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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잠들지 못하는 11가지 이유 - 모든 게 터지기 일보 직전인 4050 여성들을 위한 인생 카운슬링
에이다 칼훈 지음, 노진선 옮김 / 라이팅하우스 / 2022년 2월
평점 :
낮에 땀 흘리며 뛰어노는 아이들은 베개에 머리를 대자마자 잠이 들지요.
열심히 일한 어른들도 밤이 되면 잠이 들어요. 사실 누구나 매일 잠을 자고 있어요.
잔다는 건 특별한 일이 아니에요. 오히려 그 반대가 문제인 거죠.
왜 잠들지 못할까요.
이 책은 '모든 게 터지기 일보 직전인 4050 여성들을 위한 인생 카운슬링'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어요.
그러니까 4050 여성과 무관하거나 그들에 대해 딱히 궁금할 것이 없는 사람들은 이 책에 대한 관심을 끄시지요.
저자 에이다 칼훈은 《뉴욕 포스트》와 《뉴욕 매거진》에서 기자로 일했고 지금까지 총 20여 권의 베스트셀러를 집필한 작가라고 해요.
76년생인 저자는 전형적인 X세대로 동시대 여성들의 삶과 고민을 이야기하는 글을 써왔다고 하네요. 이 책 역시 같은 주제를 담고 있어요.
먼저 중년 여성을 X세대로 규정하고 있는데, X세대 출생 연도는 퓨 리서치 센터에서 정의한 1965년부터 1980년까지로 보고 있어요. 자신을 X세대로 규정할지 말지는 본인에게 달려 있지만, 레이건 대통령일 때 어린 시절을 보냈고 (한국의 경우는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 재임기간) 전화식 모뎀에서 나던 소리를 기억한다면 당신은 X세대가 맞아요.
세대별 연구에 따르면 미국 중년 여성 넷 중 하나는 항우울제를 복용하고 있으며 4명 중 3명꼴로 재정 상태에 불안을 느낀다고 해요. 저자는 2년간 미국 전역에 살고 있는 200명 이상의 X세대 여성들을 인터뷰하면서 그들의 이야기가 너무 비슷하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해요. 공통점은 바로 중년의 위기를 겪고 있으면서도 스스로 아니라고 부정한다는 사실이었어요. 모든 게 다 괜찮다고, 자신은 행운아라고 말하면서 불편하고 불안한 속내를 숨기는 이유는 뭘까요. 기분이 나쁘면 나쁜 이유를 찾아야지 아닌 척 감추면 우울하고 불행할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이 책은 X세대 중년 여성을 괴롭히는 것들, 잠들지 못하게 만드는 것들이 무엇인지를 정확하게 알려주고 있어요.
바닥난 시간, 우울, 돌봄 고문, 불안정한 직장, 돈에 대한 공포, 선택불가 증후군, 아이 없는 싱글, 이혼, 폐경 전후 증후군, 소셜 미디어, 새로운 내러티브까지 열한 가지 이유를 보면 이미 알고 있던 것들이에요. 단지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죠. 혼자만의 문제라고 여길 때는 부끄럽고 무력해질 수 있지만 모두의 문제로 받아들이면 달라질 수 있어요. 이제 잠들지 못하는 이유를 깨달았으니 스스로를 구원할 차례예요. 저자는 이 책을 쓰면서 중년의 위기가 치유되었다고 말하네요. 사실 중년의 위기를 낫게 해줄 특효약은 그 누구도 아닌 본인만이 찾을 수 있어요. 짧은 인생, 더 이상 남을 위해 애쓰지 말고 자기자신을 위해 살아야 한다고요.
"내 인생이 다시 좋아질 수 있을까?"
"돈은 바닥날 수도 있고 바닥나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시간은 틀림없이 바닥날 거예요."
이런 이야기가 우울하게 들릴 수 있지만 그래도 우리에게는
희망을 품어야 할 이유가 있다.
최근에 어떤 남자에게 내가 이런 책을 쓰고 있다고 했더니
그가 "수많은 여성에게 그들이 얼마나 불행한지 말해야 한다니 참 우울하겠네요"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은 그 반대다. 이 책을 쓰면서 나는 훨씬 덜 외로워지고, 나와 친구들의 인생을 명확히 볼 수 있게 되었다.
이제야 비로소 위기에서 벗어날 길이 보인다. 그것은 우리 삶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고,
자라면서 자신에게 품은 기대를 내려놓고, 우리를 지지해 주는 네크워크를 만들고,
이 힘든 시기가 영원하지 않음을 깨닫는 것이다.
사실 우리 세대가 어떤 난관에 빠져 있었는지 생각한다면,
우리는 미래를 기대할 이유가 없던 것치고는 잘하고 있다. (41-42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