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실
구자현 지음 / KONG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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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실》 은 구자현 작가님의 그림책이에요.

푸실은 풀이 우거진 곳이라는 의미의 순우리말이라고 해요. 아하, 순우리말이었군요.

누군가의 이름일 거라고 짐작했는데, 역시나 그림책에 등장하는 푸실은 풀이 많은 곳을 좋아하는 가상의 미생물이래요.

책 표지에 보이는 귀여운 존재, 하얀 모자를 뒤집어 쓴 듯한 아이들이 푸실이에요. 푸실이 셋 있으니 푸실푸실푸실~

소리내어 '푸실' 해보니, 포실포실이 떠올랐어요. 감자를 잘 삶으면 적당하게 잘 으깨지는데, 이런 상태를 포실포실하다고 하잖아요.

푸실과 포실, 의미는 다르지만 느낌은 똑같이 포근하고 따뜻한 것 같아요. 이 그림책 분위기가 그래요. 영롱한 초록빛 세상~

작은 어항 안에 푸실이가 보여요. 부지런히 움직이며 무언가를 하고 있어요. 허전했던 어항이 점점 초록색 풀들로 채워지고 있어요.

우와, 눈부셔라~ 어항 밖에서 환한 빛이 들어오고 있어요. 열린 문 틈으로 아름다운 꽃들이 보여요. 여름이 왔나봐요.

푸실이들이 우산이끼를 잡고 두둥실 날아가네요. 어디로 가는 걸까요. 바깥 세상으로 나오니 싱싱한 잎사귀에 와글와글 진딧물이 모여 있어요.

슈우웅~ 더 멀리 가보자고. 여기저기 식물들의 작은 포자가 날아 다니고, 푸실이들은 우산이끼 안에 포자들을 담았네요. 작은 여행 가방처럼 짊어지고 여엉차, 영차 옮기고 있어요. 어항으로 돌아온 푸실이들, 앗! 뭔가 팡 터졌어요.

이 그림책은 그림으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래서 그림을 자세히 들여다 봐야 해요. 책에 등장하는 생물들은 푸실이 말고도 진딧물, 물곰이 있어요.

식물을 가만히 관찰하다 보면 평소에는 잘 볼 수 없었던 작은 생물들을 발견하게 되는데, 이 그림책은 우리에게 그 작은 세계를 보여주고 있어요. 어쩌면 외면당했던 작은 존재들... 문득 '작은 것들을 위한 시'라는 노래가 떠오르네요. "모든 게 궁금해 How's your day Oh tell me 뭐가 널 행복하게 하는지~" 퐁퐁퐁~ 꼬물꼬물 살랑살랑 작은 몸짓들이 얼마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지 이제서야 보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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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2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2
김용세.김병섭 지음, 센개 그림 / 꿈터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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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판타지동화 《신기한 맛 도깨비 식당》 2권이 나왔어요.

식당이라는 장소는 아이들이 자주 찾는 곳이 아니지만 도깨비 식당은 달라요. 초대받은 손님을 위한 곳이니까요.

도깨비 식당 주인인 도화랑은 음식 솜씨도 뛰어나지만 진짜 능력은 손님이 원하는 소원을 이뤄주는 마법의 음식을 만든다는 점이에요. 신기한 건 손님이 말하지 않아도 마음 속에 담긴 소원이 뭔지 알고, 음식값 대신 손님 머리에서 황금색 머리카락 한 올을 뽑아간다는 거예요. 도화랑은 그 황금색 머리카락을 투명한 유리병에 담아두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설명해주지 않아서 너무나 궁금해요. 무엇보다도 도화랑의 차가운 미소에는 어떤 비밀이 숨겨져 있을 것 같아서 뭔가 심장이 떨려요. 세상에 공짜는 없잖아요. 도깨비의 마법이 담긴 음식을 먹는 대가가 겨우 머리카락 한 올이라는 건 좀 이상하다 싶어서, 도화랑의 속마음을 알고 싶어요. 암튼 우리 동네에도 도깨비 식당이 딱 나타난다면 어떨까요. 아무한테나 찾아오는 도깨비 식당은 아니니까, 초대받는다면 그건 행운일 것 같아요.

