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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뜨리, 생에 한 번쯤은 요가
마이뜨리(서희원) 지음, 요기윤 그림 / 디이니셔티브 / 2021년 12월
평점 :
태어나서 지금까지 한 번도 요가를 배워본 적이 없지만 늘 궁금했어요.
그건 인도 명상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것 같아요. 가만히 앉아서 명상할 때의 무념무상, 그 평온함이 좋아서, 책에서 알려주는 명상을 따라해보곤 했거든요.
요가는 고도의 수련법이라서 뻣뻣한 몸을 소유한 사람에게는 배우고 싶어도 배울 수 없는 불가능의 영역처럼 느껴졌던 것 같아요.
그러나 이 책 덕분에 '해 볼까?'라는 마음이 아주 살짝 생겼어요.
저자는 '마이뜨리'라는 이름으로 요가 수련에 전념한 지 올해로 13년째라고 해요. 좌우 균형이 깨져 뒤틀린 몸을 바로잡으려고 시작한 요가였고, 그 요가 덕분에 자신의 통증 원인을 알게 되었대요. 10대 후반부터 매우 아팠던 이유가 선천적 희귀 질환인 강직척추염 때문이라는 걸 요가를 한창 배우던 시기에 알게 되었고, 요가를 할 수 없는 몸 상태였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수련을 지속했다고 해요. 오히려 요가만이 유일한 길처럼 느껴졌다고... 처음엔 왜 이렇게 태어났나, 내 몸은 왜 이럴까라는 원망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선천적으로 요가를 잘할 수 없는 몸으로 태어났다고 받아들이니 편해졌다는 거예요. 속으로 뜨끔했어요. 어디가 굉장히 아픈 몸도 아니고 그저 유연성이 떨어지는 몸일 뿐인데 지레 겁먹고 시도조차 못한 나를 돌아보게 만들었어요.
나의 취약한 면을 마주하는 것, 그것이 수련의 첫걸음이다. (24p)
이 책은 마이뜨리 님의 이야기와 함께 하타 요가 Hatha Yoga 수련법을 차근차근 설명해주고 있어요.
아마 요가에 관심은 있으나 시도한 적 없는, 딱 나 같은 사람을 위한 요가 입문서인 것 같아요. 그동안 몸 탓만 했는데 몸이 아니라 마음의 문제였네요. 스스로 자신의 취약한 면을 감추고 싶어서 피하기만 했던 거죠. 저자의 말처럼 타고난 내 몸을 받아들이고 나면 한결 가벼운 마음으로 수련을 시작할 수 있어요.
파드마 아사나 [연꽃 자세] 는 양 다리를 X 자로 허벅지에 올리는 가부좌 자세인데, 명상 책에서 보고 수시로 따라하던 동작이라 기분 좋게 시작했어요. 바라드바자 아사나 2에서 우르드바 하스타 아사나 [골반 교정과 함께하는 기지개 자세]는 바닥에 앉은 자세에서 쭈욱 두 팔을 곧게 뻗어 올리는 동작인데, 현재 가능한 두 가지 자세예요.
마이뜨리 님이 좋아하는 라자카포타 아사나 [왕비둘기 자세]는 엎드린 자세에서 머리와 등을 뒤로 완전히 젖혀서 머리와 두 발이 맞닿는 동작이에요.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고 몰입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한 아사나. 뻣뻣한 몸은 머리를 뒤로 젖히는 순간 '아악!' 저항감을 느낄 거예요. 아사나의 진정한 목적은 자세의 완성이 아니라 보이는 몸을 통해서 보이지 않는 의식을 온전히 조절하는 것에 있다고 해요. 단순히 동작을 완성하지 못했으니 실패라고 좌절할 필요가 없다는 거죠. 요가 수련을 하면 온전한 이완과 명상을 통해 나 자신을 깊이 이해할 수 있는데, 바로 그 깨달음이 중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신기하고 놀라운 경험인 것 같아요. 정말 저자의 말처럼 내가 뭘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뭘 하기 싫은지조차 모르고 살아왔더라고요. 진정한 수련이란 무엇인지를 마이뜨리 선생님을 통해 배웠어요. 기쁘고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