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 - 매일 쓰는 사람 정지우의 쓰는 법, 쓰는 생활
정지우 지음 / 문예출판사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글쓰기란 무엇일까요.

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어려워하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일이라서, 잘 쓰고 싶은데 뜻대로 되지 않아서가 아닐까 싶어요.

제 경우는 책을 읽고나면 그 감상이나 느낌을 글로 남기는 편이라서 글쓰기가 낯설지는 않아요.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제자리걸음인 것 같아 힘들더라고요.

뭔가 안에서 꽉 막혀서 나오지 않는 느낌이랄까. 내면에 쌓아둔 것들을 글로 술술 풀어낼 때의 쾌감이 있는데, 요즘은 뒤죽박죽 엉켜있는 채로 뱉어내는 느낌이라 찜찜해요.

<우리는 글쓰기를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지>라는 책 제목을 보면서, '정말 심각하게 생각해서 그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심각하지 않게, 그러면 어떻게 글쓰기를 해야 하는 걸까요.

저자 매일 쓰는 사람 정지우 작가님은 "글쓰기란 몸에 익은 습관 같은 것이고, 몸으로 삶을 살아내는 일이며, 몸이 머리를 이끌고 가는 일" (6p)이라고 이야기하네요.

이 책은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예요. 쓰는 법과 쓰는 이유, 쓰는 생활과 쓰는 고통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서 글 쓰는 '몸'을 만들도록 이끌어주고 있어요.

보통의 경우라면 왜 글을 써야 하는지, 스스로 납득할 만한 이유 내지 동기가 중요할 거예요. 저한테 글쓰기는 '살아있음'의 증거인 것 같아요. 어떤 내용을 썼느냐라는 결과물보다는 뭔가를 쓰고 있다는 행위 자체가 더 큰 의미를 지닌 것 같아요. 그래서 저자가 "사람이 사람을 살린다는 말처럼, 글쓰기 안에 있는 어떤 힘이 내 손을 잡고 다시금 잡아당기는 게 아닐까... 무엇이 되었든 사람은 자기를 구하는 방법을 알아가야..." (132-133p)라고 말한 부분에서 깊이 공감했어요.

늪에 빠진 것처럼 한동안 힘들었던 시기에 책과 글쓰기가 삶을 지탱해주는 힘이 되었는데, 요즘은 종종 경고음이 울리고 있어요. 그 원인을 찾고 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도움이 되는 이야기들을 만났어요. 평범한 사람들에게 글을 쓴다는 건 자신의 삶을 표현하는 방식이기에 어떻게 글을 쓰느냐는 곧 어떻게 살 것이냐와 동일한 무게를 지닌 것 같아요. 그래서 저자가 들려주는 '글 쓰는 삶'에서 삶이 글이 되는 과정을 이해하게 되었네요. 글쓰기의 매력은 글을 쓰는 사람만이 누릴 수 있는 축복인 것 같아요. 온전히 자기 자신으로 살아내기 위한 글쓰기, 하나의 목표가 뚜렷해졌네요.


"자아에는 항상 피로감이 누적된다. 

내가 감당하고 있는 하나의 자아가 있다면, 그 자아는 늘 무거워지기 마련이다.

... 특정 관계 안에서 나에게는 역할이 부여되고, 책임이 주어지며, 성격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

세월이 흐를수록 그런 무게감은 습관처럼 당연해지기도 하지만,

무게에 둔감해지는 것일뿐 무게가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 자유는 여기와 저기를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마음의 힘에 있다.

자유란 벗어남이나 무조건적인 해방이라기보다는, 이동할 수 있는 능력, 오갈 수 있는 힘인 것이다.

그러니 내가 삶에서 부지런히 오갈 수 있는 장소들, 옮겨 탈 수 있는 자아들을 적절히 만들어두는 것이야말로

참으로 중요한 일일 것이다."   (199-201p)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밤은 별을 볼 수 없습니다 - 망원경 뒤에 선 마지막 천문학자들
에밀리 레베스크 지음, 김준한 옮김 / 시공사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일반인들이 상상하는 천문학자의 모습이란 아마도 한밤중에 망원경을 들여다보는 장면을 떠올릴 거예요.

