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구름의 무게를 재는 과학자
다비드 카예 지음, 유 아가다 옮김 / 북스힐 / 2022년 2월
평점 :
과학이 이토록 재미있는 학문이었나?
매일 변화하는 세상을 관찰하고 상상하며 궁금증을 찾아가는 과정이 과학인 줄 진작에 알았더라면, 뭐 대단한 과학자는 아니어도 과학을 즐길 수 있었겠죠.
학교에서 배웠던 과학은 지루했는데, 어쩜 창의적인 과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는 시간가는 줄 모르고 빠져드는 걸까요.
이 책은 우리가 살면서 아마 한 번쯤 궁금하게 여겼을 만한 질문 40개와 그 답이 들어 있어요. 저자는 책에 나온 답에 만족하지 말고, 좀 더 호기심을 발휘하여 주변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을 탐구하기를, 이 책이 의지의 촉매제가 되기를 바라고 있어요. 음, 거의 이루어진 것 같아요. 흥미로운 과학 이야기가 제 심장을 살짝 설레게 했거든요. 과학자의 시선으로 자세히 바라보면 재미나고 새로운 세계가 열리는 것 같아요. 그 시작은 호기심과 상상력이에요.
"구름의 무게는 코끼리 몇 마리의 무게일까?" (51p)라는 질문 자체가 신선해요. 하늘 바라보는 걸 좋아해서 구름의 모양이 시시각각 변할 때 더욱 신이 나는데, 한 번도 구름의 무게를 생각해본 적은 없는 것 같아요. 구름의 무게를 코끼리의 무게로 환산한다는 발상이 정말 기발한데, 실제로 그 답을 구했다니 놀라워요.
"미국 콜로라도의 국립대기 연구센터의 계산에 따르면, 가장 보편적인 구름 중 한 종류인 보통 크기의 적운은 대략 코끼리 100마리 무게에 버금간다고 한다. 이때 코끼리 한 마리의 평균 무게는 대략 6톤으로 가정한다. 그리고 거대한 태풍을 몰고 오는 구름인 적란운은 무려 200,000 마리의 코끼리 무게에 비교할 수 있다. 구름에서 비가 조금씩 내리고 한 번에 왈칵 쏟아지지 않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만약 한 번에 쏟아진다면 지구상의 모든 도시와 마을들은 물 폭탄을 맞아서 완전히 파괴될 것이다. 다행히도 구름의 무게는 아주 가벼운 작은 물방울들로 골고루 분배되어 있다. 그렇다면 하나의 구름을 만들기 위해서 가벼운 물방울들을 얼마나 많이 모아야 하는지 상상할 수 있다. 20개의 물방울이 1밀리미터에 해당한다면, 적란운에는 24조 개의 물방울이 있다. 이제 우리 모두 함께 상상의 날개를 펼쳐보자. 우리 머리 위로 끝없이 펼쳐지는 하늘에 뭉게뭉게 떠 있는 저 구름에, 저 공룡 모양 구름에, 혹은 곰 모양 구름에 대략 200,000 마리의 코끼리가 서 있는 모습을." (56p)
양자역학은 다 이해할 수 없으나 무척 매력적이에요. 양자역학의 신비한 법칙에 따르면 아원자 입자들끼리는 어떤 식으로든 사랑에 빠질 수 있대요. 한 입자가 우주 반대편 끝에 몇 광년의 거리에 있더라도 다른 한 입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고, 두 입자들 간의 연결은 즉각적이래요. 아원자 입자 세계에서 이런 현상을 '양자 얽힘'이라고 한대요. 이것을 좀 더 문학적으로 '사랑에 빠진 입자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대요. 양자 얽힘은 SF영화나 판타지 소설에서나 가능했던 텔레포테이션(공간이동)의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어요. 실제로 2012년 양자 속성을 공간이동시키는 걸 성공했는데, 이런 특징들이 양자 컴퓨터에서 활용된다면 깜짝 놀랄만한 슈퍼 컴퓨터들이 나올 수 있어요. 아직까지 인간의 공간이동은 위험부담이 크기 때문에 상상으로만 만족해야 할 것 같아요.
과학 지식에 관한 나열이 아니라 흥미로운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이라서 집중했던 것 같아요. 읽다 보니 술술 넘어가네요. 평소 궁금했던 것들을 속시원하게 해결해서 좋고, 전혀 생각도 못했던 것들을 알아가는 재미가 있어요. 한마디로 과학과 친밀해지는 책인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