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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 - 하버드 심리학자와 소아정신건강전문의가 밝혀낸 불화에 대한 혁명적 통찰
에드 트로닉.클로디아 M. 골드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2년 5월
평점 :
같이 있으면 피곤하고, 혼자 있으면 외로워요. 어떡하죠?
사람의 관계는 평생 풀어야 하는 숙제인 것 같아요. 피곤하다고 해서 사람을 안 만날 수도 없고, 외롭다고 항상 누군가와 함께 있을 순 없으니까요.
늘 관계의 어려움이 마음 안에 자리잡고 있어서, 어떻게든 그 부분을 해결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아요. 직접 상담이나 진료를 받은 적은 없고 좋은 책이 멘토 역할을 해줬네요. 그래서 이 책이 눈에 띄었나봐요. 제목에 사용된 '불안'과 '성장'이라는 두 단어가 신경쓰여서...
《관계의 불안은 우리를 어떻게 성장시키는가》는 하버드 심리학자와 소아정신건강전문의가 수십 년에 걸친 연구와 임상경험을 통해 얻어낸 새로운 관점을 제안하는 책이에요. 의학이나 심리학적 조언을 주려는 게 아니라 관계에 대한 기존의 관점을 바꾸는 것이 목표인 책이에요.
이 책의 메시지는 관계에서 불화가 일어나는 것은 정상이며, 불화가 성장과 변화에 필수적인 요소라는 거예요. 불화, 불일치와 복구의 과정이 인간의 발달에 얼마나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지를 실제 사례와 연구 증거들로 보여주고 있어요.
대표적인 무표정 실험과 이후 이어진 연구들에서 밝혀진 사실은 최초의 사랑 관계를 관찰해보니 성장과 창조성은 인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피할수 없는 수많은 착오를 거치며 생겨난다는 거예요. 사람들은 불일치의 순간들을 복구함으로써 신뢰와 친밀감을 쌓으며 자신들의 경험에 대한 의미를 함께 만들어가고, 반대로 불일치와 복구의 기회가 부족하면 불안과 불신이 생기면서 제대로 성장하지 못한 채 절망에 빠질 수 있다는 거예요.
그동안 불화, 불일치 자체가 문제라고 보던 시각을 완전히 바꾸는 연구 결과라고 볼 수 있어요. 여기에 꼭 들어맞는 명언이 있어요.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은 "우주의 기본 규칙 중 하나는 그 무엇도 완벽하지 않다는 것이다. (...) 불완전함이 없다면 당신도 나도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109p)
우리 사회에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인간관계에 완벽함을 추구하는 문화가 만연한데, 이러한 완벽주의 문화가 불안을 조장하고 성장을 저해하며 문제를 키우는 요소일 수 있어요. 어떤 문제든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은 많고, 저마다 자신에게 맞는 방법이 있기 마련이에요. 그런데 어설픈 조언 문화가 복구 과정을 성급히 종료시킬 수 있어요. 진짜 답은 자신의 관계 속에 있는데 엉뚱한 곳에서 헤매는 꼴이에요.
우리가 알아야 할 핵심은 불화는 정상이라는 것, 여기에서 출발해야 불화를 받아들일 수 있는 안정감을 느낄 수 있고 성장과 치유를 위한 단계로 이어질 수 있어요. 복구하는 힘, 회복탄력성은 타고나는 자질이 아니며, 재앙에 맞닥뜨려 획득하는 자질도 아니에요. 유년기 초기부터 시작해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불가피한 수많은 불일치들을 헤쳐나가는 동안 발달하는 거예요. 일종의 마음 근육이라고 할 수 있어요. 그래서 양육자는 아이가 어려운 일을 극복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괜찮은 지지대를 제공하여 복구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줘야 해요.
결국 인생에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혼란을 직면하고 해결하는 일이 곧 건강한 삶인 거예요. 불확실성에 대한 두려움을 덜어내고 열린 태도를 유지하며 경청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어떠한 문제라도 창의적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 하나의 답이 될 것 같네요. 수많은 답들 가운데 하나를 찾은 거에요. 어쩐지 이 책을 읽고 나니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기네요. 우리는 완벽하진 않아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들이니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