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롭게 또 새롭게
김태균 엮음, 이해선 사진 / 해냄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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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롭게 또 새롭게》 는 명언과 명시 그리고 사진이 담긴 시선집이에요.

저자는 무릎 건강을 지키는 정형외과 의사로서 대학병원을 떠나 개인병원을 설립하였고, 매일 명시와 명언을 선정해 병원 직원들과 함께 나누었다고 해요. 그렇게 함께 읽은 명시와 명언 중에서 매주 한 편씩을 뽑아 이해선 작가님께 어울리는 사진을 요청했고, 선정된 시와 사진을 엮어서 월요일 아침마다 '새롭게 또 새롭게'라는 제목으로 다시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고 하네요. 개인적으로 명언집이나 시집을 읽는 것도 좋지만 여럿이 같이 할 때 더욱 힘이 나는 효과가 있는 것 같아요.

이 책은 그때 모인 150여 편의 시와 명언 그리고 사진 모음집이며 마음 치유를 위한 처방전이기도 해요.

우리에게 익숙한 명시와 명언이라 반가웠고, 긍정적인 에너지를 북돋울 수 있는 주제들로 묶여 있어서 좋았던 것 같아요. 내 마음을 울린 시 모음에는 사랑, 그리움, 행복이라는 주제로 나뉘어 있고, 내 삶을 바꾼 명언 모음에는 관계를 맺는 삶과 성장하는 삶으로 구분지어져 있어요.

루쉰의 '희망이란' 시를 보면, "희망이란 본래 / 있다고도 할 수 없고 /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한 사람이 먼저 걸어가고/ 사람이 많이 다니게 되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62p) 라며 인생 길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희망을 노래하고 있어요. 민병도의 '마침표'라는 시에서는 "힘겹다고 함부로/ 마침표 찍지 마라 / 그리움도 설레임도 / 낡고 삭아 지겹지만 / 끝나도 끝나지 않은, / 상처 안에 길 있으니" (90p) 라며 절망과 좌절의 순간일지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라는 조언을 해주네요.

명언에서는 조지 워싱턴 카버의 '삶의 의미'가 마음에 와닿네요. "삶의 의미는 우리가 얼마나 젊은이에게는 온화함을, 노인에게는 자애심을, 노력하는 사람에게는 공감을, 약자에게도 강자에게도 관용을 베풀었는가에 달려 있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모두 언젠가는 이 과정들을 통과하면서 일생을 살기 때문입니다." (234p) 우리는 종종 이토록 중요한 삶의 의미를 놓칠 때가 있어요. 깊이 생각하고, 그 뜻대로 살지 않으면 주변에 휩쓸려서 자신이 가야할 방향을 잃게 되는 것 같아요. 그러니 매일 어떤 생각을 하느냐가 그 하루를 만드는 것이겠지요.

시드니 해리스의 '사는 게 힘들 때'라는 글을 보면 "누군가 '사는 게 힘들다'고 한숨을 내쉬면, 나는 늘 이렇게 되묻고 싶어진다. '무엇과 비교해서?'" (252p) 라며 사막을 걷고 있는 두 마리의 낙타 사진이 보이네요. 몸과 마음이 지치고 힘들 때가 있는데, 그냥 힘든 상황이라면 휴식을 통해 얼마든지 회복할 수 있지만 남과 비교해서 불행함을 느끼는 거라면 멈춰야 해요. 비교는 금물, 자신의 인생을 살아야지 타인을 끌어들이는 건 어리석은 일인 것 같아요. 물론 알면서도 못 고치는 나쁜 습관들이 문제네요. 그러니 매일 좋은 글을 읽으면서 마음을 새롭게 가꾸는 시간이 필요해요. 우리 마음은 방과 같아서, 깨끗하게 청소해줘야 밝고 긍정적인 것들로 채울 수 있어요. 마음을 비우고 다시 채우는 일, 《새롭게 또 새롭게》 로 시작해봐요.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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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역사 - 시대를 품고 삶을 읊다
존 캐리 지음, 김선형 옮김 / 소소의책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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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 역사》 는 옥스퍼드 대학교 명예교수이자 영국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맨부커상 심사위원인 존 캐리의 책이에요.

