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인권 사전 질문하는 사전 시리즈 4
장덕현 지음, 간장 그림 / 풀빛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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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하는 인권 사전》은 질문하는 사전 시리즈 네 번째 책이에요.

배움은 호기심과 질문으로부터 출발해요. 이 책은 우리 아이들이 꼭 알아야 할 인권에 관한 질문을 통해 배우고 생각하는 힘을 키워주고 있어요.

우선 인권이란 무엇일까요. 왜 인권이 중요한 걸까요.

이에 대한 답은 어린이만 배워야 하는 내용이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해당되는 문제라고 할 수 있어요. 그건 바로 인간이기 때문이에요. 

"인권을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누리는 권리'라고 말할 수 있어요." (11p)

여기에서 '차별 없이'라는 부분을 주목할 필요가 있어요. 인권을 알기 위한 가장 첫 걸음은 세계 인권 선언을 아는 거예요. 세계 인권 선언을 보다 정확하게 번역하면 '인권의 보편 선언'이라고 해요. 보편이란 차별이나 구분 없이 모두를 포함한다는 뜻이며, 언어나 국적, 나이, 성별 등 그 어떤 조건에 관계없이 동등하다는 거예요. 그럼 세계 인권 선언은 왜,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을까요. 모순적이게도 전쟁 때문에 인권의 중요성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어요. 전쟁이 끝난 후 사람들은 평화와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유엔(UN)을 만들었고 세계 인권 선언문을 만든 거예요. 이 세계 인권 선언이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인권의 근본이자 기준이 된 거죠.

책의 구성은 질문으로 시작하여 꼬리에 꼬리를 물듯이 자연스럽게 설명하고, 다시 질문하는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어요. 인권의 개념부터 인권에 관한 여러 가지 궁금증을 그림과 함께 풀어내고 있어서 다소 어려울 수도 있는 내용을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나에게 어떤 권리가 있는지 살펴보고, 어린이의 권리를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를 생각해볼 수 있어요. 우리나라에서는 아이들이 굶주리거나 학교에 가지 못하는 일은 거의 사라졌지만 아동 학대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것 같아요. 뉴스를 통해 접했던 끔찍한 아동 학대 사건에 대해 객관적으로 서술되어 있어서 아동 인권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만드네요. 또한 인권 침해를 당하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인권을 위해 투쟁하여 승리한 역사들, 인권을 위해 우리가 할 일, 인권에 대해 잘못 알려진 오해들을 알려주고 있어서 올바른 인권 수업이 된 것 같아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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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사랑한 사물들 - 일상을 환기하고 감각을 깨우는 사물 산책
김지원 지음 / 지콜론북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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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신기한 책인 것 같아요. 사물의 재발견이랄까.

사물이란 우리 일상에서 어떤 용도로든 그 쓸모에 의해 존재하는 것들인데, 그 사물과의 관계는 깊이 생각해보지 못했던 것 같아요.

《우리가 사랑한 사물들》은 사물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는 책이에요.

이 책에서는 감각을 깨우는 사물들, 안부를 묻는 사물들, 사유를 확장하는 사물을 만날 수 있어요. 그동안 사물을 사용할 줄만 알았지, 사유하는 방법은 몰랐던 것 같아요. 월간 오브제의 사물들을 보면서 감각의 경험이 주는 즐거움이 뭔지를 조금 알게 되었어요. 월간 오브제의 사물들은 가구를 만들 때에 생기는 자투리 나무 조각들을 활용하여 매달 영감을 주는 물건을 제작한 것인데, 실제 물건을 만드는 일만큼이나 물건의 이름을 짓는 일에 정성을 쏟는다고 해요. 마치 새로운 생명을 잉태하면 이름을 지어주듯이, 사물에게도 용도를 나타내는 이름이 아닌 사유를 확장시키는 새로운 이름을 부여한다고 해요. 이를테면 '가만한 오늘', 'O, 마주', '가볍고 단단한 상상', '결', '사물이면' (80p) 이라는 이름은 무미건조한 사물에 특별한 에너지를 불어넣는 것 같아요. 아무래도 나무라는 소재가 주는 따스함까지 더해져서 마음을 잡아끄는 게 아닌가 싶어요. 책 속에 소개된 수많은 사물들 가운데 제 마음에 남는 물건이었어요.

