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현상 사전 - 아이들도 잘 모르고 어른들은 더 모르는
요시타케 신스케 지음, 이소담 옮김, 신기한 현상학회 기획 / 주니어김영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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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해요. 어른들은 모르면서도 아는 척 할 때가 있어요. 저도 가끔 그럴 때가 있거든요.

원래 잘 모르면 알고 싶다는 마음이 먼저인데, 어른이 되고나니 모른다는 사실을 감추기에 급급했던 것 같아요.

속 시원하게 말해보면 어떨까요.

"나도 잘 몰라. 그래서 진짜 알고 싶어!"

《신기한 현상 사전》은 아이들도 잘 모르고 어른들은 더 모르는 신기한 현상에 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에요. 

이 책에 관심을 갖게 된 건 바로 요시타케 신스케 작가님 덕분이에요. 우연히 요스타케 신스케 작가님이 그린 책을 보게 되었는데 그 이후에는 자꾸 보고 싶더라고요.

왠지 끌리는 그림이랄까. 구체적인 매력이 뭔지 설명하기는 어려운데 한번 보고 나면 머릿속에서 맴돌아요. 보면 볼수록 빠져드는 느낌? 반했나?

다들 한 번쯤 이상하고 신기한 현상을 경험한 적이 있을 거예요. 자주 겪는데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지 잘 모르고, 아무도 그 원인을 알려주지 않는 신기한 현상에 대해 이 책에서 설명해주고 있어요. 바로 요스타케 신스케 작가님의 그림을 통해서 그 궁금증을 해결할 수 있어요.

책의 구성은 신기한 현상을 네 가지 상황으로 나누어 하나씩 소개하고 있어요. 각각의 상황은 학교에서 공부할 때, 친구 사이에서, 집에서, 외출했을 때 생기는 신기한 현상이며 모두 56가지예요. 와, 진짜 신기한 건 책에 나온 신기한 현상들이 너무나 익숙한 경험들이라서 공감 100% , 후련함 200% 였다는 거예요.

요즘 포켓몬빵을 사기 위한 편의점 오프런 현상이 이슈가 되고 있어요. 아이들은 그 빵이 맛있어서 사먹는다고 하는데, 어른들은 빵과 함께 들어 있는 띠부씰(뗐다 붙였다 할 수 있는 스티커)을 모으는 것이 목적이라고 하네요. 편의점마다 품절 사태라서 예약 구매만 가능해졌어요. 도대체 왜 이런 현상이 벌어지는 걸까요.

봄이 되니 춘곤증인지 졸음이 쏟아질 때가 있어요. 꾸벅꾸벅 졸다가 갑자기 화들짝 깨는 이유는 뭘까요. 이 책을 읽다보면 자신도 몰랐던 호기심이 발동되는 느낌을 받게 될 거예요. 신기한 현상들을 알면 알수록, 호기심도 더 커지는 것 같아요. 호기심 덕분에 잠자던 뇌의 스위치가 딸깍 켜진 것 같아요. 궁금한 것들이 많아지니 삶의 활력도 생기네요.

이 책은 아이들만의 책이 아니에요. 어른들에게는 마음 속 어린아이를 깨워주는, 호기심 촉진제로써 강력추천해요.


♣ 어른들도 잘 모르는 신기한 현상 33

 " 과자에 '한정 판매'라고 적혀 있으면 더 사고 싶다. 왜 그럴까? "

☞ 희소성의 원리

사실 희소성의 원리는 지금 아니면 살 수 없을 것만 같은 사람의 마음을 이용해 상품을 사도록 유인하는 기술이에요.

미국 심리학자 로버트 치알디니는 손에 넣지 못하는 것일수록 갖고 싶어지는 마음 작용을 희소성 원리라고 했어요.

희소성이란, 수가 적은 상태라는 뜻이에요. 어렸을 때는 신기한 과자 정도지만, 어른이 되면 더 값비싼 물건에 눈이 가게 되니까

부디 냉정해집시다. 

  (78p)


♣ 어른들도 잘 모르는 신기한 현상 54

 " 잠이 쏟아져서 꾸벅꾸벅 졸다가 갑자기 몸이 움찔해서 잠이 깬다. 왜 그럴까? "
☞ 슬립 스타트

졸음을 참는 중이거나 오랫동안 깨어 있을 때, 무심코 꾸벅꾸벅 졸다가 다리나 팔의 근육이 경련해서 퍼뜩 깨는 경우가 있죠.

슬립 스타트라는 현상으로,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몸이 멋대로 움직이는 현상이에요. 이상한 자세로 자거나 지쳐서 잠들면 잘 일어난다고 해요.

