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땀의 과학 - 나와 세상을 새롭게 감각하는 지적 모험, 2023 세종도서 교양부문 선정도서
사라 에버츠 지음, 김성훈 옮김 / 한국경제신문 / 2022년 7월
평점 :
땀이 줄줄 흐르는 계절이 되면 제어할 수 없는 몸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 같아요.
똑같은 땀 같아도 언제 어떤 상황이냐에 따라 반응은 달라지는데, 그건 사람마다 분비되는 땀의 양과 냄새가 다르기 때문일 거예요.
유난히 땀을 많이 흘려서 일상 생활에 불편을 겪는 경우에는 땀과 땀 냄새를 차단하기 위한 화학제품들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요. 우리는 왜 지극히 자연스러운 생물학적 과정을 민망한 일로 여기게 되었을까요.
저자인 사라 에버츠는 대학에서 생물물리학을 전공하고 화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오랫동안 과학 저널리스트로 활동해왔고 현재는 칼턴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가르치고 있어요. 우연히 남아프리카공화국 간호사의 빨간 땀에 관한 이야기를 읽고 땀의 과학에 매료되었다고 해요.
이 책은 땀에 관한 다양한 궁금증을 과학적 연구뿐 아니라 다른 여러 분야의 지식을 통해 풀어내고 있어요.
일단 놀랍고 신기했어요. 더우면 흘리는 땀, 그 흔하고 소소한 소재가 과학, 역사, 문화를 아우르는 특별한 주제가 될 줄 몰랐거든요.
우리는 왜 땀을 흘릴까요. 땀의 진화를 연구하는 펜실베이니아대학교의 유전학자 야나 캄베로프는 "땀은 아주 훌륭한 체온 배출 방법이죠. 피부로 물을 배출해 체온을 식히는 것을 우리 인간만큼 잘하는 동물은 없습니다." (29p)라고 설명하네요. 땀으로 체온을 조절하는 동물은 인간이 거의 유일한데, 진화생물학자들도 인간이 자연계를 지배하도록 도운 특이체질 중 하나로 땀 흘리기를 꼽고 있어요. 이 체온 조절 능력 덕분에 우리는 어마어마한 양의 땀을 쏟게 된 거예요. 그러나 땀샘은 몸이 뜨거울 때만 열리는 게 아니에요. 불안한 순간에 멋대로 열릴 수 있는데, 이는 아드레날린과 노르아드레날린 호르몬 때문이며, 에크린땀샘과 아포크린땀샘의 수문을 모두 여는 작용을 해요. 이 호르몬은 성적으로 흥분하거나 감정적으로 격해질 때, 그냥 스트레스를 받을 때도 혈액으로 분비된대요.
대부분 사람에게서 나는 체취는 겨드랑이에 있는 아포크린땀샘에서 분비되는 물질이 수백만 마리의 세균 중 코리네박테리움에게 먹이가 되어 노폐물이 만들어지는데, 그 노폐물(세균이 싼 똥)에서 악취가 나는 거예요. 아포크린땀샘의 분비물은 그 자체로는 냄새가 없어요. 에크린땀샘은 운동하거나 너무 더울 때 소금기 있는 체액을 분비한대요. 인류 역사에서 체취는 인간의 감정과 건강 상태를 말해주는 결정적 단서가 되었고, 그와 관련된 흥미로운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요. 특정 질병을 진단하는 도구로서 체취를 분석한다는 것이 무척 신박한 방법인 것 같아요.
모든 사람은 땀 속에 자기만의 고유한 분자를 만들어내고, 이 분자가 지문에 남는다고 해요. 그래서 법의학 연구자들은 땀에 들어 있는 생물학적 흔적을 찾아 분석하고 있어요. 땀 데이터를 이용한 기술들이 개발된다면 우리가 신경써야 할 건 체취가 아니라 자신의 땀 관련 데이터 유출일 거예요.
그동안 땀과 땀 냄새를 없애는 데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 책에서는 땀의 본질을 탐구하고 있어요. 인간의 땀이란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모든 사람이 지닌 몸의 분비물이며, 인류 진화를 보여주는 증거라는 것이 땀의 진실이에요. 그러니 주변 눈치 보지 말고 마음껏 땀 흘리는 즐거움을 발견할 것. 역시 과학은 잘못된 오해와 편견을 푸는 열쇠였네요. 재미는 덤이고요.
