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문득, 내가 달라졌다 생각학교 클클문고
김이환 외 지음 / 생각학교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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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잘재잘 떠들며 해맑게 웃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인가 말수가 줄고 웃음이 사라졌다면.

그걸 알아차린 부모가 괜찮냐고, 별 일은 없는 거냐고 묻는다면.

아마도 아이에게 그 이유를 듣기는 쉽지 않을 거예요.

안타깝게도 부모는 아이가 겪는 어려움을 돕지 못할 거예요. 

그저 이 시기가 하루 빨리 무사하게 넘어가길 바라는 수밖에.


<어느 날 문득, 내가 달라졌다>는 10대들을 위한 단편소설집이에요.

다섯 명의 작가가 들려주는 다섯 개의 이야기는 '몸'을 주제로 하고 있어요.

사춘기에 드러나는 2차 성징, 몸의 변화는 아이들에게 크고 작은 고민을 안겨 주지요.

사실 아이들은 어린이집을 다니면서 서로 다름에 대해 자각하기 시작해요. 말이 좀 빠르고 활달한 아이가 주도하여 누군가의 다름을 지적하는 순간 다름은 따돌림의 이유가 되고, 점점 아이들은 또래와 비슷해지려고 노력하게 되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고학년에 들어서면, 사춘기라는 본격적인 방황이 시작되는 것 같아요. 

문제는 그 방황과 갈등, 고민들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을 때인 것 같아요. 청소년 소설은 그 문제들을 새로운 각도에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네요. 

<가슴, 앓이>의 주인공 선하는 남다른 신체 때문에 위축되어 있는데, 전학 온 친구 세린이는 완전 딴판이라 두 친구의 대조적인 모습이 인상적이에요. 그래서 세린이의 부모는 어떤 사람일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어요. 주변 시선에 신경쓰지 않고 당당할 수 있는 자신감은 타고난 성격도 있겠지만 부모의 영향이 더 큰 것 같아서 은근 속으로 반성했네요.

<열네 살, 내 사랑 오드아이>는 눈병이 나더라도 서클렌즈를 포기하지 않는 규리의 이야기예요. 얼마 전 뇌과학책을 읽다가 사춘기의 뇌는 잘못된 게 아니라 성장하는 중이라는 내용을 읽었는데, 그 책 덕분에 규리를 이해할 수 있었어요. 아이의 마음은 보지 않고 행동만 비난하는 건 정말 나빠요. 

<소녀들의 여름>은 학창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야기였어요. 소녀들의 우정과 질투, 그건 어쩔 수 없는 심리인 것 같아요.

<꿈속을 달리다>는 서기 2036년, 교통사고로 다리를 이식받은 창욱의 이야기예요. 인공지능 단계가 인간의 기억을 보존할 수 있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약간 무섭지만 궁금한 미래이긴 해요. 

<지아의 새로운 손>은 우주 변방에 있는 작은 도시 에스피 시티에 사는 중학교 2학년 여자아이 지아의 이야기예요. 태어날 때부터 손목 아래로 양손이 없어서 기계손을 달아야 했던 지아는 곧 양속에 사람 손으로 이식 수술을 받을 예정이에요. 지아는 어드벤처 시티에서 온 리나를 만나게 되고 이상한 일을 겪게 돼요. 기계손과 인간 손 사이에서 갈등하는 지아는 리나를 통해 몰랐던 사실을 알게 되는데, SF 배경이지만 두 소녀가 겪는 현실적인 고민이 현재와 다르지 않다는 것이 신기했어요.

아무리 시대가 바뀌어도 사춘기 아이들의 성장통은 피할 수 없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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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문화 박물지 - 인문학과 미학을 넘나드는 이어령의 시선 63
이어령 지음 / 디자인하우스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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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사물을 보지 않는다.

본다기보다 사물 위를 그냥 스쳐 지나간다.

얼음판을 지치듯이 미끄러져 가는 것이다.