뇌가 꿈과 현실을 구분하지 못해서 몸에 잘못된 명령을 내리는 바람에 생겨요. 

  (12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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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느와르 인 도쿄
이종학 지음 / 파람북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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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와 느와르의 조합도 신선하지만 그 배경이 도쿄라서 독특하게 느껴졌어요.

주인공 박정민은 사학과 교수이며 한일 근현대사 전문이라 도쿄에서 열리는 세미나 출장이 예정되어 있었어요.

마침 장인어른이 두 사람의 결혼 10주년을 축하해주면서 아이를 맡아줄 테니 아내도 동행하라고 배려해줘서 10년 만에 부부 여행을 떠나게 된 거예요. 바쁜 정민을 대신해서 여행 계획을 짠 아내 덕분에 하코네 관광을 했는데, 그때 디지라는 닉네임의 재즈 연주자 겸 관광 가이드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게 돼요. 정민은 자신을 초청해준 릿교대 사학과의 학장인 스가노 씨의 만남에서 교환 교수 제안을 받게 돼요. 원래는 그날 밤에 귀국할 예정이었는데 갑작스러운 스가노 씨의 연락으로 일정을 하루 더 늘리게 돼요. 

다음 날, 아내는 쇼핑이며 디지의 공연을 보기로 하고 정민은 약속 시간까지 3시간이 남아서 기노쿠니야 서점에서 책 구경을 하다가 그 건물 맨 위에 음반 전문점까지 둘러보게 돼요. 디지 덕분에 재즈 생각이 나서 재즈 연주자들의 음반을 구입하고 시간이 남아 가부키초를 걷다가 전단지를 나눠주는 아가씨를 만나면서 은밀하고 어두운 세계로 들어가게 돼요. 

"난 당신 같은 사람을 알아. 이런 데에 또 오게 되어있어."

"날 뭘로 보고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그래요. 이런 곳에 오는 건 쉽지 않죠. 처음이 중요해요. 하지만 일단 발을 들여놓으면, 결코 뺄 수 없어요...."  (46p)

점잖은 대학교수의 작은 일탈은 억눌린 욕망을 자각하게 만들고, 점점 일본적인 일탈 속으로 빠져들게 돼요. 모든 게 완벽하게 셋팅된 듯한 정민과 미숙의 삶은 쇼윈도 부부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어요. 흥미로운 점은 정민의 주변 인물들이 매우 일본인 같은 성향을 지녔다는 점이에요. 아내 미숙도 10년을 같이 살았지만 속내를 알 수 없고, 정민의 조교 역시 친절한 가면 뒤에 뭐가 있는지 알 수 없지만 정민의 뒤를 꼼꼼하고 충실하게 돕고 있으니 표면적인 갈등은 전혀 없어요. 평온한 일상과 대비되는 정민의 내면, 그 숨은 욕망이 드러나고야 말았네요. 또한 오랫동안 봉인된 비밀, 그 충격적인 진실이 밝혀지네요. 

솔직히 디지가 매료된 일본만의 재즈가 뭔지는 잘 모르겠지만 재즈에 대한 열정은 진심인 것 같아요. 재즈는 다른 어떤 음악보다도 새로움을 추구하는 것 같아요. 같은 곡을 연주하더라도 연주자의 감성에 따라 자유자재로 변주될 수 있어서 매력적인 것 같아요. 그러나 재즈의 선율과 함께 펼쳐지는 도쿄 느와르는 매우 위험하고 도발적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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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 특서 청소년문학 26
김영리 지음 / 특별한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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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이》는 멀지 않은 미래의 인간과 로봇의 이야기예요.

주인공은 로봇(로봇-5089)과 소년(워리, 지동운) 그리고 행위예술가(위술)예요.

전혀 공통점이 없는 셋이 만난 건 우연이지만 그들의 이야기는 운명 같기도 해요. 진정한 예술가가 되기 위해 고통을 느끼고 싶어하는 로봇과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어서 로봇이 되고 싶은 소년, 그리고 고통을 소재로 한 행위예술을 보여주는 노인은 똑같은 운명에 처해 있어요. 리셋 아니면 파기!