2권에서는 네 가지의 맛이 등장해요. 원하는 것을 복제하는 맛, 꼬리가 생기는 맛, 기억이 사라지는 맛,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맛.

열아홉 살 아이돌 연습생 지석이, 장난이 너무 심한 개구쟁이 아홉 살 정태, 소심하지만 마음 착한 초등학생 지유, 새끼 고양이 체리를 잃어버린 소희까지 저마다의 고민이 해결되는 과정이 재미있어요.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풀리는데, 여기엔 마법까지 추가되어 원하던 소원을 이룰 수 있으니 얼마나 행복할까요.

우리에겐 아주 오랜 옛날부터 도깨비가 존재했죠. 전래동화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도깨비들은 장난을 좋아하고 인간을 도와주는 요정 이미지라서 친근하게 느껴져요. 도깨비 식당 주인 도화랑도 손님의 고민을 해결해주니 고마운 존재인 것 같아요. 다만 예쁘고 세련된 여자의 모습이라서 도깨비보다는 자꾸 구미호를 떠올리게 돼요. 어찌보면 도깨비는 변신술로 무엇이든 될 수 있으니 우리가 보는 도화랑의 모습이 진짜가 아닐 수도 있어요. 과거의 도깨비는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면 뚝딱 뚝딱 마법을 부렸다면 현재의 도깨비는 아마도 도화랑과 같은 사람의 모습이겠지요. 우리들 곁에서 깜짝같이 도깨비라는 걸 숨기고 말이죠. 뭔가 이상하고 신기한 일이 벌어진다면 도깨비가 한 짓일지도 몰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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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즈 앤 올
카미유 드 안젤리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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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이렇게 끝난다고요?

알 수 없는 감정이라서 뭐라고 설명해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팽팽하게 당겨져 있던 줄이 갑자기 스르르 풀린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나는 전혀 놓을 생각이 없었는데 반대편에서 당기던 줄을 놓아버린 것 같아서 잠시 멍해졌던 것 같아요. 결정적인 그 장면을, 다시 읽었어요. 그만큼 몰입했던 것 같아요. 연약하고 아름다운 매런에게 빠져 있었네요.

아마 이 소설을 읽는다면 당신도 예외일 순 없을 거예요.

사람을 먹는 소녀 매런의 이야기.

매런은 엄마와 둘이 살았는데, 열여섯 살이 되는 생일 다음 날 아침에 일어나 보니 엄마가 사라졌어요.

설마 엄마가 자신을 두고 떠났다고는 믿고 싶지 않지만 도저히 부정할 수 없는 증거가 남아 있어요. 바로 엄마가 남긴 쪽지.

"난 네 엄마고 널 사랑하지만 더는 못하겠어." (12p)

엄마는 늘 매런에게 친절했고, 한 번도 '네가 저지른 끔찍한 짓'이거나 '괴물' 같은 말을 한 적이 없었어요. 심지어 5월 30일, 열여섯 번째 생일날은 완벽했어요. 토요일이었고 엄마는 오랜만에 행복한 모습이었어요. 맛있는 것을 먹었고, 생일 선물도 받았으며, 레스토랑 식사 후에는 극장에서 <타이타닉>을 봤어요. 아하, 끝을 알고 다시 이 장면을 떠올리니 타이타닉이라는 영화와 매런의 운명이 의미심장하게 느껴지네요. 운명적 사랑과 죽음, 타이타닉 속 주인공은 과연 행복했을까요. 암튼 매런은 피곤하지만 흡족한 마음으로 잠자리에 들었는데, 아침에 덩그러니 혼자 남게 된 거예요. 엄마는 그동안 매런이 무서워서 참고 있었던 거예요. 사실 흔적이라고는 뼈조각과 옷가지뿐인데, 매런은 항상 엄마에게 숨기지 않았으니까. 매런이 그 일을 저지를 때마다 엄마는 최소한의 짐만 챙겨서 이사를 했어요. 그런데 이번에는 엄마만 도망갔어요. 매런이 좀더 클 때까지 기다렸던 거죠.

