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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라수마나라 1
하일권 지음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1년 7월
평점 :
수리수리 마수리~ 아브라카다브라~
귀에 익은 마법 주문들이에요. 그럼 "안나라수마나라~"는 들어 보셨나요?
처음 알게 된 건 넷플릭스 드라마 제목이었고, 그 다음은 원작이 웹툰이라는 것이었어요.
드라마 <안나라수마나라>는 독특하게도 뮤지컬처럼 중간에 노래가 등장해요. 처음엔 낯설어서인지 그 노래 장면이 별로였는데 점점 주인공에게 몰입하고 나니 노래가 곧 마음의 소리처럼 들려서 좋았어요. 아무래도 호불호가 있을 수 있는 설정이라서 드라마보다는 책을 먼저 추천해요.
저도 책을 읽고 난 다음에 드라마를 봤더니 마법에 걸린 듯 사르르 마음이 녹더라고요.
"안나라수마나라~"라고 말해보면 알겠지만 입에 착 붙는 주문은 아니에요. '안나라' 띄고 '수마나라' 해야 맛깔스럽게 말할 수 있어요.
만화책 <안나라수마나라>는 원래 2011년 출간된 하일권 작가님의 웹툰 단행본이에요. 연재 당시 총 조회수 1천만이라는 폭발적 인기를 얻은 작품이라고 해요. 이번에 넷플릭스에서 드라마로 방영되면서 다시 재조명된 명작이라고 할 수 있어요. 드라마에서 마술 자문은 이은결 일루셔니스트가 했더라고요. 그가 마술사 대신 일루셔니스트라고 자신을 소개할 때 굉장히 멋지다고 느꼈어요. 마술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일루션, 일루셔니스트로서 관객과 소통하는 공연예술가라는 정체성을 보여준 것이니까요. 사람들은 마술 자체를 즐기기보단 어떤 트릭이 숨겨져 있는지 찾으려고 해요. 어딜 속이려고, 내 눈은 못 속이지... 뭐, 대충 이런 심리인 것 같아요. 마술을 믿지 않는 사람들, 우리는 불신의 시대를 살고 있어요.
<안나라수마나라>에 나오는 마술사는 우리에게 묻고 있어요.
당신... 마술을 믿습니까?
주인공 윤아이는 동생과 둘이 단칸방에 살며 정부보조금과 아르바이트로 번 돈으로 겨우 살아가는 여자아이예요. 나일등은 언제나 전교 일등을 유지하는 데다가 잘생겼고 집안도 풍족해서 모두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남자아이로, 윤아이의 짝꿍이에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두 아이 앞에 나타난 마술사는 자신을 진짜 마술사라고 말하는데, 그는 왜 아무도 가지 않는 오래되고 허름한 유원지에 사는 걸까요.
하일권 작가님이 그린 나일등의 모습은 약간 기괴해요. 잘생긴 눈코입 아래로 길게 늘어진 모양이 쭈욱 늘어난 가래떡 같달까. 어째서 이런 모습으로 표현했는지는 이야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삭막한 세상에 등장한 마술사라니, 누구도 환영하지 않지만 윤아이는 마술사를 만나면서 조금씩 변하고 있어요. 사회에서 인정받는 좋은 어른이 되기 위해 앞만 보고 달리는 나일등은 윤아이와 마술사를 통해 혼란을 겪게 되고, 과연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지를 고민하게 되는데... 1권의 마지막 장면이 워낙 충격적이라서 잠시 할 말을 잃었어요. '그럴 리가 없어.'라는 부정의 단계에서 '아니야, 뭔가 다른 생각이 있을 거야.'라는 가능성 쪽으로 기울었네요. 그러니 2권, 3권까지 쭉 봐야 답답한 속이 풀리겠지요.
뭔가를 강력하게 믿는다는 건 어떤 마음일까요.
지긋지긋한 가난의 저주에 걸린 윤아이와 아스팔트의 저주에 걸린 나일등 그리고 영원히 어른이 되고 싶지 않은 마술사의 마법 같은 이야기 속에서 그 마음을 발견할 수 있어요. 우리에게 놀라움과 환상을 선사해준 마술, <안나라수마나라>를 통해서 작은 기적을 꿈꾸게 되었어요.
# 이곳은 진짜 마술사들이 살 수 없는 땅이 되어버렸다.
꿈만 꾸면서 살아가기엔 너무나 힘든 세상
#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걸까.
수많은 어른들의 답이 있다.
철이 들지 않는 아이는 그 질문에 어떻게 대답할까.
그 답은, 과연 틀린 답일까.
아름다운 꽃길 속으로~
안나라수마나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