로봇 개발자 고정준은 로봇을 만들 때마다 '로봇'이란 명칭 뒤에 숫자를 붙였어요. 로봇-5089는 5,089번째 만든 로봇이자 마지막 사전 테스트를 통과한 모델이에요. 정준은 로봇-5089의 성공 이후 아인사와 계약을 체결하여 아인1, 아인2 시리즈를 선보였고 현재 아인15가 출시를 앞두고 있어요. 아인 시리즈의 외관은 모두 선팅이 심하게 된 헬멧처럼 얼굴 앞면이 미끈해서 눈코입이 보이지 않아요. 누가봐도 인간에게 복종하는 로봇이라는 걸 보여주는 디자인이에요. 하지만 초창기에 만든 로봇-5089는 회백색 얼굴에 눈코입을 갖추고 있어서 인간의 표정을 가졌을뿐 아니라 뛰어난 작곡 실력으로 수많은 히트곡을 만들었지만 정체를 숨겨야 했어요. 대중들은 자신들이 즐겨 듣는 노래가 AI가 만든 것이라는 걸 아는 순간 외면했어요. 예술은 인간의 영역인데 AI가 침범했다고 느낀 거예요. 그 때문에 로봇-5089는 로봇계와 인간계에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가 되었어요. 올해로 만들어진 지 18년이 되었는데, 마치 열여덟 살 사춘기처럼 굴면서 스스로 팬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자발적 리셋을 거부하고 있어요. 

아인사 회장은 로봇-5089의 행동을 위험하다고 판단했는지 로봇 심리학자에게 의뢰했어요. 만약 끝까지 리셋을 거부한다면 파기될 수밖에 없어요. 정준에게 로봇은 다 제 자식 같지만 로봇-5089은 좀더 특별한 존재라서 파기하게 놔둘 수 없다고 강력 대응했고, 회장은 3개월의 시간을 줬어요.

참 이상한 것 같아요. 그냥 로봇으로 바라볼 때는 리셋이든 파기든 별 감정이 들지 않았는데, 로봇-5089가 워리, 위술과 함께 하는 모습을 지켜보니 안쓰러운 마음이 들었어요. 음악을 사랑해서 그 음악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다는 마음이 잘못된 건 아니잖아요. 다만 그 마음을 인간이 아닌 로봇이 가졌다는 게 문제인 거죠. 잔인한 인간들에 비하면 팬이는 진짜 따스한 마음을 지닌 존재로 느껴졌어요. 만약 로봇이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면모를 지니게 된다면 그 로봇의 활동을 로봇이라는 이유만으로 제약해도 되는 걸까요. 인간의 지성을 넘어서는 싱귤래러티(기술적 변곡점)가 온다면, 로봇이 로봇권을 요구한다면 우리는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요. 로봇-5089를 보면서 살짝 마음이 흔들렸어요. 결국 우리가 기억해야 할 건 인간성의 본질인 것 같아요.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특성, 그건 인간이라는 개체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와 행동의 문제였어요. 그러니 경계해야 할 건 로봇이 아니라 인간성의 상실인 것 같아요.


"나에겐 고통이 꼭 필요해요."

"끝내 예술가가 되고 싶은 거야?"

"제 오랜 꿈이에요."  (20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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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의 나로 충분하다 - 유연하고 충실하게, 이소은이 사는 법
이소은 지음 / 수오서재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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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의 사진을 보자마자 무척 반가웠어요.

제가 기억하는 이소은님은 청량한 목소리로 노래 부르는 가수였는데, 지금은 새로운 길을 가고 있었네요.

가수로서 공연 무대에서는 내려왔지만 더 넓은 세계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이소은님의 이야기가 이 책속에 담겨 있어요.

대중들에겐 가수에서 미국 변호사, 국제기구 부의장으로의 변신이 무척 놀랍고 낯설게 느껴질 것 같아요. 아무래도 가수라는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게 각인되어 있다보니 그 과정을 생략한 채 보면 깜짝 변신인 거죠.

이 책은 한 사람이 어떻게 자신만의 길을 찾아가고 있는지를 보여 주고 있어요.

저자의 말처럼 충실하게, 유연하게, 담대하게, 행복하게 나아가며 성장했다는 것을 알 수 있어요. 미국에서 아시안 여성 프로페셔널로 일을 한다는 건 녹록치 않은 일인 것 같아요. 여러 가지 제약과 어려움 속에서도 버틸 수 있었던 힘은 스스로 아시안 소수인종이라는 정체성에 갇혀 있지 않는 유연함과 잘못된 고정관념에 맞설 수 있는 용기였다고 해요. 스스로 인종, 성별, 배경, 성격, 경험 등 모든 '다름'을 약점이 아니라 강력한 강점으로 받아들이는 태도가 중요한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또한 소속에 얽매이지 않고 살아내기에 도전했는데, 그 덕분에 모든 곳에 속할 수 있는 자유를 얻었다고 하네요. 

나 자신이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요.