남겨진 쪽지 외에 두툼한 흰 봉투 안에는 돈과 출생증명서가 들어 있었어요. 아빠에 대한 언급을 피해서 아는 게 하나도 없었는데, 이제 매런은 얼굴도 본 적 없는 아빠를 찾아 떠나게 돼요. 과연 나는 누구인가, 인간이라면 누구나 품게 되는 근본적인 질문일 거예요. 더군다나 매런은 보통의 사람이 아니니까, 사람을 먹는 식인자라는 건 단순히 식성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본인도 어쩔 수 없는 본능이라서 억제할 수 없어요. 열여섯 소녀에겐 엄청난 고민이자 고뇌예요. 사랑받고 싶어하면서도 자신을 혐오하는 매런은 여행에서 만난 사람들을 통해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가게 돼요. 어쩌면 몰랐던 게 아니라 인정하기 싫었을 거예요. 바꿀 수 없는 나란 존재와의 대결을 하는 느낌이랄까.

나, 엄마, 가족, 뿌리, 생존, 본능, 사랑... 그 무엇도 평범하지 않아서 공감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묘하게 설득된 것 같아서 소름끼쳤어요. 이해할 수 없는데 어느새 받아들인 것 같아서, 아니 잡아먹혔다고 해야겠네요. 홀린 듯 읽게 되는 소설이었어요.

《본즈 앤 올 Bones & All》 은 카미유 드 안젤리스의 소설이고, 2016년 미국 도서관 협회로부터 알렉스 상을 수상한 작품이며,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Call Me by Your Name> 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티모시 샬라메 주연의 영화가 개봉될 예정이라고 하네요. 그럴 만한 작품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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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 - 인간성의 기원을 찾아가는 역사 수업
닐 올리버 지음, 이진옥 옮김 / 윌북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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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는 죽음을 깨워 길을 물었다》 는 영국의 고고학자이자 역사가, 다수의 베스트셀러 역사책을 쓴 작가인 닐 올리버의 책이에요.

이 책은 고고학자의 관점에서 유물과 유적 안에 깃든 인간을 탐구하고 있어요. 저자는 답을 찾기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해요. 인간의 짧은 생 안에서 이해할 수 없는 문제들의 실마리를 찾고자, 지혜와 희망을 얻기 위해 선조들의 세계를 되짚어보기로 했다고 말이죠. 유물과 유적은 인간의 본질적인 감정의 기원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어요. 인류는 끊임없이 진화해왔고, 우리 조상들이 우리가 되기까지 너무나 많은 것이 변했지만 수만 년 동안 변하지 않은 뭔가가 우리 안에 존재하고 있어요. 저자는 그것이 바로 인간의 감정이라고, 분명 그들도 우리와 같은 정서를 지니고 있었고 똑같은 희로애락을 느꼈을 거라고요. 그래서 이 책에는 가족, 지구, 집, 세입자들, 기억, 공존, 나아가기, 영웅, 이야기, 상실, 사랑, 죽음이라는 주제로 서른여섯 가지 이야기가 담겨 있어요. 땅속 깊이 잠자던 유물을 깨워 인간의 내면을 깊숙히 들여다보는 특별한 여정이라고 볼 수 있어요.

