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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 - 45인의 물리학자가 주제별로 들려주는 과학지식
다나가 미유키 외 지음, 김지예 옮김, 후지시마 아키라 감수 / 동아엠앤비 / 2022년 4월
평점 :
이야기의 힘은 놀라워요. 아무리 어려운 내용도 쉽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으니까요.
과학 중에서도 물리학은 다양한 현상과 원리, 법칙이 등장하기 때문에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 책에서는 물리학의 역사를 위대한 과학자를 주인공으로 하여 각 인물의 연구 성과와 그 내용을 알려주고 있어요.
사람이 먼저 등장하고, 그 다음에 과학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무엇을 발견했고, 발명했는지, 그리고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살펴보는 거예요.
똑같은 과학 지식을 알려주고 있지만 과학자라는 인물에 초점을 맞추니 흥미로운 이야기로써 받아들여지고, 생각할 거리가 많아지는 것 같아요.
《물리학자가 들려주는 물리학 이야기》에는 물리학 역사에서 손꼽히는 마흔다섯 명의 물리학자와 그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유명한 아리스토텔레스, 갈릴레이, 데카르트부터 시작하여 토리첼리, 게리케, 캐번디시 등과 같이 처음 들어보는 과학자들이 분야별로 나뉘어 소개되고 있어요. 각각의 분야를 살펴보면 물리학 교과서의 목차를 옮겨놓은 것 같아요. 역학 (운동), 대기압과 진공, 역학 (만유인력), 온도, 열역학, 빛 (파동의 탐구), 소리, 자기와 전기, 전류, 전자파, 원자의 구조, 방사선, 빛 (파동과 입자의 이중성), 양자 역학, 소립자.
철학자로 알려진 아리스토텔레스는 "물리 현상을 관찰하는 것은 이에 관련된 자연법칙의 발견으로 이어진다." (11p)라는 자신의 말처럼 주변의 현상을 주의 깊게 관찰하여 운동의 원리, 역학 개념을 발견했어요. 그러나 지금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지구의 자전을 부정했어요. 16세기 후반, 갈릴레이가 운동 역학을 실험으로 증명함으로써 아리스토텔레스의 역학 개념을 뒤집었고, 실험과학의 시대를 열었다는 점에서 근대 과학의 아버지가 된 거예요. 17세기에 활동한 데카르트는 근대 철학의 아버지로 불리지만 과학자로 불리기에는 충분하지 않은 이유가 있다고 해요. 그건 바로 실험을 사색보다 한 단계 아래로 여겼고, 실험을 중시한 갈릴레이를 부정적으로 평가하면서 본인의 이론을 검증 없이 논리적인 사색으로만 풀었기 때문이에요.
토리첼리는 갈릴레이의 말년 벗이자 비서로서 시력을 잃은 갈릴레이를 대신해 구술필기로 명서 《신과학 대화》를 완성했고, 갈릴레이 사망 후에는 진공에 관련된 중요한 세 가지 실험을 했다고 해요. 토리첼리의 진공은 최초의 인공적인 진공이었고,진공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세계관을 실험을 통해 뒤집어버린 놀라운 발견이에요. 토리첼리가 진공이란 개념을 발견한 것을 기념하여 진공의 단위를 나타낼 때 Torr(톨)이라고 한대요. 이 책을 읽다보면 과학자의 이름에서 가져온 용어가 꽤 많은 것 같아요. 와트, 줄, 푸리에, 도플러, 마흐, 쿨롱, 볼타, 앙페르, 옴, 패러데이, 맥스웰, 헤르츠...
캐번디시는 18세기 영국 귀족 출신이며 대단한 재력가였지만 사람을 만나는 걸 꺼려하여 평생 홀로 연구에 매진한 과학자라고 해요. 사후에 발견된 기록을 보면 캐번디시는 쿨롱의 법칙이나 옴의 법칙을 이미 발견했지만 발표하지 않았어요. 100년이나 앞선 과학적 발견을 했는데도 공개하지 않은 건 캐번디시가 실험 자체로 만족했기 때문이라고 해요. 그야말로 괴짜 과학자 캐번디시의 놀라운 일화를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봤던 기억이 나네요. 헨리 캐번디시, 이제는 꼭 기억해둬야 할 위대한 과학자네요.
그동안 잘 몰랐던 과학자들과 그들의 연구 성과를 하나씩 알아가다 보니 새삼 놀랍고 존경스러운 마음이 생겼어요. 지금 우리가 누리는 과학 기술은 모두 훌륭한 과학자들의 열정과 노력 덕분이에요. 다만 맨해튼 계획이라고 불리는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의 원자 폭탄 제조 계획은 너무나 엄청난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에 과학자들 스스로 자신의 연구가 가져올 사회적인 책임과 함께 윤리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점. 그것이 과학 기술보다 더 중요한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