저자는 지난 10년 동안 뉴욕에서 이방인이었고, 아시안 여성이라는 그 사회 속 소수인종으로 살면서 자신이 정의 내린 '나다움'이 시간과 환경에 의해 바뀐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해요. 그러니 매일 나답게 사는 것에 대한 정의를 새로 쓸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요. 용기란 두려움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도전하는 것임을, 하루하루 충실하게 살아가며 열린 마음으로 가장 진실한 지금의 나와 만나는 것임을 알려주고 있네요. 겉보기에 완벽해보이는 사람도 이면에는 약하고 불안한 자아를 가지고 있는 똑같은 인간인 것 같아요. 이제 우리는 조금 더 자신에게 너그러운 주인이 되겠다는 마음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할 것 같아요. 이 책의 제목처럼, 각자 당당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써 내려가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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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 - 이어령의 서원시
이어령 지음 / 성안당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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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는 이어령 선생님의 마지막 서원을 기록한 책이에요.

서원(誓願)이란 마음속에 맹세하여 소원을 세우는 것을 뜻해요.

이어령 선생님은 2022년 새해를 맞으며 다음과 같은 소원을 빌었다고 해요.

"기러기들처럼 날고 싶습니다. 온 국민이 그렇게 날았으면 싶습니다.

소리 내어 서로 격려하고 대열을 이끌어가는 

저 신비하고 오묘한 기러기처럼 날고 싶습니다.

너 나 할 것 없이 소리 내어 서로 격려하고 서로의 자리를 바꿔가는

저 신비하고 오묘한 기러기처럼 날고 싶습니다.

... 아주 작은 날개라도 좋습니다."라고. (28p)


공교롭게도 현 시점에서 가장 필요한 것을 미리 말씀하신 것 같아 소름이 돋았어요.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미래로 가려면 온 국민이 기러기들처럼 날아야 한다는 것.

서로 격려하고 서로의 자리를 바꿔가는 기러기처럼, 부디 화합과 소통으로 함께 나아가기를 바라고 있어요.

원래 이 책은 『생각의 생각』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으나 출판사 사정으로 빛을 보지 못했다가 올해 새해 소원을 담은 제목인 『다시 한번 날게 하소서』로 새롭게 출간되었다고 해요. 이어령 선생님은 서문에서 "이 절망의 벼랑 끝에서 모든 사람이 함께 살아갈 날개 하나씩을 달아주소서." (29p)라고 간절한 마음을 표현했는데, 이 문장을 읽으면서 마음이 뭉클해졌어요. 

이 책은 이어령 선생님의 생각들, think 하나부터 열셋을 담고 있어요. 한국 문화의 원형들을 통해 편견과 고정관념이라는 벽을 부수고 뛰어넘는 방법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어떻게 변화해가야 할 것인지, 이제는 자신의 생각을 바로세워야 할 때인 것인 것 같아요. 여기에 나온 생각들은 각자를 돌아보기 위한 자극제이자 새로운 사고를 위한 촉진제라고 볼 수 있어요.  

비어 있는 창조 공간을 설명하기 위해 미키마우스의 신발을 예로 들고 있어요. 아이가 어른의 신발을 신은 것처럼 그 채워지지 않은 빈 공백이 땅을 딛고 있으면서도 하늘의 구름 같은 허공을 끌고 다니고 있다고, 그 공백이야말로 미래를 만들어내는 꿈과 창조적 사고를 숨겨두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또한 대지에 찍힌 인간의 발자국은 인간이 자연적 존재임을 인정하고 확인하는 도장이며, 맨발에서 신발로 변화한 것은 자연에서 문명으로 옮긴 인간의 운명을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 한국 문화에는 관계론적 사고의 틀이 깊숙이 자리하고 있어요. 사물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틀이 상대성의 원리를 지녔기 때문에 뛰어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전통 물건을 자세히 관찰하면 한국인의 생각을 읽을 수 있어요. 우리는 스스로 생각하는 것보다 더 뛰어난 힘과 지혜를 지녔어요. 한국인의 생각이 이미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음을 확인하는 시간이었네요.

결국 우리에게 필요한 날개는 바로 '생각'이며, '사고의 자유'라는 것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고 있네요.


"옛날 옛적 이 일본 땅에 끌려온 조선 청년이

탄광 벽을 손톱으로 긁어 글을 썼대요.

어무니 보고 시퍼


그림은 긁는다에서 나온 말이다

그림은 그리움에서 나온 말이다.

그림은 글에서 나온 말이다.

벽을 긁는 글과 그림과 그리움은 벽을 넘는다."  (7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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