그러나 실제는 다르다고 하네요. 현대 천문학에서 천문학자들이 직접 망원경에 눈을 대고 관측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해요. 왜냐하면 세계 최고의 망원경들 중 여럿은 아예 접안렌즈가 없으니까요. 천문학자들은 카메라나 다른 형태의 디지털 자료에 의존해 망원경이 무얼 가리키고 있는지 기록하며 연구하고 있어요.

재미있는 건 직업 천문학자인 저자도 접안렌즈를 끼운 망원경으로 에타 카리나 Eta Carinae 라는 별을 봤을 때 비명을 질러댔다는 거예요. 완전 좋아서 환호한 거죠. 직업 천문학자가 별을 보며 이토록 즐거워한다는 게 신기하면서도 그러한 마음이니까 평생 별을 관측할 수 있겠구나 싶었어요. 에타 카리나는 태양보다 수십 배는 더 무거우며 1800년대 초반에 어떤 이유에서인지 폭발하여, 방울 두 개가 서로 붙은 것처럼 생긴 아주 큰 가스 구름 가운데에 밝은 별이 있어요. 그 방울들을 두 눈으로 직접 봤으니 얼마나 황홀했을까요. 사진으로만 봐도 신비로워요.

별을 바라보는 행위는 시력이 멀쩡한 사람이라면 지구상 어디에서든 가능한 일이에요. 아마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며 그 아름다움과 신비에 감탄하겠지만 그 정도에서 그칠 텐데, 천문학자들은 한 걸음 더 나아가 별이 어떻게 진화하고 죽어가는지 우주의 비밀을 풀어내려고 연구하는 사람들인 거죠. 그 열정은 어디에서부터 왔을까요.

이 책은 미국 워싱턴 대학교 천문학과 교수 에밀리 레베스크가 처음으로 대중에게 들려주는 천문학 이야기라서 더욱 특별한 것 같아요.

저자는 과거 천문대에서 얼음장 같이 춥던 돔과 성가신 유리 건판, 망원경 수동 가이드, 눈알에 가해지는 전기 충격을 참아가며 관측했던 시절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그 모습은 마치 제가 얼마 전에 읽었던 등대지기의 모습과 흡사했는데, 저자는 수도원에 비유하고 있네요. 실제 관측자들이 마라톤 관측을 하다보면 몇 주씩 산꼭대기 천문대에서 숙식을 해결해야 했는데, 1960년대 중반까지 여성들은 대표 관측자로 일하는 것이 금지되었다고 해요. 과학계는 그 역사를 들여다보면 여성에게 꽤나 보수적인 잣대로 활동을 제한하며 차별해왔더라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눈부신 업적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여성 과학자들이 있었으니, 저자도 그 가운데 한 명이에요. 

현재 천문학은 관측의 진화로 프라임 포커스에 눈을 가져다 댈 필요가 없어졌고, 이러한 변화에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지만 과거 천문 관측 경험이 있는 사람들은 그때를 가장 좋았던 천문 관측의 기억으로 회상한다고 해요. 저자는 높은 위치와 추위, 방광 조절에 익숙해지고 나서 돔 안에서 망원경을 가지고 직접 관측하는 건 놀랍도록 평온하고 낭만적이기까지 한 경험이라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또한 프라임 포커스 관측 시절의 습관 중 슬프게 잊혀가는 모습은 마법처럼 눈앞에 빛줄기를 마주했던 것이라고, 작가 리처드 프레스턴이 팔로마산 200인치 망원경 프라임 포커스에서 "손을 펼쳐 내밀면 별들을 한 웅큼 담을 수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88-89p)라고 묘사했던 내용을 인용하고 있어요. 최첨단 기술이 훌륭하고 신속하게 별들을 분석할 수 있게 해주면서 프라임 포커스 케이지에 앉던 시대는 끝났어요. 바로 그 잊혀질 수도 있는 그 낭만의 관측 시절과 천문학자의 일상을 보여주고 있어서 흥미로워요. 영화 속 천문학자와는 차원이 다른 진짜 천문학자의 세계가 궁금하다면 이 책은 좋은 안내서가 될 것 같아요. 


