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르시아 마르케스 - 카리브해에서 만난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 클래식 클라우드 29
권리 지음 / arte(아르테)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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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르시아 마르케스>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읽어야 할 책이라고 느꼈어요.


아르테 클래식 클라우드 시리즈는 특별해요. 우리 시대 대표 작가 100인이 내 인생의 거장을 찾아 떠나는 여행이라는 콘셉트로 세계 인문기행을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에게 거장을 소개하고, 그 거장이 태어나고 자랐으며 명작을 탄생시킨 공간들을 알려주는 여행 가이드가 바로 우리의 대표 작가예요. 


작가의 관점에서 위대한 작가의 발자취를 따르는 여정은 단순한 답사여행 그 이상이라고 생각해요. 왜냐하면 작가는 우리가 미처 보지 못했던 시공간적 배경과 역사적 맥락을 짚어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위대한 작가의 삶과 작품에 대해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도록 돕는 친절한 안내서인 것 같아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백 년의 고독』이라는 작품으로 기억하고 있어요.


『백년의 고독』은 마콘도라는 마을을 세운 부엔디아 가문의 6대에 걸친 흥망성쇠를 그린 작품이며, 1982년 노벨문학상 수상작이기도해요.




1927년 3월 6일 아침 9시, 시골집에서 폭우와 함께 열한 명 중의 맏이로 태어난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이하 '가보')*는 마흔 살에 첫 인세를 받을 때까지


줄곧 가난하게 살았다.


... 가보는 시가 대세인 콜롬비아 문학계에서 돈도 되지 않는 소설을 쓰기 시작했고,


콜롬비아 에소문학상 측에 당시 자신의 심정을 힘껏 담아『이 똥 같은 마을』을 보냈지만,


1962년에  『불행한 시간』이라는 얌전한 제목으로 세상에 나왔다.


그는 판권을 회수하고 책을 불태우려고 했지만 소용없었다. 


그때도 그는 아마 '똥 같은!"을 외쳤을 것이다.


... 훗날 그가 『백 년의 고독』으로 가난을 빠져나오는 과정을 보면 


마치 몬테크리스토 백작의 현신을 보는 듯하다. 


... 여러 "똥 같은" 상황 속에서도 그는 카리브인 특유의 낙천성을 잃지 않았고,


실수투성이 인간을 비난하지 않고 현실을 즐겼으며, 새와 강과 돌과 하늘을 사랑했다. (11-13p)




저자는 가르시아 마르케스를 "생의 낭만을 아는 작가"이자 카르브해에서 만난 20세기 최고의 이야기꾼이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책 안에는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생애와 문학 공간을 표시한 지도 한 장이 들어 있어요. 어릴 때는 가난하고 불안정한 가정 형편 때문에, 커서는 콜롬비아의 정치 상황 때문에 방랑생활을 했는데, 콜롬비아의 아라카타카, 보고타, 바랑키야, 카르타헤나, 프랑스의 파리, 쿠바의 아바나, 스페인의 바르셀로나, 멕시코의 멕시코시티에서 가보를 만날 수 있어요. 가보가 창조해 낸 새로운 유토피아의 이름은 그 유명한 '마콘도'예요. 마콘도는 그가 살던 아라카타카 집 근처에 있는 농장 이름이었다고 해요. 법대생이었던 가보는 스물세 살 때 작가가 되겠다며 아버지의 반대를 무릅쓰고 대학을 중퇴했는데, 그때 어머니 루이사가 갑자기 외할아버지의 집을 팔러 같이 가자며 그를 아라카타카로 데려갔고, 이 여행에서 『백 년의 고독』이 탄생하게 된 중요한 사건을 만나게 됐어요. 잔혹했던 바나나 농장 노동자들 학살 사건이 그의 데뷔작 『썩은 잎』과 대표작 『백 년의 고독』에서 핵심적으로 다뤄지고 있어요.


왜 가보는 전쟁을 일으키거나 마콘도를 호령한 인물이 아니라 조연급에 불과한 호세 아르카디오 브엔디아의 죽음을 그토록 길게 묘사했을까요.


