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내일의 세계 - 지금 여기, 인류 문명의 10년 생존 전략을 말하다
안희경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1년 11월
평점 :
<내일의 세계>는 인류 문명의 생존 전략을 이야기하는 책입니다.
저널리스트 안희경은 세계 지성 7인에게 우리 문명은 지금 어디에 있는지, 당장 개선해야 할 과제와 장기적으로 변화해야 할 방향은 무엇인지를 질문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문명 생존 10년 전략'이라는 작전이 범세계적 프로젝트로 가동된다면 우리의 살길을 찾을 뿐만이 아니라 다수와 함께하는 성숙한 번영을 누릴 수 있을 거라는 저자의 열망이 담겨 있습니다.
세계적인 문화인류학자이자 지리학자이며 생리학자인 재러드 다이아몬드 교수에게는 가장 시급히 해결해야 할 위기가 무엇이냐고 물었습니다. 당연히 우선순위가 있다고 여겼던 저자의 생각을 단박에 무너뜨리는 답변이 나왔습니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위기란 없다. 전력을 다해 동시에 풀어야 할 주요한 위기들이 있을 뿐이다." (29p)
"가장 시급한 것, 가장 서둘러 돌파해야 할 문제란 가장 시급한 문제를 찾는 그 일을 피하는 것이다." (41p)
그 이유는 현재 대응해야 할 주요한 문제는 핵무기 위험, 기후변화 위기, 자원 고갈 문제, 그리고 불평등인데 이 중 어느 하나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무너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이 네 가지 문제만이라도 모두 동시에 해결해가야 하며, 가능성이 남아 있는 10년 안에 인류 문명의 생존 전략을 마련해야만 우리의 내일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겁니다.
영국 경제학자 케이트 레이워스는 지난 25년 동안 아프리카 잔지바르 농촌에서 마을 자립 경제를 만드는 활동을 했고, 유엔 개발 프로그램의 대표 보고서인 <인간 개발 보고서>를 공동을 작성했으며,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모두를 위한 건강 경제학 위원회에 참가한 인물입니다. 기후 위기 극복을 위해 필요한 경제 혁신은 무엇인가에 대해 케이트 레이워스 교수는 도넛 경제학 이론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경제구조를 재생과 회복으로 순환하는 도넛 모양의 경제 모델로 제시하면서 도넛 모양 안에 있으면 누구나 인간다운 생활을 누릴 수 있고, 그 누구도 도넛 가운데 구멍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사회적 안전망으로 지켜내는 것, 즉 사회가 이뤄야 할 안전 지대를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의 생각이고 선택입니다. 강력한 비전을 창조하고 지역과 전체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모든 방법을 결합해 전환점을 만든다면 우리의 내일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겁니다.
프랑스 경제학자 다니엘 코엔에게는 오늘날의 자본주의의 성격을 진단하며 불평등 문제를 완화할 전략을 논했습니다. 디지털 자본주의로의 전환은 이미 시작됐고, 이제는 디지털 자본주의 독점을 규제하는 사회계약들이 새롭게 수립되어야 하며, 보편적 기본소득은 최소한의 안전망으로써 그 위에 더 나은 복지안을 마련해야 하므로 국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합니다.
스웨덴 로컬 경제운동의 선구자인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에게는 그린 뉴딜 정책이 잘 가고 있는지를 물었습니다. 진정한 그린 뉴딜은 지역화와 분산화에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동안 글로벌 기업과 글로벌 금융이 계속 부유해졌고 국민과 정부는 가난해져왔기 때문에 이제는 지역경제로 전환하는 것이 그린 뉴딜을 강화하는 해결책으로 본 것입니다. 자생력과 위기 극복력을 갖춘 지역경제 생태계가 살아나야 미래가 있습니다.
예일대학교 로스쿨 교수이자 예일대 사법연구소 소장 대니얼 마코비츠와는 불평등 세습으로 작동하고 있는 능력주의 구조를 살펴보고, 엘리트마저 갇혀버린 능력주의 덧체 대해 다각도로 분석했습니다. 능력주의 덫이란 아무도 탈출하려 하지 않는다는 점이 바로 덫이며 함정입니다. 교육과 노동 현장을 평등하게 만들어야 그 덫에서 벗어날 수 있습니다. 능력주의가 우리 삶 속에서 어떻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우리가 명확하게 분별할 수 있어야 바꿀 수 있습니다.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이자 문화인류학자 조한혜정 교수는 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려면 파상력을 통해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파상력은 망가지고 깨지는 것을 바라보는 마음의 힘이며, 사회학자 김홍중 씨가 만든 단어입니다. 지금 시대가 주는 절망을 견디면서 기쁨의 실천을 함께 찾아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우리가 가져가야 할 가치는 우리 안에 있는 돌봄의 힘이며 그 힘을 길러내야 한다는 겁니다.
인도 출신의 국제적인 평화운동가이자 환경 운동가 사티시 쿠마르는 우리가 지구를 구할 수는 없다고 단언하고 있습니다. 지구는 구하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사랑하는 것이라고, 사람은 지구를 사랑할 수 있을 뿐이라고 말합니다. 사랑은 세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나의 행동을 개선하는 것이며 지구를 함께 공유하는 것이라는 사티시 쿠마르의 말에 전적으로 공감합니다.
내일의 세계가 안녕한 내일이기를 바란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사랑으로 이 모든 것을 지켜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내일의 세계>는 우리의 현재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더 나은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