"버지니아 울프가 여성이 글을 쓰고 아름다운 이야기들을 창작하기 위해 '자기만의 방'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듯,

맑은 밤 '자기만의 산'에 있는 망원경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는 건 가슴 뛰는 일이다." ( 201p)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오늘 밤은 별을 볼 수 없습니다 - 망원경 뒤에 선 마지막 천문학자들
에밀리 레베스크 지음, 김준한 옮김 / 시공사 / 2021년 12월
평점 :
절판


경이로운 천문학자들의 이야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혼숨 - 혼자하는 숨바꼭질
전건우 외 지음 / 북오션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꼭꼭 숨어라 머리카락 보일라~ 

어린 시절에 신나게 놀던 추억의 놀이가 최근 인기 드라마로 인해 공포 게임으로 바뀌었어요.

그 때문일까요, 추억의 놀이를 소재로 한 이 소설에 끌리고야 말았네요. 

그냥 재미있는 놀이라고만 생각했는데, 네 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네 편의 이야기를 통해 놀이 속에 숨겨진 공포를 발견하게 됐어요.

얼음땡 놀이의 묘미는 술래에게 잡히기 전에 "얼음"을 외칠 수 있다는 거예요. 얼음이 된 친구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 없어요. 술래를 피해서 다른 친구가 "땡" 하며 쳐주면 다시 움직일 수 있어요. 술래보다 달리기가 빠르다면 "얼음", "땡"을 외치면서 신나게 뛰어놀 수 있어요. 

전건우 작가님의 <얼음땡>은 보이지 않는 존재가 주는 공포보다 더 끔찍한 현실을 살고 있는 주인공의 이야기예요. 각박한 삶에 비관한 주인공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던 찰나 얼음땡 놀이에 소환되었어요. 누가 왜 그를 놀이에 초대한 것일까요. 초등학교 5학년 시절에 주인공은 제법 멋진 소년이었는데, 30년이 지난 지금은 사채업자에게 시달리고 있어요. 그 모습이 마치 "얼음" 상태로 멈춰 있는 것 같아서 절묘했어요. 현실에서는 주인공에게 "땡"하며 쳐주는 행운 혹은 희망이 없었던 거죠.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할 때에는 적어도 한 명 이상에게 그 사실을 직간접적으로 알린다고 해요. 그래서 단 한 사람이 중요한 것 같아요. 세상에서 자신을 붙잡아 줄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버텨낼 수 있을 테니까요. 혼자서는 살 수 없다는 걸, 얼음땡 놀이가 알려주고 있네요. 

홍정기 작가님의 <혼숨>은 전형적인 공포 괴담이에요. 이야기만으로 머리털이 쭈뼛서는 것 같아요. 영화 <여고 괴담>이 떠오르는 학교 괴담인 데다가 요즘 즐겨 보는 <심야괴담회>에서 혼숨이 소개된 적이 있어서 이야기의 장면들이 자동적으로 그려졌던 것 같아요. 혼숨은 히토리카쿠렌보, 즉 혼자 하는 숨바꼭질의 약자로 일본에서 넘어온 강령술의 하나라고 해요. 귀신이나 유령을 믿지 않는 사람들는 강령술을 속임수, 가짜라고 여길 거예요. 중요한 건 믿느냐 믿지 않느냐가 아니라 그들이 강령술을 하려는 목적인 것 같아요. 단순한 호기심이 아닌 악의적인 마음이 공포와 비극을 만들어내는 게 아닌가 싶어요. 현실에서 아이들에게는 귀신이나 유령보다 따돌림을 비롯한 학교 폭력이 더 무서울 거예요. 너무나 잔인하고 뻔뻔한 학교 폭력 가해자를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한 적은 있어요. '귀신은 뭐하나 저런 놈 안 잡아가고!'

양수련 작가님의 <야, 놀자!>는 판타지 공포물이에요. 주인공이 초등학교 5학년 무렵 여름방학에 외할아버지의 집에 놀러 갔다가 만난 동네 아이들과의 이야기예요. 항상 놀이를 주도하고 새로운 놀이를 만들어냈던 아이와 한여름 밤의 꿈처럼 다가와 주인공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아이. 그 모든 추억을 사십여 년 동안 마음에 품고 살았다는 것이 놀라웠는데, 가만히 옛 기억을 떠올려 보니 저 역시 그맘때 뛰어놀던 시절이 참 행복했기에 잊을 수 없겠구나 싶더라고요.