가문 최초의 인간인 호세 아르카디오 부엔디아가 죽었을 때 소리 없이 밤새 내려 바깥에서 잠자던 짐승들을 질식케 한 노란 꽃비의 이미지와 집시 남자를 따라다니던 노랑 나비가 이어지면서 노랑 꽃과 노랑나비는 죽음을 상징하게 되었다고 해요. 호세 아르카디오 브엔디아의 중간 이름은 서구의 이상향인 '아르카디아'에서 유래했는데, 이 이름이 가문 대대로 이어지면서 그 이름을 가진 이들은 대부분 고독사했어요. 저자의 말처럼 『백 년의 고독』은 『백 년의 고독사』라고 바꿔도 될 것 같아요.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삶이 문학이었고, 작품이 곧 삶이었던 가르시아 마르케스와 『백 년의 고독』을 제대로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는 특별한 수업이자 여행이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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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마음을 알아주는 그림책빵집 1호점
신헌재 외 지음 / 정인출판사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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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소한 빵 냄새가 주는 행복을 떠올리면서 이 책을 펼쳤어요.

"오늘 하루, 여러분의 마음은 어땠나요?"

<내 마음을 알아주는 그림책빵집 1호점>은 우리 아이들의 마음 치유를 위한 책이에요.

그림책빵집 이용방법은 간단해요. 먼저 아이의 고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그 고민을 해결할 수 있는 '오늘의 빵'을 고르면 돼요.

이 책은 부모와 아이가 함께 읽으면서 보이지 않는 마음을 들여다보고 돌보는 방법을 배울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어요.

아직 사춘기는 아닌 것 같은데, 갑자기 짜증이 늘고 화를 내는 이유가 뭘까요.

아이는 자기가 왜 화를 내는지 잘 모르겠다고 하더라고요. 자꾸만 화가 나는 마음에 대해 오늘의 빵은 팬케이크예요.

"짜증 부리는 건 시러, 시러~ 업 가득 팬케이크 ♪"

시러 팬케이크 레시피는 특별해요. 내 진짜 기분을 말할 수 있는 솔직함 한 쪽과 내 마음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 두 컵, 나를 믿고 바라보는 우리 가족의 사랑 세 스푼이라는 재료가 필요해요. 추가적으로 나만의 비법 재료를 생각하여 넣을 수 있어요. 팬케이크가 구워지는 동안 그림책 '모두 다 싫어'를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책 속에는 그림책 내용이 스마트폰 화면으로 꾸며져 있어요. 좋은 데 싫은 건 뭘까요, 그냥 싫다고 표현했지만 진짜 속마음은 관심 받고 싶고 사랑 받고 싶은 게 아니었을까요. 그림책의 주인공을 보면서 어떤 마음이 들었는지 이야기해보면 아이의 마음이 드러날 거예요.

'맛있는 공유'에는 좀 더 도움이 될 만한 내용들이 나와 있어요. 오늘의 빵을 생각하면서 화가 나거나 불쾌한 경우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알려주는 QR 코드 영상을 볼 수 있어요. 아이의 마음을 다듬어주는 그림책 영상은 익숙한 스마트폰으로 그림책 내용이 볼 수 있어서 색다른 즐거움이 있네요. 제빵사가 추천하는 그림책은 목록이 적혀 있어서 찾아 읽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마음 처방전과도 같은 그림책들을 다 읽었다면 '마음 키우기'라는 독후활동을 할 수 있어요. 빵 반죽하기는 내가 싫어하는 것들을, 빵 굽기에서는 '싫어'라는 말 대신에 쓸 수 있는 말들을 적어 보는 활동이에요. 모두 적었다면 "빵 나왔습니다!"라는 접시 그림 위에 스티커를 붙일 수 있어요. 

아기자기 예쁜 그림책빵집에 오니 이런저런 고민들이 신기한 오늘의 빵으로 척척 해결되는 것 같아요.