미술 공예 운동의 창시자 윌리엄 모리스는 "사람들이 사용하는 물건에 즐거움을 입히는 일이야말로 장식이 수행하는 하나의 위대한 역할" (82p)이라고 했는데, 그러한 시도들이 사물과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제가 좋아하는 문구 중 하나인 "사랑하면 알게 되고 알면 보이나니 그때 보이는 것은 전과 같지 않다." (98p)라는 말이 사물에도 그대로 적용되네요. 우리가 사랑한 사물들은 다시 우리에게 위로가 되고 기쁨을 주니까요. 인간과 관계를 맺는 사물들은 주변 환경과의 관계를 연결하며 하나의 풍경을 만들어내고, 우리는 그 사물들의 풍경을 감상하며 숨은 가치를 발견하게 된다는 것이 참으로 놀라워요. 창조된 사물 안에는 예술의 힘이 깃들어 있기 때문에 사용자의 감정에 영향을 주고, 연결된 관계 속에서 이야기가 생겨나는 것 같아요. 바로 이 책처럼 사물들을 통해 일상 속 감각을 깨우며 새로운 관계를 맺어간다면 지금부터는 나의 이야기가 시작될 차례네요. 내가 사랑하는 사물들, 미처 알아채지 못했던 감정들을 발견하게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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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
레베카 하디먼 지음, 김지선 옮김 / 북로드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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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볍게 웃어넘길 수 있는 농담이 필요했던 것 같아요.

삶이 무겁고, 하루가 길게 느껴질 때 잠시 모든 걸 잊게 만드는 마법, 어쩌면 그것 때문에 살맛이 나는 건지도 모르겠네요.

진지한 것도 좋지만 맨날 무게만 잡고 있으면 주저앉는 법, 그러니 살짝 흔들어보자고요.

《83년째 농담 중인 고가티 할머니》는 레베카 하디먼의 가족소설이에요. 

우선 이 소설이 저자의 데뷔작이라는 게 놀랍네요. 이건 마치 단 한번의 샷으로 홀컵에 넣는 홀인원이라고 해야 하나요. 슈우웅~ 시원하게 날아가듯 첫 장부터 쭉 몰입하며 따라가게 만드는 이야기네요. 항상 처음이 중요하다니까요. 그 대표적인 인물이 고가티 할머니예요. 기상천외한 캐릭터로 시종일관 눈길을 끌며 강력한 존재감을 뿜어내고 있어요.  "말도 안돼. 미국인들이란, 항상 너무 나간다니까. 하지만 절대 지루하지는 않지."  (7p) 라고 시트콤을 보던 고가티 할머니는 생각했죠. 빙고! 이 소설이 딱 그렇다고요.

여든세 살의 밀리 고가티 할머니와 밀리의 아들 케빈, 케빈의 쌍둥이 딸들까지 가족 삼대가 정말 만만치 않은 캐릭터라서 지루할 틈이 없어요. 엉뚱하다 못해 속 터지는 상황에서도 농담을 던질 수 있다는 건 엄청난 내공의 소유자라는 뜻이 아닐까요. 이건 아무나 못하는 일이라고요.

솔직히 남의 일, 고가티 할머니네 가족이 벌이는 소동이니까 관망했지만 우리 집안 일이라면 뒷목을 잡았을 것 같아요. 근데 뭔가 여든세 살의 고가티 할머니라서 가능한 일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만약 그때까지 살아 있다면 나 역시 고가티 할머니처럼 열정적으로 적극적으로 행복을 쟁취하며 살고 싶어요. 늙었으니 조용히 요양원에서 지내라니, 너무 끔찍해요. 괴짜 소리를 듣더라도 후회 없이 살아야죠. 물론 고가티 할머니가 우리 할머니라면 좀 힘들겠지만 말이에요. 그러니 다행인 거죠. 우린 조용히 지켜보며 즐길 수 있으니까요. 

지금까지 보통의 삶을 살면서 행복했다면 그대로 유지하는 게 중요할 거예요. 하지만 뭔가 답답했다면 그건 어딘가 잘못된 부분이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얌전히 참고 살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잖아요. 고가티 할머니네 가족들을 보면서 도저히 이해 못하는 부분도 있지만 어찌됐든 그들은 모두 좋은 사람들인 것 같아요.  원제목은  "Good Eggs" 예요. 좋은 달걀들이 아니라 믿을 수 있는 좋은 사람들을 뜻하는 관용어라고 하네요. 행복하게 잘 살고 싶다면 서로에게 좋은 달걀이 되라는 교훈인 듯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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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잡
해원 지음 / CABINET(캐비넷)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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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잡이라니, 누구에게 해당되는 말일까요.

주인공 모연희는 '미래클리닝'이라는 회사에 취직하게 되는데, 그 사연이 기구하네요. 

1997년 12월은 우리나라가 IMF(국제통화기금)에 구제금융신청을 하며 외환위기를 맞은 직후였어요. 대한민국에서 손가락에 꼽는 대기업과 은행들이 줄줄이 부도가 나고 대규모 실업 사태로 이어지면서, 갑자기 직장을 잃고 생활고에 시달린 가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례가 적지 않아서 참으로 우울하고 불안한 시기였네요.

연희 아버지 역시 외환위기로 빚더미에 앉자 집을 나갔고 한 달 뒤 인적 드문 숲에서 유서와 함께 발견되었어요. 아버지는 떠났지만 남긴 빚은 고스란히 연희가 떠안게 되었고, 이듬해 연희를 괴롭히던 사채업자가 취업 알선을 한 거예요. 바로 미래클리닝이라는 청소업체인데 실상은 은밀하게 시체를 처리하는 불법 조직이라 고소득 보장인 거죠. 