그러기 때문에 사물의 형태나 빛깔 그리고 그것들이 

끝없이 우리를 향해 말하고 있는 이야기들을 듣지 못한다.

만약 우리가 시선을 멈추고 어떤 물건이든 단 1분 동안만이라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것들은 어김없이 먼지를 털고 고개를 치켜들 것이다.

이 세상에 처음 태어난 순간처럼 전연 낯선 얼굴로 우리 앞에 다가설 것이다.

모든 도구들은 필요한 물건으로서가 아니라 삶의 감동을 나누어주는 조형물이 되어

조용히 내 앞에 와 앉는다.   (264p)


이어령 교수님의 책은 어떤 주제의 내용이든지 매번 감탄하게 되는 지점이 있어요.

독특한 발상과 창의적 사고, 그 발상의 전환이 잠들어 있던 생각을 깨워줘요. 그 새로운 깨달음의 과정이 즐거워서 이야기 속으로 빠져들게 되네요.

『우리 문화 박물지』는 인문학과 미학을 넘나드는 이어령의 시선을 담은 책이에요. 

이미 오래 전에 쓰신 책이지만 이번에 새로운 모습으로 나올 수 있었던 건 전 세계가 열광하고 있는 K컬처 덕분이라고 볼 수 있어요.

디자인하우스 대표 이영혜님의 말을 빌리자면, "이 책은 디자이너들의 디자이너, 우리 문화의 DNA를 가장 앞서서 고민한 이어령의 탐색기이자 해독서"라는 소개가 가장 적절한 표현인 것 같아요. 전통적인 사물들을 통해 한국 문화와 디자인이 지닌 뛰어난 가치를 확인할 수 있어요.

이 책에는 한국인들이 오랫동안 사용해온 물건들을 하나하나 정성껏 보여주고 있어요. 엿장수 가위, 갓, 거문고, 고봉, 골무, 나전칠기, 낫과 호미, 논길, 다듬이, 달걀꾸러미, 담, 담뱃대, 돗자리, 뒤주, 떡, ㄹ(리을), 매듭, 맷돌, 무덤, 문, 물레방아, 미륵, 바구니, 바지, 박, 버선, 베갯모, 병풍, 보자기, 부채, 붓, 사물놀이, 상, 서까래, 수저... 모두 예순세 개의 사물들을 만날 수 있어요.

우리에겐 너무나 익숙한 것들이라 쓸모만 생각했지, 그 아름다움은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근래 한국 드라마의 인기로 미국 인터넷 쇼핑몰에서 한국 전통 모자로 검색한 '갓'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는 뉴스를 본 적이 있어요. 신기했던 건 호미의 재발견이에요. 밭일을 하며 김을 맬 때 사용하는 호미는 워낙 익숙한 농기구라서 어느 나라에나 다 있는 물건인 줄 알았는데 우리나라에만 있다는 사실에 놀랐어요. 가드닝을 즐기는 서양에서 호미를 사용해보고 그 편리함에 극찬했더라는 내용이나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오스트리아를 국빈 방문했을 때 빈 대학 식물원에 한국의 명품농기구 호미를 선물하여 화제가 된 것은 무척 신선한 충격이었어요. 

다양한 생활 도구들 속에서 한국인의 생각과 마음이 들어있다는 것을 새삼 이어령 교수님의 시선을 통해 발견할 수 있었어요. 바로 한국 문화, K컬처의 뿌리를 확인하는 계기였어요. 우리 스스로 자부심을 느끼고 더욱 사랑해야 할 문화인 거죠. 한국인의 혼과 마음을 꺼내는 특별한 책이에요.


"서구의 농기구들은 금세 무기로 바뀔 수 있는 공격 형태를 하고 있다. 

서양의 낫은 죽음의 신이 들고 다니는 상징물이자 사람의 목을 베는 흉기로서의 이미지를 띠고 있다. 