이 책은 영미 문학에서 시의 역사를 다루고 있어요. 고대의 서사시부터 현대시까지 시대별로 대표적인 시인과 시를 인용함으로써 시의 변천사와 함께 시에 대한 포괄적인 이해를 돕고 있어요. '시란 무엇이며, 우리는 왜 시를 읽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을 거예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문학작품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에 지어진 「길가메시 서사시」 이며 점토판에 새겨져 보존되었어요. 누가 왜 이 시를 지었는지를 알 수 없으나, 시의 주제는 사랑과 죽음이에요. 사랑은 문명화의 힘이며 온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꼭 필요한 자질이고, 죽음은 그 누구도 피할 수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어요. 고대 그리스에는 호메로스 서사시 「일리아드」와 「오디세이아」 가 있고, 로마제국에는 시인 3인방이 등장해요. 베르길리우스의 서사시 「아이네이스」, 호라티우스의 「송가」, 오비디우스의 「사랑의 기술」 , 「변신 이야기」 를 소개하고 있어요. 이들의 서사시는 생동감과 정서적 깊이가 유럽의 상상력을 끌어내는 원천이라고 볼 수 있어요. 특히 호라티우스 자신은 시인으로서 영원한 명성을 얻게 될 미래를 내다봤다는 점에서 놀라워요. '나는 황동보다 영구한 기념비를 세웠네.' (「송가」 제3권 30장) 라는 시구뿐 아니라 오늘날 가장 유명한 문장인 '오늘을 붙잡으라'는 의미의 '카르페 디엠 Carpe Diem' (「송가」 제1권 11장)을 썼으니 말이에요.

영국은 앵글로색슨 문학의 고전이자 위대한 보물로 일컬어지는 「베오울프」 (700년경) 에서 스칸디나비아를 배경으로 현재 스웨덴 남부에 살았던 예아트족의 전설적 영웅 베오울프의 이야기를 노래하고 있어요. 영국인이 앵글로색슨에게서 물려받은 민족적 기질이 있느냐는 논란이 있지만 「베오울프」의 절제된 화법이 고난을 앞둔 브리턴족의 특징으로 거론되는 의연하고 냉정한 태도를 연상시키는 요소라고 하네요.

중세 유럽으로 넘어가면 이탈리아 단테 알리기에리의 「신곡」 (1320년)이 나와 있어요. 단테는 저주받은 사람들이 받게 되는 지옥의 형벌을 창안했는데, 그 묘사가 소름 끼치게 무섭다고 해요. 그러니 세계적으로 유명한 시인들을 통틀어 현대 독자에게 가장 호소력이 떨어지는 시인으로 꼽을 수 있어요. 「신곡」은 중세 후반에 위대한 걸작으로 칭송받다가 계몽주의를 거치면서 그 명성이 퇴색되었는데, 20세기 초에는 T.S. 엘리엇과 에즈라 파운드가 문화적 현재성을 부여해 부활했다고 봐야겠네요.

16세기 엘리자베스 시대로 가면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극작가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시편들이 등장해요. 가장 유명한 소네트 열다섯 편 중 네편은 사랑의 기쁨과 슬픔을 노래하고 있어요. 18세기는 신고전주의를 선도한 두 시인, 존 드라이든과 알렉산더 포프가 있고, 영국에서 가장 유명한 여성 시인인 레이디 메리 워틀리 몬태규가 있어요. 페미니즘을 지지하고 여성의 정신적, 영적 동등성을 주장한 다른 여성작가로는 윈첼시 백작 부인 앤 핀치와 엘리자베스 톨레트가 있어요. 신고전주의 문학사에서 18세기는 그 어느 때보다 여성 작가의 작품이 많이 출간되었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시기예요. 19세기 낭만주의 시대로 가면 영국의 키츠, 셸리, 블레이크, 바이런, 번즈가 있고 독일에는 괴테, 하이네, 릴케, 러시아에는 푸시킨, 레르몬토프 등 우리에게 익숙한 시인들을 만날 수 있어요. 19세기 후반에는 영국 여성 시인인 엘리자베스 배럿 브라우닝, 에밀리 브론테, 크리스티나 로제티, 미국에는 두 명의 천재 시인인 월트 휘트먼, 에밀리 디킨슨, 프랑스에는 보들레르, 말라르메, 베를렌, 랭보가 있어요.