'오늘의 빵'은 크게 세 가지 종류인데, 마음을 돌보는 빵, 마음을 채우는 빵, 마음을 나누는 빵으로 나뉘어 있어요. 다양한 고민들이 마음을 알아주는 그림책빵 덕분에 한결 나아진 것 같아요. 당장 고민이 사라지는 건 아니지만 자신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인지, 스스로 마음을 돌아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아요. 무엇보다도 좋은 그림책들을 더 많이 알게 되어서, 책 읽는 즐거움도 커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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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코리아 2022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22 전망
김난도 외 지음 / 미래의창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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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에서 10대 트렌트를 발표한지 벌써 열여섯 번째라고 해요.

매년 이맘때가 되면 볼 수 있는 책, 바로 <트렌드 코리아 2022>예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충격적인 사회 전반의 변화들이 이제는 일상의 변화로 적응이 된 것 같아요. 그러나 전문가들은 완전한 적응이 아니며 변화의 과정이며, 2022년은 코로나 사태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의 원년이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어요. 2022년은 임인년 任寅年 검은 호랑이 해라고 해요. 트렌드 코리아에서 정한 타이틀 키워드는 "TIGER OR CAT"이며 포스트 코로나가 시작되는 기점에서 트렌드 변화를 기회로 삼는 호랑이가 될 것인지, 아니며 고양이로 전락할 것인지, 그만큼 혁신의 중요성을 강조했어요.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트렌드 변화를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대응하느냐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핵심적인 역량이 될 거라는 거죠.

이 책은 TIGER OR CAT 으로 정리된 2022년 10대 트렌드 키워드를 하나씩 소개하고 있어요.

첫 번째 키워드는 나노사회예요. 공동체가 개인으로 조각조각 부스러져 모래알처럼 흩어지는 현상을 사회가 극소단위로 분화됐다는 의미에서 나노사회라 명명햇어요.

"나의 트렌드를 당신이 모르는 것이 요즘의 트렌드"(169p)라는 말처럼 나노사회 트렌드가 머니러시, 러스틱 라이프, 라이크커머스, 루틴이, 헬시플레저 등 주요 트렌드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어요. 요즘 소비자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그 어느 때보다 자기 자신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이른바 '나중中 시대(나만이 중심인 시대)'를 살며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가치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자신이 즐길 수 있는 짧고 굵은 재미를 추구하면서도 인간적인 감성에서 의미와 재미를 찾기도 해요. 

최근 시장에서는 소위 MZ세대 소비자들을 붙잡기 위한 다양한 상품개발과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는데, 이러한 '요즘 소비자' 트렌드가 주류로 자리 잡고 있어요. 요즘 소비자를 어떤 기준이나 방식으로 범주화하든 변치 않는 중요한 사실은 이 '요즘 소비자'를 제대로 이해해야 비즈니스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거예요. 이미 <트렌드 코리아 2021>에서 기업에게 가장 필요한 혁신으로 '거침없이 피보팅'을 제안했는데, 자사가 가진 역량을 총동원하여 유연한 방식으로 사업을 전환하는 피보팅 전략으로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라는 내용이었어요. 스타트업 용어로 사용되던 피보팅이 현재는 환경, 시장 변화 대응의 용어로 의미가 확장됐고, 기업들의 생존 전략이 되었어요.

역사적으로 볼 때 경기침체와 회복은 반복되었고, 모든 위기가 그랬듯이 결국 이 위기도 극복될 거예요. 중요한 것은 위기를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의 문제일 거예요. 

10대 트렌드 상품 및 트렌드 분석은 2022년을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한 길을 제시하고 있어요. 호랑이와 고양이, 무엇이 될 것인지 그 갈림길에 서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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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운이 우리를 비껴가지 않는 이유 - 던져진 존재들을 위한 위로
민이언 지음, 제소정 그림 / 디페랑스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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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꼬질꼬질한 모습으로 우리동네 목욕탕을 찾은 나는

한달에 두번 있는 정기휴일이 왜 꼭 걸리는 거야

오 꼬질꼬질 지저분한 내 모습 그녀에게 들키지 말아야지 하면

벌써 저쪽에서 그녀가 날 꼭 어이없이 바라볼까

세상에 그 어떤 누구라도 너와 바꿀 수 없다는 걸 우린 알잖아

세상에 그 어떤 어려움도 우리 사랑을 갈라 놓을 순 없잖아

세상 모든 게 다 내 뜻과 어긋나 힘들게 말 하여도

내가 꿈꿔 온 내 사랑은 널 위해

내 뜻대로 이루고 말테야 ~~~


제 사연이냐고요? 노노노!