... 서양 사람들은 도구를 사용할 때 보통 칼을 쓰듯이 안에서 밖으로 내미는데 

한국인들은 거꾸로 밖에서 안으로 잡아당긴다. 톱질을 할 때도 그렇고 낫질을 할 때도 그렇다.

괭이, 고무래 그리고 특히 호미가 그렇다.

낫을 안으로 더 구부리고 그 날 끝을 좀 더 무디게 하면 곧 호미 모양이 된다.

자기 가슴으로 향해 있는 칼날, 그것이 바로 낫의 특성을 강조한 호미다. 

그래서 호미질을 세게 하면 자신의 발을 찍게 된다. 

호미는 풀을 베는 낫처럼 파괴적인 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흙을 돋우는 일을 한다.

뽑는 작업이든 돋우는 일이든 호미는 뿌리의 근원을 향해 존재하는 날이다.

안으로 구부러져 있는 호미의 형태는 지평선으로 확산해가는 힘이 아니라 안으로,

뿌리로, 자기 자신으로 끝없이 응집해 들어오는 힘이다.

... 낫과 호미의 아름다움은 밖으로 내밀어도 그 경고의 칼날이 

언제나 자기를 향해 있다는 점일 것이다."  (38-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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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공식 - 상위 1% 억만장자들이 부를 얻는 방법
윌리엄 그린 지음, 방영호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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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의 공식』은 미국의 저널리스트 윌리엄 그린이 쓴 성공지침서예요.

저자는 세계 최고의 투자자들을 취재하면서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어요. 

"세상의 모든 부는 확률 게임이다!"

투자의 달인들은 독특한 사고방식과 철학을 지녔는데, 투자와 삶을 게임으로 바라보는 관점에서 성공 확률을 극대화하려고 애쓰는 최고의 게임 플레이어라는 공통점이 있어요. 이 책은 최고의 게임 플레이어들이 어떻게 성공 확률을 최적화했는지를 성공 법칙 여덟 가지로 정리하고 있어요. 효과적인 운영 방식이란 확률이 높은 쪽으로 행동하는 것임을 투자의 귀재들은 몸소 보여주고 있어요. 이는 부자가 되는 방법일뿐 아니라 우리의 사고방식과 의사결정에 대한 개선책이 될 수 있어요. 

책의 구성은 모두 여덟 장으로 성공 법칙을 하나씩 설명하고 있어요. 

◆ 복제 = "나는 워런 버핏의 모든 투자방식을 모방했다." - 수천억 달라의 자산가, 모니시 파브라이

◆ 용기 = "시장을 선점하려면 괴짜가 되어라."  - 워런 버핏의 스승, 존 템플턴 경

◆ 질문 = "의심하고, 의심하고, 또 의심하라."  - 윌스트리트의 살아 있는 전설, 하워드 막스

◆ 회복탄력성 = "인생에 잠복해 있는 난폭함을 견뎌라."  - 회복탄력성의 귀재, 장 마리 이베이야르

◆ 단순 = "단 두 가지 지표만 알면, 그 어떤 기업 분석도 가능하다."  - 마법공식의 창시자, 조엘 그린블라트

◆ 정보력 = "순간의 만족에 현혹되지 말아라." -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투자가, 닉 슬립

◆ 습관 = "사람들은 투자에서 습관이 얼마나 중요한지 모르는 것 같다."  - 오마하의 현인, 워런 버핏

◆ 수집 = "나는 사람들의 실수를 수집한다." - 워런 버핏이 가장 신뢰하는 조언자, 찰스 멍거

저자가 만난 투자의 대가들은 버핏과 멍거처럼 하지 말아야 할 것에 관해 명확한 관점을 견지하고 있어요. 뛰어난 펀드 매니저인 조엘 틸링해스트는 다음과 같이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말라고 당부하고 있어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강렬하게 꽂히는 조언이었어요.