20세기 초반에는 영국의 T.S. 엘리엇, 에즈라 파운드, 버지니아 울프, 독일의 라이너 마리아 릴케, 아일랜드의 W.B. 예이츠, 스페인의 페데리코 가르시아 로르카, 칠레의 파블로 네루다의 시를 통해 모더니즘을 느낄 수 있어요. 중국과 일본의 시는 아서 웨일리가 1918년 출간한 시집이 거의 영어권 세계에는 처음이라는데, 우리나라 문학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어서 너무 아쉬워요.

최근 현대 시인으로는 북아일랜드의 셰이머스 히니, 카리브 해 세인트루시아 섬의 데렉 월코트, 미국의 마야 안젤루와 메리 올리버, 오스트레일리아의 레스 머레이를 소개하고 있어요. 특히 메리 올리버 ( Mary Oliver , 1935~2019)는 미국 최고의 베스트셀러 시인이자 우리에겐 시 '기러기'로 유명하지요. 2009년 미국 부통령이던 조 바이든이 9.11테러 희생자 추모식에서 낭독한 시였고, 김연수 소설가의 소설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에서 시를 인용하여 널리 알려졌어요. 여기에 소개된 메리 올리버의 시는 다음과 같아요.


역사, 그 뼈저린 고통에도 불구하고

지난 삶을 지울 수는 없고, 용기를 가지고 마주한다면,

다시 살아갈 필요가 없다.

History, despite its wrenching pain,

Cannot be unlived, and if faced with courage,

Need not be lived again.

(492p)


메리 올리버는 오하이오 주 메이플하이즈에서 태어나서, 어렸을 때 학대를 당했지만 자연에서 위안을 찾았고, 나뭇가지와 잡풀로 직접 지은 오두막집으로 피신해 시를 썼다고 해요. 그녀는 퀴어 커뮤니티 프로빈스타운에서 동성 파트너인 사진작가 몰리 멀론 쿡과 함께 전원 생활을 하며 다수의 시를 지은 것이라고 하네요. 시 '기러기'를 소리내어 읽어보면 그저 '나'로서 충분하다는 걸 느낄 수 있어요. 이것이 우리가 시를 읽는 이유겠지요.

"착해지지 않아도 돼./ 무릎으로 기어다니지 않아도 돼./ 사막 건너 백 마일, 후회 따윈 없어./ 몸속에 사는 부드러운 동물들,/ 사랑하는 것을 그냥 사랑하게 내버려두면 돼./ 절망을 말해보렴, 너의. 그럼 나의 절망을 말할 테니./ 그러면 세계는 굴러가는 거야./ 그러면 태양과 비의 맑은 자갈들은/ 풍경을 가로질러 움직이는 거야./ 대초원들과 깊은 숲들,/ 산들과 강들 너머까지./ 그러면 기러기들, 맑고 푸른 공기 드높이,/ 다시 집으로 날아가는 거야. / 네가 누구든, 얼마나 외롭든,/ 너는 상상하는 대로 세계를 볼 수 있어./ 기러기들, 너를 소리쳐 부르잖아, 꽥꽥거리며 달뜬 목소리로 -/ 네가 있어야 할 곳은 이 세상 모든 것들 그 한가운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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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 우주를 삼키고 있는가 - 50년간 우주를 올려다본 물리학자의 30가지 대답
폴 데이비스 지음, 박초월 옮김 / 반니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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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미항공 우주국(NASA)이 지구에서 약 46억 광년 떨어져 있는 은하단 컬러 사진을 공개했어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관측 결과인데, 이는 우리가 망원경으로 관측하는 이미지와는 크게 다르다고 해요. 얼핏 별처럼 반짝이는 점 하나하나가 은하이며, 일부 은하들이 찌그러져 보이는 것은 천체에서 나오는 빛이 블랙홀과 같은 거대한 천체에 의해 휘어져 보이는 현상인 중력렌즈 효과 때문이라고 하네요. 근적외선 카메라와 중적외선 도구로 촬영하여 멀리 떨어진 은하들의 대기를 분석할 수 있고, 별의 탄생도 관측했다고 하니 앞으로의 연구가 천문학의 오래된 질문들에 대답해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품게 되네요.