DJ DOC 의 <머피의 법칙> 가사 일부예요.

머피의 법칙은 자신이 하려는 일이 항상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만 진행될 때, 점점 꼬여갈 때 사용하는 말이에요.

<불운이 우리를 비껴가지 않는 이유>라는 책을 읽으면서 떠올랐던 추억의 노래였어요.

저자는 "안 될 수 있는 모든 경우의 수를 다 겪고 가는 듯한 인생, 그러나 그 기억들을 꺼내어 글로 남길 수 있으니, 불운조차 콘텐츠다. 결국엔 그 모든 시간들이 쌓여 내 경험적 자산이 되었다고 애써 위로하며, 이젠 되는 경우의 수들을 기다려 본다."라고 소개하고 있어요. 

이 책은 머피의 법칙 주인공 같은 삶을 살아온 저자의 이야기라고 할 수 있어요.

그 가운데 초등학교 시절 야구의 추억과 백수 시절에 엎어진 김치통 일화가 기억에 남아요. 어떤 심정이었을지 공감되는 내용이라서 그런가봐요.

야구부들이 훈련하는 모습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다가 우연히 날아온 야구공을 멋지게 던졌을 뿐인데, 돌아온 건 칭찬이 아닌 꿀밤 몇 대였고, 남은 건 수치심과 미움이었다고.

저 역시 어릴 때 기억에서 지우고 싶은 순간들이 몇 개 있어요. 구체적인 장면은 시간이 지날수록 옅어지는데 그때 입었던 마음의 상처는 아물지 않는 것 같아요. 현재의 삶에 영향을 줄 정도의 상처는 아니지만 문득 들여다보면 여전히 아프더라고요.

김치통이 엎어지는 일쯤이야 일상에서 흔하게 일어나는 실수지만 타이밍이 문제인 것 같아요. 한없이 작아지고 쪼그라드는 마음, 그 약한 틈 안으로 엎어진 김치통이 들어온 거예요. 널브러진 김치 조각들을 보며 흐트러진 나를 마주하는 느낌, 너무 매워서 눈물 날 것 같아요.


내가 어쩌다 철학으로 글을 쓰게 됐냐고? 

문단이 하도 내 소설을 안 받아 줘서, 뭐라도 써서 먹고살려다 보니,

어쩌다가...  

그렇듯 발생학적으로, 열나게 깨지면서 조금씩 열리기도 한다는...  (214p)


불운이 우리를 비껴가지 않는 이유를 찾기 위해 이 책을 읽은 건 아니에요. 여기서 관심을 둘 단어는 '우리'인 것 같아요. 

세상의 모든 불운이 한 사람에게만 쏟아지는 일은 없으니까, 불운이 비껴가는 삶이란 없으니까요. 우리는 똑같이 행운과 불운 사이를 오가며 살고 있으니까요. 저마다 그 타이밍과 횟수가 다를 뿐이죠. 그래서 저자의 이야기에 공감했고, 약간의 위로와 조언을 얻을 수 있었네요. 

무엇보다도 제소정 작가님의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어서 특별한 전시회를 관람한 느낌이었어요. 굉장히 독특한 그림이라서 수수께끼를 풀 듯이 한참 감상했어요. 그림 속에 담긴 의미를 온전히 다 이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삶의 이야기와 함께라서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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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의 아이
시게마쓰 기요시 지음, 권일영 옮김 / 크로스로드 / 2021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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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서초구 한 회사의 사무실에서 생수를 마신 직원들이 쓰러져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어요. 원인은 독극물로 밝혀졌어요.