조동신 작가님의 <불망비 不忘碑>는 비석치기 놀이를 소재로 한 추리소설이에요. 주인공은 탐정사무소의 소장이라는 공식 직함을 가졌으나 실상은 조수 역할을 하고 있어요. 이번에 의뢰받은 사건은 지역 축제에서 비석치기를 하던 남성이 경기 도중 쓰러져 죽었고, 그 사인은 손에 찔린 니코틴 독침인데 어떻게 하다가 찔렸는지 알 수 없고, 어디에서도 독침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거예요. 함께 팀을 이뤘던 여성의 부모가 걱정이 되어 사건을 의뢰한 거예요. 과연 범인은 누구일까요. 

세상에는 귀신보다 더 무서운 인간들이 바글바글해서, 현실이 극강의 매운 맛이라면 공포 소설은 약간 매운 맛 정도?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Heaven 영문법 - English Grammar
현종태 지음, James C. Bates 감수 / 지식과감성# / 2021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Heaven 영문법>은 영문법 전반을 다룬 책이에요.

처음 영문법을 배우는 사람이나 영문법을 전체적으로 다시 공부하고 싶은 사람을 위한 교재라고 볼 수 있어요.

"문법은 영어의 시작이자 기본"이라는 것은 영어를 학습하는 사람이라면 다들 알고 있을 거예요. 회화 위주 학습이 강조된다고 해도 문법 지식 없이는 말의 수준이 어느 이상 향상되기 어렵기 때문에 문법 공부는 필수인 것 같아요. 

이 책은 500페이지 분량이지만 크게 부담스럽지 않은 건 문법 개념 이해를 위한 해설 위주라서 쭉 읽어나갈 수 있어요. 영문법 기초교재로서 전반적인 내용이 모두 담겨 있기 때문에 중학생부터 일반인까지 누구나 볼 수 있어요. 책의 구성을 살펴보면 영어의 8품사, 구와 절, 문장의 구성요소, 문자의 5형식, 문장의 종류, 문장을 꾸며 주는 요소, 특수한 표현 그리고 부록으로 기본 숙어가 나와 있어요. 

일단 워밍업으로 대화문을 통해 영어 문장의 구조를 설명하고 있어요. 일상적인 대화문에서 문법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이해할 수 있어요. 영어 단어만 안다고 해서 영어 문장의 독해와 작문을 하기는 어려워요. 단어와 단어를 연결하는 방법 또는 규칙인 문법을 정확하게 알고 그다음에는 단어와 숙어를 많이 아는 것이 실력을 쌓는 길이에요. 

영어의 모든 단어는 성질에 따라 여덟 가지 종류의 품사로 나뉘는데, 명사, 대명사, 동사, 형용사, 부사, 전치사, 접속사, 감탄사이며 각 장마다 품사 하나씩 자세하게 설명되어 있어요. 이 책의 특징은 친절한 해설인 것 같아요. 자신의 수준에 맞게 해설 부분을 참고할 수 있고, 기초적인 단어에 대한 뜻을 설명한 해설 아래 '참고' 부분은 안 봐도 되지만 [참고]라고 표시된 부분은 별도의 추가 설명이라서 읽어야 해요. 처음부터 끝까지 기본에 충실한 영문교재인 것 같아요. 해설이 잘 되어 있지만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은 넘어가면서 전체를 다 읽어 보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잡으면 돼요. 그다음은 반복해서 여러 번 이 책을 읽으면 문법 전체가 머릿속에 들어올 수 있어요. 문법은 특히나 꾸준히 학습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단번에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계속 읽고 익히다보면 조금씩 실력을 쌓아갈 수 있어요. 처음 문법을 공부할 때, 어렵다고 느끼는 건 문법 용어들이 낯설기 때문인데 반복 학습을 통해 익숙해지면 문법 공부가 한결 수월해지는 것 같아요. 그런 면에서 이 교재는 초급자가 학습하기에 적절한 해설과 구성을 갖춘 영문법책이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