《무엇이 우주를 삼키고 있는가》 는 50년간 우주를 올려다본 물리학자의 30가지 대답을 담은 책이에요.

이 책에는 인류의 우주적 발견을 자세히 탐구한 이론물리학자이자 우주론학자인 폴 데이비스의 근본적인 철학적 질문들이 나와 있어요.

우주는 왜 존재하는가, 우주는 왜 이러한 형태를 갖추었으며 자연법칙은 왜 지금의 형식으로 존재하는 걸까요... 이러한 질문들은 물리학자와 천문학자들이 평생 연구해온 주제라고 볼 수 있어요. 지금은 누구나 우주론을 이야기할 때 빅뱅을 언급하지만 처음부터 순순히 받아들여졌던 건 아니라고 하네요.

저자는 1912년을 현대 우주론이 탄생한 진정한 시점으로 꼽고 있어요. 천문학자 베스토 슬라이퍼는 1912년, 로웰 천문대에서 성운들이 대부분 우리은하보다 확실히 더 붉다는 결론을 내렸지만, 슬라이퍼의 발견이 유명세를 얻기까지는 수년의 세월과 수많은 관측이 필요했어요. 1924년, 에드윈 허블은 캘리포니아 윌슨산에서 당시 세계에서 가장 거대했던 망원경으로 안드로메다 성운에 속한 개개의 별을 관측하여 그 성운까지의 거리를 측정하는 데 성공했어요. 이로써 허블은 안드로메다가 사실은 성운이 아니라 우리은하 같은 은하 그 자체라는 사실을 증명해냈어요. 이어서 허블은 또 다른 은하 23개의 거리까지 추정해냈어요. 허블은 <뉴욕 타임스>를 통해 자신의 성과를 세상에 알렸고, 이것은 20세기 가장 중대한 발견임에는 틀림없지만, 그 이전에 팽창 우주의 역사에서 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영웅인 슬라이퍼가 있었네요.

우주론의 황금기는 1989년 11월 NASA 탐사선 COBE 발사와 함께 도래했어요. 우주 팽창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하려면 완전히 다른 관점에서 생각해야 해요. 우리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인 것처럼 느끼지만 착각일 뿐이에요. 우주에는 중심이 없어요. 우주가 팽창한다는 건 말 그대로 은하들 사이에 공간을 집어넣는다는 뜻이며 그 결과로 은하들이 서로 점점 더 멀어지는 거예요. 그래서 빅뱅은 어디에서 발생했느냐는 질문의 답은 '모든 곳'이에요. 우주배경복사, 빅뱅 잔광의 진원지는 없어요. 우주배경복사는 공간상의 특정한 점으로부터 뻗어나온 복사의 흐름이 아니에요. 우주 전체는 마치 거대한 화덕에 갇힌 것처럼 마이크로파에 파묻혀 있어요. 우주배경복사를 관측하는 동안 우리는 하늘의 모든 지점에서 우주의 탄생을 목격하고 있는 셈이에요. 공간이 늘어난다는 사실은 적색이동을 새롭게 바라보는 유용한 방식을 제공하며, 먼 은하에서 날아오는 빛의 파동은 팽창하는 공간을 통과해야만 우리에게 도달할 수 있어요. 지구의 지평선이 세상의 끝이 아니듯이, 우주 지평선도 우주의 끝을 뜻하지 않아요. 끝이란 없어요. 우주 지평선은 그저 우리가 볼 수 있는 우주 조각의 테두리일 뿐이에요. 우주가 팽창하기 때문에 지금 시점에 관측되는 은하는 수십억 광년보다 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고, 망원경은 바로 지금 우주의 즉석 사진을 찍어주는 기구가 아니라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해요.

