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은근 몰랐던 일본 문화사 - 재미와 역사가 동시에 잡히는 세계 속 일본 읽기, 2022년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 도서
조재면 지음 / 블랙피쉬 / 2021년 12월
평점 :
평소 일본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닌데, 뉴스를 통해 접하는 일본 소식이 호기심을 자아내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주변에 그 궁금증을 풀어줄 만한 사람이 없었는데, 마침 이 책을 발견했어요.
<은근 몰랐던 일본 문화사>는 일본의 속사정을 주제별로 나누어 자세하게 설명해주고 있어요.
미리 밝히지만, 정말 깜짝 놀랄 만한 내용들이 담겨 있어요. 일단 우리가 일본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에 대해 잘 모르면서도 안다고 느끼는 건 착각이 맞아요.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것들이 일본에서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 첫단추인 것 같아요.
지리적으로 가까운 이웃 나라지만 우리와는 달라도 너무 다른 것 같아요. 그러니 이 책을 통해 어떤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일본 전반에 대해 이해하고 알아가는 기회로 여기면 좋을 것 같아요.
일본 헌법은 1947년에 실시된 이후로 현재까지 한 번도 개정된 적이 없다고 해요. 그래서 현대사회에서 중요한 프라이버시에 관한 언급이 없는데, 미시마 유키오의 소설《연회가 끝난 뒤》를 상대로 제기된 소송 때문에 사회적으로 프라이버시의 침해인가, 표현의 자유인가를 다투는 논쟁이 벌어졌어요. 소설의 실존 인물인 아리타 하치로가 1961년 미시마 유키오와 신초샤 출판사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는데, 결론적으로 도쿄지방재판소는 미시마에게 80만 엔의 손해배상 판결을 내렸대요.
2002년 재일동포 유미리 작가가 아쿠타가와상을 수상한 소설《돌에서 헤엄치는 물고기》가 등장인물의 모델이 된 여성의 승인 없이 사생활을 침해할만한 내용을 수록하여 소송이 있었는데, 결과는 출판금지 처분이 내려졌어요. 이 사건으로 프라이버시라는 단어가 재판에 처음 등장한 거라고 하네요. 참고로 대한민국 헌법 17조는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를 보장하고 있어요.(57p)
요즘 일본은 국가가 개인의 프라이버시권을 침범하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는데, 2013년 아베 신조 내각에서 시작한 마이넘버 제도 때문이래요. 우리나라의 주민등록번호 제도와 흡사한데 국가 관리는 강해지는 반면에 개인정보 유출과 같은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거죠.
제가 궁금했던 분야가 정치인데, 아베 총리의 온갖 비리가 쏟아져 나올 때 별다른 처벌 없이 물러난 것이나 자민당이 총선에서 승리한 것이 이해가 되질 않았어요. 우리나라였다면 시민들이 탄핵을 외치며 촛불을 들고 광장으로 나갔을 테니까요. 일본 정치를 이해하려면 세습과 파벌을 알아야 해요. 일본은 세습 정치인의 비율이 매우 높은 나라이며, 기존 정치인이 은퇴하면 그 자식이 세습하는 경우가 일반적이라, 비세습 정치인이 넘볼 수 없는 기울어진 운동장이래요. 자민당은 1955년에 만들어졌는데 현재까지 장기 집권이 가능했던 것은 파벌정치 덕분이에요. 출신과 뿌리의 차이가 파벌정치를 만들었고, 수상을 뽑을 때도 파벌들이 밀어줘야 가능하다는 거예요.
일본 문화를 살펴보면 나쓰메 소세키, 아쿠타가와 류노스케, 다자이 오사무 등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뿐 아니라 한국에서 사랑받는 현대 작가들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러나 영화는 1958년을 정점으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걸, 요즘 일본 영화를 거의 안 보는 이유와 같은 맥락일 거예요. 무엇이든 고여 있으면 발전할 수 없어요. 끊임없이 역동적으로 나아가고, 변화에 적응해가는 것이 중요하구나, 반면교사가 된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