. 솔직히 주인공의 상황이 안쓰러우면서도 미련하게 참는 걸 이해할 수가 없어요. 왜 혼자 희생하는 건지 모르겠어요. 


"문득 내가 더 이상 청춘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37p)


장엄호텔처럼 주인공 역시 나이들었음을 짐작할 수 있어요. 젊지 않은 나이에 고생하는 이유는 한 가지예요. 호텔을 되살리는 것.

주인공은 큰맘을 먹고 망가진 네온사인을 고쳤어요. 늪지대에 유일한 호텔이라서 밤에는 네온사인이 화려하게 존재감을 뽐낼 수 있거든요.


 "어둠 속에서 반짝이는 네온사인이 없는 장엄호텔은 더 이상 장엄호텔일 수 없기 때문이다.

글자가 하나씩 깨져 호텔 이름을 짐작지 못했던 때도 있다. 

이제는 다시 글자가 빛을 내며 할머니 시절처럼 멀리서도 잘 보인다.

더욱 잘 빛나기 위해 네온도 더 강해져야 했다.

그리고 이전처럼 잘 깜박인다. 밤에는 장엄호텔이 새 건물이라고까지 생각되리라.

밤에는 장엄호텔이 새 건물이라고까지 생각되리라.

네온사인 덕분에 밤에 늪에서 길을 잃을 위험도 없다."  (43-44p)


낡은 호텔이 서서히 허물어지고, 두 언니의 늙은 몸이 여기저기 아프면서 말썽을 부려도 주인공은 꿋꿋하게 장엄을 지키고 있어요. 오직 할머니에 대한 무한한 존경심으로 버티고 있는 거예요. 버티지 못한 건 둑이에요. 주인공이 버티는 한 장엄도 버틸 수 있을 거예요. 아니 그러기를 바랄 뿐이에요. 

결국 늪지대의 어둠을 밝히는 호텔의 네온사인 같은 주인공의 현실이 우리와 다르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네요.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고, 삶은 버텨내야 하므로....... 삶은 누구에게나 장엄하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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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 하우스 물구나무 세상보기
김완진 지음 / 어린이작가정신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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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USE(하우스)는 독특한 책 표지에 끌려서 읽게 된 그림책이에요.

가운데 빨간 벽돌집이 보이죠? 

사실 집보다 더 눈에 띄는 존재들 때문에 신경이 엄청 쓰여요. 주택가에서 마주칠 것 같지 않은 그들은 누구일까요.


"우리 집에서 밤마다 자꾸만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지고 있어요!

얼마 전에 우리 집이 낯선 동네로 이사를 왔어요.

그 뒤로 자꾸 이상한 일이 일어나요.

아침마다 얼굴이 까끌까끌하고 이상한 기분이 들어요.

이웃들도 얼마나 수상하고 무서운지 몰라요.

밤이면 일 층에서 늑대 인간이 울고,

윗집 외계인은 광선을 내쏘고,

옆집에서는 로봇이 쿵쿵거리며 돌아다녀요.

내가 똑똑히 봤다니까요! 정말이에요!"   

                     

이 책을 읽고나서 슬그머니 미안한 마음이 생겼어요. 

그동안 이사를 하면서 아이들의 마음을 다독여준 적이 없었거든요. 익숙했던 동네와 친구들을 떠나야 하는 마음이 분명 좋지 않았을 텐데 세심하지 못했어요.

아직 어리니까 괜찮을 거라고, 적응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거라고 지레 짐작했던 것 같아요. 주인공 소년의 시선으로 바라보니 그 불안한 마음이 조금 이해가 됐어요.

소년은 아주 소심하게 '전에 살던 집이 좋았는데...'라며 말을 아끼고 있어요. 왜냐하면 엄마 아빠가 이사 온 뒤로 편안해 보였기 때문이에요. 이사 오기 전까지는 엄청 걱정하던 부모님을 보면서 소년도 마음이 불편했을 거예요. 그러니 이사가 마음에 들지 않은 소년은 꾹 참고 있는 거예요. 자신이 싫다고 투정부리면 부모님이 속상해 하실 테니까요. 그 착한 마음이 느껴져서 기특하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했어요. 

이사하고 나면 잠자리가 바뀌니까 잠을 푹 못 자기도 하잖아요. 소년은 아침에 일어나면 이상한 기분이 드는데 마치 밤새 모래 폭풍이 휘감고 지나간 것처럼 얼굴이 까끌까끌한 느낌이 남아 있다고 표현하네요. 까끌까끌한 느낌... 뭔가 불편하고 불안한 심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것 같아요. 매일 밤마다 무서워서 잠 못드는 소년은 이웃집 낯선 사람들이 늑대 인간, 외계인, 로봇으로 보이는 거예요. 정말 그렇게 보였거든요. 그래서 소년은 엄마 아빠에게 그 모든 걸 털어놓았어요. 

아참, 그 까끌까끌한 느낌의 정체가 마지막에 밝혀졌어요. 그냥 단순한 상상이나 꿈이 아니었더라고요. 그리고 진짜 결말은 너무 놀라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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