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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의상 박물관
윤혜숙 지음 / 지식과감성# / 2022년 5월
평점 :
《패션과 의상 박물관》 은 패션과 의상의 역사를 다룬 책이에요.
대부분 패션에 대한 관심은 개인의 의상, 옷차림에 초점을 둔 경우일 거예요. 사회적 흐름, 유행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것이 패션인지라 대중적인 영향력 혹은 인지도가 높은 사람들의 패션이 유행을 선도할 때가 많은 것 같아요. 아무리 패션에 무심한 사람도 그 시대의 보편적인 의상을 입기 마련이고, 패션 감각이 뛰어난 사람이라면 의상을 통해 개성을 표출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패션은 시대 정신과 미의식을 표현하는 영역이라고 볼 수 있어요. 더 나아가 패션은 미술의 영역과 결합하여 예술적 성격을 드러내기도 해요.
이 책은 우리가 미처 몰랐던 패션의 세계를 보여주고 있어요. 패션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미술의 역사 속에서 패션과 의상을 살펴봐야 해요.
저자는 복식사를 연구하는 가장 좋은 자료는 그 시대에 그려진 유명한 그림, 즉 명화라고 이야기하네요. 특히 초상화는 인물의 패션과 의상을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복식사, 생활과 문화사 연구의 주요 소재이자 연구대상이라고 해요. 초상화를 통해 그림 속 인물이 사회적으로 어떤 지위를 지녔는지, 시대적 문화 배경과 미의식의 특성을 알 수 있다는 거죠. 본래 초상화는 인물의 모습을 닮아야 하는 것이 전제 조건이지만 인물의 권력과 재력을 과시하듯 실제보다 아름답게 그리거나 위엄을 부여하기도 했대요. 그래서 초상화는 개인을 묘사한 예술의 한 형태이면서 동시에 인류의 역사는 물론 패션과 의상의 역사를 보여주는 매우 중요한 자료인 거예요. 그래서 이 책에는 수많은 역사 유물 사진과 명화들이 수록되어 있어요. 왜 '패션과 의상 박물관'이라는 제목이 붙여졌는지 책을 펼쳐보면 단번에 알 수 있어요. 박물관이나 미술관, 시대 유물 전시회를 관람해 본 적이 있다면 도슨트를 만난 적이 있을 거예요. 도슨트는 지식을 갖춘 안내인으로서 관람객에게 전시물을 설명해주고 이해를 돕는 역할을 하는데, 관람객 입장에서는 일일 선생님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런 면에서 저자는 패션과 의상의 역사를 친절하게 알려주는 도슨트이자 선생님인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시대별로 나누어 패션과 의상이 어떠한 변화를 거쳤는지를 자세히 알려주고 있어요.
고대 복식부터 비잔틴 복식, 중세 복식, 근세 복식, 근대 복식, 현대 복식까지 하나씩 살펴보다 보면 흥미로운 시간여행을 하는 기분이에요. 고대 이집트 의상을 보면 몸의 모양이 드러나는 부드럽고 얇은 아마포로 단순한 디자인의 드레스인데, 의류에 금색을 덧칠하거나 기하학적 모양의 패턴 장식으로 화려하고 웅장함을 표현하고 있어요. 지금 봐도 굉장히 세련된 의상이라 감탄하게 돼요. 고대 복식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크리트, 페르시아, 그리스, 에트루리아, 로마의 의상을 보여주는데,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비슷한 이미지인 것 같아요. 유럽 신화나 전설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이미지가 워낙 유명해서 친근하게 느껴지네요. 중세부터 근대까지는 명화를 통해 의상의 변천사를 확인하는 과정이라 흥미롭고 재미있어요. 권력자들이 보여주고 싶은 이미지가 의상을 통해 더욱 극적으로 연출된 것 같아요. 크게 부풀리고 치렁치렁 늘어뜨린 옷이 어찌나 화려한지, 확실한 과시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복식사에서 놀라운 변화는 20세기 패션이며, 그 배경에는 세계대전이라는 끔찍한 사건이 깔려 있어요. 전례 없는 전쟁을 겪고 난 뒤에 대중들의 인식이 바뀌었어요. 지난 세기에 패션은 권력자, 엘리트를 위한 것이었다면 현대 복식은 모든 사람들에게 적용되면서 대중화가 된 거예요. 그래서 20세기 패션은 '국민의 세기'이며 이 시기에 유명한 패션 의상 디자이너들이 등장하게 돼요. 요즘 패션쇼는 굉장히 실험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는데, 이것은 단순히 옷을 보여주는 방식을 뛰어넘는 행위예술의 형태라고 볼 수 있어요. 패션은 우리의 삶과 예술 안에서 끊임없이 진화하고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지금 시대에 아름답고 가치 있는 것은 무엇인지, 스스로 묻게 되네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