수십 년간 천체물리학자들이 연구한 내용들을 단숨에 이해하긴 어렵지만 너무 걱정할 필요가 없는 것이, 하틀과 호킹이 발표한 논문의 견해가 역전되었고, 우주론학자들 중에는 빅뱅이 시간의 기원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넌지시 내놓기 시작했다고 하니, 좀더 지켜봐야겠어요. 우리의 광활하고 깊은 우주에서 외계 생명체의 존재를 확인할 때까지 탐사는 계속 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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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53회 나오키상 수상작
히가시야마 아키라 지음, 민경욱 옮김 / 해피북스투유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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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디오테이프 세대라면 <영웅본색>과 같은 홍콩 느와르 영화를 기억할 거예요.

수백 발의 총탄이 난무하는 총격 신을 보면서 그냥 신기했던 것 같아요. 암흑가의 보스라니, 우리에겐 비현실적인 세계였기에 영화 속 혈투 장면도 전혀 무섭거나 끔찍하다는 생각을 못했어요. 문득 이 소설을 읽다가 그때 그 시절의 영화가 떠오르면서, '아, 난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했었구나.'라는 뒤늦은 깨달음이 찾아왔어요. 저들은 왜 서로에게 총을 겨누며 싸우는 건지, 지극히 근본적인 의문을 품지 않았다는 것.

만약 이 소설도 똑같이 비디오테이프를 보던 시절에 읽었다면 흥미롭게 소비했을 거예요. 할아버지의 죽음을 추적하는 손자의 미스터리한 이야기로서 말이죠. 태어날 때부터 도깨비불을 봤다는 할아버지는 전쟁에서도 도깨비불 덕분에 살았다면서 도깨비불을 모시는 사당까지 만든 독특한 인물이에요. 주인공 예치우성은 타이베이 고등중학에 다니는 열일곱 살 소년이며, 치우성을 통해 할아버지 예준린과 주변 사람들의 은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장제스가 죽은 그 해, 할아버지는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했고, 그걸 처음 발견한 사람이 치우성이에요. 할아버지의 죽음 이후 치우성은 늘 머릿속에 욕조 물에 잠겨 있던 할아버지를 잊을 수가 없었고, 그즈음 유령이 보이기 시작했고 시공간을 넘나드는 기묘한 경험을 하게 돼요.

열일곱 살의 치우성이 스물여섯 살의 청년이 되기까지 살인범을 좇는 여정 속에는 1970년대부터 1980년대 대만의 시대적 배경과 일상의 모습이 담겨 있어요. 신기한 건 이 소설 전에는 대만의 역사를 전혀 몰랐는데 치우성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의 근현대사와 겹쳐지면서 일본과 전쟁이라는 공통분모를 발견했다는 거예요. 비슷한 역사는 아픔과 공감의 결이 같아지는 것 같아요.

'누가 할아버지를 죽였는가?'로 시작하여 할아버지가 죽인 사람들 그리고 전쟁과 보복이라는 끔찍한 비극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어요.

늘 독일제 모제르 권총을 손질하며 때를 기다렸던 할아버지에게는 아직 전쟁이 끝나지 않았던 거예요. 대만으로 건너온 중국인들의 삶을 보더라도 깡패무리의 다툼이 끊이질 않고, 치우성 역시 동급생끼리 홍콩 느와르 영화 같은 칼부림, 폭력이 일상에서 벌어지고 있어요. 우리나라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 의 액션을 상상하면 될 것 같아요.

여기서 눈에 띄는 인물은 레이웨이예요. 치우성이랑 맞짱을 뜨게 된 불량 학생 사이의 보스 같은 존재인데, 우연히 군대에서 만나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다가 시를 쓰고 있다는 이야기를 해요. 주먹질을 하던 녀석이 시인이 된 거예요. 레이웨이의 심경을 변화시킨 왕쉬안의 시 <물고기가 묻다 (魚問)> 일부가 이 소설의 핵심을 말해주고 있어요. 누구를 위하여 종은 울리나... 역사는 흘러가고, 우리 삶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는 것.

《류 流》 는 히가시야마 아키라의 소설이며, "20년만에 한 번 나올 만한 걸작"이라는 최고의 호평을 받으며 2015년 제153회 나오키상을 수상한 작품이라고 해요. 딱딱하다 못해 묵직해질 수 있는 역사적 배경을 미스터리 스릴러적 요소와 완벽하게 결합시켰다는 점이 놀라워요.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이제는 이해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는 걸 불현듯 깨닫게 해준 작품이네요. 저자는 1968년 대만 태생으로 다섯 살까지 타이베이에서 지낸 후 아홉 살 때 일본으로 왔고, 그때부터 후쿠오카 현에 거주하며 집필 활동을 하고 있어요.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대요.