가장 처음 소개하는 유물은 360만 년 전 고인류 가족의 발자국이에요. 1978년 탄자니아의 라에톨리에서 발견된 오스트랄로피테쿠스 아파렌시스의 발자국 화석은 우리의 먼 조상이 직립보행을 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어요. 지금까지 알려진 인류 최초의 도구는 260만 년 전에 등장했으므로 우리 조상들은 두 발로 걷기 훨씬 전부터 도구를 사용했음을 알 수 있어요. 라에톨리 발자국을 발견한 메리 리키는 원래 일러스트레이터였는데 유명한 고인류학자였던 루이스 리키와 결혼해 함께 일하기 시작했대요. 메리는 오래된 화산재층에 남아 있는 발자국이 성인 둘과 아이 하나인 것을 보고 세 사람이 가족일 거라는 추측을 했어요. 걸음의 방향은 셋이 가까이 걷다가 어른 하나가 나머지 두 사람과 두세 걸음 떨어져 있는데, 이렇듯 주변을 탐색하는 듯한 움직임이 시간을 초월하여 그들의 마음을 전해주고 있어요. 오랜 시간 우리는 가장 든든한 울타리인 가족 안에서 살았고, 그 가족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고 있었던 거죠.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유물은 영국제도에서 가장 중요한 중석기시대의 스타 카 유적이에요. 잉글랜드 북동부에 있는 초기 중석기 시대의 야영지 유적에서 다량의 석기, 골각기와 함께 붉은 사슴, 유럽들소, 야생 돼지뼈가 발견되었는데, 이 중에서 가장 매혹적인 것이 붉은 사슴의 뿔을 변형해 만든 머리 장식이에요. 눈구멍을 두 개 뚫고, 장식을 고정할 끈을 매달 수 있게 구멍도 낸 머리 장식이라 학자들은 가면으로 보기도 해요. 이 머리장식이 사슴을 뒤쫓는 위장용인지 사먄이 의례에서 착용했던 복장인지는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어요. 중석기시대 사냥꾼들은 붉은사슴에 대해 거의 집착에 가까운 관심을 가진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붉은사슴의 뿔로 만든 수많은 도구를 통해 짐작할 수 있어요. 또한 사슴뿔로 미늘 달린 작살 수백 점이 호숫가에서 발견된 것은 우연히 떨어뜨린 게 아니라 사냥꾼들이 소중하게 여기는 작살을 제물로 봉헌했음을 추정할 수 있어요. 그들은 생존을 위한 사냥 이외의 목적을 지녔던 거예요. 고고학자들은 발굴된 유물들 속에서 그들의 이야기를 찾아 읽어주는 사람인 거예요. 여기서 주목해야 할 사실은 고고학이 먼지 쌓인 과거가 아니라 현재 우리를 증명해내는 작업이라는 거예요. 원시부터 전해 내려온 조상들의 모든 것이 이미 우리 안에 존재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니까요. 부족하고 미숙한 우리에겐 오래된 지혜가 있어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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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3 - 읽다 보면 저절로 눈앞에 펼쳐지는 ‘공간’과 ‘도형’ 이야기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3
최영기 지음 / 21세기북스 / 202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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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정말 놀랐어요!

수학자 허준이 교수님이 

한국인 최초로 수학 노벨상이라 불리는 필즈상 수상 소식을 들었어요.

세계수학자대회 126년 역사에서 한국인 수학자로서 필즈상 첫 수상이에요. 허 교수님은 대수기하학을 이용해 조합론 분야에서 다수의 난제를 해결하여 대수기하학의 새 지평을 연 공로를 인정받은 것이라고 해요. 대수기하학은 방정식을 통해 도형이나 공간의 성질을 연구하는 학문이고, 조합론의 기초적인 개념은 중·고교 교과과정에 나오는 '경우의 수'인데, 허 교수님은 대표적인 난제로 알려진 리드 추측 등 모두 11개의 난제를 해결했대요. 리드 추측은 영국 수학자 로널드 리드가 1968년 제시한 문제이며, 채색 다항식 계수의 절댓값은 증거하다가 감소할 수는 있지만 감소하다가 증가할 수 없다는 추측으로, 채색 다항식은 어떤 그래프에서 이웃한 꼭짓점을 서로 다른색으로 칠할 때 n개 이하의 색만 써서 칠하는 방법의 수를 나타낸 식이에요. 리드 추측을 확장해 일반화한 것이 로타 추측인데, 허준이 교수님이 리드 추측과 로타 추측을 증명하였어요.

아마 다들 필즈상 수상 소식에 기뻤을 거예요. 이번 수상으로 국제수학연맹이 한국 수학의 국가등급을 최고 등급인 5그룹으로 상향했다고 하니 자랑스러운 일이에요. 근데 진짜 인상적인 부분은 허 교수님의 수상 소감이었어요.

"저에게 수학은 저 자신의 편견과 한계를 이해해가는 과정이고, 인간이라는 종이 어떤 방식으로 생각하고 또 얼마나 깊게 생각할 수 있는지 궁금해하는 일이다. 스스로 즐거워서 하는 일에 의미 있는 상을 받아 깊은 감사함을 느낀다."