세상에 누가 돈 때문에 이런 일을 할까 싶지만, 절박한 사람들에겐 선택할 권한이 없다는 게 비참한 현실이자 살아 있는 지옥인 것 같아요.

우와, 이 지옥 같은 굿잡에 몰입하게 될 줄이야... 

죽지 못해 산다는 말은 너무 슬프지만 때로는 살다보면 살게 되는 힘이 생기는 것 같아요. 질긴 생명력, 삶은 이어져야 하니까요. 

상상도 못했던 시체 청소부가 된 연희의 삶을 통해 범죄의 세계를 엿본 느낌이에요. 점점 들여다볼수록 처음의 공포가 아픔으로 바뀌는 것 같아요. 어느 정도 견딜만한 고통이라면 투덜거릴 수 있지만 감당할 수 없는 지경이 되면 침묵하게 되는 것 같아요. 도저히 드러낼 수 없는 불행, 그 어둡고 탁한 사연들을 보고 있노라니 저절로 깊은 한숨을 짓게 되네요. 이 모든 게 돈 때문에, 그냥 먹고 사는 문제라고? 글쎄, 가장 어려운 문제가 아닐까 싶네요. 

오늘도 잘 버텨낸, 무자비한 세상에 맞서 꿋꿋하게 살아낸 이들에게 "굿잡!"

"버려진 폐허 위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365p)라는 마지막 문장이 강렬한 여운을 남기네요. 그동안 하얀 눈이 내린 아름다운 풍경만 봤다면, 《굿잡》은 그 눈이 걷힌 적나라한 비극을 보여주고 있어요. 감당하실 수 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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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엘의 다이어리
리처드 폴 에번스 지음, 이현숙 옮김 / 씨큐브 / 2022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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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이 된 인간은 누구나 한때는 아이였고, 여전히 아이인 경우도 있는 것 같아요.

왜 마음 속 아이는 자라지 못했을까요. 이유는 단 하나, 사랑받지 못했으므로.

상처 받기 쉽고, 은둔하거나 외톨이가 되는 건 성인 아이의 특징이라고 해요. 과거에 무시당하고 학대받고 상처 입은 내면 아이는 성인이 된 후에도 계속 내면에 남아 부적응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불행을 겪기도 해요.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내면 아이를 떠올렸고, 우리 삶의 본질은 '사랑'이라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로맨스 소설이라고 해서 뻔한 사랑 이야기를 상상했다면 그 이상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진정한 로맨스는 건강한 어른이라야 가능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내면 아이가 충분히 사랑받고 인정받아야 해요. 만약 어린 시절에 상처 받은 내면 아이가 숨어 있다면 제대로 마주하는 순간이 필요해요. 감출수록 상처는 곪아버리니까요. 내면 아이를 의심하거나 외면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끌어안아줘야 해요. 

주인공 제이콥은 베스트셀러 작가로 성공했지만 늘 외롭게 살고 있어요. 엄마에게 버림 받은 아들은 그 누구도 사랑할 수 없었던 거죠. 크리스마스를 앞둔 어느 날 엄마의 사망 소식을 듣게 되고 20년 만에 고향집을 찾게 되는데, 그곳에서 의문의 다이어리와 레이첼을 만나게 돼요. 이 모든 이야기는 제이콥이 어떻게 상처 입은 내면 아이를 발견하고 치유해나가는가를 보여주고 있어요. 아마 누군가에게도 자신만의 노엘을 통해 화해하고, 아픔을 어루만지는 시간이 될 것 같네요.


《노엘의 다이어리》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리처드 폴 에번스의 소설이에요. '음, 나는 모르는 작가인데 어떤 작품을 썼지?'라는 궁금증에 찾아보니 첫 소설『크리스마스 상자 The Christmas Box』가 현재 8백만 부 넘게 판매되었고 30여 편이 넘는 소설들이 전 세계 24개 이상 언어로 번역되어 3천만 부 이상 판매되었다고 하네요. 원래 베스트셀러에는 별로 끌리지 않는 편인데, 이 소설은 읽어보고 싶어요. 리처드 폴 에번스의 이야기는 진심으로 느껴지는 감동이 있어요. 크리스마스에 어울리는 따뜻한 이야기인 것 같아요. 여기서 크리스마스는 모두가 즐거운데 나만 외로운, 춥고 쓸쓸한 상황을 의미해요. 그러니 과거의 상처로 아프다면 사랑 이야기라는 연고를 발라보세요.


"나는 우리가 역경에도 불구하고 성공하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역경으로 인해 성공한다고 믿는 편이다. 

역경이야말로 수많은 이야기와 공감을 준 삶의 드라마였다고 굳게 믿을 정도다.

항상 머릿속이 온갖 판타지로 가득했는데 그건 일종의 생존 기술이기도 했다."  (20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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