"이야기에 땀과 피 냄새가 나고, 문장 행간에서 작가의 즐거움과 고통, 슬픔의 시가 들리는 작품이 좋습니다."

"영상이 떠오르는 글은 쓰기 쉬워요. 내게 문제는 음악이 들리는 글을 쓸 수 있는지죠. 체취가 나는 문장, 피의 양상을 띤 한마디, 세계를 짓밟는 듯한 구두점. 그것은 기술이 아니라 영혼의 문제죠." (482p)



"그의 눈에 일본 통치 시절을 그리워하는 우리 같은 사람들은 노예근성이 뼛속까지 박힌 배신자로 보였겠죠.

그건 오스트리아나 체코 사람들이 독일 노래를 부르며 나치 시절을 그리워하는 거나 마찬가지일 수도 있으니까요."

"우서 사건을 아나?"

"네, 압니다."

1930년대 대만 선주민들이 일본 통치에 반대해 무장봉기를 일으킨 사건이다. 제일 먼저 파출소를 공격했고 약 140명의 일본인이 살해되었다. 총독부는 곧바로 군대와 경찰을 투입해 철저하게 무력 진압했다. 폭동을 진압한 후에도 일본인은 보복을 계속해 약 1,000명의 대만인이 살해당했다.

...

"할아버지는 장점보다 단점이 훨씬 많은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건 상관없어요."

"우리가 일본을 그리워하는 것과 왠지 비슷하네요."

"네."

"자네 할아버지는 늘 화가 나 있었어요."

"가슴속에 아직 희망이 있었던 거죠."

"희망?"

"조바심과 초조함은 희망의 다른 얼굴이니까요."

위에 씨의 말이 무슨 뜻인지 그냥 알 수 있었다. 할아버지에게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던 것이었다. 그래서 늘 모제르를 열심히 닦은 것이다.

그래서 리 할아버지나 구오 할아버지처럼 대만 생활에 적응하지도 않았고, 적응하려고도 하지 않았다. 분노의 불꽃이 꺼지지 않도록 자신을 늘 다그쳤다. 대륙을 떠날 때 멈췄던 할아버지의 시계는 대륙에 한 방 먹이기 전까지는 그대로 멈춰 있었던 것이다.

(188-190p)



"우연히 신문인지 어딘가에서 왕쉬안이라는 녀석의 시를 읽었어."

"물고기가 말했다. 나는 물속에 살아서 당신은 내 눈물을 볼 수 없어요.

내가 시를 이해할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어. 그런데 아아, 그런 일도 있더라."

"고등학교 때 내가 왜 그렇게 거칠었는지 알 것 같더라. 우리는 자기 고통에만 민감해서 다른 사람도 같은 고통을 안고 있다는 생각은 해보지 못했어. 네가 허벅지를 찔렀을 때 나는 마치 내가 찔린 듯 꼼짝도 할 수 없었어. 물론 놀라기도 했어. 하지만 꼭 그것만은 아닌 것 같더라. 뭔가가 나를 쳤어. 그게 뭔지 늘 마음에 걸렸지. 그리고 이 시를 만났어. 아마도 우리는 다......"

"물속의 물고기였다, 그래?"

"응...... 한심하지."

"뭐." 나는 말했다. "하지만 좋은 시네."

"그래서 나도 시를 쓰기 시작했어."

... 문학은 때로 비겁하기 그지없고, 때로는 용감무쌍하다. 그런 문학이 현실을 대하는 태도는 싸움과 흡사했다. 그 무렵 문학은 대부분 대륙에서 국민당과 함께 내려온 외성인의 것으로, 소재는 항일 전쟁이거나 공산당과의 전투를 그린 것밖에 없었다. ... 그런 시대에 대만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러니까 본성인인 레이웨이는 하늘을 나는 새처럼 자유로운 시를 썼다.