굉장히 멋진 소감인 동시에 지극히 당연한 태도였다고 생각해요. 수학자는 수학을 사랑하는 것이지, 상을 받기 위해 연구하는 게 아닐 테니까요.

늘 궁금했어요. 수학의 매력이 뭘까. 

수학자들이 말하는 수학의 아름다움이란 무엇일까요.

과연 우리는 그 아름다움과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까요.

스스로 찾는 건 어렵지만 훌륭한 가이드가 있다면 가능해요.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③》 은 

읽다 보면 저절로 눈앞에 펼쳐지는 공간과 도형 이야기 책이에요.

이 책은 서울대 수학교육과 최영기 교수님의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시리즈 세 번째 책으로 학교에서 배우는 교과서에 충실하게 학생의 눈높이에 맞추어 개념들을 이야기하듯이 설명해주고 있어요. 단번에 알아듣지 못해도 반복하여 읽다 보면, '아하, 그렇구나'라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전혀 조급할 필요가 없어요. 정해진 시간 내에 문제를 푸는 수학 참고서가 아니라 수학적 사고를 돕고 수학적 가치를 전해주는 '순수한' 수학 책이에요.

수학 때문에 골치 아프다는 학생이 있다면 가벼운 마음으로 이 책을 펼쳐 봤으면 좋겠어요.  직선은 1차원, 평면은 2차원, 공간은 3차원이라는 걸 안다면, 준비는 끝! 이제 3차원의 세계, 공간의 세계를 차근차근 알아가 볼까요?

입체도형을 어렵게 느끼는 건 점·선·면이라는 눈에 보이는 개념이 아니라 3차원 이상의 공간을 머릿속으로 상상해야 하기 때문이에요. 책에는 그림을 통해 입체도형이 어떻게 탄생하여 무한 변신하는지를 보여주고 있어요. 가만히 그림을 들여다 보면서 이야기를 듣다 보면 이해할 수 있어요. 그러니까 어려운 게 아니라 시간이 조금 더 걸렸을 뿐이에요. 유레카! 새롭게 알아가는 즐거움을 느껴보세요.



"평면도형은 자기의 크기를 무엇으로 나타내는지 기억해?

맞아. 바로 그들은 넓이를 통해 자기의 크기를 나타내.

그렇다면 우리 입체도형은 무엇으로 크기를 표현하지?

어떤 이들은 겉넓이가 우리의 크기라고 이야기하지만, 우리 입체도형은 평면도형과 달리 입체의 안도 있잖아?

그 안쪽의 크기가 우리의 진정한 크기가 아닐까? 입체 안의 크기? 그걸 어떻게 알 수 있지?

그걸 측정하는 방법이 있는 걸까?"

(58p)


"보통 평평한 평면기하를 유클리드 기하라고 부르고,

평평한 평면기하가 아닌 구면기하나 쌍곡기하를 비유클리드 기하라고 불러.

『이런 수학은 처음이야 1』 에서 어떤 것을 다른 것과 구분할 때 필요한 것이 바로 테두리, 즉 경계라고 했지.

실제 수학에서 경계가 중요한 이유는 경계 때문에 각 도형의 이름과 특징이 생기기 때문이야.

... 어떤 것의 '경계'라는 것이 '어떤 것을 어떤 것'이게 하는 것이라고 할 때,

도형을 도형답게 하는 것이 도형의 경계지. 우리에게도 나를 나답게 하는 '나의 경계'가 있지.

이 경계는 나를 이루는 정체성이기 때문에 도형에서만큼이나 나에게 중요한 부분이야.

그러나 때로는 상황에 따라 경계의 조건을 바꾸는 것이 필요해.

엄밀한 도형인 삼각형도 놓인 상황에 따라 경계의 조건을 바꾸지.

그 결과 이 경계에서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을 낳은, 비유클리드 기하라는 풍요로운 수학의 꽃이 폈어.

... 도형이 자신의 경계의 조건을 확장시켜 아름다운 꽃을 피웠듯이

나를 구분 짓는 경계에 대한 유연한 탄력성을 발휘한다면

우리도 앞으로 성숙한 인격의 꽃이 피지 않을까?

'모든 경계에는 꽃이 핀다'고 어떤 시인이 말했듯이."

(131-13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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