"비용을 너무 많이 쓰지 마세요. 낙후되기 쉽고 망하기 쉬운 사업은 하지 마세요. 사기꾼이나 바보와 함께 투자하지 마세요. 이해하지 못하는 것에 투자하지 마세요." (341p) 

"우월해지고 싶다면, 그건 어려운 일이에요. 반면에 하지 말아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건 통제하기도 달성하기도 쉽습니다. 저는 7kg을 빼겠다고 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도넛을 먹지 않겠다고 하면 그건 제게 쉬운 일입니다."  (342p)

투자자 대부분이 일을 망치는 이유를 생각하고, 그와 같은 일을 하지 않는다면 성공 확률은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또한 문제를 거꾸로 풀어가는 멍거의 접근법은 개인의 삶에서 스스로 초래한 혼란을 전환활 때도 효과적이에요. 우리의 목표가 무엇이든간에 먼저 끔찍한 결과를 초래하는 방법에 관해 스스로 물음을 던지고, 그것을 뒤집어 생각하면 돼요. 똑같은 방식으로 우리 자신의 어리석음을 억제하는 활동을 할 수 있다면 위험과 재앙을 피할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저자는 우리에게 결정적 질문을 던지고 있어요. 돈 때문에 기꺼이 모든 것을 희생할 건가요. 이를테면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소중한 관계를 유지하는 일, 재능과 포부를 단념하면서까지 성취해야 하는 것, 물질적으로 도움되지 않는 경험을 즐기는 일, 종종 이익을 위해 버려야 하는 가치를 돈보다 우선으로 둘 것인지를 묻고 있어요.

인생의 성공과 풍요로운 삶을 원한다면 현명한 선택이 필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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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퍼 룸에서의 마지막 밤 - 리버 피닉스, 그리고 그의 시대 할리우드
개빈 에드워즈 지음, 신윤진 옮김 / 호밀밭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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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바탕 위에 꽃 같기도 하고 얼룩 같기도 한 문양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어요.

화려한 할리우드 영화배우 리버 피닉스의 일대기를 읽고나니 이 책의 표지가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네요.

《바이퍼 룸에서의 마지막 밤》은 리버 피닉스의 생애를 한 편의 영화처럼 그려낸 책이에요.

이 책은 리버 피닉스가 죽었던 '바이퍼 룸' 이라는 이름의 나이트클럽 밖 도로에서 시작하여 그가 태어나던 때로 시간을 거슬러 보여주고 있어요.

1970년에 태어나 1993년 세상을 떠날 때까지 너무나 짧은 생을 살다간 리버 피닉스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이 너무나 많아요. 

과거 할리우드 스타를 좋아했던 추억이 떠오르면서 그를 영화 속 이미지로만 기억했다는 게 좀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꽃미남 배우라는 편견 때문에 그가 선한 의지를 가지고 노력했던 일들이 가려졌던 게 아닌가 싶어요. 이 책을 쓴 개빈 에드워즈는 음악 잡지 <롤링 스톤>지의 편집자이자 여러 정기 간행물에 기사를 쓰는 작가라고 해요. 개빈 에드워즈는 이 책을 통해 반짝거리는 할라우드 스타로서의 리버 피닉스가 아닌 한 인간으로서의 리버 피닉스와 그를 둘러싼 세상을 깊이 있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뛰어난 작가인 것 같아요. 한 인간의 삶을 집중 조명할 때 어떻게 바라보느냐, 그 시선이 매우 중요하다고 볼 수 있어요. 동성애자, 비건 채식주의자, 환경 보존과 동물 보호에 앞장 선 사람...

파티 일화 중에 리버가 봉투를 뒤집어 쓰고 파티 참석자들과 함께 작당해서 '미스터 봉투'가  투명 인간인 것처럼 행동했는데, 끝까지 봉투를 벗지 않는 걸 본 동료는 그가 제대로 장난을 치고 싶어 한다고 회상하고 있어요. 그러나 그건 장난을 빙자한 리버의 본심이 아니었을까라는 짐작을 하게 되네요. 아름다운 외모를 가린 채 그저 파티를 즐기는 한 사람이고 싶은 마음, 이미 스타였던 리버에게는 불가능한 현실을 '미스터 봉투'가 되어 잠깐의 마법을 즐긴 거라고 말이죠.  안타깝게도 리버는 사망 이후 진짜 미스터 봉투가 되고 말았어요.  그러나 이 책을 통해 다시 대중들에게 돌아왔어요.