피의자로 지목된 사람은 같은 회사 직원이었고, 사건 발생 다음날 자택에서 약물 중독으로 숨진 채 발견됐어요. 모두 동일한 독극물이었어요. 회사와 관련된 업체 사업자등록증을 이용해 연구용 시약 전문 온라인 쇼핑몰에서 범행에 사용된 독극물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어요. 그러나 왜 범행을 저질렀는지는 밝혀지지 않았어요. 

뉴스에서 사건을 접하면서 의문이 들었어요. 정작 알아야 할 건 밝혀진 게 하나도 없는데 몰라도 될 정보들은 무엇때문에 누구를 위해 공개된 걸까요.

독극물로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는데, 그 위험한 독극물 이름과 구입한 경로에 대해 자세히 알려준다는 건...

도대체 범인은 어떤 이유로 범행을 저지른 걸까요.


<목요일의 아이>는 중학교에서 벌어진 독살 사건을 다룬 이야기예요.

7년 전 여름, 아사히가오카 중학교에서 한 소년이 급식으로 나온 채소 스프에 독극물을 넣어 같은 반 학생 중 아홉 명이 사망하고 스물한 명이 입원했어요. 

서른한 명 학생 가운데 그 소년 혼자만 무사했어요. 체포된 소년은 범행 일체를 자백했고 소년원에 수감되었어요. 이 사건이 '목요일의 아이'로 불리게 된 건, 사건이 일어난 7월 1일 점심시간을 앞둔 시각에 중학교 앞으로 온 편지 한 통에 적힌 내용때문이었어요.


이제 곧 많은 학생이 죽을 겁니다. 모두 목요일의 아이입니다.  (9p)


그로부터 7년 뒤, 시미즈는 가나에와 결혼하면서 아사히가오카의 단독주택으로 이사왔는데, 공교롭게도 그 집은 독극물 사건으로 죽은 여학생이 살던 곳이었어요.

평생 독신으로 살 줄 알았던 시미즈는 결혼과 동시에 중학교 2학년 아들 하루히코가 생겼고, 아내와 아들에 대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어요. 그런데 새롭게 결혼 생활을 시작한 아사히카오키에서 불길한 사건들이 잇따라 벌어졌어요. 너무나 걱정되는 건 7년 전 독살 사건의 범인과 아들 하루히코가 닮았다는 소문이었어요. 그리고 시미즈는 자신을 찾아온 사와이에게 그간의 고민을 털어놓았어요. 사와이는 7년 전 사건을 취재했던 기자였어요. 그가 여전히 '목요일의 아이'에 매달리는 건 결정적인 의문을 풀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소년은 왜 사건을 일으켰을까요, 왜 같은 반 학생 모두를 노렸을까요, 왜 그 가운데 아홉 명은 목숨을 잃어야 했을까요... 아무도 우에다 유타로가 범행을 저지른 동기를 모르고 있어요. 


독신으로 살던 시미즈가 의붓아들이 생기면서 아버지로서의 고민을 하는 장면들이 꽤 공감이 갔어요. 그는 하루히코의 14년 인생에 이제 막 들어온 입장이라서 거리감을 느끼고 있지만 열네 살, 중학교 2학년생은 친부모에게도 먼 존재예요. 가족은 가깝고도 먼, 알다가도 모를 그런 관계인 것 같아요. 화목하고 단란한 가족들조차 보이는 게 전부가 아닌 거죠. 쇼윈도우 세상, 그러니 진실은 어둠 속에 있을 때가 더 많아요.

사람들은 범죄 사건을 보면서 범인이 누구냐에 관심을 두는데, 정말 중요한 건 그게 아니에요. 범죄의 진실은 범인의 내면에서 찾아야 해요. 그 험난한 과정을 <목요일의 아이>가 보여주고 있네요. 세상의 끝, 결코 보고 싶지 않은 진실을 보고야 말았네요.


"이게 세계야."

"이게, 어둠이야."

"어둠의 깊이를 알게 된 순간 세계는 끝날 거야."  (38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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