(320-321p)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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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소액 땅 투자 바이블
이승주 지음 / 세종미디어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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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되는 소액 땅투자 바이블》 은 '자수성가 공부방' 대표 이승주님의 책이에요.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하루 3시간 투자로 부자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멘토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해요.

이 책에는 초보자를 위한 돈 버는 땅 투자 노하우가 담겨 있어요. 저자는 부동산을 접하기 전에 다양한 재테크 수단을 통해 돈을 벌면서 재테크의 핵심은 종잣돈의 크기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네요. 종잣돈이 작으면 아무리 굴려봐야 부자가 될 수 없다는 거예요. 그래서 재테크에 앞서서 사업으로 종잣돈을 모았고, 최대한 원금이 안전하고 수익 가능성이 크고, 시간이 가장 적게 드는 투자처로서 토지 투자에 도전했다고 해요.

재테크 이론에서 '지렛대 효과'라는 것이 있는데, 레버리지 투자라고 해서 대출을 받아서 투자하는 것으로 갭투자도 포함된대요. 예를 들어 천만 원 수준의 소액을 가지고 투자를 하더라도 대출을 많이 받을 수 있으면 큰 규모의 투자를 해서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데 , 이러한 조건에 부합하는 것이 바로 부동산 투자라는 거예요. 요즘 같은 인플레이션과 긴축에 대한 우려로 주식시장이 안 좋을 때는 부동산 재테크가 해답이라는 거죠.

일단 토지 투자에서 성공하려면 정확한 정보 파악과 개발 실력, 인맥이 중요한데, 저자는 자신의 '자수성가 공부방'을 통해 회원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알려준다고 하네요. 땅 투자 입문 단계에서는 공부하는 방법부터 익혀야 해요. 제대로 공부했다면 투자에 확신을 가지고 미래 소득을 기대할 수 있어요. 사실 투자의 경우 확실히 큰 수익을 볼 수 있는 투자처이나 기획부동산 업체 등 위험요소가 있기 때문에 먼저 확실하게 공부한 다음에 투자하는 것이 기본이에요. 투자 고수인 저자도 초보 시절, 사기꾼에게 당한 쓰라린 경험을 값비싼 수업으로 여기며 자수성가 부자로 성공하는 방법을 확립했다고 하네요. 따라서 투자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은 투자자의 학습 부재라고 볼 수 있어요.

땅 부자들만 아는 삼승법칙이 있는데, 오르는 땅은 개발 발표, 착공, 완공의 3단계를 거치면서 땅값이 오른다는 거예요. 이런 땅을 사되 수요가 많은 곳을 사야 더 많은 시세 차익을 챙길 수 있어요. 대다수가 필요로 하는 땅은 수요층이 두터워 시세 차익을 거둘 수 있는 확률이 높아요. 싼 것만 찾다가는 낭패 보기 십상이므로, 입지 안 좋은 땅을 싸게 사느니 입지 좋은 땅을 웃돈 주고 사는 것이 훨씬 이득이에요. 반드시 목적에 맞는 땅을 사야 해요. 토지 분양으로 돈을 벌고 싶다면 수요층이 보장된 땅인지를 살펴보고, 규모가 큰 단지 땅일수록 입지는 앞면을 사고, 사거리 코너 땅을 사는 것이 좋아요. 토지 투자란 투자하려는 토지의 마지막 소비자가 누구인지 생각해보고 사는 것이 기본이에요. 소유권 이전에 문제가 없는지 확인하고 가능한 한 등기상의 매도인과 직접 계약하는 등 치밀해야 안전한 투자가 가능해요.

지금 토지 투자를 하려고 준비 중인 사람들은 반드시 해당 토지의 미래가치를 보고 투자에 임해야 성공할 수 있어요. 초보가 무턱대고 땅 투자를 하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에요. 이 책은 토지 투자 초보자를 위한 입문서이며 단기간에 성공하는 깜짝 비법은 없다는 것, 고로 좋은 부동산 전문가를 만나고, 올바른 투자 공부를 통해 자기 실력을 쌓아야 사고를 예방할 수 있고 성공적인 투자를 만들어낼 수 있어요. 소액 땅 투자 방법은 정말 다양하고, 지금도 계속 변화하고 있으니 잘 배워야 잘 살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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