무엇 하나를 고르지 않고, 모든 것을 하나도 빼놓지 않고 보여줌으로써 그를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해줬어요. 이제는 리버 피닉스를 요절한 청춘 스타 대신에 더 나은 세상을 꿈꿨던 청년으로서 기억할 수 있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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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남네시스, 돌아보다 - 시간은 흘러도 사랑은 남는다
이기락 지음 / 오엘북스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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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남네시스, 돌아보다』는 이기락 신부님의 책이에요.

가톨릭 사제이면서 동시에 여러 직책을 수행해왔는데 그 중 하나가《경향잡지》편집인이었다고 해요.

한국천주교주교회의에서 발간하는 기관지 역할을 하고 있는 이 잡지가 1906년 창간되어 우리나라에서 발간되는 정기 간행물 가운데 가장 오래되었다는 건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저자는 《경향잡지》편집인으로서 매달 발간되는 잡지의 권두언을 쓰는 일을 맡았는데, 이 책에는 그 권두언에 담긴 교회와 세상 그리고 이웃에 관한 성직자의 시선이 들어 있어요. 지난 10여 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벌어졌던 크고 작은 일들이 성직자에겐 어떤 의미로 다가왔는지를 알 수 있어요.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가기, 그리스도를 따르는 길은 사람 중심의 사회를 건설하고 평화로 나아가는 길이에요. 그런데 특정 종교에서는 오직 자신들의 신만을 믿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분열과 편가르기를 하고 있으니 답답할 따름이에요. 종교는 개인의 자유이며 본인의 소신을 따르면 될 일이지만 그 종교가 사회의 벽이나 걸림돌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평화는 전쟁이 없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정의의 결과입니다.", "인간의 고통 앞에 중립은 없습니다."라고 말씀하셨는데, 이는 하느님의 정의가 민주사회의 정의와 다르지 않음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약자로 대변되는 가난한 사람들의 생존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을 포함한 모든 사람과 연대하여 아름다운 공동체를 만들라고 호소하고 있어요. 부디 본래 하느님의 뜻이 사회에 실천되기를 바랄 뿐이에요. 교회에서 말하는 복음이 신자들만의 특권이 아니라 공동체의 희망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언제부턴가 우리 사회에서 종교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해진 것 같아요. 그건 종교 지도자들을 포함한 신자들이 스스로 반성하고 개선해야 할 문제인 것 같아요. 자기들의 종교를 믿으라고 강요할 게 아니라 스스로 삶을 통해 증명해보이는 게 먼저일 것 같아요. 올바른 믿음은 행동으로써 드러나기 마련이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한 사제의 목소리, 나와는 다른 누군가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 같아요. 


세르반테스는 《돈키호테》의 비문에 "미쳐서 살았고 정신 들어 죽었다."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그는 진정한 용기는 겁쟁이와 무모함의 중간에 있다고 했죠. 

산적한 이 세상의 문제는 돈키호테와 같은 기사도가 결여된 데에서 비롯됩니다.

우리에게는 돈키호테와 같은 용기와 개척정신이 필요합니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라고 촉구하며 돈키호테는 "이룰 수 없는 세상을 상상하는 사람이 미쳤는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만 바라보는 사람이 미쳤는가?" 하고 묻습니다.

불후의 명작은 우리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이 점이 인생 드라마를 제대로 감상하는 하난의 기준이 될 것입니다.

연극과도 같은 인생이 나에게는 "과연 한여름 밤의 꿈인가? 아니면 돈키호테의 꿈인가?"

자문해보아야 할 문제입니다.


"오늘 가혹한 운명도 그 속에 내일의 성공의 발판이 담겨 있다."  (세르반테스)   (1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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